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마녀고양이님의 "문득 상기된 기억 - 더러움"
성희롱 예방교육 수료...

으엇! 댓글 달려다 발견하는 저의 이름...몇번 아니고 글 하나로 우려먹은(?)건데ㅎㅎ; 모르는 분이 보시면 오해(?)할지도 몰라 덧붙이면 '성적인 욕구 자체와 함께 그에 따라 함께 촉발되는 여러가지 욕구(지배,권력)가 생물학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강하게 타고났다'는 글이었는데 저도 그냥 보면 성범죄자를 옹호,면죄부 주는것 같아 걸렸습니다. 가끔 여성 분들중에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 성 자체가 문제다, 원리원론적인 비판만 하거나 이해를 안할려는 분들에게 설명이 될까 싶어서 간단하게 적어봤었거든요.^^; 

 하지만 정말 누누히 말하듯 이런것이 절대로 변명이 될수없고 성범죄자들에겐 절대 용서를 해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직설적으로 저는 범죄자의 인권에 대해 무관심 합니다. 어제 부산도끼사건 을 보곤 정말 치가 떨리더군요. 사람이 어떻게 사람에게 그럴 수 있는건지... 

 원시시대부터 근대 산업사회까진 힘이 중요한 시대였고 타고난 신체적 차이에 따라 여성보다 힘이 강한 남성이 많은 일을 벌이고 많은 지배적 상황을 소유했는데 그게 결국 기득권사회, 즉 선점효과를 만들어 현재까지 이어져서 여성들이 유리천장, 성폭력 같은 차별을 받는것 같습니다. 제 생각으론, 그리고 바람으론, 서서히 양성평등사회로 정착되고 장기적으론 모계사회로 진입하지 않을까 싶은게 인류의 미래입니다.  괴테가 그의 필생의 역작 '파우스트' 말미에서 

Das Ewig-Weibliche zieht uns hinan. "영원히 여성적인 것이 우리를 이끌어 올린다" or '모든 여성적인 것이 우리를 구원한다.' 라고 말했듯이요. 중요한 것은 여성 자체가 아니라 여성적인 것, 여성성이 표현,대표하는 그런 가치가 지배하는 사회가 말이죠. 

 비단 성폭력 뿐만 아니라 테스토스테론의 강렬한 충동의 영향이 불러오는 여러 피해가 많은것같아 진화의 방향에선 점점 줄어가는 쪽이 되면 어떨까 학자는 아니지만 생각해 봅니다. 원시시대에는 모든 생명이 그렇듯 생존이 어려웠고 어떻게든 생명을 후대에 이어가는게 중요해서 생식기관이 중요했고 그것이 아주 오랫동안 이어져서 근대에 와선 그런것이 어려운 사회가 아닌데도 그 흔적이 남아있는것이 아닐까 하고요.^^; 말과 문자의 예를 본다면 인류가 생긴 이후 한참후에 말을 사용하기 시작했지만 그보다 한참후에 인류의 역사에서 보면 정말 짧은 시간동안 문자라는 것이 생기고 사용되어서 아직 인간의 뇌는 문자에 최적화 되지 않았다는 의견이 있죠. 

 글이 길었는데 원래 쓰려던 글로 돌아오면^^; 마녀님 마음이 짠합니다.ㅠㅠ 저도 누군가의 남자(어머니의 아들, 아직인 아내의 남편, 딸의 아버지)로서 여성들의 불합리한 고생이 안타깝고 화가 납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ChinPei 2010-08-12 1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요. 나는 남자만 네명 형제여서 나의 아버지는 딸이 있는 아버지의 마음을 몰랐지요.
나의 아내가 자꾸 그런 말을 했어요. 처음 그런 아내의 말에 화가 나기도 했지만, 지금 딸의 아빠가 되어서부턴 아내가 말하고자 하던 뜻을 이해 하게 되었어요.

루체오페르 2010-08-12 21:26   좋아요 0 | URL
역시 자녀를 낳아봐야 부모 마음을 제대로 아는 거군요.
저희는 아들 2형제라 부모님께서 자주 딸 고파(?)하십니다.^^;
저도 키운다면 딸이 좋아요.하핫

역시 친페이님~ 좋은 남편이십니다.^^
 
 전출처 : 군자란님의 "어떤 사물에 대한 지식이 그 사물자체는 아니다!"

공감합니다. 

사람 역시 마찬가지죠. 우리가 어떤 사람에 대해 가지는 느낌은 그 사람 자신이라기 보단 그 사람에 대한 나의 이미지인경우가 대부분이죠. 

언어,말이란 것도 필연적으로 왜곡을 어느정도 내포하고 있을수밖에 없듯이요. A라는 사람이 B라는 사람에게 말을 할때 일단 자신의 의식을 100%표현하기 어렵고, 그 말을 B가 받을때도 100% 그대로 받아들여지기 어렵죠. 벌써 2번의 필터링이 생기는데... 

SF에 나오듯 우리의 마음을 순수하게 그대로 교류가 가능하다면 이 세계는 좀더 평화로워 지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전출처 : 마녀고양이님의 "무제"

잘 하는 사람이 힘들어 하면 위로한다고 하는 말 중에 하나가... 

'너 답지 않게 왜그래?' 이 말이죠. 그러면 오히려 울컥해 하면서 한마디 하죠. 

'대체 나다운게 뭔데? 드라마나 영화에서 많이 나오는 장면이긴 합니다만^^; 

제가 별로라 생각하는 말입니다. 답지 않다는거요. 

사람에겐 정말 다양한 모습이 있고 그 모든 것이 다 그 사람인데 좋은 것만 취하고 마음에 안 드는것이라고 내가 아니다 해버려선 안되겠죠. 그러니 힘들땐 힘들어하고 화날땐 화도 내고 그런 자연스러움이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가끔 착실한 사람중에 어떤 힘든 상황에서 그 상황뿐만 아니라 그 상황에 힘들어하는 내 모습에 다시 더 힘들어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나는 그래서 안돼는데,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닌데...라는 마음 때문에요. 하지만 왜 그래선 안될까? 나도 평범한 사람인데. 자신을 풀어주고 놓아버리면 좀 낫지 않을까요. 

꿈이 아닌것 같습니다. 많이 이루셨지 않나요? 제가 보고 느껴온 마녀님은 잘하고 계십니다. 제가 인정해 드리겠습니다.ㅎㅎ ^^ㅋ 말이 길었는데 전달이 잘 됬을지 모르겠습니다. 마지막은 유쾌하게... 

그래요,이 모든건 다 여름 탓입니다! 농담^^;


댓글(5)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꿈꾸는섬 2010-08-01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그래요. 너답지 않게 왜그래? 저도 이 말 참 별로에요.

루체오페르 2010-08-01 23:08   좋아요 0 | URL
방금전에 꿈섬님 페이퍼 보고 왔답니다.^^

오히려 화가 날겁니다, 위로가 되는게 아니라요.ㅋ

아,열대야 ㅠㅠ

마녀고양이 2010-08-02 11:17   좋아요 0 | URL
아,,, 열대야..... ㅋㅋ

그런데여, 일산은 밤에 추워염~ ㅋㄷㅋㄷ

꿈꾸는섬 2010-08-02 16:14   좋아요 0 | URL
우리도 새벽무렵엔 문 안닫고 잔 걸 후회한다니까요. 우리 애들 콧물이 줄줄이에요.ㅠ.ㅠ

루체오페르 2010-08-02 22:40   좋아요 0 | URL
마녀님,꿈섬님 저 지금 진심으로 부러운거 아시나요? 서울 열섬현상이란...ㅠㅠ
이불 몇겹 덮고자도 좋으니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꿈섬님 자녀분들의 쾌유를 기원합니다.
 
인빅터스를 보며 드는 생각

굴복하지 않는다  Invictus : William Ernest Henley 

기적은 고통과 함께 온다. 영국 시인 윌리엄 어니스트 헨리(1849∼1903)의 삶도 그랬다. 그는 12세 때 폐결핵에 걸렸다. 뼛속을 파고든 몹쓸 균 탓에 훗날 왼쪽 무릎 아래를 잘라내는 대수술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시인은 항상 쾌활하고 열정적이었다. 소설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은 떡 벌어진 덩치에 목발을 짚고 다니던 친구를 『보물섬』에 등장시켰다. 그 유명한 외다리 실버 선장으로.

‘인빅투스’는 헨리가 1875년 쓴 시다. 인빅투스(invictus)는 ‘굴하지 않는’이라는 뜻의 라틴어. 이 작품을 쓰기 몇 년 전 그의 오른쪽 다리에도 감염이 진행됐다. 의사들은 절단수술을 받아야 목숨을 건진다고 했지만 시인은 동의하지 않았다. 대신 3년에 걸쳐 끈질긴 치료를 받았고, 이후 30년 가까이 더 살았다. 이 시에는 고통을 넘어선 자의 환희가 담겨 있다.

‘온 세상이 지옥처럼 캄캄하게/나를 엄습하는 밤 속에서/나는 어떤 신들에게든/내 굴하지 않는 영혼을 주심에 감사한다. (…) 천국 문이 아무리 좁아도/저승 명부가 형벌로 가득 차 있다 해도/나는 내 운명의 지배자요/내 영혼의 선장인 것을’. 시인이 굴하지 않았던 건 병마가 아니라 고통 앞에 한없이 작아지고 싶은 본능이 아니었을지.

‘인빅투스’는 27년간 감옥살이를 했던 흑인 지도자 넬슨 만델라의 애송시이기도 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2009년작 ‘우리가 꿈꾸는 기적 : 인빅터스(invictus의 영어식 발음)’를 보면 대통령이 된 만델라가 국가대표 럭비팀 주장을 불러 이 시를 읽어주는 장면이 나온다. 1년 후 월드컵에서 우승해 흑백 화합의 물꼬를 터달라는 간절한 당부와 함께. 시인과 지도자가 공유했던 불굴의 정신은 당시 최약체로 평가받던 꼴찌 럭비팀을 일으켜 세운다. 1995년 월드컵 결승전에서 역대 최강팀 뉴질랜드를 꺾는 이변이 연출된 것이다.

굽힘 없는 정신은 고귀하다. 오늘 막을 내리는 밴쿠버 겨울올림픽을 통해 우리가 느낀 사실이다. 승리의 공식은 없었다. 우리 선수들은 한없이 약해지려는 욕망, 저마다 지닌 한계에서 오는 절망과 싸웠다. “안 되는 것에 도전한다는 사실이 슬펐다”는 이규혁 선수나, “이제 모두 끝났다”며 눈물 흘리던 김연아 선수나 모두 기적의 연출자다. 넘어지는 불운을 연거푸 겪고서도 다음 올림픽 도전의사를 밝힌 성시백 선수는 또 어떤가. 지지 않는 정신, 굴하지 않는 영혼. 시대와 장르를 불문한 감동 코드다.

기선민 문화스포츠 부문 기자 / 중앙일보 분수대 100301

------------------------------------------------------------------------------------------------

Invictus / William Ernest Henley  (1849-1903)    
                                    

 

Out of the night that covers me,

Black as the Pit from pole to pole,

I thank whatever gods may be

For my unconquerable soul.



In the fell clutch of circumstance

I have not winced nor cried aloud.

Under the bludgeonings of chance

My head is bloody, but unbowed.



It matters not how strait the gate,

How charged with punishments the scroll,

I am the master of my fate;

I am the captain of my soul.




굴하지 않는다



온 세상이 지옥처럼 캄캄하게

나를 엄습하는 밤 속에서

나는 어떤 신들에게든

내 굴하지 않는 영혼을 주심에 감사한다.



생활의 그악스러운 손아귀 속에서도

난 신음하거나 소리 내어 울지 않았다.

우연의 몽둥이에 맞아

머리에서 피가 줄줄 나도 숙이지는 않는다.



천국문이 아무리 좁아도,

저승명부가 형벌로 가득 차 있다 해도

나는 운명의 지배자요

내 영혼의 선장인 것을.

 
 
나는 운명의 지배자요 선장
 
어렸을 때 결핵으로 한 다리를 절단해야 했던 시인은 어른이 되어서도 온갖 병마에 시달립니다. 그러나 정말이지 온 세상이 까매지는 절망과 고통 속에서도 자신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분연히 일어나 운명의 횡포에 맞서 싸웁니다. 걸핏하면 야비하게 뒤통수를 내려치는 ‘우연의 몽둥이’에 죽도록 맞아도 고개 숙이지 않습니다. 고개 숙인다는 것은 곧 굴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시인의 의지와 투지가 비장하다 못해 슬프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나는 내 운명의 지배자요, 내 영혼의 선장인 것을.’ 이런 믿음이라면 무얼 못하겠습니까. 운명도 길을 내 주고 피 해갈 것 같습니다.


장영희·서강대교수·영문학 / 조선일보 050207 장영희의 영미시 산책


[출처] 인빅투스|작성자 잠신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stella.K 2010-08-01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거군요. 고마워요.
루체님 이렇게 트랙벡 걸어 드시니 따로 별찜 안해도 되구 좋네요.
그런데 그 영화에서 만델라가 이 시를 읽어주는 장면이 있었나요?
난 왜 기억에 없지? 그 장면에서 졸았나?ㅜ

루체오페르 2010-08-01 22:08   좋아요 0 | URL
별말씀을요.^^
마음에 들어하시니 저도 좋습니다.

만델라가 직접 보면서 낭독하는 장면은 없었고 멧 데이먼이 적어준 시를 볼때인가, 시에 대해 생각할대 모건 프리먼의 낭독으로 나레이션 처럼 읽어주죠. 아마 전문은 아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조셨나 봅니다.ㅎㅎ

stella.K 2010-08-02 11:48   좋아요 0 | URL
ㅋㅋ 거봐요. 전문이었으면 기억했을텐데
뭐야, 뭐? 하다 어리버리하게 넘어가거라구요.
이런 불친절한 영화가 있다니...>.<;;

루체오페르 2010-08-02 22:32   좋아요 0 | URL
하긴 시 자체가 중요한 주제는 아니라, 저도 좋아하는 시가 언제 어떻게 나오나 쓰이나 해서 관심 가지고 봤는데 정작 그때 딱 한번 전문도 아닌 것으로 나오더군요.ㅋ
 
 전출처 : 기억의집님의 "구입했거나 혹 관심 가는 책 "
구입했거나 혹 관심 가는 책
8/12 청소년 추천. <창백한 푸른 점>

 

 

 

 

 

 

 

 

 

 

 

 

 

 

칼 세이건! 정말 좋아하고 존경하는 분입니다. 과학자로서도, 사람으로서도요. 

영화 '콘택트'의 원작이 소설이란 것과 그 저자가 칼 세이건 이란것 아시나요?

기억의 꿈님의 페이퍼를 보고 그를 떠올리며 작성합니다.

1.칼 세이건의 유언을 옮겨봅니다. 

'죄송하지만 죽음앞에 서봐도 저의 신념엔 변화가 없습니다.나는 이제 소멸합니다. 내 육체와 내 영혼 모두 태어나기전의 無로 돌아갑니다. 묘비에서 저를 기릴 필요없습니다. 저는 어디에도없습니다. 다만, 제가 문득 기억날땐 하늘을 바라보세요.' -칼 세이건 

그의 아내가 그의 임종직전 신앙을갖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칼 세이건은 이런 유언을 남기며 거절했다고 합니다. 네이버 카페의 구기사 닉네임을 쓰시는 분은 이를 보고 '너무나 드넓은 우주를 사랑했던 사람이라그런걸까. 그렇게 칼 세이건은 자신의 삶을 마무리하며 진정한 코스모스의 일원이 되었다. 정말로 하늘을 바라보면 그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라고 말하셨더군요. 

2. 창백한 푸른 점 - 위키백과 펌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은 보이저 1호가 찍은 지구사진을 부르는 명칭이다 

이 사진은 1990년 2월 14일 보이저 1호가 촬영했다. 이 사진에서 지구의 크기는 0.12화소에 불과하며, 작은 점으로 보인다. 촬영 당시 보이저 1호는 태양 공전면에서 32 위를 지나가고 있었으며, 지구와의 거리는 64억 킬로미터였다. 태양이 시야에서 매우 가까운 곳에 있었기 때문에 좁은 앵글로 촬영했다. 사진에서 지구 위를 지나가는 광선은 실제 태양광이 아니라 보이저 1호의 카메라에 태양빛이 반사되어 생긴 것으로, 우연한 효과에 불과하다 

같은 제목의 책 《창백한 푸른 점》은 저자 칼 세이건이 이 사진을 보고 감명을 받아 저술한 것이다. 이 사진은 칼 세이건의 의도에서 촬영된 것이었다. 세이건은 자신의 저서에서, "지구는 광활한 우주에 떠 있는 보잘것없는 존재에 불과함을 사람들에게 가르쳐 주고 싶었다" 라고 밝혔다. 이런 의도로 그는 보이저 1호의 카메라를 지구 쪽으로 돌릴 것을 지시했다. 많은 반대가 있었으나, 결국 지구를 포함한 6개 행성들을 찍을 수 있었고 이 사진들은 '가족 사진'으로 이름붙여졌다. 다만 수성은 너무 밝은 태양빛에 묻혀 버렸고, 화성은 카메라에 반사된 태양광 때문에 촬영할 수 없었다. 지구 사진은 이들 중 하나이다.

칼 세이건은 《창백한 푸른 점》에서 사진에 대한 소감을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여기 있다. 여기가 우리의 고향이다. 이곳이 우리다.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이들,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 당신이 들어 봤을 모든 사람들, 예전에 있었던 모든 사람들이 이곳에서 삶을 누렸다. 우리의 모든 즐거움과 고통들, 확신에 찬 수많은 종교, 이데올로기들, 경제 독트린들, 모든 사냥꾼과 약탈자, 모든 영웅과 비겁자, 문명의 창조자와 파괴자, 왕과 농부, 사랑에 빠진 젊은 연인들, 모든 아버지와 어머니들, 희망에 찬 아이들, 발명가와 탐험가, 모든 도덕 교사들, 모든 타락한 정치인들, 모든 슈퍼스타, 모든 최고 지도자들, 인간역사 속의 모든 성인과 죄인들이 여기 태양 빛 속에 부유하는 먼지의 티끌 위에서 살았던 것이다.
지구는 우주라는 광활한 곳에 있는 너무나 작은 무대이다. 승리와 영광이란 이름 아래, 이 작은 점의 극히 일부를 차지하려고 했던 역사 속의 수많은 정복자들이 보여준 피의 역사를 생각해 보라. 이 작은 점의 한 모서리에 살던 사람들이, 거의 구분할 수 없는 다른 모서리에 살던 사람들에게 보여주었던 잔혹함을 생각해 보라. 서로를 얼마나 자주 오해했는지, 서로를 죽이려고 얼마나 애를 써왔는지, 그 증오는 얼마나 깊었는지 모두 생각해 보라. 이 작은 점을 본다면 우리가 우주의 선택된 곳에 있다고 주장하는 자들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사는 이곳은 암흑 속 외로운 얼룩일 뿐이다. 이 광활한 어둠 속의 다른 어딘 가에 우리를 구해줄 무언가가 과연 있을까. 사진을 보고도 그런 생각이 들까? 우리의 작은 세계를 찍은 이 사진보다, 우리의 오만함을 쉽게 보여주는 것이 존재할까? 이 창백한 푸른 점보다, 우리가 아는 유일한 고향을 소중하게 다루고, 서로를 따뜻하게 대해야 한다는 책임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 있을까?


댓글(13)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blanca 2010-07-31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창백한 푸른 점, 두 번이나 읽었어요....찜할게요. 너무 좋아서요!

루체오페르 2010-07-31 19:24   좋아요 0 | URL
블랑카님 어서하세요.^^
글을 올린지 얼마안돼 바로 댓글을 달아주시니, 그것도 찜까지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쓴 얼마 안돼는 페이퍼중 찜 받은 글이 있는지 모르겠으나...
(알라딘에는 내가 찜 받은 글을 알수없고, 다른 서재 페이퍼 담아오기 기능이 없어 아쉽습니다)
말씀해 주신 분 중에선 블랑카님이 최초이지 않나 싶습니다.
영광입니다.^^
블랑카님도 팬이셨군요. 정말 좋죠? 생각날 때마다 찾아 읽고 하는데 그때마다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군자란 2010-08-02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이건의 부인은 린 마굴리스라고 공생자행성을 쓴 양반입니다. 남편은 세계적인 천체물리학자, 부인은 진화론의 한자리를 차지하는 대단한 분들입니다.

루체오페르 2010-08-02 22:33   좋아요 0 | URL
덕분에 새로운 분을 알았습니다. 이 분도 대단하시고 아들도 학자네요. 퀴리가문 처럼 대단한 학자 집안입니다.
세이건의 임종때 종교를 권한걸 보고 독실한 신자라고 생각했는데 진화론의 석학이라니 뭔가 신기하네요. 뭐 양립할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창조론과 완벽하게 대응하는게 진화론이니까요.

군자란 2010-08-03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린마굴리스와는 이혼했을 겁니다. 책에서 본것 같기는 한데 알쏭달쏭합니다.

루체오페르 2010-08-05 02:45   좋아요 0 | URL
제가 알기로도 이혼 할걸로 기억나네요.

자하(紫霞) 2010-08-03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칼 세이건~배울 점이 많은 과학자같아요~
코스모스는 아직도 다 못 읽고 책장에 꽂혀있긴 하지만...^^;

루체오페르 2010-08-05 02:45   좋아요 0 | URL
대중적인 과학자라는 점에서 더욱 가치가 있는 분이죠.
저도 그렇습니다. ㅎㅎ^^;

양철나무꾼 2010-08-06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를 왜 이제야 봤을까요?

루체오페르님께서 지금까지 쓰신 글 중에서 가장 긴 글인 듯 싶고,
중간에 전기가 나가는 것 같지도 않고,
제가 좋아하는 분에 관한 코멘트를 루체오페르님의 서재에서 보게 되니 참 기분 좋습니다.

그런데,이런 글을 왜 제 휴가 기간에 올리셔서,이제야 보게 만드시냐구요~(,.)

루체오페르 2010-08-09 18:36   좋아요 0 | URL
답이 늦어 죄송합니다.^^;

저도 이 글을 칭찬해주셔서 참 기분 좋습니다. 한가지 부끄러운 것은 제 속에서 나온 글이 아닌 칼 세이건이란 거장에게 기댄 글인데 제가 그런 호응을 얻는 것입니다.^^ㅋ

방문과 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ps : 중간에 전기가 나가는 것 같지 않다... 표현이 재밌어서 계속 보면서 웃고있습니다.ㅎㅎ

Tomek 2010-08-09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루체오페르 2010-08-09 18:36   좋아요 0 | URL
토멕님의 많은 표현과 감정이 담겨있는것 같네요.^^
왠지 알것같습니다.

drystory 2011-04-16 07: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지나가다 우연히 이 글을 보게 되었는데요 ^^ 제가 좋아하는 명언들이 담겨 있네요!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요, 칼 세이건이 죽을 당시 부인은 앤 드루얀입니다. 그리고 앤 드루얀이 칼 세이건에게 종교를 권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앤 드루얀은 칼 세이건과 많은 책을 함께 쓴 과학저술가, 과학다큐멘터리 제작자인데, 칼 세이건 못지 않은 무신론자입니다. 둘다 사후세계를 믿지 않았기 때문에 다시 만날 수 없을 것을 알았고, 함께 산 20년 동안 그래서 서로에게 더 잘해줬다고 하네요. 그리고 칼 세이건이 죽은 뒤에도 많은 기독교인들의 "칼 세이건이 죽기 직전에 종교를 가졌다는데 사실이냐" 등등의 질문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절대, 전혀~ 아니라고 답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