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에 가기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이레 / 2006년 8월
구판절판


우리는 매일 그 그림을 보면서 그 특질이 조금씩 벗겨져서 우리에게로 오기를 바란다. 우리가 그 그림에서 반기는 것은 제재라기보다는 분위기다. 색과 형태를 통하여 전달되는 감정적 태도다. 우리는 물론 그런 감정으로부터 곧 멀리 쓸려 내려갈 것임을 안다. 그림이 전하는 분위기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뿐더러 현실적이지도 않다는 것을 안다. 우리가 여러 사람 노릇을 해야 한다는 것도 안다(대담한 의견을 내기도 하고, 확신을 품기도 하고, 가벼운 재치를 보이기도 하고, 부모로서 권위를 세우기도 한다). 그럼에는 우리는 비망록으로서, 닻으로서 그 그림을 환영하는 것이다.-17쪽

인생은 고통일 수밖에 없다는 확고한 믿음은 수백 년 동안 인류의 가장 중요한 자산의 하나였다. 이것은 마음이 독에 물드는 것을 막아주는 보루가 되기도 했고, 좌절밖에 기다리는 것이 없는 희망의 길로 가는 발걸음을 막아주는 보호벽이 되기도 했다. -82쪽

이제 휴가를 마무리할 시간이 다가오면, 일이 행복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기대를 하지 않는 쪽이 일을 견디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두는 것이 좋겠다. 그래야 우리의 슬픔을 그나마 다독일 수 있을 테니까.-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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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데오 모딜리아니 Taschen 베이직 아트 (마로니에북스) 15
도리스 크리스토프 지음, 양영란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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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딜리아니의 손에는 항상 책이 들려 있었다고 한다. 그가 특히 좋아했던 작품은 초현실주의자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었던 로트레아몽의 말도로르의 노래로, 늘 몸에 지니고 다닐 정도였다. 하지만 모딜리아니가 예술관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은 무엇보다도 19세기의 시였다. -38쪽

대부분의 곡선이 매우 가늘고 가벼워서 마치 영혼의 선 같다. 그 선들은 샴 고양이처럼 부드럽고 우아하게 물결치며, 굵어지거나 추해져서 우아함을 상실하는 법이 절대로 없다. 모델의 얼굴을 왜곡하여 길게 늘인 것은 모딜리아니가 아니다. 비대칭을 강조하고, 눈동자 없는 휑한 눈을 그리고, 목을 길게 만든 것은 모딜리아니가 아니다. 이 모든 것은 그의 마음속에서 이미 결정되었던 것이다. 그런 식으로 그는 라 로통드 카페에 앉아 우리를 그리고, 바라보고, 사랑했으며, 그런 식으로 우리와 논쟁을 벌였다. 그의 데생은 말없는 대화 즉, 그의 머릿속에 있는 선과 우리의 존재 사이의 문답이었던 것이다. -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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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 샤갈 Taschen 베이직 아트 (마로니에북스) 1
인고 발터 지음, 최성욱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5년 6월
구판절판


시에 영구적인 생명을 부여하는 것은 불명료함과 모호함에 의한 상당히 의도적인 유희이다. 그것은 샤갈이 이 그림에서 보여준 것처럼 상상과 현실 사이에 있다. 그러나 어떠한 시적 표현으로 다루었든지, 이 그림들은 평화로운 세상을 향한 주술이다. 이 주술이 전쟁이라는 황폐한 현실을 탈출할 방법을 제공한다.
-41쪽

"상징을 이용하여 그림을 그리는 것은 옳지 않다. 만일 예술작품이 완전한 진실성을 갖춘다면, 상징적 의미는 자연스럽게 내재될 것이다." -65쪽

20세기 예술가들 가운데, 전혀 타협할 수 없다고 생각되는 것을 조화시키는 재능을 가진 사람은 샤갈뿐이었다. 샤갈은 수백 년에 걸쳐 서로 멀어져버린 종교 공동체와 이데올로기, 특히 예술적 이데올로기들 사이의 간극을 메웠다. 샤갈의 통합력은 인간애의 하나인 평화로운 가정과 형제애로 가득한, 평화로운 세계에 대한 사람들의 기원을 만족시켰다. -89-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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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일 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송병선 옮김 / 현대문학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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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악몽들 속에서 중요한 것은 이미지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콜리지가 말했던 것처럼 - 이제 나는 결정적으로 시인들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꿈이 만들어내는 인상입니다. 이미지들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것들은 결과에 불과합니다. -69쪽

우리는 열정을 버려야 합니다. 자살은 그 자체가 열정적인 행위이기 때문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합니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은 항상 꿈속의 세계에 있습니다. 우리는 세상이란 환영이며 꿈이고, 인생은 꿈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150쪽

내게 있어서 아름다움은 육체적 감각입니다. 우리가 온몸으로 느끼는 것입니다. 그것은 어떤 평가의 결과가 아니며, 특정한 법칙을 통해 우리가 아름다움에 도달하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아름다움을 느끼거나, 아니면 느끼지 않을 뿐입니다. -1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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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 드 툴루즈 로트레크 Taschen 베이직 아트 (마로니에북스) 2
마티아스 아놀드 지음, 박현정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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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트레크처럼 주위 사람들의 생활이나 장소를 충실하게 그렸던 화가는 드물다. 그에게 인생은 정열적으로 즐기는 큰 극장이나 카바레였으며 서커스이자 장터였다. 거기에는 다양성과 모순, 본능과 억제, 인간의 한계와 천재의 야망, 선의와 악의, 과시욕과 자기성찰, 지적 교양과 순진함, 젊음과 늙음, 행복과 우울이 얽혀 존재했다. 그것은 로트레크가 마음을 빼앗겼던 현실, 맹렬히 탐구했던 현실이자 생생하고 설득력 있게 표현했던 현실이었다. -65쪽

그러나 단지 새롭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은 아니야. 현재 많은 예술가는 새로운 것에 마음을 빼앗겨 그 안에서 자신의 가치와 정당성을 발견하려고 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거야. 새롭다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거든. 중요한 것은 늘 하나야. 사물의 내부로 파고 들어가 그것을 더욱 뛰어나게 창조해내는 것이지. -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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