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공식 - 나를 뛰어넘는 '거대한 힘'을 찾는다
오무라 아쓰시 지음, 정진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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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공식이란 것이 있을까? 딱히 이것이다 말할 수는 없지만, 누구나 자신의 삶에 대한 공식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삶은 좋고, 이런 삶은 나쁘다. 이렇게 살면 성공하고 이렇게 살면 실패한다 는 것과 같은 생각들이다. 물론 사람들이 자신의 공식대로 살지는 못하지만 최소한 누군가의 삶을 바라보며 옳고 그른 것을 판단할 기준은 갖고 있다는 말이다.

이 책 <인생 공식> 역시 누군가의 인생 공식을 알고 싶어 본 책이다. 특히 어려운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찾아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갔고, 결과적으로 원하는 것을 얻은 저자의 삶에서 남다른 인생 공식을 배우고 싶었다.

저자는 포기하지 않는 한, 실패는 없다고 한다. 가다가 돌아가거나 중간에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반드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다만 이때 주의할 것은 남들이 바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전제를 갖고 있다.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하루하루가 즐거움과 열정 속에서 살아가야 하고, 그런 가운데에서 최선을 다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몇 가지의 인생 공식을 설명하는데 이 중에서 가장 마음에 와 닿은 것은[목표-현재 상황=과제]라는 공식이다. 언뜻 보면 당연한 말 같지만 이 공식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우리가 평소 깨닫지 못한 여러 가지 내용을 전해준다. 나 역시 이 공식을 보며 내 자신을 한번 되돌아봤기 때문이다.

우리는 내 앞에 놓인 것을 해결해야 할 과제로 인식하기보다는 ‘짐’으로 느낄 때가 많다. 뭐 이런 생각 아니겠는가. ‘왜 나는 남들처럼 편하게 살지 못하지?’ ‘왜 내 앞에는 이리도 장애물이 많지’ 하는 생각이다. 이런 생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모든 게 자신을 괴롭히기 위한 누군가의 장난처럼 보이고, 그 일들을 바라보면서 짜증만 날 뿐이다.

하지만 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관문이라면, 내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넘어야만 하는 장애물이라면 당시는 조금 힘들어도 그것을 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장애물을 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이며, 그것을 어떻게 배우고 습득할 것인지를 찾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런 과정 속에서 자신의 목표를 더욱 구체화시키고, 힘을 얻게 된다.

물론 이때 중요한 것은 아마도 공식의 맨 앞에 나와 있는 ‘목표’라는 것이다. 내가 가고자 하는, 얻고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수록 나의 현실 역시 구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고, 그런 가운데에서 과제 역시 분명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 공식의 순서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 것 같다. 나를 포함해서 말이다.

내가 가고 싶은 곳도 없이 하염없이 살아가는 삶, 그저 남들이 원하는 모습을 향해 그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걸어가는 인생. 그 속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단 하나. ‘왜 나는 이리도 힘든 일을 가야만 하는 건가?’ 하는 푸념뿐이다. 내 모습 속에서 삶에 대한 의미를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단순한 공식, 변수가 세 개뿐인 간단한 공식이지만 나에게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어준 공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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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140자의 매직
이성규 지음 / 책으로보는세상(책보세)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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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등장한지 십 여 년. 그동안 우리의 삶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려면 반드시 특정장소에서 만나야만 했던 시절에는 상상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 이제는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려면 컴퓨터 앞에 앉아 이메일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고, 그것을 통해 사람을 사귀고 알아간다. [마이크로트렌드]라는 책에서 나온, 현대 트렌드의 하나인 인터넷 커플족의 이야기다. 구지 옷을 갈아입고 집을 나서지 않아도 전 세계 누구와도 대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단지 한계가 있다면 상대방이 자신이 이메일을 보내도 상대방이 그것을 확인하고 답장을 써 주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것뿐이다. 하지만 컴퓨터와 약간의 전기료만 있으면 얼마든지 공짜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니 이 아니 좋겠는가.

그러다 휴대폰이 급속하게 발전하면서 이제는 이메일도 귀찮아 문자메시지지로 대화를 한다. 바로 앞에 앉아있는 사람에게도 문자메시지를 보낼 정도면 할 말 다한 것 아니겠는가. 회사에서는 이제 옆 방 직원, 아래층에 있는 사원에게 문자메시지로 뭔가를 묻고, 확인하고, 지시하는 모습은 거의 일상적인 것이 되어 버렸다. 문자메시지를 하도 많이 쓰다 보니 어떤 때는 구지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 정도다.

하지만 문제메시지는 그것의 편리함에도 불구하고 돈이 든다. 휴대폰업체에서는 문자 메시지 서비스를 위해 별도로 인프라 구축이 필요 없지만 그래도 그들은 매달 얼마씩 받아간다. 요즘 정보통신료가 개인당 월 4~5만원정도나 된다고 하니, 아마 그 중에서 문자메시지가 차지하는 분량도 적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정부에서는 문제메시지에 대한 요금을 내리라고 정보통신업체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도 불편한지 얼마전부터 혜성처럼 나타나 찬란하게 빛을 발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트위터다. 블로그를 만든 프로그래머들이 온라인메시지와 블로그의 글을 멋지지 않겠냐는 간단한 생각에서 출발한 단문전송서비스로, 물론 돈을 내야 할 때도 있지만, 거의 무료로 자신의 메시지를 받겠다고 승인한 사람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할 수 있다. 다만, 기존의 이메일과 다른 점이 있다면 총 140자 이상은 쓸 수 없다는 것뿐이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원고지 1매 정도의 분량만을 작성할 수 있는 서비스다.

하지만 뭐 어떤가? 원래 글쓰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 남의 것을 보고 즐기는 데 익숙해진 세대들에게는 널찍한 빈 공간에 무엇을 채워야할 지 고민할 필요도 없이 그저 자신의 일상이나 간단한 생각을 적어 보내면 되니까 말이다. 어쩌면 이들을 위한, 이들로 하여금 글쓰기는 어렵다는 부담감에서 해방시켜준 서비스다.

이 책은 트위터에 대한 안내서다. 트워터가 생겨나게 된 과정과 이것이 사람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는지 저자 자신의 경험을 기반으로 설명했다. 그리고 트위터를 잘 사용하는 방법을 설명한 책이다. 마치 컴퓨터나 글, 윈도우즈 설명서 같은 느낌을 준다.

이 책을 자세히 읽어보면 트위터에 어떻게 가입하고, 그 후 자신의 모습을 어떻게 만들고, 이러한 정보를 중심으로 자신의 의견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보내면서 그에 대한 반응을 얻을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내용이 무척 알찬 편이다. 책을 읽다보면 ‘나도 해 봐야지’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 된다.

하지만 나는 트위터라는 것에 대해 잘 모르겠다. 단문정보에 대한 저자 예찬이 말이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단문전송 서비스가 얼마나 대단한지, 이것이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에게 호응을 받는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 물론 위급한 상황이나 오지에 있을 때는 트위터가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 충분히 예상한다.

그러나 넘치고 넘치는 정보 속에서 매일같이 시달림을 받는 사람들이 그것도 부족해 트워터를 통해 남의 일까지 알아야 한다는 발상에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마도 나는 전화를 받아도, 내 휴대폰에 등록된 전화번호가 아니면 잘 받지 않는, 가능하면 정보를 걸러내고 싶은 사람 중의 한명이라 그런 것 같다.

어쨌든 이 책 자체에 대한 평가와는 상관없이 트워터는 현대의 의사소통과 정보문화를 이해하는데 무척 중요한 흐름임에는 틀림이 없다. 많은 세월이 지난 후 우리 후손들은 아마도 트워터라는 역사적인 흔적을 보면서 이렇게 말할 것 같다. 지금부터 백 년 전 사람들은 말을 많이 하기 싫어해서 이야기의 단어수를  140자로 제한했고, 사람들은 그것을 보며 세상 모든 것에 신경을 쓰면서 살았고, 그 안에서 위안을 받은 것 같다고 말이다. 자신 앞에 떨어진 일도 제대로 처리도 못하는 상황에서 남의 일까지 신경써가며. 개인적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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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또 하나의 세계를 여는 트위터, 140자의 매직
    from 으악! 2009-10-17 23:11 
    트위터 사용법, 효과 등을 다룬 책이다. 트위터는 안에 쓰는 내용이 적은 것에 비해 사용법이 까다로운 것 같다. 그리고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라니 나에겐 어색한 것 같아 쓰지 않고 있다. 왜냐하면 나는 전혀 사교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대화를 나눠야 하는 걸 알지만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생각해내기가 어렵다. 그래도 인터넷 세계에서 자주 맞닥뜨리는 트위터 등 마이크로 블로그 서비스가 뭔지, 사람들이 왜 이런 걸 사용하는지 알고 싶어서 이 책을 읽게..
 
 
 
뇌를 움직이는 메모 - 손이 뇌를 움직인다!!
사카토 켄지 지음, 김하경 옮김 / 비즈니스세상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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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잘 아는 사람들중에는 내가 언제나 들고 다니는 것 하나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호주머니 속에 들어가는 조그마한 수첩이다. 근데 사람들이 그 수첩을 희한하게 보는 이유는 거의 10년 넘게 똑같은 수첩을 들고 다니기 때문이다. 내지는 대략 50페이지정도의 분량으로 껍데기가 얇은 프라스틱으로 되어 있어 내지를 보호하는 수첩이다. 남대문시장의 문구점에서 파는 것이다.

내가 이 수첩을 오랜 시간동안 사용하는 이유는, 물론 수첩 하나를 계속 쓴다는 말은 아니다, 아직까지 이처럼 효율적인 것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도 문구점에 가면 10개정도를 사다놓고 쓴다. 다만 예전과 달리 요즘은 수첩 하나를 사더라도 불편한 게 있는데, 5년 전만해도 이 수첩을 일반문구점에서 구입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남대문시장에 가야만 살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일반 문구점에 놓여 있는 이 수첩들은 이제는 실용성 면보다는 디자인에 더 신경을 쓰다보니 언뜻 보기에 투박한 수첩은 잘 안 팔리는 것 같다. 실용성은 뛰어나지만 예쁘지는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그런 현상을 보면서 가끔 의아하게 생각할 때가 있다. 항상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수첩, 어쩌다 바지 뒷주머니에라도 넣고 다니면 금방 구겨지고 찌그러지게 되는 수첩이 예쁜 디자인으로 포장된 상태에서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을지, 자신이 쓴 내용이 겉표지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상태에서 얼마나 온전하게 오랫동안 메모내용을 보존해 줄 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요즘 사람들은 메모지를 사는 것인지 예쁜 장식품을 사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메모지는 일단 튼튼해야 한다.

내가 이 책을 보게 된 이유는 내가 그 동안 해온 메모방법을 좀 더 개선할 여지가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메모하는 행동은 나와 오랜 세월동안 동고동락한 행동이라 그만큼 많은 애정을 갖고 있고, 지금이라도 좀 더 나은 방법이 있다면 얼마든지 고칠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책이 대부분 그러하듯이 이 책도 일반적인 내용을 갖고 너무 확대시킨 듯한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책을 보면 느낀 소감은 ‘왜 우리는 뭔가 글을 쓰려면 그저 있는 그대로 정리하면 되지 구지 복잡하게 단순한 행동(메모) 하나를 이토록 확대시켜야 하는지’다. 메모는 그냥 메모다.

내가 메모하는 이유가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저자도 강조한 것처럼 머리를 단순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그래야만 현재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메모라는 것은 뭔가 다른 일을 할 때 떠 오른 생각, 현재 하는 일과는 조금 다른 생각이다. 그렇기에  메모한다는 말이 생긴 것 아니겠는가. 그러다보니 그 엉뚱한 생각을 어딘가에 정리해두지 않으면 계속 그 생각을 잊지 않기 위해 머리를 써야 하고, 결국 본래 일에 집중할 수가 없게 된다.

그래서 나는 책을 보다, 누군가에 이야기를 나누다, 일이나 서류를 정리하다 뭔가 생각이 떠오르면 그것을 수첩에 적고는 잊어버린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 컴퓨터 파일 중에서 메모가 필요한 곳에 따로 정리한다. 예를 들면 글 쓰는 것과 관련된 생각이면 해당 저술메뉴에, 기획과 관련된 생각이면 그 기획서에, 강의와 관련된 생각이면 강의안을 찾아 그곳에 정리한다. 그러면 나중에 메모와 관련된 일을 할 때 내가 예전에 생각했던 것이 무엇인지 일자와 함께 생각해 낼 수 있다.

또 하나는 머릿속에서 여러 가지 생각이 복잡하게 흘러갈 때 이를 정리하기 위해서 메모를 한다. 뭔가 정서를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뭔지 모르게 꼬인 것이 더 복잡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정서한다는 행동 자체가 일목요연하게 쓴다는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정리가 안 된 생각은 떠오르는 대로 메모지에 단어나 그림, 문장을 그냥 써 나간다. 앞뒤가 맞고 틀리고는 생각하지 않은 채로. 게다가 메모지는 그냥 줄만 찍 그어도 전혀 부담 없는 종이이기에 뭐를 어떻게 쓰던지 상관없이 써 나갈 수 있다.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 내가 지금 뭐를 쓰고 있는지 조금씩 느끼게 되고, 앞에 쓴 것과 뒤에 쓴 것 간의 관계가 눈에 들어온다. 참 편리하지 않은가? 머릿속에서 혼란스럽게 뒤범벅된 것을 순간적으로 정리하겠다는 것만큼 답답한 일도 없는 것 같다. 얼마 안 되는 지식을 갖고 거대한 뇌에서 움직이는 많은 생각과 사고를 정리하겠다는 것 자체가 무리 아니겠는가.

메모는 좋다. 하지만 메모를 이 책처럼 우뇌, 좌뇌, 게다가 자기계발까지 연결시킬 필요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도 메모의 중요성을 강조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 같은데 메모를 하고 말고는 당사자의 결정사항이고, 이제 한두 살 먹은 얘들도 아닌 어른에게 메모의 중요성까지 가르칠 필요가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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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수기업열전 - 국내 최강 기업의 라이벌전 그리고 비하인드스토리
정혁준 지음 / 에쎄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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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든 기업이든 혼자서 살아가는 것보다 누군가와 함께 하는 것이 좋다. 항상 뭔가에 자극을 받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안정과 평화가 좋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항상 오늘이 내일이고, 내일 역시 오늘과 다를 바 없다면 무슨 재미로 살겠는가. 물고기를 잡아 이동할 때도 천적을 하나 어항에 집어넣어 가져가는 이유는 천적이 있음으로 해서 물고기들이 이를 피하기 위해 계속 움직이기 때문이다. 결국 맞수가 있다는 것은 힘들게 사는 것 같지만 서로가 서로를 의식하며 끊임없이 변신하게 도와주는 활력소이다. 이런 점에서 맞수대결만큼 흥미로운 것도 없다.

세계시장을 봐도 항상 맞수가 있다. 혼자서 잘난 척하며 살기보다 누군가와 경쟁하다보면 자연스럽게 크기 때문이다. 가장 맛이 없는 음식, 가장 서비스가 나쁜 매장. 이런 것들 대부분이 공산권에 있었다는 사실은 공개된 비밀 아닌가. 경쟁이 없으니 싫으면 안사면 되지 않겠느냐는 그들의 마음 상태가 이런 상황을 자초했다. 하지만 우리 사회를 보자. 콜라시장의 코카와 펩시, 피자시장의 피자헛과 도미노피자, 햄버거시장의 맥도널드와 버거킹, 한국으로 눈을 돌려도 롯데와 신세계, 삼성과 엘지, 현대와 기아(두 회사는 하나의 그룹이긴 하지만), KT와 SKT,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중앙일보 등 각개 분야에서 두 개 내지는 세 개 기업이 서로를 의식하며 싸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즐거운 것은 소비자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의 제목, [맞수기업열전]은 독자의 흥미를 자아낼 충분한 이유가 있다. 어떻게보면 편집기획력의 승리인지도 모르겠다. 모든 사람이 시장에서 서로 경쟁하는 기업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그들이 앞서거니 뒷 서거니 하며 싸우는 모습이 재미있고, 또 다른 면에서는 서로의 경쟁을 통해 더 좋은 질의 상품을 더욱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책의 내용은 조금 기대에 어긋난 면이 있다. 평소 맞수대결, 그것도 기업전쟁이라면 서로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해서 상대방의 문제점을 공격한다든지, 동일한 시장 내에서 시간적인 우위를 점하기 위해 뭔가를 했다는 기록 같은 것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며 맞수대결과 같은 상황에서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얻고자 했다. 하지만 책을 읽다보면 단순히 신문지상에서 읽을 수 있는 사소로운 몇 개의 내용을 나열한 것 이상의 정보를 찾아볼 수가 없다.

예를 들어, 삼성과 LG의 싸움에서 삼성의 이병철회장과 엘지의 구씨 집안이 사돈이라는 것, 삼성이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자 엘지도 그 시장에 뛰었고, 그로 인해 두 집안은 원수가 되었다는 것, 하지만 엘지는 김대중 정부 시절, 기업의 구조조정으로 인해 자신의 반도체 사업을 현대에 넘겨줄 수밖에 없었다는 것, 이게 다이다. 저자는 이 내용을 통해 독자에게 무엇을 전달하고자 했는지 제대로 이해를 못해서인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얻은 게 없다. 그저 두 회사가 있었고... 그게 다인 것 같다.

편의점 시장 이야기로 넘어가보자. 세계에서 편의점을 가장 먼저 한 곳이 있는데 그곳을 편의점이라 부른 이유는 당시 가게들보다 먼저, 그리고 오랫동안 문을 열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국내 편의점은 일본계 편의점에 로얄티를 주고 가져온 것이 많은데 엘지, 즉 지금의 GS25는 그 돈이 아까워 자체 개발했다는 것, 편의점에서 막걸리가 많이 나가는데 이유는 일본인들이 많이 사 먹기 때문이라는 것, 언제부터인지 편의점에서 김밥이 잘 나가는데 싼 가격에 다양한 김밥제품이 공급되기 때문이라는 것, 한 업체가 편의점매출이 떨어져 알아보니 가맹점관리에서 문제가 있어 가맹점들과 대화시간을 늘려 사업을 정상으로 돌렸다는 것, 이게 다이다. 이 내용을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책을 쓴다는 건 무척 힘들고 고된 작업이다. 언뜻 보기에는 별 것 아니지만 내용 하나하나에 신경을 써야 하고, 문장을 고치기를 수십 번 반복해야 한다. 게다가 저자 혼자서 만족한다고 될 일도 아니고, 다양한 시각의 사람들이 이리저리 재보면서 수없이 고치는 작업을 계속 해야 한다. 하지만 그렇게 힘들게 써 놓은 책에서 얻을 게 별로 없다면.

맞수기업열전이란 제목으로 인해 한층 기대를 갖고 책을 열었지만 시장에서 맞수가 누군지 이외에는 특별히 얻은 것이 없는 책이다. 차라리 책에 집어넣을 회사를 줄이고 단 몇 개의 회사라도 그들이 맞수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경영이나 마케팅 전략 같은 것을 좀 더 전문적으로 써 주었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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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의 도전적인 실험>을 리뷰해주세요
다음의 도전적인 실험 - 제주도로 떠난 디지털 유목민, 희망제작소 희망신서 1
김수종 지음 / 시대의창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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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분권시대라는 말이 나온 지 무척 오래된 것 같다. 그 동안 많은 사람들이 서울로 향하는 기업과 자본의 흐름을 지역으로 되돌리지 못하면 대한민국은 서울공화국이 되고 만다는 경고도 자주 했고, 수도 서울의 집중력을 전국으로 분산시키지 못하면 국제사회에서 한국만의 특색을 키울 수 없다는 말도 자주 했다. 우리나라의 역량을 전국으로 분산시킨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이었으면 전 대통령은 정부기관 자체를 지방으로 강제 이전시키기까지 했겠는가. 하지만 말만 무성했지 누구 하나 ‘내가 먼저 서울을 떠날게’ 하는 기업은 없었다. 아무리 지방으로 가라고해도 수도권(서울, 경기도)만큼 기업하기에 편리한 다양한 시설과 서비스를 갖춘 곳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 커지고, 지역경제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지방분권이란 경제력이 뒷받침된 자율경영에서만 가능하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즉 중앙정부로부터 경제적인 독립이 이뤄져야만 지역특색에 알맞은 독특한 문화가 형성되고, 이를 바탕으로 진정한 지방분권 시대가 열리게 된다는 것이다. 이때부터 지자체는 기업을 자신의 고향에 끌어들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벌이기 시작했다. 기업이 들어와야 이들 기업을 움직이기 위해 사람을 쓰고,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또 이들이 낸 세금으로 지역경제를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 ‘다음’의 제주도 이전은 이런 상황에서 생긴 것 같다.

나는 이 책 제목을 볼 때 비로소 ‘다음’이 제주도로 이사 갔다는 것을 알았다. 다음과 나는 컴퓨터 화면을 통해 만나는 사이이지 내가 그 회사를 직접 찾아가거나 담당자를 만날 일이 없기 때문이다. 다음 서비스에 큰 문제가 생겨 직원을 만나 따질 일이 없는 한 말이다. 그러다보니 다음이 서울에 있든, 제주도에 있든 나에게는 큰 영향을 없었다. 그러니 당연히 제주도에 갔다는 사실도 모를 수밖에 없지 않은가.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나 같은 사용자와는 다를 것이다. 일단 직원들이 자신의 거처를 옮겨야 하고, 그 동안 언제든지 만날 수 있었던 다양한 지원업체들과도 대면이 어려워진다. 무엇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배수기지가 사라진다는 점이다. 많은 기업들이 지방으로 이전하기 꺼리는 이유도 바로 이것 때문이 아니겠는가. 근데 ‘다음’은 전라도나 경상도도 아닌 섬나라로 가 버렸다. 육지에 가려면 반나절을 배타고 나와야 하는 곳 말이다. 어찌보면 대단한 결심이다.

책 내용은 무척 재미있다. 제목이 ‘다음’이라 인터넷 기업인 ‘다음’ 이야기만 있는 줄 알았는데, 저자는 기업 이야기에 제주도의 아기자기한 이야기와 지역문화를 잘 버물려 맛깔난 책을 만들었다. 게다가 자신의 고향을 떠나, 저자는 그곳이 고향이라고 하지만, 타지에서 살아가는 다음 직원들의 모습도 무척 재미있다. 예전 서울과는 다른 곳에서 적응해 나가는 그들 모습에서 ‘역시 사람이란 적응력이 대단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외진 곳에 적응한다고 해서 직원들이 손해본 것도 별로 없는 것 같다. 도리어 책을 읽다보면 다음 직원들이 무척 이득을 많이 본 것 같다. 단지 살던 곳을 떠나 낮선 곳으로 갔다는 이유 하나 때문에 깨끗한 새 건물, 학교 같은 정겨운 시설, 멋진 도서관, 바다가 눈앞에 보이는 뻥 뚫린 회사 전경 등 서울에서는 맛볼 수 없는 멋진 회사를 하나 얻었다.

근데 이 책을 읽는 동안, 그리고 책을 덮은 지금까지도 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다. 다음. 온라인 회사로서는 대기업에 속하는 회사이지만 그 회사가 제주도로 내려간 것이 책 한권을 쓸 만한 거리가 되는 건지 잘 모르겠다. 지금까지 수많은 회사가 지방으로 이전했고, 지금도 이전을 검토하고 있는 곳이 많은데 희망제작소는 왜 하필이면 다음이라는 회사를 지적해서 서문에서 본 것처럼 감격하듯이, 대한민국에 새로운 세상이 열리기나 한 듯이 표현하는지 잘 이해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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