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대를 위한 상상, 나는 미디어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2.0세대를 위한 상상, 나는 미디어다 - 꿈이 꿈을 응원하는 방송 HBS
오형일 지음 / 봄날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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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예전엔 방송의 힘이 무척 강했다. 물론 지금도 대중매체의 힘이 약해진 건 아니지만 과거와 비교해보면 턱없이 부족하다. 일단 예전처럼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오자 마자 TV 앞에 가 앉는 시간자체가 줄어들었고, 또 자주 보지도 않는다. 게다가 리모콘이란 요상한 물건이 조금이라도 지루하면 다른 프로그램으로 넘어가게 만들었다. 손가락 하나 까딱하는 순간 방송국의 시청율은 바닥으로 떨어진다.

게다가 저자 말대로 요즘은 방송을 대체할 게 무척 많다. 기존의 대형매체보다 온라인을 통해 즐길 수 있는 블로거들의 이야기, 개인들이 움직이는 UCC등에서 더 빠르게 참신한 내용들을 확인할 수 있고, 기존 매체의 일방적이 내용전달보다는 함께 이야기하며 즐거워한다. 어떻게 보면 정치, 권력과는 거의 상관없이 자신의 의견을 여과 없이 보내는 내용들이 더욱 사람의 눈길을 끈다.

하지만 아직도 방송을 통해 전할 말은 많고, 많은 사람들이 방송에 기대 거는 것도 많다. 세상이 변해 아무리 다양한 전달매체가 생겨도 믿을 수 있는 것은 기존방송매체들이고, 그 안에서 소신껏 일하고 있는 전문 인력들이다. 이 책은 바로 이와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담고 있다.

책을 펼치면 목차가 나오는데 그곳을 바라보면 방송국 하나를 보는듯하다. ‘드라마 왕국 속에 드라마 PD로 사는 고단함. 드라마국’ ‘즐거운 상상, 치열한 실험, 내일의 변신을 꿈꾸는 예능국’ ‘화려한 놀이보다 소소한 일상을 응원하는 라디오국’ ‘오늘,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시사교양국’ ‘험하고 거칠고 가혹하지만 언제나 현장에 있길 꿈꾸는 보도국’ ‘세상을 향해 날아가는 말, 제 몸으로 돌아오는 언어, 아나운서국’ 별별 부서의 이름이 적혀 있어 방송국의 구조와 이들 안에서 벌어지는 생생한 이야기를 한 번에 알아볼 수 있다.

방송이라고 하면 카메라를 들고 이곳저곳을 뛰어다니거나 배우를 앞에서 폼 잡고 지시하는 PD의 모습만 봤던, 예쁘게 차려입고 뉴스에 나와 기자들을 불러가며 이야기하는 아나운서만 봤던 사람들에게는 방송이란 것이 이토록 세분되어있고, 전문화되어 있는지 새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평소 갖고 있는 방송인이란 직업에 대한 환상은 깨질 수밖에 없다. 방송국 안에서 호흡하듯이 써 놓은 글 속에서 독자는 TV나 라디오에서 보던 우아한 모습과는 달리 단 5분을 위해 며칠을 고민하며 살아가는 이들의 숨소리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방송인이 되고자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한번 보기 바란다. 평소 알지 못한 방송의 모습과 무대 뒤쪽의 상황을 잘 파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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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도, 두려움도 없이>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규칙도, 두려움도 없이 - 20대 여자와 사회생활의 모든 것
이여영 지음 / 에디션더블유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규칙도, 두려움도 없이

이여영 지음, 에디션더블유, 2009. 9. 25




책 표지나 제목 자체가 상쾌하다. 젊은 여성은 현대사회를 대표하는 도시 한복판을 운동복을 입고 힘차게 뛰어가는 모습이 책 내용과 잘 어울린다. 마치 나이키에서 본 것처럼 ‘Just Do it'를 연상하게 만든다.

하지만 더욱 흥미로운 점은 이 책의 저자가 20대를 마감하는 여성이라는 점이다. 그 동안 여성을 대상으로 한 자기계발서를 가끔 보면 저자 자신이 바로 독자층인 사람이 별로 없었다. 대부분의 저자들이 30대 중반으로 어느 정도 사회에서 자리 잡은 사람들로 과거를 회상하며 나는 예전에 이렇게 살았고, 그래서 당신도 이렇게 살면 좋아라고 말하는 듯했다.

그러다보니 내용들이 조금 튀긴 해도 역시 일반적인 규격 안에서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들도 가능하면 세상이 인정하는 선에서 움직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 물론 그들은 튀라고 한다. 그리고 실제 책 내용을 읽다보면 조금 파격적인 내용도 나온다. 하지만 그 내용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튄다고 해봐야 전제조건은 기존에 몸담고 있는 세상에서 좀 더 멋지게, 잘 지내라는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의 내용은 조금이 아니라 무척 많이 튄다. 제목 그대로 규칙 같은 것보다는 자신에게 솔직하게 행동하라고 강조한다. 두려움을 느낀다는 것을 인정하긴 하지만 그것은 당신에게, 한국이라는 사회에서, 직장이라는 조직에서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식의 표현이 주류를 이룬다.

이 책의 분위기를 보려면 목차를 보면 된다. 저자 자신이 힘들게 직장을 들어가 가능하면 멋지게 살고 싶었지만 세상은 생각처럼 호락호락하지는 않았고, 자신과 맞지 않는 조직 속에서 마음고생도 많이 했다. 그러다보니 내용 중에 인간관계, 동료관계, 상관과의 이야기들이 자주 등장한다. 중요한 것은 튀더라도 정도 있게 튀고,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더라도 단정적인 것보다는 여유를 두라는 식이다. 맞는 말인 것 같다.

하지만 조금 아쉬운 점도 있는데 나 같은 나이든 남자(50대 초반)가 볼 때는, 저자 스스로도 이런 표현을 쓰긴 하지만, 일반적인 사람들보다는 좀 개성이 강한 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하긴 개성과 의지가 강하니 프리랜서의 삶을 멋지게 꾸려나가긴 하겠지만)

직장이란 곳은 직장인 자신을 위해 존재하는 곳이 아니다. 직장에서 사원들에게 돈을 주는 것은 직장이 목표로 한 것을 완성해 달라는 의미로 주는 것이지 직장인 개개인의 자아발전을 위해 공짜로 돈을 주는 것은 아니다.(그런 곳은 학교밖에 없다)

나 혼자 사는 것과 직장 속에서 살아가는 것은 분명히 차이가 있고, 그 차이 때문에 홀로 서는 것보다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본다. 즉 어떤 대가가 있는 급여이지 직장이 직원들에게 무상으로 자선 사업하는 건 아니라는 말이다. 물론 오해하지 말 것은 내 말은 직장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라, 현실 그대로, 기업은 일을 시키기 위해 사람을 뽑고 그 사람은 기업이 원한 일을, 원하는 방식으로 처리한 대가로 안정적인 수익을 얻는 것뿐이란 말을 하고자 한 것이다.

어쨌든 저자는 일반적인 직장인과는 조금 다른 것 같다. 자신의 주장이 강하고 남달리 삶을 사랑한다고 할까. 개인적인 느낌인지는 몰라도 책을 읽으면서 저자는 직장에서 뭔가 많은 것을 얻기 원했던 것 같다는 느낌을 자주 받았다. 뭐라고 할까. ‘내가 그토록 오랜 시간 고생해서 들어 온 곳인데 그만한 보상을 받아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20대. 여성, 직장인. 세 개의 단어만 늘어놓고 보면 무척 힘든 단어다. 이제 사회에 처음 발을 들여놓을 나이인 20대. 아직은 남성중심 사회인지라 세상에 나가는 순간부터 항상 남성과 비교될 수밖에 없는 성. 게다가 자신의 꿈을 일정부분 접고 조직생리에 맞춰야 하는 직장인. 이 세 단어가 합쳐지면 ‘고생문’이란 단어가 자연스럽게 생각난다. 그렇기에 더더욱 힘든 일도 많고, 어려움도 많은 시기이고.

다행이 이 책은 어떤 명분적인 말이나 당연한 것을 기록하기보다는 저자 자신이 직접 경험한 것을 저자의 평소 느낌대로 기술했다. 가식없이. 따라서 이제 막 30대를 향하는 저자의 말은 앞에서 언급한 세 개의 단어에서 공 조합을 이루는 독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에 나와 있는 내용 중에서 틀린 말은 없는 것 같기 때문이다. 단지 이를 실행하려면 큰 용기와 인내가 필요하긴 하지만.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좋을지, 주위사람들과 좋은 관계(실속을 차리면서)을 유지하려면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합당한 것인지 등에 대해 궁금한 사람은 이 책을 한번 읽어보기 바란다. 의외로 솔직한 경험을 손쉽게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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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스바루 - 뉴욕 촌놈의 좌충우돌 에코 농장 프로젝트
덕 파인 지음, 김선형 옮김 / 사계절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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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버블붐’이란 책을 보면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 점차로 바뀌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처음에는 농촌에서, 그것도 각기 자신의 땅을 중심으로 살다가, 점차 상점을 중심으로 모이게 되고, 그 다음 도시로 모였다가 이제 다시 교외로 옮겨가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결국엔 농촌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물론 농촌이라고 해서 우리가 생각하는 쌀을 심고 가축을 키우는 농촌이 아니라 공기 좋고 물 맑은 해변 가나 공해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근교지를 말한다.

하지만 요즘엔 근교지를 넘어 아예 농촌으로 돌아가는 사람도 조금씩 늘고 있다. 세상이 어수선하여 덜 복잡한 세상으로 돌아가겠다고 나선 사람도 있고, 도시에서는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 농촌으로 돌아간 사람도 있으며, 나이 50이 넘어 조금 한가로운 삶을 살고 싶다고 농촌으로 돌아간 사람도 있다. 어쨌든 예전처럼 도시로 나와야 성공하고 잘 살 수 있다는 생각은 조금씩 바뀌는 것 같다. 게다가 도시와 농촌간의 구분도 조금씩 없어지고 있는 상황이고.

농촌으로 가는 사람들은 무엇을 얻고자 할까? 아마도 그들이 도시를 버린 이유가 바로 그들이 원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즉 번잡스러운 생활, 초를 다투며 살아가야 하는 바쁜 삶, 매연으로 가득 찬 공기, 비싼 물가, 방부제로 범벅이 된 음식 등 자연과는 거리가 먼 삶이자 자신만의 여유를 느낄 수 없는 도시인의 삶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이 바라는 것은 좀 더 한가로운 삶, 남의 눈치 안 보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삶, 자연과 함께 하는 삶, 그리고 머리보다는 몸을 쓰면서 얻을 수 있는 상쾌함 같은 것이다.

그러나 이들을 농촌생활에 적응시키려면 무엇보다 도시생활과 연관된 무엇인가가 필요하다. 도시인으로 오랜 세월을 살아왔기에 이미 몸에 배인 것을 농촌으로 간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버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아침에 눈 뜨고 컴퓨터를 통해 세상을 알던 사람이 농촌에 갔다는 이유 때문에 세상 소식을 듣지 못한다면 얼마나 답답할까? 평소 맛있게 먹던 햄버거 하나 먹지 못한다면 그의 입맛은 얼마나 서운할까? 조금만 나가도 널려있던 음식점, 책방, 문구점 같은 것을 구경할 수 없는 곳이라면 그는 얼마나 허탈할까? 사람은 할 수 있지만 안 하는 것과 할 수 없어 못하는 것에는 큰 차이를 느끼기에 농촌이라고 해서 도시인이 느끼던 문화생활의 대부분을 포기해야 한다면 그건 자연을 찾아 떠난 승리자가 아닌 귀향자가 진배없게 돤다.

이 책을 보면 말짱하게 살아가던 한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우리 식으로 말하면, 촌동네로 이사를 갔다. 인간이 만든 인공적인 것을 거부하고 자연 그대로 살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다. 하지만 그 역시 컴퓨터와 휴대폰 등 도시에서 사용하던 것을 그대로 사용한다는 전제 하에서의 농촌생활이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귀향 가듯이 자신이 살았던 세상과는 완전히 다른 세계로 들어간 것이 아니라 자신이 편하게 사용했던 도시의 문화를 그대로 가져갔다. 다만 도시인과 다른 점이 있다면 화석연로를 사용하는 전기보다는 태양광은, 방부제가 든 조리음식보다는 자연 그대로의 음식을, 남이 키우고 만든 것을 슈퍼에서 사 먹기보다는 자신이 직접 키우고 길러 먹는다는 것뿐이다.

사람들은 저자가 ‘단지 몇 가지를 바꿨을 뿐’이라는 말을 들으면 무척 의아해한다, 즉 도시인이 농촌사람이 되어 살아가는데 그게 왜 ‘단지’ 조금 바뀐 것뿐이냐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도시문화를 그대로 간직한 채 ‘단지’ 자신의 모습 중 일부를 바꾼 것뿐이며, 그것도 예전보다 못한 삶이 아닌 더 나은, 자신을 위해서도, 남을 위해서도, 그리고 미래를 위해서도 더 나은 삶으로 바꾼 것이다. 도시생활이 농촌생활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나도 시골에 내려가 살까?’ 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모든 내용이 재미있다. 도시를 떠난 삶이 어렵기보다는 위트 있고 하루하루가 도전하는 삶과 같은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실제 생활이야 책에 나온 대로 재미만 있겠는가. 아마도 말없이 울은 적도 있을 것이고, 다 때려 치고 도시로 다시 갈까 생각도 해 봤을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저자 자신이 그 삶을 사랑한다는 것이다. 내가 사랑하는 삶이라면 어디서든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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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라, 내 인생!>을 리뷰해주세요.
힘내라, 내 인생! - 당신의 일상을 기적처럼 변화시킬 13가지 삶의 아이디어
퍼트리셔 라이언 매드슨 지음, 강미경 옮김 / 이마고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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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세상을 잘 사는 방법은 무엇일까? 어찌 보면 그저 열심히 살면 된다는 말처럼 당연한 것 같으면서도 어떤 때는 하나도 모르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나름대로 열심히 산다고 하는데 뜻대로 이뤄지는 일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나는 물론이고, 주위사람도 이런 말을 자주 한다. 왜 그럴까? 모든지 열심히 하면, 최선을 다하면 될 것 같은데 말이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다 이유가 있다. 열심히 살았다고 하지만 일이 안 되는 방향으로 살아왔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 직장 다닐 때 상관이 한 말. ‘열심히 하지 말고 잘 해!’ 바로 그런 의미다.

이 책을 보면 ‘열심히 하는 것보다 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자주 느끼게 된다. 그리고 내 모습에서 방향성 없이 열심히만 했던 지난날들이 떠오르기도 하고. 언뜻 보면 조금 삐딱한 것 같지만 진실을 직시하게 만드는 말들이 많다.

다른 사람은 어떨지 몰라도 책 내용 중에서 내 마음에 와 닿은 것만 몇 가지 생각해보겠다.

책 내용 중에 ‘짐 꾸리는데 열중하지 말고 그냥 떠나라’는 내용이 있다. 하겠다고 마음먹었으면 이것저것 생각하지 말고 그냥 시작하라는 말이다. 우리들은 뭐든지 하겠다고 생각하면 그때부터 준비할 게 많다. 예를 들어 운동하겠다고 마음먹으면 그냥 하면 될 것을 운동장은 어디서, 신발은 뭐를 신고, 운동복은 어떤 것을 입어야 할지, 운동하다 목마르면 어떻게 하나, 아침시간에 일어나기 위해서는 시계가 필요하고 등등 운동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여러 가지 돌발 사태를 생각하며 필요한 것부터 챙기기 시작한다. 그러다보면 며칠 지나가고 갑자기 생각지도 못한 일이 터져 운동한다는 생각은 저 멀리 도망가 버리고 만다. 그냥 하면 될 것을 뭐 그리 준비할게 많은지.....내 친구 중에서도 볼링을 하겠다고 볼링공, 장갑, 가방, 신발 등을 다 구입해놓고 볼링은 하지도 못한 친구도 있다. 하겠다고 마음먹을 때 그냥 볼링장에 가서 했으면 될 것을 말이다.

“하기 싫은 일을 회피하려고 엉뚱한 일에 몰두하지 마라”는 내용도 무척 가슴에 와 닿는다. 우리는 하기 싫은 일이 생기면 자신도 모르게 그 일을 피하기 위해 핑계를 찾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누구와 곤란한 미팅을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갑자기 별 것도 아닌 일이 중요한 일처럼 와 닿고, 그 일을 핑계로 삼아 그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을 일부러 만든다. 내일 만나지 뭐 하다가 못 만나는 수도 생긴다. 게다가 누군가 보고 싶으면 가보면 될 것을 그 생각을 잊기 위해 딴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그런다고 보고 싶은 마음이 없어질까? 내일 시험을 봐야 하는데 시험공부하기 싫다고 쓸데없는 일을 붙잡고 있어봐야 시험걱정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럴 바에는 아예 당당하게 부딪치는 게 낫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말이다.

또 “오늘 못하는 일은 내일도 못한다.”는 말도 나름대로 내 자신을 되돌아보게 한 말이다. 우리는 살다보면 괜히 귀찮고 짜증나는 일이 있다. 오늘 해야지 생각했다가 이런 저런 이유를 대며 내일로 미룬다. 하지만 내일이 되면 그 날은 다시 오늘이 되고, 또 다시 내일로 미룬다. 이런 식으로 며칠을 가다보면 결국 그 일은 하나도 못한 게 된다. 내일이 내일을 부르고, 내일이 되면 또 다시 내일을 기약하며 일을 미루는 것이다.

이 책을 읽어보면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지만 삶을 살아가는 간단한 법칙 몇 가지를 찾게 된다. 우선 내 자신을 속이지 말고 현실 그대로 인정하라는 말이 생각난다. 하기 싫은 것은 하기 싫은 것이라고 인정하고, 내가 그 일을 다른 일 때문에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하기 싫어 안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 결과를 받아들이면 된다. 그렇지 않고 이런 저런 핑계를 대다보면 결과는 결과대로 없고, 내 자신도 해야 할 것을 하지 못한다는 이유 때문에 괴롭게 된다.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지만 우리는 그렇게 살아가간다. 재미있지 않은가?

또 하나는 문제가 닥치면 그 문제를 직접 해결하라는 것이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야 해결될 것이 아니라면, 가만히 놔두는 것이 좋은 게 아니라면, 직접 일어나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풀릴 기미가 없는 것이라면 조금 답답하고 괴롭더라도 문제에 정면으로 도전해 풀어버리는 게 낫다. 마치 오줌 마려운데 화장실 가기 싫다고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버틴다 해도 어차피 화장실을 가야만 해결될 일이라면 빨리 갔다 오는 게 낫지 않겠는가. 하지만 우리는 순간의 괴로움과 피곤함 때문에 피일 미루다 문제만 커져 결국엔 간단히 풀 수 있을 것을 더 어렵게 만들고 만다. 답답한 인생이다.

이 책은 내용이 무척 직설적이다. 말을 돌리거나 위로하는 것 없이 삶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고 필요한 행동을 즉각 실행하라고 말한다. 어찌 보면 정 없어 보이지만 그게 인생 아니겠는가. 내 문제는 내가 해결하지 않는 한 누구도 나를 대신해서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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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의 대화법 - 유쾌하게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장은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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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한다는 것은 간단한 것 같으면서도 어려운 것 같다. 똑같은 이야기를 전해도 어떤 사람은 듣기 좋게 말해주는 반면에 어떤 사람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게 말하기 때문이다. 그저 생각나는 대로 우리가 아는 단어를 구사하여 소리를 낸다고 해서 다 말 잘하는 건 아닌 것 같다.

나는 평소 대화법에 관심이 많다. 이야기를 자주 하지는 않지만 항상 사람들에게 좋은 말을 해 주고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말을 하고 되돌아서면 후회할 때가 자주 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전달한 것인지 잘 모르겠고, 혹시 상대방이 내 말을 오해하거나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되는 적이 많다. 아마도 내 자신이 말을 잘 하지 못한다고 스스로 인정하다보니 대화 자체가 부담스러워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내 모습을 바라보며 내가 말을 잘하려고 너무 의도적으로 노력하는 것은 아닌지, 또 내 말이 틀림이 없다는 것을 상대방에게 강요하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 번 내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 말할 때마다 내 의사를 정확히 전달하는 것과 그것을 상대방이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하지만, 그 마음 깊은 곳에는 어떤 말을 어떻게 전달했는지 보다 내 말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은 욕심이 숨어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저자의 말 중에서 가장 마음에 와 닿은 말은 바로 ‘신뢰’의 문제다. 누구나 말을 연습하면 말솜씨는 늘게 되어있고, 자주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표현방식을 되돌아보며 문제점을 개선해나갈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내가 말을 얼마나 잘하는가 하는 문제와 함께 상대방이 내 말을 진실 되게 받아들여주는가이다. 바로 저자가 대화하는 사람들간의 상호 신뢰에 대한 의 문제다.

사람들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는다. 우리는 보이는 대로 보고, 들리는 대로 듣는다고 생각하지만 내 앞에 놓은 수많은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에 한계를 갖고 있기에, 우리는 어쩔 수없이 정보를 제한하고, 이를 분해해서 받아들인다. 이때 무엇을 받아들이고 거부할 것인가의 문제는 우리가 가진 가치관과 태도이다.

상대방과 대화할 때는 어떨까. 상대방이 웃으면 이야기하는 것도 그가 평소 잘 웃는 사람이며, 재미있는 사람이라고 인식했다면 당연히 별 문제없이 자연스럽게 그것을 바라보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그가 왜 지금 웃고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혹시 무슨 꿍꿍이를 갖고 있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으로 그의 말을 듣다보면 그가 하고자 한 말은 뒷전으로 넘어가고, 머리 속에서는 오로지 그가 왜 그런 행동을 보이는지에 대한 것만 생각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무슨 말이 귀에 들어오겠는가.

나는 이런 점에서 저자가 말한 서로간의 신뢰가 가장 중요한 대화법이라고 생각하며, 이 부분에 대해 큰 점수를 주고 싶다. 도리어 그 이외 대화와 관련된 내용들은 기교처럼 보여 이렇게 한다는 것이, 특히 저자가 말한 것을 이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연습하고, 준비한다는 것이 얼마나 상대방과 나와의 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상대방에 맞춰 말을 하라는 부분은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 사람은 나눠 대화패턴을 선별한다는 것은 논리구성상 무척 멋진 말 같지만 우리가 현실세계에서 그렇게까지 말 한마디 한마디에 신경 쓰며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 때문이다.

대화. 우울한 내용보다는 재미있게 말하는 것이 좋다. 인상을 쓰며 말하기보다 웃으며 말하는 것이 좋다. 욕하는 것보다는 칭찬해 주는 것이 좋고, 지시하기보다는 들어주는 것이 좋다. 그리고 등등. 우리는 지금 말한 이 모든 것을 이미 알고 있으며 이렇게 하지 않으면 상대방은 내 이야기를 기쁘고, 즐거운 마음으로 들어주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구지 남을 생각하지 않더라도 내가 그러니까 말이다.

나는 이 책을 보면서 대화에 대한 세부적인 방법을 이해하고 배우는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남보다는 내 중심적인 대화, 나를 내세우려는 대화, 상대방의 장점보다는 단점을 끄집어내려는 대화, 내 문제를 남에게 돌리려는 대화, 진실이 사라진 무미건조한 대화 등은 무슨 기법을 쓰더라도 별로 효과적이지 않으며, 특정기법을 통해 이를 순간적으로 무마시켰다 해도 오래가지는 않는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다양한 대화기법보다는 대화의 기본기(예의와 상대방에 대한 존중 자세)부터 갖추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닐까. 사람만나고, 사귀고, 리드하는 문제에서 기법은 기법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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