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나를 만나러 가는 길 - 아무도 나를 사랑해주지 않는 날을 위한 셀프카운슬링북
바바라 포르스터 지음, 이덕임 옮김 / 열음사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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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말대로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감정의 기복을 겪는다. 아침에는 밝은 태양과 맑은 공기 덕분에 힘차게 집을 나온 사람이 점심을 먹고 나서부터 나른해 지더니 저녁때는 ‘내가 왜 이렇게 살지?’하는 허무감으로 풀이 죽는다. 누가 뭐라고 한 것도 아니고 특별히 나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자기 혼자 흥이 났다 풀이 죽었다 하며 하루를 보내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상황을 자신도 많이 겪었고, 또 누구에게나 생기는 것이기에 큰 문제는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자주 그런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책 앞 ‘들어가는 말’에 보면 우울한 상태를 측정하는 간단한 질문이 있다. 거기에 의하면 ‘한 달 동안 아무도 나를 사랑해주지 않는 날이라고 느끼는 날이 5일 정도면 ’정신차려야 할 1단계‘라고 한다. 한 달 동안 5일이라면 평균 잡아 일주일에 한번 꼴인데.

어쨌든 우리는 세상 사람이 자신만을 주시하는 듯 느끼며 혼자 조심스러워하고, 힘들어한다. 실제는 전혀 그렇지 않는데도 말이다. 그저 잠깐 실수한 것도 다른 사람이 자신을 지켜보며 책망이나 하듯이 두려워하고, 말 한 마디에도 실수할까 겁나 말을 더듬는다. 문제는 이와 같은 강박관념이 자신을 더욱 안으로 움츠리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 책은 사람들이 평소 느끼는 감정을 적절하게 처리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 말대로라면 음식 만들 때 사용하는 레시피 처럼 글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이면 책 내용을 보고 따라 하기만 하면 된다고 한다. 현재의 상황과 이에 대한 진단, 그리고 즉각적인 처방과 장기적인 처방을 별도로 작성해 놨기 때문이다.

책에는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 설명되어 있다. 자기 스스로를 평가 절하하는 상황에서 벗어나는 법, 자신도 잘 이해가 안 되는 복잡다단한 감정을 정리하는 법, 자기 안에서 동시에 살고 있는 여러 개의 자아를 다독거리는 법. 외롭고 쓸쓸할 때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법. 쓸데없는 고민으로 인해 머리 아플 때 이를 해소하는 법, 그리고 실연으로 인해 상처받는 마음을 치료하는 법과 아무도 자신을 사랑해 주지 않는 것 같은 날에 스스로를 위로해 주는 법이다.

이들 중에 가장 관심 있게 봤고, 책을 덮은 후에도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3장인 여러 개의 내면 자아를 관리하는 방법이다. 내용은 사람 마음속에는 3개의 분리된 자아에 대한 것으로 어린 아이 모습의 자아, 부모로서의 자아, 어른으로서의 자아이다. 어린 아이 모습의 자아는 어린 시절의 기억을 간직한 채 살아가는 자아로 어린아이처럼 충동적이고 감정적인 모습이다.

또 하나 부모로서의 자아는 어린 자아를 관리하는 역할의 자아로 어린 자아가 문제를 일으키거나 말썽을 피우면 실제 부모처럼 그를 나무라고 훈계하는 자아다. 저자는 이 자아가 무척 중요한 데 이 모습은 자신의 부모를 보고 그대로 닮는다고 한다. 따라서 부모에게 제대로 배우지 못한 경우 이 자아가 무척 약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른으로서의 자아다. 이 자아는 앞의 두 자아를 조정하고 제 3자의 입장에서 자아의 의견을 판단하는 자아로 어른스러운 태도를 통해 사람의 모습을 성장시킨다. 하지만 어른 자아의 능력과 어른스러움도 개인마다 달라 어떤 때는 문제를 야기 시키기도 한다.

사람들은 평소 이 세 개의 자아들끼리 싸우기도 하고, 토론을 벌이기도 하면서 살아가지만 이들이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거나 조정하지 못하게 되면 당사자는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누구 말이 올바른지 판단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자는 자신안의 목소리가 들릴 때에는, 특히 여러 가지 목소리 중에서 어떤 것이 옳고 그른지를 알기 위해서는 평소 각각의 소리를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얘기해준다. 즉 계속해서 솔직하고 자유롭게 자신을 관찰하면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또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라는 말이다.

우리는 항상 즐거울 수 없다. 하지만 대부분의 어려움과 고통은 외부에서보다는 내면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처방을 갖고 있다면 얼마나 편리하겠는가. 이 책이 이런 기능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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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도 습관이다>를 리뷰해주세요
싱글도 습관이다 - 서른, 당신에게 필요한 독설 연애학
이선배 지음 / 나무수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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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 요즘 드라마를 보면 무척 흔히 만나볼 수 있는 사람들이다. 예전에는 여자나이 30이 되면 세상 끝나는 줄 알았지만 요즘 사람들은 결혼은 선택이고, 일은 필수이며 돈을 절대운명이라는 좌우명 하에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덕분에 ‘골드미스’라는 유행어가 생기고 이들은 여성들 가운데에서 상한가를 치며 그들의 모습을 따라가기 위해 많은 여성들이 뛰고 있다. 남성들이 이들을 좋아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일단 여성들은 ‘안정된 직장과 전문지식, 그리고 경제력만 얻으면 세상 편하게 살 수 있어. 편한 게 별건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면 되는 거지.’ 뭐 이런 생각일 것 같다.

이런 상황을 부채질하는 게 있는데 드라마와 광고다. 일단 싱글족이란 하나의 트렌드가 세상에 자리 잡고 이들의 소비성향이 다른 사람들보다 크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 이들은 의도적으로 이 시장을 키우려 한다. ‘싱글’은 축복받은 삶이며, ‘싱글’은 현대사회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자유로운 보헤미안이고, ‘싱글’은 언제나 자기 뜻대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능력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는 그렇게 살려면 우리 제품이 필요하니까 사야 돼 하며 그들의 지갑을 연다.

이들은 싱글이 가야 할 길이 어떤 길인지, 그들이 시간이 흐른 후 그 삶에 진정으로 만족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다. 그저 돈 잘 쓰는 사람을 잘 구슬려 돈만 벌면 되니까 말이다. 아마도 어느 날 이들이 자신의 지갑에 열쇠를 달게 되는 날이 오면 틀림없이 이런 기업들이 제일 먼저 싱글이 세상 망치는 사람들이라고 외칠 것 같다. 지금도 싱글이란 문제와 인구감소 문제는 같은 구도로 움직이니까 말이다.

인간은 혼자 살 수는 없다. 싸우고 부딪기고 얼굴을 붉히는 게 있어도 누군가와 함께 있는 것이 낫다. 어쩔 수 없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안정을 찾기 때문이다. 하지만 싱글의 제일 목표인 경제적인 안정과 일을 통한 자아실현, 자유와 같은 가치를 갖고는 기존의 결혼, 친구, 부모, 자식과 같은 관계가 복잡하고 머리만 아플 뿐이다. 이런 것들은 삶의 활력이기보다 자신의 활동을 옭아매는 장애물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 책을 보면 저자 역시 싱글을 주장하며 한 세월 열심히 살아온 사람 같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이러다가 평생 혼자 사는 거 아냐 하는 생각에 자신의 생활과 행동을 바꿔 본격적으로 남자 사냥(?)에 나선다. 평소 잘 하지 않던 화장과 애교 연습, 미팅참석과 술판까지 남자가 있는 곳이라면 우선적으로 나섰던 결과였는지 드디어 결혼에 골인했고, 지금은 한 남자의 아내로서 살고 있다.

그녀가 싱글들에게 제안한 내용을 보면 무척 재미있다. 남자인 내가 봐도 이런 여성이라면 왜 마다하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저자의 생각을 내 단어로 조금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구준표같은 멋진 남성은 당신과 사귀지 않으니까 일찌감치 꿈 깨.

조건만 내세우지 말고 조금 눈높이를 낮춰봐.

대화가 잘 통하는 남자 찾다가는 한 평생 혼자 살아야 돼.

소개팅도 기술이 필요하니 경험자에게 배워.

마초남, 마마보이라고 우습게만 보지 말고 그들의 가치를 잘 찾아 봐.

잘난 척 하지 말고 망가지기도 해 봐.

유흥이란 게 나쁜 게 아니야. 그걸 사람들이 잘 활용하지 못해서 그렇지. 그러니까 너도 좀 배워.

일과 사랑은 서로 대치되는 선택지가 아냐. 둘 다 가질 생각을 해.

자존심도 세우고 싸움도 잘해야 해.

져 준다고 해서 인기 끄는 건 절대로 아니야.

결혼이 연애의 종착역이라고 누가 그래. 결혼은 보장받은 연애야. 다시 한번 생각해 봐

등이다.

재미있지 않은가.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사고관념 중에서 반 이상은 틀렸다고 하며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한다. 물론 이런 식으로 행동하지 않아 후회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양념으로 곁들이면서 말이다.

싱글. 모든 것에는 장단점이 있는 것처럼 싱글도 단점이 있다. 바로 외로움이다. 따라서 싱글의 단점을 보완하려면 저자의 말 중에, 다른 것을 몰라도, 한 가지 말은 분명히 기억할 필요가 있다. 즉 일과 사랑은 한 배에 탈 수 없는 이질적인 개념이 아니라는 것이다. 둘 다 잘하는 사람. 멋지지 않은가. 그리고 이 책에서 그런 삶의 방법을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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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 스펜서 존슨
스펜서 존슨 지음, 이혜승 옮김 / 청림출판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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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30대에는 아이를 키운다는 게 그리 어려운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자식 낳아 제 때 밥 먹여주고, 학교 보내주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나도 그렇게 컸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내 아이는 나보다 더 잘 살기는 바라는 마음으로 아이를 바로 보는 순간 어떻게 하는 것이 자식을 잘 키우는 것인지 알 길이 없었다. 사람의 경험과 지식은 자신이 보고 배운 것에서 시작하는데 나에게는 좋은 부모에 대한 특별한 모습이 없었다. 어릴 때부터 혼자 자라다시피 했다. 게다가 인간 심리에 대한 관심이 늘어가며 사람의 심리상태는 어릴 적의 경험이 좌우한다는 것을 알게 되자 더욱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비뚤어진 성격, 즐거움을 미루지 못하는 아이, 지루한 것을 참지 못하는 아이, 화를 잘 내는 아이 등 아이의 성격 대부분이 바로 부모에 의해 영향을 받은 것이고, 이때 형성된 아이의 태도와 가치는 어른이 되어서까지도 변치 않는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극단적인 예를 들면 아이가 태어난 후 제 시간에 우유를 주고, 씻겨주기만 했더니 아이가 1년 후에 죽었다는 실험결과다. 제 아무리 육체적인 조건을 맞춰줘도 누군가의 사랑을 받지 못하면 아이는 죽는다는 말이다.

물론 사람은 어떤 환경에서는 나름대로 살아가게 되어있다. 도리어 스캇 펙박사가 쓴 <아직도 가야할 길>에 보면 부모의 잘못된 사랑이 인간을 더욱 추하게 만들 수도 있다. 게다가 버림받은 아이라고 해도,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최악의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 가운데에서도 전혀 문제없이, 아니 충분한 사랑 속에서 성장한 아이보다 더 훌륭하게 성장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사람은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에 환경을 거부하고 자기 나름대로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기 때문이다. 인간과 동떨어져 동물과 함께 자라난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그러나 아이를 낳아 키우겠다면, 비록 남보다 나은, 돈 많이 벌고, 좋은 자리에 앉아 출세한  뭐 이런 성공개념의 양육은 아닐지라도, 최소한 아이의 재능을 키워주고, 안정된 정서 속에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 주는 것이 부모의 의미이자 책임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남보다 앞서 나가고, 더 높은 지위와 명예와 재산을 갖는 것은 아이의 노력에 달린 것이니 그것까지 부모가 관여할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아이의 정신적, 심리적인 문제가 그의 앞날을 왜곡시키지는 않게 만들어야 할 것 같다.

이런 면에서 이 책은, 비록 간단하게 정리된 내용이지만,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구체적인 아이 양육방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아이를 키우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에 대한 진정한 사랑이라고 한다. 많은 기존의 교육학자들이 이야기했듯이 아이의 가치를 인정하고, 그의 잘못된 행동과 아이에 대한 사랑은 구분해서 취급해야 한다는 것, 그를 과도하게 보호하거나 강해지도록 훈련시키는 것보다 자기 스스로 자신을 사랑하게 만들어 줌으로써 스스로 올바른 행동을 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잘못했을 경우 잘못한 것에 대한 분명한 지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앞에서 잠깐 언급한 것처럼 아이의 잘못된 행동과 아이 자체의 가치는 분명히 구분해야 하며, 동시에 부모도 자신의 잘못을 아이에게 지적받고 이를 고치는 모습이 아이에게 보여줘야 한다. 부모가 자녀 마음에 들 때에는 자녀도 부모에게 칭찬을 하도록 하면서 말이다. 그래야만 칭찬하고 칭찬받는 게 어떤 의미인지 자녀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아이를 출산할 예정인 한 여성이 자녀를 잘 키울 방법을 찾다 우연히 ‘1분엄마’라고 불리우는 여성을 알게 되고, 그녀의 자매들을 통해 자녀양육방법을 배운다는 기본 줄거리를 갖고 위에서 설명한 논지를 스토리텔링식으로 전달한다. 간단히 말하면 '1분 경영‘의 양육방식 버전이다.

스펜서 존슨의 말은 간단하지만 효과 있는 말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이 책에 나온 ‘1분’이란 개념은 조금 눈에 거슬린다. 몇 십년동안을 변함없이 아직도 사용하고 있는 그의 논지는, 비록 그 내용이 틀린 것은 아니라 해도, 너무 오래통안 과거의 성공모델을 계속 재탕하는 것 같은 인상을 받기 때문이다. 좀 더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더 이상 새롭게 쓸 이야기가 없는 상황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고, 실천하고자 노력하는 내용을 스토리텔링식으로,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1분경영이란 개념으로 재포장한 것 같아 조금 읽는 느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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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그들의 이야기
스티브 비덜프 엮음, 박미낭 옮김 / GenBook(젠북)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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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쓴 책, <남자, 그 잃어버린 진실>을 봤는데 충격 같은 것을 받았다. 한때 세상을 지배하는 것 같은 남자가 어디론가 사라지고 자신의 정체성조차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남성들의 모습을 봤기 때문이다.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은 성의 정체성, 특히 남자의 특징 중 하나인 말없음이 자신의 특징을 후대에 전달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고 한다.




한 인간이 태어나 자신의 성을 이해하고, 정체성을 찾는 건 어릴 때이다. 눈뜨고 바라보는 사람의 모습이 자신의 모습이고, 그들의 말과 행동이 바로 자신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린 아이들, 특히 남자아이들이 보는 것은 엄마이고, 누나이며 학교에 가서조차도 여선생님에게 사람의 모습을 배운다. 왜냐하면 아이들이 한창 클 나이에 남자들은 바쁘기 때문이다. 가족을 먹여 살릴 돈을 벌기 위해서다. 그러다보니 남자아이들이 보고 느끼는 것은 또래남자아이들이 모습이며, TV에서 볼 수 있는 허상의 주인공 모습뿐이다.




사람들은 사람이 사람답게 살면 되지 구지 남자, 여자를 구분할 필요가 있는지 묻기도 한다. 그러나 인간의 뇌 구조를 보면 아무리 양성처럼 살고 싶어도 어쩔 수 없이 남자는 공격적이고 직선적이며, 여자는 분산적이고 회화적이다. 물건 하나 살 때도 남자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 있는 매장으로 직격탄 쏘듯이 달려가지만, 여성은 다양한 상품들을 순간순간 판단하면서 천천히 걸어간다. 남성들은 물건 자체의 기능과 용도에 관심이 있지만 여성은, 물론 기능도 용도도 중요하지만, 상품의 가치와 감성적인 면에 더 많은 가치를 두고 있다. 이런 식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양쪽 성을 하나로 본다는 것 자체가 문제되지 않겠는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여성문제가 사회 곳곳에서 많은 관심을 끌었다. 인간의 반을 차지하는 여성이지만 그들의 지위, 발언권, 사회적 위치, 재산분배문제 등 다양한 면에서 남성보다 못한 대우를 받았기 때문이다. 하다못해 아이 성 하나도 여성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게 우리나라 현실 아니었는가. 하지만 이제는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다. 여성부라는 별도의 정부기관이 생겼고, 이곳을 통해 오랜 세월동안 남성의 전유물처럼 느꼈던 많은 것을 여성과 함께 하도록 법제화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제는 남성을 다시 살려야 할 때가 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여성들은 남성의 힘을 약화시키고, 여성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 세상을 행복하게 만드는 최첩경의 일이라 주장하지만, 인간은 본래 양쪽의 성이 각기 다른 기능을 갖고 서로가 부족한 것을 채워주면서 살아가게 되어 있기에 양쪽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겠는가. 이는 단순히 섹스와 자손번식의 문제를 넘어 인간, 아니 생물이 가진 특징이다.




이 책을 보면, 저자는 남자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쓴 것 같지만, 마치 남성의 장례곡을 쓴 것 같다. 남성의 모습이 어떠해야 한다는 말보다는 어려운 상황에서 살아가는 남성의 모습을 전면에 부각시켰다. 특히 경제적인 문제와 아이양육의 역할을 동시에 해야만 하는 남성의 모습, 남녀관계에서의 문제점, 남학생을 가르치는 여교사들의 속마음 등이다.




그러나 책장을 한 장씩 넘기면서 눈이 멈춘 곳은 ‘경제적 합리주의 시대의 사랑의 의미’라는 소제목의 내용이었다. 아이를 반가워하지 않는 아내, 아이가 운다고 때리는 아내, 그러다 남편이 직장을 그만두자 집을 떠나버린 아내, 아이 둘을 키우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남자의 모습이다.




이 책을 보면서 남성의 모습에 대해서 머리가 더 혼란스러워진 것 같다. 현재 남자들이 이렇게 사는데 그래서 어떻게 하라는 말인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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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나에게 - 미래의 나에게 보내는 희망편지
매트 슬라이.재이 패트리키오스 엮음, 김인숙 옮김 / 스타북스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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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년 후 우리의 모습은 어떻게 변해있을까? 그리고 그때 십년 전, 지금의 모습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좋았던 나빴던 되돌릴 수 없는 자신의 일부를 바라보면서 말이다. 사람들은 항상 미래를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보다는 나아졌으리라 확신하며 앞 날을 그리워한다. 하지만 마음과는 달리 현재 상황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한 자신의 모습도 자주 발견한다. 지금 내 앞에 놓인 힘든 일을 마치면 그 대가로 미래에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고 믿지만 지금 당장의 어려움을 이기지 못해 포기하는 경우다. 머리는 미래를 꿈꾸지만 가슴은 현재에 묶여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사람들이 미래의 자신에게 글을 써 저장한 후, 자신이 원한 시기에 그 글을 다시 보게 되는 어떤 사이트에 대한 책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올린 글 중에서 공개로 설정한 글만을 골라 구성했지만 글쓴이가 무척 많다보니 내용들도 풍부하다.




내용을 읽어보면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다. 어떤 사람은 미래의 자신에게 이러저러한 일을 하지 말라고 충고하는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지금의 모습에 대해 안타까워하며 미래의 자신은 반드시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가하면 또 어떤 사람은 자신의 부모를 생각하며 만약 이 메일을 받았을 당시에도 부모님이 살아계시면 정말 잘해주라고 부탁하는 사람도 있다.




이 책에 나온 글들을 읽어보면,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기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미래의 모습을 희망적으로 본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지금은 비록 부족하지만 아마도 내 자신이 언젠가는 철이 들어 현재 모습보다는 나아지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 희망을 미래의 나에게 확인해본다. ‘십년 후의 너는 지금의 나보다 많이 달라져 있겠지!’ 하는 식의 표현이다.




누군가 나에게 십년 후의 나에게 편지를 써보라고 하면 무슨 말을 쓸까? 순간 떠오르지는 않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일단 지금의 내 모습을 설명하고 십년 후의 나에게 물어볼 것 같다. 이런 식 아니겠는가. “너는 지금 어떤 모습이야? 지금 내가 생각하는 모습 그대로 변해있어? 지금보다는 더 낫겠지?”




하지만 이런 말을 하면서도 마음 한 구석에서는 분명히 지금보다 더 나아졌을 것이란 확신이 없다. 아마도 예전과는 달리 나이가 들어서인지도 모르겠다. 세상을 겁 없이 치고 나가던 시절은 이미 지났고 이제는 조용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시절이 왔다는 선입감이다. 그리고 십년 후면 내 나이 60인데, 사실 그때의 모습이 상상되지는 않지만. 그 나이에 지금보다 더 나아지면 얼마나 나아질까 하는 의구심 때문인 것 같다.




‘퓨처미(사이트 이름)’의 의미는 무척 크다. 비록 나처럼 십년 후의 내 모습을 정확히 그려보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그 때가서 지금 쓴 편지를 보면 마음만이라도 새롭게 될 것 같다. “아. 십년 전에 내가 이런 생각을 했구나. 그리고 이런 모습이 되려고 무척 애를 썼구나‘하는 마음 말이다. 그러면서 당시의 모습을 바라보며 혹시라도 내가 원했던 모습이 아니라면 다시 한 번 해보자는 마음이 생길 것 같다. 한 장의 편지이지만 이런 마음가짐을 갖게 해 준다면 멋진 일 아닌가. 게다가 내가 나에게 심정을 고백하고, 십년 전 나에 대해 돌아볼 수 있게 해 줄 수 있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그리고 이런 사이트를 만들어 많은 사람들이 잠시라도 자신의 미래를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준 매트와 재이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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