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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사람이 자기애성 성격 장애일 때 - 자책 없이 침착하게 나를 지키고 그를 돕는 법
우도 라우흐플라이슈 지음, 장혜경 옮김 / 심심 / 2021년 3월
평점 :
최근 모 여배우가 역시 배우인 자신의 남자친구를 '가스라이팅'하여 남자친구가 주연으로 출연하는 드라마와 상대 여배우에게 피해를 입힌 일이 있었다. 그 여배우의 행적들을 볼 때 전형적인 '나르시시트'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르시시스트의 특징이 '가스라이팅'이기 때문이다. 상대방을 심리적으로 조종하는 전문가가 바로 그들이다. 주로 마음이 약하거나, 회복탄력성이 높고, 여린 사람들, '착한' 사람들이 그들의 밥이 되곤 한다. 그 여배우와 관련하여 들려오는 소문들이 바로 그녀가 나르시시스트 환자가 아닐까 추측하게 만든다. (빼박)
우리 주변에 은근히 있는 나르시시트에 관한 책.
이 책의 부제는 '자책 없이 침착하게 나를 지키고 그를 돕는 법'이다.
많은 나르시시트에 관한 책의 솔루션은 '손절'인데, 이 책은 그를 돕는 법이 포함되어 있다. 즉, 나르시시스트 환자가 손절할 수 없는 대상일 경우로 그 case를 좁혔기 때문이다. 가령, 가족이라던가, 결혼할 사람일 경우다.
그리고 책에서는 '환자'라는 표현을 쓴다. 그 이유는 바로 나르시시트는 성격 장애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경 정신과에서도 '나르시시스트'를 성격장애로 진단하고 치료가 필요한 대상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그 정도로 심각한 나르시시즘은 병이다. (나르시시즘의 스펙트럼도 다양하고, 그 범위가 넓긴 하지만, 정도가 심각할 경우는 병에 해당)
'매력적인데 증오스러운', 정말 나르시시스트를 표현하는 말인 것 같다.
그들의 증상으로는
1)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상상의 세계로 도피한다
2) 타인의 칭찬과 인정에 목을 매고
3) 다른 사람을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경향이 높으며,
4) 극도로 예민하고 상처를 잘 받지만 상대를 공격할 때는 무자비하다,
5) 겉으로는 확신이 넘쳐서 마음의 갈등이라고는 없어보이지만 사실 속으로는 절망감이 깊고 자신감이 매우 낮다
5) 돈 후안 같은 바람둥이이며
6) 다가오는 사람을 자꾸 밀쳐내고
7) 극도로 권력 지향적이고
8) 무가치한 인간이라는 자괴감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9) 최고가 되기 위해서라면 범죄 행각도 아무렇지 않게 저지르고
10) 극심한 수치심을 숨기려고 뻔뻔한 짓도 마다하지 않는다.
몇년 전만 해도 나르시시스트가 뭔지도 몰랐다. 그렇게 그 존재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으면서도 그 존재를 카테고리화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런데 그 실체를 규정하고 정의하면서 명확해지기 시작했다.
왜 힘들었고, 왜 그런 일들이 있었고 왜 내가 죄책감을 가졌었는지. 바로 그들이 나르시시트였고, 내가 그들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그들의 실체를 알게 되면서 뭔가 마음이 시원해지고 내가 이해받는다는 느낌이 듦과 동시에 화가 나기도 한다.
내 속에 있던 죄책감이라는 것은 바로 그들이 심어놓은 것이었고, 내가 이상한 사람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이해 받은 기분이다.
나르시시트들을 상대하다보면 정말 피가 거꾸로 솓고 억울할 때가 많다.
그들을 볼 때 생각나는 말들은 '적반하장' '방귀뀐 놈이 성낸다'와 같은 것들이다. 그들 자신을 절대로 성찰할 줄 모르기 때문에 자신의 잘못도 돌아보거나 반성할 줄 모르는 것. 미안하다는 말도 절대 할줄 모른다. 미안하다고 말하면 세상이 끝날것 같은가보다.
사실 그들은 어릴 때부터 자신을 돌봐줄 사람이 없었던 나약하디 나약하고 자존감이 바닥인 존재들일 뿐이다.
그들은 늘 상처입은 야수처럼 조금만 건드려도 폭발하고 상대방을 비난한다. 이게 모두 상처가 깊고 깊은 불안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 그들이 불쌍하다고 생각했다가 또 잘해주면, 그걸 이용하고 짓밟는 사람들이 바로 나르시시스트들이다.
그런 그들을 피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이 책에서처럼 '가까운 사람'일 경우, 그래서 관계를 단절해버리기 어려울 경우, 이들의 적반하장에 대처할 요령과 기술이 필요하다.
모 유튜버는 그들을 변화시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며, 만약 배우자이거나 자녀, 부모일 경우, 아예 연을 끊을 각오로 정말 단단히 각오해야만 한다고. 한 두번에 되는 것이 아니라 정말 독하게 마음 먹고 나부터 멘탈을 무장해야만 한다고까지 조언한다.
만만한 대상이 아닌 그들의 실체에 대해 낱낱이 배울 수 있는 책이다. 그리고 특히 가까운 사람일 경우 대처법에 대해, 나를 돌보는 법에 대해 소개되어 있어 매우 유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