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정원사네 배부른 고양이 http://blog.yes24.com/document/826383
"知則爲眞愛 愛則爲眞看 看則畜之而非徒畜也"
지즉위진애 애즉위진간 간즉축지이비도축야
미술사를 전공으로 삼은 이후 내가 주위 사람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어떻게 하면 미술에 대한 안목을 갖출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이 막연한 물음에 대하여 내가 대답할 수 있는 최선의 묘책은 "인간은 아는 만큼 느낄 뿐이며, 느낀 만큼 보인다"는 것이었다. 예술을 비롯한 문화미란 아무런 노력 없이 획득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것을 아는 비결은 따로 없을까? 이에 대하여 나는 조선시대 한 문인의 글 속에서 훌륭한 모범답안을 구해 둔 것이 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제1권의 머리말 일부입니다. 이로부터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는데, 유 교수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제2권에서 정정하고 보완한 대로, 이 구절의 원문은 "知則爲眞愛 愛則爲眞看 看則畜之而非徒畜也" 입니다. 이는 정조 때의 문장가인 유한준(兪漢雋, 1732 - 1811)이 당대의 수장가였던 김광국(金光國)의 화첩 《석농화원(石農畵苑)》에 부친 발문에서 따온 것입니다.
이를 옮기면 "알면 곧 참으로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면 참으로 보게 되고, 볼 줄 알게 되면 모으게 되니 그것은 한갓 모으는 것은 아니다" 입니다.
이 문장으로 "아는 만큼 보인다" 즉, "알아야 참으로 보게 된다"라는 뜻의 한문을 만들면, "지즉위진간(知則爲眞看)"이 됩니다.
유한준(1732-1811)
조선 후기 당대의 뛰어난 문장가로 이름이 높았으며 저서로 <저암집>이 있다. 당시 화가들의 그림에 제발문(題跋文)을 쓰기도 했다.
본관은 기계(杞溪), 자는 만청 또는 여성, 호는 저암 또는 창애, 처음 이름은 유한경.
당대의 문인, 서예가로 이름 높던 유한지의 육촌형으로 문장뿐 아니라 서화에도 뛰어난 재능을 지녔던 학자이다. 1768년(영조 44)
진사시에 합격하여 김포군수 등을 거쳐 벼슬이 형조참의에 이르렀다. 남유용의 제자로 송시열을 추앙하여 <송자대전>을 늘 곁에 두고 지냈다 한다.
저서로 <저암집>이 있으며 화가인 친구가 많았는지 화가들의 그림에서 그가 쓴 제발문이 자주 눈에 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