구름빵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2
백희나 글.사진 / 한솔수북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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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그림책. 책을 펼치면 맛있는 상상력의 세계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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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 자는 집 - 3~8세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40
돈 우드 그림, 오드리 우드 글, 조숙은 옮김 / 보림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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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 스멀스멀 밀려드는 졸음과 함께 읽기 좋은, 편안한 느낌의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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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프로젝트 - 얼렁뚱땅 오공식의 만화 북한기행
오영진 지음 / 창비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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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으면서도 가장 멀리 있는 사람들. 많은 것을 안다고 생각하면서도 정작 알고 있는 것은 몇 가지 되지 않는 곳. 북한은 그렇게 우리로부터 너무나 멀리 떨어져 존재하고 있다. 우리들이 북한에 관해 알고 있는 것은 얼마나 될까. 그리고 그 알고 있는 것마저 정확하긴 한 걸까. 스쳐가듯 지나가는 뉴스의 헤드라인 속에서 우리는 우리의 무관심을 너무 쉽게 방치해두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은 바로 그러한 지점에서 출발한다. 작가는 서문에서 이 책을 “동질성 회복을 위해 꼭 필요한 예방주사를 미리 맞는다”는 의미라고 설명한다. 작가는 있는 그대로의 북한을 보여주기 위해서 만화적 형식을 빌렸다. 만화적 형식은 좀 더 편하게 책으로 몰입할 수 있게 도와주고 좀 더 재미나게 읽는 맛을 더해준다.

작가가 만들어낸 만화적 상상력은 남과 북이 평양과 서울에 작가를 파견하고 파견된 작가는 현지의 생활상을 취재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여 탄생된 인물이 남측의 작가 오공식이다. 여기에 북한내 사람들, 조동만, 김철수, 리순옥 같은 인물들이 더해진다. 각기 개성 있는 캐릭터들이 만나 북한을 이야기한다.

작가 오공식의 눈으로 들여다본 북한은 북한에 대해 극과 극을 달리는 생각의 한 지점을 향하고 있지 않다. 그저 북한의 일상생활에 대해 우리가 알 수 있도록 도와줄 뿐이다. 우리와 비슷한 일상을 영위하는 그들을 보면서 우리는 동질감을 확인할 수 있다. 아, 그들의 생활도 우리와 다를 게 없구나 하는 느낌을 만나는 건 반가운 일이다. 

만화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책이지만 이 책은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에 사실적이다.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북한의 모습에 대해 알 수 있다는 것만으로 이 책은 의미가 깊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북한에도 지역마다 각기 다른 지역색을 가지고 있다는 것, 북한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출산 장려책을 통해 출산을 지원하고 있다는 것 등의 사회적인 공통점뿐만 아니라 추석의 성묘 풍습, 김장하기 같은 일상생활 속의 소소한 공통점들을 발견할 수 있다. 그렇지만 우리의 왕따, 촌지 문제가 북한에도 존재한다는 것 같은 사실에선 좀 씁쓸한 느낌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이 책에는 북한에 부는 변화의 바람들, 우리 사회에서와 마찬가지로 존재하는 사회 경제적인 문제들, 그리고 소소한 일상생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북한의 모습을 담고 있다. 이 책을 읽는 과정은 남과 북이 서로의 공통점을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할 것이고, 미처 알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알게 됨으로써 문화적 충격을 예방하는 과정이기도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서로를 알아가기 위한 노력들이다. 메꿀 수 없을 정도로 오해의 간격이 넓어지기 전에 서로를 알아가고 알아가기 위한 작은 시도들. 그것들이 모여 우리는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바로 그러한 의미에서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마음이 참 설레었고, 즐거웠다.

이러한 책들을 좀 더 많이 만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그래서 북한에 대해 무관심한 많은 사람들에게 북한을 알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다면 좋겠다. 북한과 북녘의 사람들에 무관심하거나 잘못 알고 있던 이들에게 이 책은 든든한 예방 주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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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
조너선 사프란 포어 지음, 송은주 옮김 / 민음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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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청나게 아프고

어느 날 갑자기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린다면 어떡해야 할까. 사랑한다는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는데 갑자기 사라져 버린다면... 어떻게 견뎌낼 수 있을까. 그 슬픔, 그 지독한 상실감을. 사랑한 사람을 잃어버린 순간, 우리 삶의 시계는 영원히 멈추어 버린다. 아주 사소한 것들이 두려워지고 삶은 예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흘러간다. 그렇게 다시 되돌릴 수 없는 슬픈 시간이 시작된다. 엄청나게 아프고 믿을 수 없이 두려운.

아홉 살 소년 오스카의 삶의 시계도 그렇게 멈추어 버렸다. 9.11 그 끔찍했던 테러가 일어났던 오전에서 멈추어 버렸다. 아빠의 전화가 울렸던 그 순간에. 아빠와 마지막 대화를 나눌 수 있었지만 받지 않았던 그 순간에. 건물을 들이박는 비행기들. 그리고 무너진 빌딩. 뛰어내린 사람들. 형체도 없이 사라져간 사람들. “왜 아빠는 안녕이라고 말하지 않았을까?” “왜 아빠는 “사랑한다.”라고 말하지 않았을까?” 오스카의 삶은 그렇게 허망하게 무너진 빌딩처럼 산산조각 났다. 몇 대의 비행기가 삶을 완전히 망가지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기에 오스카는 너무 어리다. 아빠는 어떻게 죽어갔을까. 상상은 의지와 무관하게 상상하기 싫은 쪽으로만 흘러간다. 아빠가 어떻게 죽었는지 알아야 한다. 그러면 “더 이상 상상하지 않게 될 테니까.” 오스카는 아빠의 유품 중에서 우연히 열쇠를 발견하고 그 열쇠의 주인을 찾아내려고 한다. 뉴욕에 162,000,000개의 자물쇠가 있다고 해도 아빠가 남긴 열쇠의 주인을 찾아내야 한다. 단서는 단 하나. 열쇠가 들어 있던 봉투에 적혀 있는 “블랙”이라는 단어. 그렇게 오스카는 뉴욕에 사는, 블랙이라는 성씨를 가진 사람들을 만나는 기나긴 여정을 시작한다. 그리고 그것은 아빠가 남긴 마지막 수색 작전 게임이 된다.      

오스카의 할아버지. 제2차 세계대전 때 사랑하는 여자와 그녀의 배 속에 있던 자신의 아이를 잃었다. 그리고 그 사랑하는 여자의 동생과 결혼했지만 끝내 그는 상실감을 극복하지 못한다. “사랑하는 것을 잃을까 봐 너무 두려운 나머지 아무것도 사랑하지 않기로” 한다. 아내와 아내의 배 속에 있는 아이까지 버리고 떠난다. 살아갈 수 없어서. 삶은 너무 무시무시한 것이라서. 죽음보다 더 가혹한 것이어서.

그리고 오스카의 할머니. 역시 같은 이유로 사랑하는 언니를 잃었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을 잃었다. “모두가 모두를 잃는” 전쟁으로 인해 한 평범한 삶이 무너졌다. 언니의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했지만 남편은 언니를 잊지 못한다. 그를 지켜보는 그녀 역시 지쳐갈 수밖에. 가장 가까운 사람의 고통을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는 고통, 말해 무엇 할까. 오스카의 표현대로, 그녀의 온몸도 퍼렇게 멍이 들었을 것이다.

이렇게 세 가지의 시점으로 소설은 진행된다. 지독한 상실감으로 말을 잃어버린 할아버지는 자신이 버린 아들에게 보내지 못할 편지를 쓴다. “아직 태어나지 않은 나의 아이에게” 그러나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두꺼운 공책 속의 빈 페이지들처럼 그의 삶은 비어 있다. 그리고 그녀의 아내의 삶 역시 마찬가지다. 자신이 쓴 긴 백지의 자서전처럼. 그리고 그것을 읽어줄 수 없는 그녀의 남편처럼. 또 그들이 만들어낸 무의 공간처럼 그들은 서로에게 존재하지 않는다.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조차 말할 수 없는 삶의 빈 공간. 가장 가까운 사람조차 치유해줄 수 없는 아픈 상처. 그렇게 한 사람은 떠나가고 또 한 사람은 남겨진다. 엄청나게 아픈 가슴의 멍. 그렇게 세 사람의 삶에 지워지지 않을 멍이 들었다.  

                  믿을 수 없이 아름다운

오스카와 오스카의 할아버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상처에 대항한다. 오스카의 할아버지는 말을 잃어버리고 떠나버림으로써 상처에서 멀어지려 한다. 오스카는 사람들을 만나고 자신의 이야기를 함으로써 아버지의 흔적을 좇아간다. 아버지를 그리워한다. 오스카는 할아버지처럼 가혹한 삶으로부터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지 않는다. 스티븐 호킹에게 꾸준히 편지를 쓰고 언제나 무언가를 상상하며 새로운 것을 발명해내는 조숙한 소년 오스카는 견디기 힘든 상처를 어린 아이다운 재기발랄한 상상력으로 버텨내려 한다.

오스카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상상했다. 그리고 그 상상은 때때로 아버지의 죽음에 이르러서 잔혹한 방식으로 흘러가기도 했다. 그렇지만 오스카는 영리하다. 그래서 결국엔 슬픔을 다루는 데 어떻게 상상력을 동원해야 하는지 알아낸다. 오스카의 멋진 상상 중 가장 아름다운 상상이기도 하다. 오스카는 아버지가 없는 삶을 살아내기 위해, 삶의 시계가 멈춘 지점에서 되돌아가기 버튼을 누른다. 오스카의 발랄한 상상력 속에서 슬픔은 더욱 더 투명한 빛을 띤다. 바로 이 부분이 소설이 믿을 수 없이 아름다워지는 지점이다.

9.11 테러와 2차대전이라는 역사적 사건에서 개인적인 슬픔을 끌어낸 작가의 상상력은 아홉살 소년의 시선에서 믿을 수 없이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조너선 사프란 포어는 가혹한 삶에 맞서는 슬프지만 아름다운 방식에 대하여, 소통할 수 없는 삶의 지극한 슬픔에 대하여, 그리고 결국엔 지독한 상실감에서 벗어나 뜨거운 화해와 치유로 나아가는 과정에 대하여 믿을 수 없이 아름다운 방식으로 그것을 보여준다.    

비어 있는 페이지들, 흑백 사진들, 빨간 색 펜으로 동그라미 쳐진 부분들, 글자들이 겹쳐져 완전히 까맣게 되어가는 부분들, 그리고 사진으로 끝내는 마지막 형식. 소설의 실험적인 형식들은 온몸으로 전해져오는 슬픔, 여러 가지 복잡한 빛깔의 감정들, 책 한 권이 주는 두툼한 무게를 느끼게 한다. 까맣게 뭉개지는 글자들처럼 슬픔이 밀려들고, 흑백 사진에 흡수된 감정들은 좀처럼 책장을 넘기기 힘들게 만들기도 한다. 그렇게 조너선 사프란 포어는 믿을 수 없이 아름답고 슬픈 책을 탄생시켰다. 그 슬픔의 무게에 눌려 차마 책장을 넘기기조차 힘든 책을.


                                                “사랑한다.”는 말

왜 우리는 사랑한다는 말이 가장 필요한 순간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못할까. 소설은 그 아픈 순간을 향하고 있다.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못했던 순간. 그렇지만 사랑한다는 말이 가장 필요했던 순간을. 오스카는 아버지에게, 그리고 오스카의 아버지는 오스카에게, 할아버지는 할머니에게 중요한 말을 하지 못했다. 서로에게 가장 필요한 말을 들려주지 못했다. 소통이 가장 필요했던 순간, 서로를 바라보지 않았다.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한다.”는 말이 필요 없다는 말은 너무나 게으른 변명이다. 그리고 우리는 바보같이 그것을 아주 뒤늦게 깨닫는다. 그래서 할머니가 손자에게 들려주는 말은 엄청나게 아프고, 믿을 수 없이 슬프다.

“너에게 지금까지 전하려 했던 모든 이야기의 요점은 바로 이것이란다, 오스카. 그 말은 언제나 해야 해. 사랑한다, 할머니가.”

언제나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언제나 하지 못하는 말. 이미 늦어버린 순간에 생각나는 말. 그래서 더 아프고 더 가슴 시리게 만드는 말. "사랑한다."는 말. 말할 순간을 영원히 놓쳐버리기 전에 우리는 그 말을 해야 한다. 가장 가까운 사람의 온몸에 멍이 들기 전에. 그리고 눈물을 흘리며 미안하다고 말하기 전에. 비어 있는 무덤 앞에서 말할 수는 없는 거니까. 이미 끊겨 버린 전화 앞에서 말할 수는 없으니까.

소설은 그 아프고 가슴시린 말, 사랑한다는 말을 믿을 수 없이 아프게 전해준다. 그래서 소설을 다 읽고 나면 전해져 오는 묵직한 슬픔은 그 한 마디에서 우러나온다는 것을 알게 된다. 우리 삶에서 엄청나게 중요하고, 믿을 수 없이 아름다운 말, 바로 "사랑한다."는 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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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시학의 단편들
가스통 바슐라르 지음, 안보옥 옮김 / 문학동네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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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영역에서 창안하는 것과 이미지들을 상상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정신적 행위이다. 우리는 과거를 수정하지 않고는 사고를 창안하지 못한다. 수정을 거치면서 하나의 진정한 사고를 끌어내리라 기대해볼 수 있다. 원초적인 진리란 없고, 단지 원초적인 오류들만 있을 뿐이다. 과학적 사고는 오류로 점철된 기나간 과거를 가지고 있다. 시적 상상력, 그것에는 과거가 없다. -47-48쪽

특수한 아름다움은 언어 안에서, 언어에 의해서, 언어를 위해서 생겨난다. 결국 문학적 상상력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에는 우리의 문제 범위를 좁혀서 구체적으로 밝혀주었다는 장점이 있다. 우리는 진정, 제공된 상상력 앞에, 한 권의 책과 그 독자의 내밀함 같은 가장 단순한 내밀함 속에서 아주 단순하게 제공된 그러한 상상력 앞에 있는 것이다. -5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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