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 - 본죽 대표 김철호의 기본이 만들어낸 성공 레시피
김철호 지음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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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예전에 한번 ‘본죽’에서 점심식사를 한 적이 있었다. 일 때문에 방문한 회사 임원이 맛있는 점심을 대접하겠다고 데리고 간 식당이었다. 나는 처음에 점심에 왠 죽인가 하는 심정으로 들어갔지만 생각과 달리 식당을 나올 때는 무척 풍족한 기분이었다. 죽이란 게 단지 몸 아플 때 먹는 음식이 아니라 평소 식사대용으로 충분하다는 것을 알게 된 날이었다. 죽. 어릴 때부터 입맛 없을 때, 감기 걸렸을 때만 먹던 음식. 속이 안 좋을 때 밥 대신에 소화잘 되라고 먹는 음식으로만 생각했던 나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게다가 맛도 좋으니.

그 날 죽을 먹으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났다. 통념을 깬 음식이 가능한지 궁금했던 나에게는 이란 게 바로 통념을 깬 음식이구하 하는 생각과 함께 이런 종류의 음식을 마음먹고 찾아보면 생각보다 많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었다. 즉 평소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신선한 충격을 줄 수 있는 음식 아이템 말이다. 아마도 컨설턴트 이다보니 밥 먹으면서도 자연스럽게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

이 책 ‘정성’은 제목 그대로 내용 하나마다 정성이 가득 담겨있다. ‘본죽’ 사장의 입장에서 본 자신의 실패와 성공이야기, ‘본죽’ 브랜드를 널리 알려 세상에 우뚝 서게 만든 그 힘과 기업 성장과정을 나름대로 흥미롭게 정리했다. 이런 종류의 책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이론과 논리 중심의 책과는 달리 사람 사는 법을 느끼고, 인간의 놀라운 의지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이 책을 보면 몇 가지 관심을 끈 부분이 있었는데 하나는 저자가 죽이란 음식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그는 대기업과 소규모 음식점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길은 단 하나, 소규모의 구조를 가진, 그러나 복제와 확산이 가능한 아이템을 개발하는 것이라 주장하는 부분이다. 대기업의 특징은 거대자본을 투여해 대량생산체계와 유통망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수익극대화를 추구하기에 음식의 표준화와 제조공정이 어려우면 이들은 뛰어들기 어렵다고 한다.

그런데 저자는 ‘죽’이란 상품이 대량생산과는 거리가 먼, 제조 후 시간이 지나면 죽이 변하기 때문에 항상 주문과 동시에, 그것도 까다롭게 만들어야 하는 음식이라 대기업의 논리로서는 대응이 어렵고, 그렇기에 더욱 소규모 사업으로의 가치가 높다고 한다. 상당히 일리 있는 말이다. 거대자본을 투자했으면 그만큼 많은 수익을 얻어야 하는 입장에서 일일이 가내수공업처럼 만들어야 하는 ‘죽’ 사업은 그들에게는 기피대상이 될 것 같다.

또 하나는 원칙에 대한 부분이다. 즉 저자가 ‘본죽’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 결정했던 사업철학과 이념을 고수하고 이를 지켜나갔다는 점이다. 지금도 기억에 남는 것은 주변 사람들의 제안이나 충고를 초심을 기억하면서 거절했다고 한 내용이다.

그 내용은 매장에서 죽을 주문받은 후 만들게 되면 시간이 오래 걸리니 반제품으로 만들어 이를 가맹점에 공급하면 더욱 효율적으로 음식을 만들 수 있지 않겠는가, 또 손님들 중에 ‘본죽’에서 주는 죽의 양이 많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현재의 용량을 줄이고 가격도 함께 내리면 좋지 않겠는가 하는 내용이다.

이 내용이 잊혀 지지 않는 이유는 필자도 이 책을 보지 않은 상황에서 죽을 판매하는 업체에 찾아갔다면 위에서 말한 내용들을 제안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 누가 봐도 수익을 높이려면 가능하면 많은 손님을 받아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식당 내 테이블의 회전율이 좋아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그만큼 음식이 빠른 시간 내에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 사람들이 양이 많아 음식을 남긴다면 구지 그 양을 고집하기보다 양을 줄이고 가격도 내리면 가맹점주도 손님도 모두 좋아하지 않겠는가 하는 점이다.

하지만 저자의 생각은 반제품으로 공급하는 것은 ‘본죽’만의 고요한 맛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고, 양을 줄인다는 것은 ‘본죽’의 기본사업 방향인 ‘누구나 한 끼 식사로 충분한 양을 공급한다’는 개념에서 벗어난다는 것이었고, 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이런 기업철학과 사업방식이 지금의 ‘본죽’을 만들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필자도 예전에 ‘본죽’에서 죽을 먹으며 놀랐던 점 중 하나가 죽 한 그릇으로 한 끼 식사를 충분히 해결했다는 점인 것을 보면, 그리고 바로 이 점이 다시 매장을 찾아가게 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저자의 결정이 옳았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만약 주변사람들의 무책임한, 오로지 효율성만을 따진 논리에 ‘본죽’의 방향이 흔들렸다면 현재의 본죽이 성립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정성. 나에게 정직하고, 고객에게 충실한 마음으로, 음식은 절대 상품이 될 수 없다는 저자의 사업철학은 창업을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될 만하며, 더욱이 ‘죽’이란 아이템을 찾아 이를 표준화시킨 저자의 노력은 자기 사업을 생각하는 예비사업자들이 관심을 갖고 바라봐야 할 것 같다. 멋진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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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나이 다다시, 유니클로 이야기
가와시마 고타로 지음, 양영철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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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라는 회사의 상품은 써 본적은 없지만, 이름은 가끔 들었다. 설립한 지 20년 동안 지속적으로 성장한 기업, 물론 중간에 몇 번 실패한 적도 있긴 하지만, 사람들이 사양 산업이라고 말하는 의류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회사, 경영자가 곧 기업이라고 말할 만큼 창업자의 기업가정신이 살아 숨 쉬는 회사,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큰 회사 등 우량기업으로서 들을 수 있는 많은 찬사를 받고 있는 기업이다.

그러다보니 경영과 마케팅을 강의하는 필자 입장에서는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는 기업이었고, 그런 가운데에서 유니클로를 분석한 책이 나와 기쁜 마음으로 책을 얻었다. 기업경영이란 것이 알고 보면 간단하다. 물론 실행부분에서 막히는 경우가 자주 있지만 고객이 원하는 것을 원하는 가격에 원하는 곳에서 구입하고, 사용하기에 편리하게 만들어주면 된다. 유니클로 역시 이와 같은 원론적인 경영방침에 의해 성장했고, 또 앞으로도 성장하리라 기대할 수 있는 기업이다.

이 책은 유니클로를 잘 아는 경영컨설턴트가 쓴 책이라 그런지 매우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고, 특히 일반 기업분석 책에서는 보기 어려운 유니클로의 실패 사례도 담고 있다. 그저 실패했던 경험이 있다는 정도가 아니라, 왜 실패했으며, 그 실패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실패를 통해 배운 게 무엇이고, 그 교훈을 어떻게 이용했는지까지 구체적으로 정리되어 있다.

유니클로를 이끌고 있는 야나이 다다시 회장은 언뜻 보면 고집불통의 기업가 같지만 중요한 것은 그의 고집이 개인적인 아집이 아닌 고객을 향한 원칙론이라는 점에서 무척 독특하다. 저자가 소개한 것 중에서 특이한 것을 몇 가지 정리해보면, ‘팔리지 않는다고 불평하지 말고 팔리는 물건을 만들어라’ ‘같은 업종끼리 경쟁하지 말고 다른 업종의 상품들과 경쟁하라’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용이다’ ‘실패하지 않는 경영자는 경영자가 아니다. 실패하고 또 실패하라’이다.

성공기업을 분석한 책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내용들로, 제목만 봐도 어디선가 많이 들었던, 무척 익숙한 내용들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경영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대부분이 알 수 있는 평범한 내용들을 유니클로는 실행해서 성공했고, 다른 기업들은 왜 실패했을까라는 의문이다.

세스 고딘이 Remarkable'이란 단어를 사용할 때 그가 주장한 메시지가 하나 생각난다. 그는 사업을 성공하고 싶으면 ‘Remarkable'해야 한다는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이것밖에는 방도가 없다고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말은 아는 것에서 끝나지 말고, 오로지 그렇게 해야만 한다는 살아남을 수 있다는 각오로 끊임없이 밀어부치라는 의미다. 유니클로는 위에서 언급한 몇 가지의 내용을 아는 것에서 그친 것이 아니라 이런 방식만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다는 각오로 사업을 이끌었기 때문에 성장할 수 있었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유니클로가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을 바꿀 수밖에 없고, 또 끊임없이 변신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다음과 같은 의문점을 정면으로 돌파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하나. 판매자가 원하는 시간이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맞출 수는 없는가? 둘. 왜 옷은 일상용품처럼 대형 할인마트에서 간편하게 구입할 수 없는가? 셋. 왜 매장마다 점원들이 멘투멘으로 고객을 맞고 사도록 강요하는가? 넷. 왜 의류매장은 화려하게 꾸며 고객을 유인해야만 하는가? 다섯. 옷도 가까운 곳에서 조금씩 자주 사는 물건같은 상품이 될 수는 없는가? 여섯. 변화가에 위치해야만 장사가 성공하는가?

이상의 질문들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생각하는 의류사업의 기본적인 판매행태에 대한 본질적인 의문점들이다. 멋진 인테리어에 깔끔한 제복을 입은 종업원의 안내와 설명, 옷 한 벌을 사기 위해 고급매장이 몰려 있는 번화가로 가야 한다는 발상, 옷은 한번 사면 오래 입을 것이니 특정한 날에만 구입하는 것이라는 의식(그것도 비싼 옷을) 등 평소 의류사업을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또 시장에서 떨이치기처럼 판매하는 옷이 아니라 일정 브랜드를 유지하고자 하는 의류라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조건들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다. 하지만 야나이 다다시는 이런 일상조건에 의문을 제기했고, 이를 과감하게 고쳤다. 누구를 위해? 바로 상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을 위해서다.

혁신이란 일상적으로, 습관화된 관행을 다시 바라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며, 그 중심에는 고객이 있다는 것, 그래서 변화는 기업이나 판매자의 시각이 아닌 고객의 시각에서 가치를 증진시키기 위해 변화해야 한다는 것을 유니클로는 실천했고, 결과적으로 성공했다.

유니클로가 기존 의류사업에서 실행한 내용들을 보면, 이들이 무엇을 왜 바꿨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된다면, 자신의 사업을 바라보는 방법과 변화를 위한 팁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사양 산업이라고 단정 지은 의류사업에서 통하는 방식이라면 일반적인 사업에서는 더더욱 큰 효과를 발휘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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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소비자의 탄생 - 그들은 무엇에 열광하는가
제임스 챔피 지음, 박슬라 옮김 / 21세기북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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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소비자의 탄생’. 제목만 보면 내용이 어떤 것인지 정확히 이해하기 어렵다. 혹자는 ‘아! 사람들이 착해져서 이제는 나쁜 기업, 즉 자기 이득만 취하는 기업,의 물건을 사지 않는다는 의미구나. 그래서 기업도 착해져야 한다는 걸 강조한 책 같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책을 읽어보면 단순히 사회봉사를 하고, 기업의 이윤을 사회에 재투자하는 사회지향적인 기업이 승리한다는 개념을 넘어 기업의 ‘진정성’을 소중하게 여기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으니 순간적인 행동보다는 ‘신뢰성’과 ‘기업의 진실됨’을 소비자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말이란 것을 알게 된다. 즉 상품판매와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전략적으로 소비자의 감성을 건드리는, ‘신뢰’라는 요소를 강화하기 위해 순간적인 마케팅 도구를 사용하는 기업이 아니라, 기업이 주장하는 가치와 한번 주장한 소비자에 대한 약속을 끝까지 지키는 기업만이  승리한다는 내용이다.

저자는 이 책을 전략, 마케팅, 인력관리, 영업이라는 주제를 갖고 쓴 두 번째 책이라고 하는데, 첫 번째 책은 [아웃스마트]란 책이다. 이 책은 전작인 [아웃스마트]가 끝난 시점부터 재기 넘치는 조직들이 어떻게 시장점유율을 늘렸는지 알려주기 위한 책이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성공한 기업들이 가진 공통적인 DNA를 다음처럼 설명한다. 물론 이것이 저자가 책을 쓴 핵심목적은 아니라고 하지만 기억해 둘만한 내용 같다.

첫 번째, 회사 전체에 흘러넘치는, 꾸준한 성장과 탁월한 성과에 대한 야망, 두 번째, 전통보다 직관을 중요하게 여기는 마음가짐, 세 번째, 회사에 가장 어울리는 시장에 초점을 맞추는 집중력, 네 번째, 고객의 욕구와 필요에 따른 결정, 다섯 번째, 리스크를 필연적인 것으로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태도, 여섯 번째, 혁신을 모든 사람에게 꼭 필요한 과제라고 생각하는 사고방식, 일곱 번째, 딱딱한 규칙에 의해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 문화에 의해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행동, 여덟 번째, 해야 할 일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되 재미있어하는 업무태도다.

내용을 읽어보면 알 수 있겠지만 이것을 간단히 정리하면, ‘기업의 성장을 위해 고객에 초점을 맞춰 끊임없이 혁신하지만, 리스크를 두려워하지 않고 변화 그 자체를 즐기는 기업, 또는 이와 같은 가치관을 가진 기업’이다. 

그리고 내용을 자세히 보면 우리가 평소 생각하는 혁신, 변화와는 달리, [혁신의 탄생]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혁신이란 단순히 소비자의 필요성에 따라 상품의 일면을 고치고 바꾸는 수준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혁신에 대해서 이 분야의 전문가들이 기업에 묻는 게 하나 있는데, ‘왜, 누구를 위해 혁신하고자 하나요?’란 질문이다. 쉬운 것 같지만 막상 대답하려면 어려운 질문. 저자는 이 책에서 특출한 성과를 내고 있는 기업들을 통해 그 해답을 독자에게 전달한다. 즉 혁신의 목적은 기업이 아닌 고객에게 보다 많은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서이며, 이는 일순간적인 수단이 아니라 기업이 갖고 있는 가치 그 자체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야만 변하지 않는 항구적인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고, 소비자 역시 이런 기업을 보면서 안정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책에는 여러 가지 사례가 나와 있지만 그 중에서도 ‘집카(Zip Car)’에 대한 이야기가 무척 흥미롭다. 저자는 목차에서 ‘모든 것을 경쟁자보다 더 많이 제공하라. 편리함은 기본, 대담한 가격정책을 펼친 집카’라고 소개하는데, 실제 집카를 애용해 본 사람들의 평가를 보면 이 회사가 고객에게 주고자 했던 것 이상으로 깊이 만족하는 것 같다. 한국에서 살던 사람이 미국으로 출장가거나, 방문할 때면 일반적으로 렌터카를 사용하는 게 관례처럼 되어 있는데, 요즘엔 많은 사람들이 ‘혹시 미국에 가게 되면 렌터카말고 집카를 사용하세요’라고 자신 있게 이 회사를 추천한다.

‘진정성’ 이는 다시 말하면 지속성, 개방성, 일관성과 유사한 의미를 담고 있는 단어다. 그리고 이제 기업은 그 동안 갖고 있던 마케팅에 대한 의식을 바꿀 때가 오지 않았나 싶다. 일순간 대량 광고를 통해 기업인지도를 높이고, 상품을 판매함으로써 이윤을 얻었던 시절은 이미 저 멀리 사라지고 이제는 기업도 인간관계처럼 신뢰성과 믿음을 소비자에게 줄 때만 존속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중요한 것은 기업 스스로가 무엇을 고객에게 줄 수 있는지 자신을 정확히 확인하여 고객에게 약속하고 이를 지키는 것이다. 마케팅은 영업이고, 판매이기에 ‘치고 빠지는’ 방식의 기업운영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세상이 되었으면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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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버는 모바일, 아이폰 앱스토어 - 컴퓨터 1대와 간단한 아이디어만으로 시작하는 고소득 글로벌 비즈니스!
야마사키 준이치로 지음, 성윤아 옮김, 박진형 감수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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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기술. 21세기에 들어오면서 사람들의 생활방식 자체를 바꿔놓은 혁명 같은 기술이다. 누구에겐가 전화를 하려면 전화기가 있는 곳까지 가야했고, 물건을 사려면 반드시 상점까지 가야만 했던 시절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 가만히 앉아서 휴대폰 하나만 들고 있으면 대부분의 문제가 해결된다. 게다가 이보다 수준이 떨어지는 인터넷만 봐도 특히 요즘처럼 날씨마저 추울 때는 구지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거의 모든 것을 손가락만 가지고 구입할 수 있으니 얼마나 멋진 세상인가. 오래 전 공중전화를 찾아 이리저리 헤매던 시절이 어떤 때는 그립기도 하지만 다시 그런 세상에서 살라고 하면 못 살 것 같다.

[돈 버는 모바일 아이폰 앱스토어]라는 책은 한국에도 아이폰이 공급된다는 말을 듣고 그게 어떤 것인가 궁금하던 차에 보게 되었다. 지금도 휴대폰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가 이뤄지지만 애플의 새로운 서비스개발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말도 들었기 때문이다.

이 책을 보면서 한 가지 놀란 점은 모바일이란 서비스가 기존의 상거래를 완전히 바꿔놓을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지금도 급속도로 바뀌고 있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사업이란 상품을 기획해서 공장에서 물건을 만들어 이를 상점에 같다놓고 손님에게 돈 받고 파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사업을 생각하는 순간, 공장과 사무실, 직원, 상품을 만들 돈과 광고, 홍보할 돈이 필요했고, 이런 것들을 장만할 돈이 없으면 사업은 접어야만 했다.

그러나 모바일(특히 휴대폰)을 활용한 사업은 우리가 알고 있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사업이었다. 예전부터 통신업체들이 자사 고객들을 대상으로 여러 가지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짭짤한 수익을 얻긴 했지만, 그건 아이폰의 앱스토어와 비교하면 또 구식의 서비스였다. 시장이 무척 제한되고 서비스종류도 무척 미약한 조그마한 휴대폰 악세사리 점포에 불고한 것이었다.

애플이 아이폰을 기반으로 시작한 앱스토어는 애플 중심의 사업이기보다는 다양한 소비자가 공급자가 되어 자신이 가진 기술을 통해 손쉽게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별천지의 세상이다. 누구나 애플컴퓨터를 갖고 있고, 모바일 사용자의 심리를 이해하기만 한다면, 그리고 약간의 프로그램개발 지식만 갖고 있다면 손쉽게 참여할 수 있는, 현대사회에서 추구하는 ‘1인창조기업’ 그 자체였다.

우리가 흔히 개인기업, 1인 기업, 또 정부에서 주장하는 1인창조기업이란 것을 생각할 때마다 일반사업체와 뭐가 다른가 하고 의구심을 갖게 되는 이유는 사업에 대한 우리의 고정관념이었는데, 바로 앞에서 말하는 공장에서 상품을 만들고, 이를 알리고, 매장에 상품을 배송하고 그리고 결재하는 마찬가지 구도였기 때문이다. 아무리 온라인쇼핑몰이 성행 한다 쳐도 이는 상품을 판매하는 장소를 거점매정에서 온라인으로 옮긴 것일 뿐이다. 물론 실질적인 상품이 아닌, 다운로드가 가능한 소프트웨어는 다르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앱스토어는 애플이 구축한 모바일 플랫폼에서 자신의 기술과 재능을 통해 작지만 재미있는 뭔가를 개발할 수만 있으면, 그것도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원자재를 가공해서 물건을 만드는 그런 상품이 아닌, 디지털로 변용이 가능한 상품들인 게임프로그램이나 컨텐츠 같은 것을 개발할 수 있다면 기존 사업과는 달리 많은 돈과 인력이 필요하지 않다. 특히 애플의 결재시스템은 무척 견고하게 구성되어 있어 돈을 떼어먹을 염려도 없고 말이다.

나는 이 책을 보면서 삼성, LG등이 휴대폰과 TV를 앞세워 세계를 지배한다 해도,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통신망을 구축한 나라라 해도 이들 모두는 단지 하드웨어적인 수준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통해 공급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 컨텐츠들인데 이런 것들 대부분이 외국,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시작하지 않는가.

이 책에는 애플의 앱스토어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노키아, SKT, KT 등에서 운영하거나 준비중인 앱스토어에 대한 정보가 자세히 들어 있다. 비록 다른 나라들보다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그래도 이미 변화된 세상에서 성공한 사람도 있다. 게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좀 더 풍부한 상품군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본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대중이 아닌 개인중심의 시장. 이게 현재 우리의 변화방향이라면 지금이라도 앱스토어와 같은 극히 개인적은 구매가 이뤄지는 시장에서 자신의 색깔을 맘껏 발휘하면서 변하는 시장에 자신을 적응시킬 필요가 있다. 그 동안 말로만 들었던 앱스토어를, 모바일의 힘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그 동안 애플 상품을 사용해 봤던 사람이라면, 프로그램 개발에 대해 약간의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봤으면 한다. 세상의 흐름이 과거와는 다르게 진화되고 있다는 것을, 더 이상 가진 게 없어서 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을 세상이 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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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의 탄생
토머스 M. 쿨로풀로스 지음, 정윤미 옮김 / 코리아닷컴(Korea.com)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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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조금 두껍지만(367페이지) 무척 재미있게 본 책이다. 오래간만에 마지막 장을 넘기면서 다시 처음부터 봐야겠다고 생각한 책이다. 물론 이런 말을 한다고 이 책이 재미있는 소설책이란 말은 아니다. 기업혁신에 관한 책으로 전문 서적답게 어느 정도 딱딱하고, 전문 용어가 많이 들어가 있어 경영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는 지적 자극을 줄 수 있는 경영분야 책이다. 하지만 요즘 내 관심사, 변화, 혁신, 창조 등과 관련된 책이라 그런지 보는 동안 메모도 많이 했고, ‘아! 그렇구나’ 하며 고개도 많이 끄덕였다. 평소 분명치 않게 알고 있었던 것을 저자는 매우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이 책을 보면서 기억하고 싶은 게 몇 가지 있는데, 하나는 혁신에 대한 정의이고, 또 하나는 혁신을 이루기 위한 기업의 환경과 조건이다. 이 두 가지 모두 평소 어림짐작으로만 알고 있었던 내용들로 이 책을 통해 분명하게 재인식할 수 있었다. 특히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혁신에 대해 잘못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알았다.

우선 혁신 자체에 대해 생각해 보자면, 우리는 혁신이란 남들이 상상하지 못한, 기존의 모든 상품과 사고를 뒤집을 만한 거대한 뭔가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이런 것에 대해서만 혁신이라는 단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믿었다.

그 동안 우리가 혁신이라고 인정한 것들 중에서 지금 우리의 일상생활 속으로 들어 온 것들로는 자동차의 탄생, 냉동. 냉장기술, 전기, 통조림, 원자력, 인터넷, 라디오, TV, 컴퓨터 등이다. 이런 것들은 당시 사람들은 상상도 하지 못한 급격한 변화이며, 이와 같은 혁신적인 상품으로 인해 인간들의 생활 자체가 근본적으로 바꿨다. 예를 들어 냉동기술이, 냉장기술이 없다면 지금 우리가 먹는 바나나는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발달역사를 보면 모든 것들은 하루아침에 우리 앞에 나타난 것은 아니다. 거의 모든 것들이 오랜 시간을 두고 개발된 여러 가지 요소들이 합쳐 나타난 것들이며, 그 이전의 기술개발로 인해 사람들 사이에서 서서히 필요상이 싹텄을 때 우리 앞에 나타난 것들이다. 

하지만 한 커플 더 벗겨보면 이런 것들이 이미 예전부터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컴퓨터를 대중화시킨 윈도우즈의 화면은 이미 이전부터 사용되었던 것이며, 워크맨 역시 기존의 라디오와 카세트녹음기를 변형시킨 것뿐이다. 그렇다면 냉장기술은? 자동차는? 하지만 이런 것들이 혁신이라 인정받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가 잠시 놓치고 있는 게 하나 있는데 제 아무리 놀라운 기술과 남다른 발명품이라 할지라도 그것의 가치, 즉 사람들이 사용할만한 이유가 있고, 필요성이 있을 때만이 혁신 품으로 자리 잡게 되다. 발명품 그 자체를 갖고 혁신이라고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혁신이란 발명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상품과 개발품이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필요한 부분, 어떤 것은 평소 느끼지 못하는 숨은 내면의 욕구를 얼마나 잘 충족시켜 주느냐에 달려 있다. 우리가 평소 발명과 혁신을 하나로 봐왔던 것에 대한 저자의 지적이다.

두 번째는 혁신을 하기 위해서는 특정한 한두 명의 천재가 필요하기도 하지만 위에서 말한 것처럼 사람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혁신품은 실험실에서 만들어 지지 않는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연구실에서 만들어 진 것은 하나의 소재일 뿐이다. 도리어 생활 속에서 얻어지는 소소한 아이템일 경우가 많으며, 이러한 아이템은 여러 사람의 생각 속에서 더 많이 찾아낼 수 있다. 따라서 시장에서 환영받는 혁신 품을 만들려면 보다 많은 사람들의 참여가 필요하다. 특히 해당 기업의 직원들 생각이 무척 중요하다.

그러나 현재의 기업구조 속에서, 즉 실패를 용인하지 못하는, 또 하나의 생각을 현실화시키려면 층층의 보고와 결재를 통과해야만 하는 과정 속에서 직원들의 아이디어와 숨은 아이템이 얼마나 많이, 자주 기업의 혁신 품으로 등장할 수 있을까. 상식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그러다보니 저자는 기업이 창의성, 혁신 등을 주장만 할 것이 아니라 기업 내에 직원들의 아이디어와 창의성 있는 의견을 종합하고, 이를 정리하고, 분석한 후 직접적으로 그들의 생각을 현실화시킬 수 있는 이노베이션 존을 만들라고 제안한다.

이곳의 기능은 혁신 품, 즉 최신의 발명품을 만드는 기능이 아니라, 조직원들이 내 놓은 생각들을 격려하고, 정리하고, 조정하여 이를 현실화시키는 기능을 하는 곳이다. 이노베이션 존의 주 업무는 아이디어를 현실화시키기 위해 필요한 여러 가지 기술문제, 조직문제, 제도적인, 법적인 문제를 도와주고, 필요하다면 자금문제까지도 해결해 줄 수 있는 기능을 한다.

혁신. 이제 이 단어를 외면하고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많은 기술과 여건이 일반화되어 누군가가 새로운 것을 만들기만 하면 바로 유사한 상품이 우후죽순처럼 나오는 상황이다. 따라서 혁신도 과거처럼 대단한 뭔가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보다 빠른 시간 내에 보다 많은 것을 만들어내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고, 이런 상황 속에서는 혁신이란 개념 자체를 발명이 아니라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그들이 갖고 있는 가치를 실현시키는 것이라 정의한 저자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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