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는 신의 선물 - 위대한 바보학자의 위대한 바보예찬
무라카미 카즈오 지음, 이진주 옮김 / 좋은책만들기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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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상에 ‘바보’라는 소리를 듣기 원하는 사람이 있을까? 아마도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누구라도 자신을 바보라고 부르면 무척 화가 낼 것 같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실상은 그렇지 않다. 요즘은 ‘바보’라는 말이 그리 귀에 거슬리지 않고, 자신을 스스로 ‘바보’라고 칭하는 사람도 있다. 아마도 김수환추기경의 자신에 대한 평가, ‘바보’,가 어느 사이엔가 바보란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따라 살아가는 사람, 방향성 없이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옳다고 믿는 것을 실천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처럼 들리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또 대부분 자신을 바보라고 칭하는 사람은 사회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사람들이고, 나름대로 성공한 사람들이니 겸손의 표시인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필자도 가끔 바보같이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으로 봐서는 ‘바보’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뀐 것만은 틀림없는 것 같다.

바보는 어떤 사람인가? 오래전에는 머리가 나쁜, 아는 것이 없는, 일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을 칭한 말이었다고 기억되고, 그래서 바보는 더하기 빼기도 잘 하지 못하는 낙제점의 사람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전 국민을 대상을 한 의무교육이 거의 고등학교 수준까지 온 현 시점에서 글을 못 쓴다거나 더하기 빼기를 못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도리어 요즘 세상은 인터넷이란 요상한 정보통이 세상을 휘 집고 다니는 통에 누구나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손쉽게 접할 수 있고(나쁜 것을 주로 보니 문제이긴 하지만) 세계가 하나가 되어 별의 별 이야기를 다 전달해주기 때문에 아는 것이 너무 많아 탈이 날 정도다.

어쩌면 이런 상황에서 이제 사람들은 많이 안다고 자랑하거나, 그런 지식을 이용해 자기 잇속만 채우는 사람을 ‘일반적인 현대인’이라 보고, 이들과 다른 사람들, 즉 마음이 순수하고 계산이 빠르지 않고, 상대방을 진정한 마음으로 대하며 공감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바보’라 칭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자신을 바보라고 칭한다. 그가 쓴 글을 보면 필자가 앞에서 한 말과 크게 차이가 없다. 연구를 할 때도 효율성보다는 자신에게 필요하다는 과정을 하나씩 풀어가는 모습, 빠름보다는 자신이 풀어야 한다는 과제만을 생각하며 천천히 한발자국씩 앞으로 나가는 자세를 보인 자신의 모습. 이를 두고 저자는 본인을 바보라고 칭한 것이다.

저자는 계산이 빠르고 상황판단이 뛰어나고 또 암기력이 뛰어난 상태의 정도를 떠나 바보의 핵심특징은 ‘낙관성’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는 머리 좋은 사람들의 특징, 즉 세상이나 사물에 대한 비판능력과 대비되는 상태로 효율성이나 세상의 평가보다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는 능력을 말한다.

저자는 세상이 낙관적인 시각보다는 문제를 찾아내는 비판적인 시각을 더 우수한 것이라고 판단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주장한다. 세상을 부정적으로 봐서, 눈앞에 닥친 사항을 비판적으로 생각해서 자신에게 덕 될 것이 무엇이냐는 입장이다. 이런 점에서 필자도 저자의 생각에 100% 공감한다. 저자의 말을 보며 떠 오른 문장이 하나 있는데 필자의 방에 붙어 있는 표구다. ‘오늘 내 희망과 비전을 이루기 위해 정확히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나는 이 일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나는 이 일을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 ‘이 일이 나에게 무슨 의미를 주는가?’ ‘내가 걱정해서 달라질 것은 무엇인가?’ ‘걱정대신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다. 특히 마지막 문장 두 개는 나에게 어려운 상황이 닥칠 때마다 항상 바라보며 되씹는 문장이다. ‘걱정한다고 달라질 게 무엇이 있는가?’ 누군가를 원망한다고 변할 것은 무엇이며, 두렵다고 도망친다고 해서 피할 수 있는 것은 또 무엇인가? 어차피 내가 직접 해결하지 않은 한 누구도 대신 해결해 줄 수 없는 일을......

사실 우리가 뭔가를 걱정한다고 해서 안 될 일이 될 수만 있다면 밤새, 아니 몇날 며칠을  걱정해야 한다. 그러나 걱정만 한다고 해서 될 일은 없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열심히 모색하여 무엇이든 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시크릿] 류의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가만히 앉아 문제가 해결될 것만 상상한다면 아무 것도 이뤄질 것은 없다. 아마도 저자의 바보예찬론은 이와 같은 바보의 낙관적인 태도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것 같다.

내 앞에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결과는 하늘에 맡긴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기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완벽하게 처리한 후 그 결과를 기다린다. 그러다 안 되면? 운이 따라주지 않은 것이고, 그 일은 자신에게 적합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된다. 세상에 오직 하나, 그 일만이 내가 세상에 태어나 할 수 있는 일이란 없다.

나도 바보가 되고 싶다. 일이 생기면 왜 생겼는지 문제만 뒤적거리다가 세월 보내는 천재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하고 그 후는 하늘에 맡기는 바보가 되고 싶다. 그러다보면 마지막 날, 지난 삶을 되돌아보며 최소한 후회는 하지 않을 것 같다. 최선을 다해 살았기 때문이다. 이게 바보의 행복 같고, 저자의 핵심메시지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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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돈 자유 - 대한민국을 재창조한 베이비붐 세대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송양민 지음 / 21세기북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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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머리말을 보면 베이비부모의 현 모습, 즉 2010년대로 들어오면서 베이비부머들이 55세 정년퇴직을 맞는 시점이 되었다는 말과 함께 이로 인해 베이비붐세대를 조명하는 신문기사와 방송 특집들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1955년(6.25사변이 끝나고 헤어졌던 가족들이 다시 만나 가족을 꾸려가는 시기)부터 1964년까지의 10년 동안 당시 태어난 숫자는 거의 일천만을 넘는 숫자이지만 현재 생존하는 베이비부머는 712만명 정도다.

이들이 걸어온 길은 책 앞 쪽에 삽입되어 있는 사진만 봐도 대략적으로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것들을 보다보면 필자도 한편으로는 가슴이 아려온다. 1958년생이기에 이들 중 앞 선 세대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저개발국으로서의 서러움과 이를 악물고 가난을 이겨내겠다는 집념의 시절, 그리고 독재타도라는 자유를 향한 절규의 모습이 뒤섞인, 요즘 세계뉴스를 보면 후진국과 선진국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모습들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진풍경이다.

어린 시절, 먹을 게 없어 동회 앞에서 프라스틱 그릇을 들고 쌀을 따 먹던 기억, 초등학교(당시는 초등학교라고 불렀다) 학생이 너무 많아 오전, 오후반으로 나눠 수업하던 기억, 학교에서 나눠주는 옥수수 빵 하나 더 얻으려고 난리치던 기억, 좋은 중학교 들어가야 좋은 고등학교 가고, 그래야 명문대학 들어간다는 선생님, 부모님 잔소리에 하루 종일 책상 앞에 앉아 딴 생각만 하던 기억, 하지만 순간 뺑뺑이로 학교 배정받아 가던 기억 등이다.

그러나 대학생이 된 다음부터 겪은 인생살이가 진짜 재미있는데 박정희대통령의 암살, 이에 따라 군대비상, 학교에 돌아오니 하루하루 데모한답시고 마스크하고 돌 던지던 모습, 밤 12시 통행금지 해제로 신나게 놀던 기억 등 가난을 끌어안고 살던 나라에서 한편으로는 미국의 대륙 자본주의의 맛을 보지만 또 한 세상에서는 군인들이 쥐고 흔드는 묘한 세상이었다. 당시에는 서울대학교 위에 육사가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래도 지난 세월을 되돌아보면 자부심을 느끼게 되는데 이유는 이 세대들이 현재의 대한민국을 만들어냈고, 이들이 벌어들인 달러로 오늘의 우리 자식들이 먹는 것만큼은 걱정 없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아이들에게(대학생을 포함해서) 물어보라. 필요한 게 무엇인지, 또 먹고 싶은 건 없는지 말이다. 아마도 지금 가지고 있는 것보다 '더 좋은...‘것을 구입하겠다는 말은 해도 특별히 필요한 게 뭔지는 잘 모를 것이다. 그 비싼 휴대폰의 수명을 3개월로 만들어 버리는 세대이니 말이다.

베이비붐세대의 특징이라고 하면 성장 속에서 살았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후퇴 없는 전진, 오늘보다 내일이 당연히 더 나아질 것이고, 모레는 우리가 평소 생각지 못한 세상이 올 것이란 희망 속에서 살았다. 경제적인 조건도, 문화적인 가치도 항상 나아지리라는 기대 속에서 살았고, 또 실젤 그렇게 되었다. 아마도 이 세대들이 그렇게 살 수 있었던 것은 도전할만한 대상이 있었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선진국이 되는 것, 국위를 선양하는 것, 배부르게 먹고 사는 것 등이다.

그러나 이제 세상이 변해 우리나라도 선진국 대열에 들어갔다. 남에게 의존하던 과거의 모습은 더 이상 우리에게서 찾아볼 수 없고, 세상은 우리에게 가난한 나라를 도우고 그들에게 힘이 되어주라고 요청하는 상황이다. 얼마전에도 유엔사무총장이 우리나라가 너무 다른 나라를 도와주는 데 인색하다는 말을 할 정도다.

이런 세상에서 베이비붐세대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젊은 시절, 최소한 직장 걱정은 없었던 세대, 직장에 들어가서 충성을 다해 열심히 일하면 평생을 책임져 줄 것 같은 기업이 있었던 세대였지만, IMF이후 구조조정이란 명분하에 수많은 베이비붐세대들이 길거리에 나 앉았다. 과거에는 후퇴한다는 것 자체를 용납하지 않던 세대이기에 일거리가 없다는 것을 상상조차 하지 못했고, 그래서 아무런 준비도 하지 못한 채 말이다.

이제 베이비붐세대는 인생기로에 서 있다. 젊음과 아니고 노인도 아닌 모습, 쉬면서 인생을 마감하기에는 힘이 넘치지만 막상 그 힘을 써 먹을 곳은 많지 않은 상황, 이런 세상 속에서 자식과는 거리를 둔 채 혼자 살아남아야 하는 처지 속에서 나름대로 삶의 방향을 잡아야 한다. 하지만.....그 누구도 살아보지 못한 새로운 세상에서의 삶을 어떻게 그려볼 수 있을지. 게다가 이들이 나이든 후 국가가 제공하는 서비스비용을 누군가는 제공해야 하는 데 이것을 누가 처리해야 할지. 베이비붐세대들이 일하느라 바빠, 자기 삶을 사느라 바빠 아이 낳는 것을 제한하다보니, 게다가 정부까지, 숫자도 별로 많지 않은 후세대, 즉 우리 아이들뿐이다.

이 책을 읽어보면 베이비붐세대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이들이 이룩한 게 무엇인지, 그런 결과를 어떻게 향유했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고, 동시에 이들의 현 주소 역시 확인할 수 있다. 저자 자신이 바로 베이붐세대이기에 동년배들이 입장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기에 문장 하나도 서툴게 쓰지 않았다.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그 동안 대한민국의 힘을 지탱해왔던 이들이 세상에서 한 명씩 후퇴하는 동안 누가 그 공간을 채울 것이며, 어떻게 채워야 하는가? 저자는 이에 대한 답변을 책의 뒤 부분에 정리해 놨다. 가장 중요한 것은 중년이 된 베이비붐세대의 자립이고, 후세대를 위한 일자리 만들기라고 정의한다.

하지만 책을 덮은 순간 베이비붐세대의 한 명으로써 그리 썩 좋은 기분은 아니었다. 책 내용이 마치 곧 쫓겨 날 세상에서 지난 삶을 잘 마무리하라는 것 같기 때문이다. 사실임에 틀림없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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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작용 - 복잡한 세상의 단순한 법칙
장순욱 지음 / 창과샘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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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게 있으면 가는 게 있고, 즐거울 때가 있으면 슬플 때도 있다. 너무 당연한 말 아닌가. 세상의 이치에는 항상 음, 양이 있고, 계절도 뜨거운 여름이 있는가 하면 차가운 겨울도 있다. 어디에나 항상 상반되는 존재가 있고, 이 둘이 세상을 변화시키며 이끌어간다. 헤겔의 변증법 자체가 정반합의 과정을 통해 변화가 이뤄진다는 의미다. 그리고 우리 모두 이런 논리를 머리로 알고 있고, 또 당연하다고 여기며 살아간다. 왜냐하면 살아오면서 본 세상만사가 그렇게 굴러가니까 말이다. 

하지만 알고 있다는 것과 내 삶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건 다른 것 같다. 세상은 그럴지라도 나에게 기쁨이 찾아왔을 땐 슬픔이 오지 않기를 바라고, 괴로움에 쌓여있을 때는 평생 그렇게만 살 것 같다. 세상의 이치, 즉 오는 게 있으면 동시에 가는 것도 있다는 말이 나에게는 적용되지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

이 책은 세상사를 작용과 반작용이란 두 개의 구도로 바라본다. 저자는 내가 벽을 치는 순간 나만 벽을 치는 게 아니라 벽도 역시 나를 치고 있다는 예를 통해 세상의 모든 것은 동시에 상반된 두 개의 방향으로 일이 진행되며, 그것의 결과는 항상 ‘0’라고 주장한다. 결국 슬퍼할 날이 있으면 반작용으로 언젠가는 최소한 그만큼 기뻐할 날도 있다는 말이다. 다만, 그 날이 언제가 될지 알 수 없을 뿐이다.

책을 읽다보면 세상사는 항상 상반된 두개의 상황이 동시에 생긴다는 것을 조금은 이해하게 된다. 해가 뜨는 순간 그 해는 저물어가는 것이고, 인간이 태어나는 순간 죽어가고 있다는 말을 통해서 말이다. 그리고 작용, 반작용이란 단어 속에서 뭔가 움켜잡고 놓치지 않으려한 우리의 모습이 우습게 보이기도 한다. 어차피 내가 가진 만큼 언젠가는 잃어버릴 것을 무엇 때문에 빼앗기지 않으려 안달하며 사는 지 안타깝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런 게 인간 아닌가 싶다. 만약 세상 사람들이 저자처럼 반작용의 원리를 완벽하게 이해한다면 기쁠 일도, 슬플 일도 없는, 그저 오면 언젠가는 가겠지 하는 생각에 항상 고요함 그 자체로 살아갈 것 같다. 이런 세상이 특별히 고통스럽지는 않겠지만...글세 재미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저자의 주장 중에서 기억하고 싶은 말은 인생은, 세상의 삶은 파도타기와 같다는 말이다. 오를 때가 있으면 내려갈 때가 있는 파도, 그것을 통해 우리는 변화를 느끼고 즐거움을 얻는다. 올라갈 때만큼 내려갈 때도 말이다. 그것이 인생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리고 앞에서 말한 것처럼 그와 같은 변화가 우리에게 즐거움을 줬다면 인생의 기쁨과 슬픔도 파도타기와 같은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책 내용 중에 ‘디오게네스’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알렉산더 대왕이 찾아와 도움을 청하려 할 때 그는 햇빛을 가리지 말아달라는 말 한마디로 대왕을 무색하게 만든 이야기다. 호의호식하며 제국의 스승이 될 수 있었던 기회를 말 한마디로 날려버린 사람이지만 한편으로는 그의 자유로움이 무척 부럽다. 가진 것 없고, 갖고 싶은 것도 없기에 누구에게도 굽신거릴  필요가 없는 진정한 자유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나도 하루 세끼 밥 먹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저자 말대로 작용과 반작용을 이해한다면 그리 어려울 것 같지도 않은데....글쎄다.

꼭 성공해야겠다고 목숨 건 사람이나 내 손에 쥔 것을 놓치고 싶지 않다고 고집 피우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어차피 언젠가는 내가 가진 만큼 잃게 되고, 잃어버린 만큼 오게 되는 세상 속에서 지금 이 순간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 때문에 쓸데없는 고민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해 보게 될 것 같다. 각박하게 살아온 지난날들을 되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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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DNA, 그들이 인기 있는 이유
SBS스페셜 제작팀 & 이은아.이시안 지음 / 황금물고기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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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력DNA>. 이 책은 SBS스페설 프로그램에서 방영한 내용을 책으로 정리한 것으로, TV에 나온 것들과 함께 당시 방영하지 못한 추가적인 내용도 담고 있다. 주제는 ‘매력’인데, 저자는 처음 방송프로그램을 구상할 때는 성공요인을 찾아보고 싶었다고 한다. 그러나 성공이란 개념의 범위가 넓어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규정짓는 과정에서 ‘매력’이란 주제를 찾아냈다고 한다. 물론 매력이란 단어 자체도 무척 난해하지만 말이다.

세상사람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것은 ‘매력적이다’라는 말의 의미다. 아마 이 말은 ‘예쁘다’ ‘똑똑하다’ ‘멋지다’ ‘친절하다’ 등 평소 상대방을 좋게 평가하는 모든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정확히 표현하면 앞에서 언급한 평가들이 궁극적으로 얻고자 하는 목표를 가장 잘 표현한 게 아닌가 싶다. 예쁘고, 똑똑하지만 남에게 외면당하는 사람, 옷도 멋지고 몸매도 좋지만 사람들 사이에서는 인기를 끌지 못하는 사람. 이들에게 예쁘고, 멋진 옷은 별 의미가 없을 것이다. 그저 자기만족일 뿐이다. 그러나 ‘매력’이란 남을 끌어들이는 힘으로 성공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미, 부, 지식 등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개념으로서.

저자는 책 앞부분에서 우리가 평소 알고 있는 ‘미, 예쁘다’는 것이 성공과 어느 정도 연관성을 갖고 있는지 설명한다. 실제 수많은 사람들이 취업할 때가 되면 찾아가는 성형외과, 어떤 사람은 아예 3~4개년 계획을 세워 얼굴을 하나씩 뜯어고치기도 하니까 말이다. 면접을 통과하려면 우선 예뻐야 한다는 고정관념 때문이다.

물론 예뻐서 나쁠 건 없다. 보기 좋은 음식이 맛도 좋다고. 동일한 수준의 취업희망자라면 당연히 예쁘고, 멋있게 보이는 사람을 뽑지 않겠는가. 그런 사람이 회사에 들어오면 외부손님을 만날 때도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인상을 줄 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예쁘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자신에 대한, 타인에 대한 평가기준을 '외적인 미(美)‘에 두었을 때 문제가 된다. 예쁘다는 것은 첫 인상이고, 그렇기에 오래가지 않기 때문이다.

직장에서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예쁜 사람, 손님과 대화를 제대로 이끌지 못하는 예쁜 직원, 상사의 지시사항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예쁜 사람을 끌어안고 있는 회사는 없다. 회사는 ‘바비 인형’을 수집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에 소개된 매력을 높이는 요소 몇 가지를 살펴보자. 우선 저자는 일을 함께 하고 싶은 사람과 밤에 함께 있고 싶은 사람은 다르다고 한다. 이와 같은 평가는 상대방을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사람의 첫 모습을 보고 평가하게 되는데 이때의 평가기준은 외모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하는 예쁜 것과는 조금 거리가 있고, 사람들은 은연중에 애인과 동료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남에게 칭찬을 잘하는 사람이 매력적인 사람이라고 한다. 다만, 상대방을 칭찬만 한다고 해서 호감을 주는 것은 아니고, 이 역시 표현방식을 잘 사용해야 한다고 한다. 즉 동일한 칭찬이지만 사실적인 면을 칭찬할 것, 부정적인 말은 먼저 하고 긍정적인 말로 마칠 것 등이다. 또한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좋아하기 때문에 매력적인 사람들은 상대방과 공통점을 찾아내는데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한다.

세 번째, 매력적인 사람의 말하는 방식인데 저자는 오바마대통령의 말하는 스타일을 예로 들었다. 즉 자신 있고 외향적인 표현방식, 말하다가 웃을 때 함박웃음을 짓는 모습, 그러나 순간적으로 날카로움을 표현하는 이중성 등에서 사람들은 매력을 느낀다고 한다. 여기서 이중성이란 단어가 무척 흥미로운데, 평소에는 날카롭게 일을 진행하지만 순간적으로 바보 같은 실수를 저지르는 사람, 업무할 때는 말을 잘 하지만 개인적인 이야기를 할 때는 더듬거리는 사람같이 사회 기준 상 우수함, 바보 같음이 공존하는 이중성이다.

기타 여러 가지 매력에 대한 요인이 다양한 연구 자료와 실제 시험결과를 통해 독자들이 ‘아! 그렇구나.’라는 생각이 들도록 정리했다. 시나리오작가가 쓴 글이라 그런지 책을 읽는데 내용 상 부담되는 부분이 없다.

이 책 내용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책의 마지막 부분이다. 매력적인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는 과정에서 저자는 누구나 매력적인 사람이 될 수 있는 자질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다만 자신이 가진 매력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거나, 하지 않음으로써 스스로의 가치를 평가절하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입증하기 위해 실제 실험을 했다. 즉 6명 정도의 사람을 모아, 신분도 나이도 직업도 다른 사람들, 행군을 시키고 일정 시간이 지난 후 그들 중 가장 매력적인 사람과 반대의 사람을 선출하게 했다. 그리고 그 결과를 선출된 사람에게 반대로 얘기했다. 가장 매력적인 사람으로 뽑힌 실험대상자에게는 가장 매력 없는 사람으로 선발되었다고, 그리고 반대 사람에게는 가장 매력적인 사람으로 선발되었다고 말이다.

그 후 일정 시간이 지난 후, 다시 평가를 했다. 결과가 어떻게 나왔을 것 같은가?

첫 번째 평가에서 가장 매력적으로 평가되었던 사람은 평가점수가 낮게 나오고, 당시 점수가 가장 낮았던 사람, 하지만 저자가 거짓말로 ‘사람들은 당신을 가장 매력적인 사람이라고 생각 합니다’라고 말해줬던 사람이 가장 매력적인 사람으로 평가받았다. 심리학자들은 이와 같은 현상을 자아효능감이라고 설명한다.

우리 모두는 상대방에게 매력적인 사람이 될 수 있는 자질을 갖고 있다. 다만,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할 뿐이다. 이 책에는 ‘매력’에 대한 다양한 실험결과와 증거자료들이 열거되어 있다. 결과들을 자신에게 대비하다보면, 자신이 왜 남에게 인기가 없는 지, 또 반대로 어떻게 하면 자신이 갖고 있는 잠재적인 매력요소를 키울 수 있는 지 해답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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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해도 괜찮아 - 영화보다 재미있는 인권 이야기
김두식 지음 / 창비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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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이 책을 보게 된 동기는 인권보다는 영화라는 대상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간다는 소개글 때문이었다. 평소 영화나 드라마를 무척 좋아하고(방학 때는 하루에 한 편씩 보기도 하니까), 그것을 통해 사람들의 모습과 세상 돌아가는 것을 느끼고 있어 누군가 영화, 드라마 이야기를 하면 자연스럽게 관심이 간다. 같은 말이라도 필자가 아는 영화를 예를 들어 설명해주면 이해하기도 쉽고, 당시 영화에서 본 장면을 통해 저자가 하고자 하는 말의 의미가 가슴에 와 닿을 것 같기 때문이다. 게다가 언젠가 드라마 내용을 갖고 뭔가 풀어보고 싶다보니 기존에 나온 영화를 어떻게 버물려 인권이야기를 정리했는지도 궁금했다. 

하지만 평소 인권문제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지 않아서인지, 이 책에 나온 영화중에서 직접 본 것은 별로 없었다. 필자가 본 것은 드라마 한두 개와 영화 두 세편 정도였고, 그나마도 평소 이것들을 보며 저자처럼 이야기 속에서 인권이란 것을 크게 느껴보지 못했다.

다행이도 저자의 설명을 통해 ‘아! 당시 그 장면이 바로 인권과 관련 있는 것이었구나’ 느낄 수는 있었지만 당시 영화를 볼 때는 인권보다는 그저 가슴 아프고, 답답한 심정, 그리고 뭔가 구체적으로는 설명하긴 어렵지만 가슴 어딘가에 찡하고 남는 게 있었다는 기억밖에 없었다. 어쩌면 이런 게 영화, 드라마의 힘이 아닌가 싶다. 까놓고 말하지 않지만 은연중에 사람들의 가치관에 영향을 주는 힘 말이다.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딱 부러지게, “저건 잘못된 것이고 이건 문제가 되는 거야. 따라서 너도 이런 행동을 하면 안 되고, 누군가의 잘못된 행동이 이토록 많은 사람 가슴에 못을 박고 있다는 걸 기억해야 돼.”라고 말하지는 않지만 영화에 빠져 들어 주인공과 동일시되는 순간, 이야기 속의 악은 영화 보는 사람의 악이 되고, 주인공의 고통과 선한 행동,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는 장면은 그대로 선명한 가치가 되어 시청자 가슴 속에 살며시 내려않는다.

책 내용은 어렵지 않고, 이해하지 못할 것도 없다. 평소 인권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진 않았지만 최소한 도덕적인 면에서, 또 사회규범상 선과 악이 무엇이며, 잘못된 시각이 어떤 것인지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저자의 주장은(필자의 생각이 틀릴 수도 있지만), 이것이 인권이란 것을 대표하지는 않더라도, ‘나에게 문제되는 것은 남에게도 문제될 수 있다’는 시각, ‘나와 다른 것이기에 틀렸다는 가치는 잘못되었다’는 것, ‘가진 자는 못 가진 자의 입장을 이해하고 그들을 고려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책 내용 중에 가장 기억 남는 부분은 사회구조적인 측면에서 바라 본 인권 문제보다는 개인적인 생활과 관련이 깊은 3장 부분이었다. 여성과 폭력이란 주제를 갖고 있는 3장은 여성성과 패미니즘, 포스트패미니즘에 대한 이야기, 여성에 대한 남성의 폭력이야기, 영화를 통해 느낄 수 있는 폭력성에 대한 내용, 현 사회조직 내에서 뿌리 깊은 성희롱에 대한 이야기 등이다.

저자는 이 부분에서 다른 챕터보다 많은 영화와 드라마를 예로 활용하고 있는데 아마도 여성성과 사랑, 연애, 성, 폭력 등을 소재로 삼은 영화나 드라마가 많아서인 것 같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저자의 입장은 우리가 평소 드라마를 보면서 느꼈던 것과는 조금 다른 시각이다. 아니 정확히 표현하면 영화나 드라마의 이야기 전개상 그저 별 생각 없이 스쳐 지나갔던 장면들을 앞뒤 이야기를 가상적으로 붙어 문제점을 발생가능한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예를 들면 드라마에서는 남자의 극한 사랑표현을 통해 진실한 사랑의 가치를 표현하고자 했던 부분을 성폭력의 한 장면으로, 남자의 구애방법을 직장 내 성희롱의 사례로, 한 남자의 가슴 아픈 분노표현을 폭력의 극한 모습으로 규정짓고 이런 행동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에 문제를 제기한다. 즉 떠나려는 여자를 차에 태우고 절벽 끝까지 몰고 가는 남자의 모습은 언뜻 보기에는 극적인 사랑표현 같지만 이와 같은 사례가 바로 여성을 공포로 몰아넣는 픅력범, 치한, 스토커와 다를 바 없다는 시각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리고 저자는 이와 같은 시나리오 작가의 몰이해(자신이 의도한 스토리 전개 상 들어간 장면들이 자신의 생각과는 다른 영향을 주게 되는 부분)에 대해 주의를 준다.

인권문제를 실제 피해사례를 통해 설명하기보다 많은 사람들이 본 영화나 드라마를 활용해 설명하니 일단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단순한 문자가 아니라 영화나 드라마가 보여준 이야기와 영상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필자는 기존 영화나 드라마의 활용법에 관심이 많다보니 이렇게 밖에는 활용할 수 없는 것인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좀 더 독자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활용방법은 없을까 하는 궁금증이 여전히 남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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