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장의 백지수표>를 리뷰해주세요
19장의 백지수표 - 원하는 것을 이루어주는 19가지 특별한 주문
페기 맥콜 지음, 김소연 옮김 / 서돌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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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돈’. 현대사회에서 돈을 무시하고 사는 사람은 거의 없다. 돈은 자신이 만들어낼 수 있는 오만가지 것들과 자유롭게 교환할 수 있는 유일한 가치원이기 때문이다. 경제학자들은 ‘돈’의 가치가 하늘을 찌를 듯이 높은 이유는 언제, 어디서나 자신이 원하는 것과 바꿀 수 있는, 카드로 치면 조카와 같은 기능을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결국 돈 자체가 가치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수행하는 역할이라는 것이다. 어떤가? 말이 되는 것 같은지.

오랜 전 우리는 ‘쌀’을 돈처럼 사용했다. 당시 만석꾼 같은 말이 이런 상황에서 유래된 것 아닌가. 쌀만 있으면 무엇과도 바꿀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임금 아니라 그 이상 되는 사람도 먹고 살려면 반드시 필요했으니 그것과 맞바꿀 수 없는 게 무엇이겠는가! 하지만 요즘은 쌀에 대한 가치가 많이 떨어졌다. 생산량이 소비량을 초과했다고 처리방안을 고민할 정도이니 옛날 사람들이 이 광경을 봤으면 뭐라고 했을까? 앞의 이야기와 비교해보면 쌀 가치 하락은 쌀에 대한 대안품이나 대체품들이 많아 교환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쌀밥은 싫고 패스트푸드가 최고라는 아이들도 많고, 밥 먹으면 살찐다고 야채만 먹어대는 여성들도 늘고 있으니 말이다.

어쨌든 돈은 필요하고, 때에 따라서는 중요하다. 게다가 이제는 교환가치를 떠나 ‘돈’ 그 자체가 인간의 품격과 삶의 기쁨을 제공해 주는 것처럼 인식되어 돈만 벌면 모든 게 다 이뤄진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이 생겼다. 아마도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에서 모리교수가 한 말처럼 현대인들은 마음이 허전하고 의지할 곳이 없다보니 돈이란 것에 맹종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사람은 아무리 많아도 믿을 수가 없다. 언젠가는 나를 배신하고, 속이고 괴롭힐 수도 있다. 요즘 같은 세상(?)에서 누구를 믿을 수 있겠는가. 하지만 돈은 일단 호주머니에 들어오면 나를 주인으로 섬기며 무엇이든지 가능하게 만들어준다. 마치 알라단의 마술램프처럼 말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들은 돈을 벌기 위해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일을 하고, “내가 뭐 때문에 살고 있지?” 푸념하며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간다. 가끔 학생들이 보낸 메일에도 이런 말이 있다. “교수님. 요즘 제가 왜 사는지 모르겠네요. 하루 종일 몇 푼 안 되는 돈 때문에 이리 뛰고 저리 뛰다보면 하루가 그냥 지나가죠.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건가요?” 이런 내용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려오는 이유는 나도 한 때 이런 생각을 하며 내 자신을 학대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물론 지금도 이런 상태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돈이 있어야 먹을 것을 살 수 있고, 돈이 있어야 결혼을 하고, 돈이 있어야 집도 장만하고, 돈이 있어야 아이들 과외공부도 시키고, 돈이 있어야 남들에게 손 벌리지 않고 인간답게 살 수 있지 않는냐 하는 사람들의 말에 “그렇지 않다. 돈은 그렇게 중요한 게 아니야.”라고 대답을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돈에 대한 생각은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다.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 생각나는 사람들이 있는데 한 부류는 과거에는 ‘돈이 최고야!’하고 외치며 고급, 최고급만 주장하다 돈 없어지니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며 세상을 원망하며 사는 사람이고 또 한 부류는 젊었을 때는 ‘돈은 별로 중요한 게 아니야!’ 라고 외치며 자기 하고 싶은 일만 하다가 나이가 드니 돈 문제 때문에 심각하게 고민하며 두려움에 빠져있는 사람이다.(이 경우들은 조금 극단적인 예를 든 것이다)

우리는 어디쯤에 속할까? 아마도 이 두 부류의 중간 어딘가에 위치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디에 속하든지 간에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돈’ ‘부’에 대한 가치가 있는데 이 중의 하나가 ‘돈은, 부는 제한된 것이다. 따라서 네가 가지면 나는 가질 수 없다’는 것이고(이런 생각이 시기와 질투를 만든다), 또 하나는 ‘돈을 버는 사람은 나와는 다른 남다른 사람이다’라는 것이며(이런 생각이 나는 왜? 하며 자기부정을 하게 만든다), 마지막 하나는 ‘돈을 벌려면 정상적인 생각으로는 안 된다’는 부정적인 생각이다. 즉 그 정도 돈을 벌었을 때는 틀림없이 세금 포탈했을 것이고, 남을 속였을 것이고, 다른 사람이 가질 돈을 포탈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이런 사람들은 돈 없음을 자랑하며 자신을 합리화시키기도 한다).

아마도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한, 돈은 무슨 수를 쓰던지 간에 내가 먼저 잡아야 하는 것이고, 특정의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제한된 것이며, 따라서 돈과 부는 상대를 눌러 이긴 노획물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 ‘돈’은 더럽고 지저분한, 고귀한 사람은 가까이 하면 안 되는 피뭍은 무엇이 된다. 마케팅이란 인간 친화적이고 고객 지향적인 사고가 자신이 살기 위해 남을 죽여야만 하는 전쟁터에서 사용하는 기법처럼 변했듯이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을 보면 위의 관념들이 모두 틀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부는 제한된 것도, 특별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것도, 사람과 사람을 구분하기 위해 만들어 진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돈은 돌고 돈다. 그리고 부를 측정하는 것은 ‘돈’ 하나만이 아니다. 잠깐 머리를 돌려 돈을 가지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 즉 ‘부’는, ‘돈’은 풍요로움을 얻기 위한 수단이지, ‘부와 돈’ 자체가 풍요로움 그 자체는 아니다. 백만장자는 모두 풍요로운가? 지갑 속에 1000만원이 들어있으면 풍요로울까? 물론 없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내가 가진 돈 액수 그 자체가 내 정신을, 내 마음을 풍요롭게 만들 수는 없다. 이 책을 읽어보면 왜 그런지 이해할 수 있다. 풍요로움을 얻는 방법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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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비치 - 꿈꾸던 삶이 이루어지는 곳
앤디 앤드루스 지음, 강주헌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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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쓴 책을 본 것이 이것으로 3권 째다. 맨 처음 본 것이 ‘폰더씨의 위대한 하루’였고, 두 번째 본 책이 ‘폰더씨의 실천하는 하루’, 그리고 세 번째로 본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저자가 쓴 책을 보면 내용이 간략해서 저자가 독자에게 무슨 말을 전해주고 싶은 지 분명히 알 수 있지만, 소설처럼 흥미진진한 부분은 조금 떨어지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외국에서 나온 스토리텔링 책이 대부분 이런 식인 것 같다. 이야기로서의 재미 보다는 저자가 독자에게 전해주고 싶은 주제를 분명히 규정짓고 이를 직접적으로 설명했다. 누군가 제 3자의 입을 통해. 즉 설명문으로 쓸 내용을 군더더기 없이 독자가 알기 쉽게 약간의 이야기를 더해 설명한 것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나온 것들은 조금 스토리 전개 자체가 복잡하다. 뭐라고 할까. 감정이입을 위해 앞뒤좌우에 여러 가지 보조물들을 붙였다고 할까. 좌우간 좀 길고, 어떤 것은 일부러 감정을 자극하려 애쓴 흔적도 보인다.

어쨌든 저자는 오렌지비치라는 독특한 지역 하나를 선정하여(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곳)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문제를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통해 소개한다. 어떻게보면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자주 부딪치는 문제들이다. 저자는 존스라는 노인을 통해 그 동네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그들에게 기쁨을 선사한다. 저자가 사람들에게 하는 말을 들어보면 ‘아! 맞아’하는 탄성이 저절로 나온다. 평소 우리가 보던 세상을 또 다른 시각에서 보여주기 때문이다.

몇 가지 이야기를 요약해 보면, 한 남자가 있는데 그의 문제는 걱정과 고민거리가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성격이 주변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든다. 존스는 그에게 묻는다. 혹시 머리가 좋다는 소리를 듣지 않느냐고. 그 남자가 그렇다고 하자 존스는 똑똑하고 상상력 풍부한 사람들이 고민도 많고 걱정거리도 많다고 한다. 이유는 똑똑하고 창의적이어서 어떤 일이 일어날까, 이런저런 일이 벌어지면 어떻게 될까 상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미있지 않은가?

존스는 그 남자에게 당신이 하는 고민 중에 대부분은 쓸데없는 고민이란 것을 인정하기만 하면 된다고 하면서 고민을 구체적으로 해부한다. 즉 전체 고민거리 중에서 40%는 앞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 30%는 대부분 과거에 이미 일어난 일, 12%는 건강과 관련된 일, 그리고 10%는 남의 생각에 대한 쓸데없는 걱정이다. 그럼 남은 게 8%인데 존스는 이게 그 남자가 고민해야 할 진정한 걱정거리라고 한다. 당신은 어떤가?

또 하나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다. 손자까지 본 70대의 할머니가 자기 집 앞에 있는 나무의자에 앉아 한숨을 쉬고 있다. 남편은 죽었고, 아이들은 이미 손자까지 본 상태에서, 자신이 앞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생각하며 한숨 쉬고 있다. 그때 존스가 나타나 할머니에게 이야기를 한다. 우리가 호흡하는 한 살아있는 것이고, 아직 살아있다는 것은 세상에서 해야  할 일을 끝내지 못했다는 의미다. 즉 우리의 목표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목표를 아직 이루지 못했으면 그건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아직 살아보지 않았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따라서 이제 아무 것도 할 것이 없다고 고민하기보다 아직 살아있는 자신을 보며 내가 앞으로 무엇을 이뤄야 할 것인지 생각해 보라고 한다.

존스의 말을 들어보자. “삶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아직 살지 않았다면, 최악의 시기를 맞았더라도 앞으로 더 크게 웃을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있는 겁니다, 더 큰 성공을 기대하고, 더 많은 아이를 가르치고 도와주며, 더 많은 친구를 만나 좋은 길로 인도할 거라고 확신할 수 있는 겁니다, 그게 희망의 증거입니다.”

[아직 살아있다는 것은 아직 삶의 목표를 이루지 못한 것이다.] 예전에 영혼과 관련된 책에서 비슷한 문장을 봐서인지 무척 인상 깊은 내용이다. 그 책에서는 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자신이 세상에 태어나 해야 할 일을 완수했을 때라고 한다. 물론 사람들은 아직도, 아직도 하면서 아쉬워하지만 영혼이 인간으로 태어날 때 하기로 한 것을 완료했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그렇다면 나도, 당신도 아직 세상에 태어난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는 의미가 되며 존스 말대로 가장 중요한 삶의 부분을 남겨두고 있다는 말도 된다. 멋지지 않은가!

저자가 이 책에서 전달하고자 한 것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다. 세상은, 자신의 위치는, 상대방의 모습은 어디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데 사람들은 그 중에 하나만을 보면서 진리라고 우긴다는 것이다. 따라서 삶이 불만스러우면, 삶의 의미를 못 느낀다면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나 예전과는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라는 것이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말이다. 이 책에 나온 주인공 존스의 말을 듣다보면 관점을 바꾼다는 게 어떤 것인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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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사이먼튼의 마음 의술
칼 사이먼튼 외 지음, 이영래 옮김 / 살림Life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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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의술

긍정적 기대는 어떻게 암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가? 

칼 사이먼튼 외, 이영래 옮김, 살림출, 2009. 5. 18


3~4년마다 한 번씩 입원했던 나.

20여년의 직장생활을 되돌아보면 3~4년마다 한 번씩 병원에 입원한 것 같다. 처음 입원했던 게 과장 말년 차였나. 몸이 안 좋아 병원을 찾아가니 의사는 심각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몸 상태를 보니 지금 입원하시는 게 좋을 것 같군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예?.....” 하고는 의사를 바라봤다. 몸이 좀 불편해서 약이나 얻으려고 병원에  왔더니 입원을 하라니. 물론 평소 약국도 잘 안 가는 내가 병원에 갈 정도면 몸이 무척 아팠던 건 사실이지만 기껏해야 몸살이나 독감이겠거니 하고 갔다가 입원을 하라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무슨 큰일이라도 난 것 같고, 혹시 잘못되면 어떡하나 하는 두려움 때문에 무척 겁이 났다. 

대부분의 경우 입원하고 2일 정도는 정신을 못 차렸고, 몸도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다. 증상이 심하다보니 처방도 강해서 그런 것 같다. 어떤 경우에는 약에 취해, 어떤 때는 열이 많이 나서, 또 어떤 경우에는 수술 때문에 마취한 것이 제대로 풀리지 않아서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한 번은 종양수술 때문에(이 당시 암인 줄 알고 무척 긴장했다. 의사도 마찬가지였고) 또 한편은 요상한 피부병(전염성은 없지만 신체의 영양상태가 심각할 때 생기는 병으로 병명을 잊어버렸다) 때문에, 또 한 번은 탈진해서 그런 것 같다. 그리고 그 전에도 몇 번 입원했었는데 병명이 잘 기억이 안 난다.

하지만 입원한다는 게 좋은 점도 많다

그러나 두 번째 입원부터는 별로 무섭지 않았다. 도리어(속마음 그대로 표현하면) 넘치는 일로부터 해방, 회사출근 없이 하루 종일 먹고 자는 인정받은 휴가, 게다가 회사 임원의 위로전화와 아내와 아이가 걱정스럽게 쳐다보는 눈초리 등 평소 받지 못했던 관심 속에서 평안함을 느꼈다. 병원에 입원할 정도면 그만큼 평소 열심히 살았다는 증거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 때문이었을 거다.

게다가 입원할 때 의사들에게 내 병에 대해 물으면 대부분 이렇게 말했다. “그 동안 무척 아프셨을 텐데 어떻게 참으셨나요? 하지만 치료를 열심히 받고  며칠 푹 쉬면 나아질 겁니다. 생명에는 별 지장 없는 병이니까요. 스트레스나 피로가 쌓여서 그런 것 같군요.”

나는 의사가 입원하라고 하면 바로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입원한다고 말하곤 병실로 들어갔다. 당연히 아내는 놀라서 병원으로 뛰어왔고(나와는 달리 아내는 매번 놀랐다), 그 다음 날부터 내 곁에 붙어 앉아있었다. 그리고는 감투나 쓴 것처럼 집안 식구 모두 병실로 모아놓고, 회사에서 직원이 매일 전화로 업무 보고하라고 지시하고는 아주 편하게 지냈다. 만화책까지 빌려다 보면서 말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병원에 입원한다는 것은 나에게는 3~4년마다 한 번씩 주어지는 정기휴가였다. 가정과 회사, 주위사람들에게 “이제부터 나를 건들지 마.” 라고 공식적으로 요구할 수 있는 아주 좋은 수단으로써 말이다.
 

암은 인간이 받는 스트레스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서평을 쓴다면서 갑자기 내 입원전력을 자랑스럽게(?) 말하는 이유는 이 책의 핵심주제가 암 발생과 심리적인 상태에 대한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암 환자들의 생활이력에 공통적인 특징이 있는데, 암 발생 이전 6개월~18개월 내에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한다. 스트레스가 삶에 대한 희망이나 기대심을 좌절시키고, 이는 대뇌변연계에 영향을 주어 시상하부와 뇌하수체에 영향을 주고, 이는 결국 인체의 면역력을 현저하게 떨어뜨리고, 호르몬 분비를 비정상적으로 만들어 버림으로써 암세포의 증식 환경을 만든다는 것이다. 결국 인간 스스로가 자신의 감정을 관리 못해 암세포가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인체가 질병을 통제할 수 없는 무법천지가 된다는 말이다.

누구에게나 생기는 암세포, 그러나 특정한 사람만이 암환자가 되는 이유는?

저자는 암세포란 일종의 비정상세포로써 누구에게나 생기는 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또 무척 약한 세포라고 한다(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정 반대로). 인체 자체가 불완전하다보니 세포가 재생되면서 돌연변이(암세포의 근원세포)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리고 저자가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생기는 암세포(비정상적인 돌연변이세포)가 왜 특정 사람에게는 치명적인 암세포가 되고, 어떤 사람은 몸 안에 암세포가 있는지도 모른 채 건강하게 살아가느냐 하는 것이다.

해답은 바로 위에서 말한 것처럼 스트레스가, 또 자신의 부정적인 의식(무의식상태)이 인체 내 호르몬의 불균형 상태를 만들어 암세포가 증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인간이 가진 면역기능, 그 중에서도 매우 강력한 파수꾼인 백혈구 활동을 약화시키거나 중지시킴으로써 암세포의 성장을 막지 못하기 때문이다.

백혈구 활동을 억제하면 암세포가 자란다.

저자는 인간에게 콩팥이나 신장 등의 기관을 이식할 때에는 항상 부작용이 발생하는데, 이것이 바로 외부 물질에 대한 인체의 저항력 때문이라고 한다. 따라서 이식한 신장 등이 제대로 정착되려면 이와 같은 저항력을 일정기간동안 중지시켜야 하는데, 이때 의사가 취하는 조치 중의 하나가 백혈구 활동을 중지시키는 일이다. 
 

근데 문제는 백혈구 활동이 중지되면 암세포가 인체 내에서 급격하게 증진한다는 것이다. 어떤 경우에는 의사가 통제 불가능할 정도까지 암세포가 증진하게 되는데, 이때 의사는 두 가지 중 하나를 결정해야 한다. 백혈구를 다시 활성화시켜 암세포를 제거할 것인가(그러면 당연히 이식한 장기에는 부작용이 생기기에 제거해야 한다), 아니면 이식한 장기가 자리를 잡을 때까지 암세포의 증식을 인정했다가 시간이 지난 후 암세포를 제거할 것인가이다. 만약 의사가 암세포 제거에 자신이 없으면.... 결정은 당연히 장기이식 실패라고 판정하고 그것을 제거하게 된다.

질병 중에는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것도 많다.

우리는 항상 질병이란 외부에서 오는 것이고,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재수가 없거나’ ‘운이 나빠’ ‘또 운명이나 유전적으로’ 걸렸다고 생각하며 질병의 책임을 남에게 돌리려고 한다. 하지만 이 말이 반드시 맞는 건 아니다. 자주, 생각보다 무척 많이 인간 스스로가 질병을 불러오는 경우도 있다. 질병을 통해 얻는 것이 있다면,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가 질병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바로 앞에서 말한 것처럼 나같이 병을 통해 얻는 게 많으면 말이다. 극도로 피곤한 경우, 주위사람의 관심이 필요한 경우, 대외적인 활동이 부담스러울 경우, 뭔가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해야 할 경우, 세상에서 도망치고 싶은 경우 같은 것이다. 당신은 어떤가?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분명히 말한다. 병에 걸리는 경우, 물론 전부는 아니지만 암과 같은 치명적인 상황조차도, 우리 자신이 스트레스를 관리하지 못해 신체 내부의 면역기능을 망가뜨렸거나, 또는 심리적으로 병에 걸려 얻을 수 있는 것을 찾아 병을 불러온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책 곳곳에서 이에 대한 증거를 제시한다. 가장 쉬운 예로 ‘플라시보효과’다. 실제 효과가 없는 가짜약이지만 약을 먹었다는, 그 약이 내 병을 치료해줄 것이라는 믿음 하나 때문에 약을 먹지 않은 사람보다 더 빨리 낫는 경우 말이다. 그러다보니 저자는 몸이 아플 경우, 특히 유사한 증상을 지속적으로 보일 때는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라고 한다. 이 병을 통해 내가 얻는 게 있는지에 대해.

환자들을 대상으로 질병을 통해 얻는 혜택을 살펴보니 몇 가지 공통된 내용이 있었다.

1. 골치 아픈 문제나 상황을 다루는 일에서 벗어날 수 있는 허가가 부여 된다.

2. 주의의 사람으로부터 관심, 애정, 배려를 얻는다.

3. 문제를 처리할 심리적 에너지를 다시 결집시키거나 새로운 시각을 얻는 기회를 가진다.

4. 개인적 성장이나 바람직하지 못한 습관을 바꿀 수 있는 동기를 부여받는다.

5. 자신이나 다른 사람의 높은 기대에 부응할 필요가 없다.

마음이 병을 불러왔다면 마음으로 치료할 수도 있지 않을까.

이 글을 읽으며 오해하지 말 것은 저자가 병에 걸린 사람보고 당신이 잘못해서 병에 걸렸으니 남을 탓할 필요는 없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또 기존 의료술에 의존하지 말고 정신치료만 하라고 주장하는 것도 아니다. 저자는 환자의 치유를, 기존의 의료기술과 함께 좀 더 효과적으로 도와주기 위한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지 기존 의술의 역할과 효과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저자의 말, 심리적인 문제와 질병간의 관계가 옳다면, 그래서 사람 스스로가 병을 만들어 낸 것이라면, 역으로 당신이 간절히 원하면 질병을 당신 스스로 고칠 수도 있지 않냐 는 말이다. 질환이 외부로부터 들어온 나쁜 세균 때문에 발생한다는 것은 의심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본질적인 문제는 이를 제거하기 위해 인체 안에서 활동하는 강력한 면역, 방어기능을 스스로 죽인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하면 될까?

저자는, 특히 암 문제에 대해 자신의 백혈구가 인체의 질병(암세포)을 이기는 심상훈련을 하라고 한다. 암세포에 의해 정신적으로 압도되면 아무리 좋은 치료제를 사용해도 인체 스스로가 암세포에 굴복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음속으로 자신의 병이 낫는다는 상상을 하라는 것이다. 외부의 치료와 내부의 방어력을 암세포를 죽이는, 그래서 자신의 몸이 건강해지는 것을 적극적으로 상상하면 인체는 그렇게 움직이게 된다고 한다.

 

그가 말한 심상훈련을 할 때 상상해야 하는 몇 가지 지침을 이야기한다.

1. 암세포는 약하고 불안정하다.

2. 치료제는 강하고 견고하다.

3. 건강한 세포는 치료제로 일어날 수 있는 작은 손상을 쉽게 고친다.

4. 백혈구 부대는 규모가 크며, 암세포를 압도한다.

5. 백혈구는 공격적이며, 전투를 고대하고, 재빨리 암세포를 찾아 파괴한다.

6. 죽은 암세포는 몸으로부터 정상적으로, 그리고 자연스럽게 씻겨 나온다.

7. 심상의 마지막에 암에서 해방된 건강한 사람이 된다.

8. 자신이 인생의 목표에 도달하고 인생의 목적을 충족시키는 것을 본다.

우리는 건강하게 살기를 원한다. 죽음이 다가왔을 때도 평소와 마찬가지로 하루를 보낸 후 조용히 눈을 감기를 바란다. 이게 축복받은 죽음 아니겠는가. 하지만 건강을 원하면서도 항상 질병에 걸릴까봐 걱정한다. ‘시크릿’이란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무엇을 바란다고 하면서도 자신의 꿈이 이뤄졌을 때의 기쁨보다는 ‘안 되면 어떡하지?’하며 걱정하는 경우가 더 많다. 스스로 부정적인 마음을 키워놓고는 뜻대로 안된다고 세상을 원망한다.

이 책을 읽어보면 인간의 정신이 얼마나 위대한 힘을 갖고 있는지, 내면에 감춰진 마음의 상처와 분노가 우리 스스로를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 깨닫게 된다. 과학자인 저자가 마치 종교인과 같은 말, 용서하고 배려하고 또 용서하라,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수많은 임상자료들이 인간의 분노와 같은 부정적인 의식들이 스스로를 죽이는 날칼이라는 증거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우리가 인정하든 안하든 상관없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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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의 원점, 이익이 없으면 회사가 아니다>를 리뷰해주세요.
경영의 원점, 이익이 없으면 회사가 아니다 서돌 CEO 인사이트 시리즈
이나모리 가즈오 지음, 양준호 옮김 / 서돌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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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낳기만 하면 저절로 크는 줄 알았던 적이 있었다. 그리고 회사도 누구에겐가 창업자금을 빌릴 수만 있다면 저절로 만들어지는 줄 알았던 적도 있었고.(그래서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사업 그 자체를 고민하기보다 돈을 빌리려고 동분서주 하지 않는가)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 키우는 것이나 회사 키우는 것이나 어렵기는 매 한가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람들은 흔히 좋은 아이템 하나만 있으면, 멋진 상품 하나만 만들어낼 수 있으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되는 줄 안다. 하지만 요즘처럼 급변하는 세상에서 히트상품의 수명은 길어야 몇 년 안 간다. 게다가 기업은 나 혼자 잘한다고 해서 잘 굴러가는 것이 아니다보니 돈 문제, 멋진 아이템 같은 것은 사업을 시작할 때 필요한 충분요소일 뿐이다.

저자의 주장인 ‘기업은 이익이 없으면 안 된다.’ 너무나 당연한 말같이 들리지만 경영자 입장에서는 이 말처럼 어려운 것도 없다. 이런 말을 하면 이익을 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지만 안 되는 것을 어떻하냐고 하소연하기 바쁜 경영자들, 값싼 노동력으로 물건을 만들어내는 회사와 경쟁해서 어떻게 이윤을 남길 수 있냐고 푸념하는 사장님들, 게다가 인건비문제가 장난이 아닌데 이들을 데리고 더 이상 어떻게 남길 수 있다고 항변하는 사람들이 많다. 게다가 현재의 이익을 유지하기도 벅찬 상황에서 적절한 이윤을 남기라는 말은 부처님 가운데 토막 같은 말이긴 하지만 현실 불가능한 일이라고 딱 잘라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가끔 사람들에게 이윤은 가능하면 많이 남겨야 한다고 말하면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저는 돈 많이 벌 생각 없습니다. 직원들과 함께 이 기업이 쓰러지지 않을 정도만 벌면 됩니다.” 무척 감동적인 말이다. 그러나 이런 대답을 하는 사람 마음속에는 기업이 왜 이윤을 얻어야 하는지 분명하게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흔히 말하면 경영자가 떼돈 벌어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모습을 연상하는 경우다.

기업의 이윤은 경영자를 위한 것이라기보다 기업 그 자체를 위한 것이다. 안정된 사업운영, 적절한 마케팅, 직원 교육, 홍보, 시설 유지보수, 개발 등을 위해서 돈이 필요하고, 이 모든 것이 이윤에서 나온다. 과거처럼 남의 돈이 쌈지돈이라고 차입경영을 했다가는 쪽박 차기 쉬운 현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이 책을 보면 경영자들의 질문에 저자가 답하는 스타일로 구성되어 있는데 많은 부분이 이윤과 관련된 문제들이다. 투자를 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이것도 투자에 따른 이자비용과 매출과의 연관성으로 결국 이윤과 관련된 문제다. 하청비율을 줄이고 자사브랜드를 키워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이것도 자사브랜드가 좋기는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그만한 인력과 전문노하우, 필요시설에 대한 투자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에 이윤과 관련된 문제다. 시설물이 낡아 재건축을 해야 한다는 말-이것도 따지고 보면 건축할 것인지 말 것인지의 문제는 결국 투자를 통해 어느 정도 이윤을 높일 수 있는 지의 문제와 직결된다. 결국 기업의 모든 활동은 이윤과 직결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질문자들의 의식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그들은 이윤보다는 사업정책, 마케팅 전략, 기업이미지 등에 대한 질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 책이 가장 큰 매력은, 그리고 독자로 하여금 저자의 말에 반박할 수 없는 이유는 그가 말하는 이윤의 중요성과 이윤 창출 방식이 극히 원칙적인 문제이기 때문이고, 게다가 저자 스스로가 실제 실행에 옮겼던 방식이기 때문이다. 즉 세계 100위 안에 드는 기업을 만든 방식이다. 저자는 사업을 하겠다면 최소한 10%(세전이익률)의 이윤은 남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니 더 강하게 말해서 그 이상이 안 되면 기업을 그만두라고까지 한다.  

하지만 어떻게? 그는 아주 분명하게 말한다. 경영자 스스로가 이윤을 남기겠다고 각오하고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라.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가능하다고 믿고 그 방법을 찾아라.  이윤은 매출 빼기 비용이니 매출을 높이거나 비용을 줄이면 된다. 매출을 높일 수 없다면 비용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찾아라. 단 직원 해고와 같은 방식이 아닌 현재의 조건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방식을 찾으라고 말한다. 비용을 줄이지 못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고민을 덜한 것이며, 그만큼 악착스럽게 매달리지 않아서 일지도 모른다.

경영자라면 누구든지 이 책을 한번 읽어봤으면 한다. 직원 관리문제는 경영자 나름대로 가치가 다르기에 뭐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이윤문제에 대해서만큼은 속이 후련하다고할 정도로 핵심을 집어주고 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기업경영의 모든 문제는, 그리고 문제의 해결책은 바로 경영이라는 것 자체의 본질에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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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노믹스>를 리뷰해주세요.
스토리노믹스 - 상상력이 만드는 거대한 부의 세상
수잔 기넬리우스 지음, 윤성호 옮김 / 미래의창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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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해리포터. 내가 무척 좋아하는 영화다. 책은 보지 않은 채 영화를 통해 접했지만, 영화를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은 어떻게 저런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 놀랍기만 하다. 부모를 잃고 친척 집에 얹혀사는 한 아이가 우연히 마법사의 세계에 들어가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친구들과 함께 악과 싸워 세상을 구한다는 흔한 이야기이지만, 이야기를 전개하기 위해 나오는 다양한 장면들이 눈을 즐겁게 한다.

‘마법사의 돌’에 나오는 기차역 모습, 마법학교의 웅장한 스케일, 거기서 벌어지는 알콩 달콩한 이야기들. 또 ‘비밀의 방’에 나오는 거대한 거미, 날아다니는 자동차, 감정이 있고 스스로 움직이는 큰 나무, 게다가 뱀까지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이 다 등장한다. ‘불의 잔’은 또 어떤가. 자신은 몇 개 학교가 참가하는 시합에 참가하고자 하지 않았지만 요상한 상황으로 인해 선발대회에 뽑혀 시합을 하게 된 해리포터. 이상한 풀을 먹고 아가미가 생겨 물속에서 동료들을 구한 그는 순간 영웅이 되고 그 일로 인해 특별상을 받는다. 하지만 불의 잔이 그를 뽑은 이유는?

영화 한 편 한편마다 큰 줄거리를 갖고 있으면서도 그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내용들이 관객이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일단 마법이란 것 자체가 일상생활에서 생길 수 없는 독특한 배경인데다 마법학교가 주는 묘한 분위기, 거기에 익살 맞는 주인공들과 주변 인물들의 모습은 자연스럽게 다음 영화를 기대하게 만들고, 영화를 보는 순간만큼은 세상의 머리 아픈 것들을 잊게 한다.

저자는 이와 같은 해리포터의 성공요인을 몇 가지 이야기하는데, 그가 강조한 내용들을 보면 우선 해리포터 줄거리의 상품성이고, 티저광고를 통한 고객의 관심을 유지한 것, 인터넷을 적극 활용한 커뮤니티 운영(물론 이건 홍보사가 이끌었다기보다는 독자들 스스로가 만들어낸 것이지만), 그리고 작가인 조앤 롤링의 브랜드 통제, 마지막으로 작품을 시작할 때부터 미리 예고한 시리즈물이란 점이 해리포터 이야기를 사상최고의 흥행작품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특히 처음 이 소설이 소개될 때 저자인 조앤 롤링의 인생사는 작품의 흥미를 더욱 유발시킬 수 있는 충분한 홍보거리가 되었다. 신문에 해리포터의 저자가 무척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는 기사가 나왔는데, 언뜻 기억나는 것으로는 아이에게 먹일 우유 살 돈이 없을 정도로 곤란을 겪었다는 이야기와 이 작품을 구상하는 데 9년이란 세월이 흘렀다는 것, 게다가 이 책이 출간되기까지 수많은 출판사들이 출간을 거절했다는 이야기다. 이런 내용들은  해리포터의 인생역정과 묘하게 일치되어 책에 대한 흥미를 유발시켰다. 나도 저자의 이야기를 신문에서 보며 책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으니 말이다.

이 책의 저자는 해리포터의 성공은, 물론 책 자체의 질적인 면이 충분한 가치를 갖고 있지만, 다양한 사람들과 기업들의 합작품이란 것을 주장한다. 출판사의 적극적인 홍보, 영화사의 시기적절한 광고, 신문사의 기사, 조앤 롤링의 브랜드에 대한 통제 등이다.

하지만 저자는 해리포터 이야기가 기존에 나왔던 판타지소설들보다 월등히 우수하다고는 말하지 않는다. 그는 도리어 예전에 나왔던 책들도 조앤 롤링이 쓴 해리포터보다 더 가치 있고, 잘 만든 작품일지도 모른다고 한다. 아니 조앤 롤링 자체가 예전에 나왔던 책들의 구성과 형식을 활용했을 테니 그들이 더 나은 작품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해리포터가 이들보다 더 큰 성공을 거둔 이유는 바로 인터넷이란 정보통신망을 통해 책에 대한 이야기를 주변 사람들에게 전파해 주는 역할을 적극 수행했고, 첫 작품부터 7권의 시리즈물이란 것을 공개함으로써 독자들이 다음 작품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을 강조한다. 게다가 시리즈물이 각기 독립적으로 진행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1권부터 보지 않고서는 전체의 줄거리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내용이라는 점이 더욱 이 책에 대한 독자의 흥미와 관심을 이끌어냈다는 것이다. 일리 있는 말이다. 

다만, 책을 보며 조금 아쉬운 점은 저자가 계속적으로 언급하는 ‘좋은 작품’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저자 나름대로 책의 가치는 일정 수준 이상이면 된다는 전제하에서 썼기 때문에 좋은 작품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을 것 같다. 하지만 이 말을 잘못 해석하면, ‘작품은 일정 수준정도면 되고 나머지는 마케팅이다‘라는 말이 될 수도 있다. 말이 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 묘한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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