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자 VS 마케터 - 화성에서 온 경영자 금성에서 온 마케터, 그 시각차와 해법
알 리스 & 로라 리스 지음, 최기철.이장우 옮김 / 흐름출판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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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마케팅. 얼마 전부터 너무나도 중요해서 특정 마케팅부서에만 맡겨둘 수 없다고 말하는 분야이며, 어떤 사람은 이제 전 사원이 마케팅요원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신입사원 채용공고에 나온 마케팅담당자 채용내용을 보면 대부분 판매직을 뽑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 말이 틀린 건 아니다. 기업의 목표는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고, 수익 창출은 상품 판매에서 비롯되기에 모든 기업 활동은 판매이고, 판매는 마케팅의 핵심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 한 가지 중요한 것을 잊고 있는 것인데 판매 자체가 마케팅은 아니라는 것이다. 마케팅의 임무는 전략공군이자 포병이지 보병은 아니다.

경영분야에서 가장 재미있고 활기찬 분야가 마케팅이다. 이는 논리보다는 실전적이고, 이론분석보다는 현장에 근거한 사례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일한 개념을 갖고 서로 다르게 바라보는 분야가 있는데, 저자는 바로 경영자와 마케팅담당자 간의 시각이라고 한다. 기업의 동일한 목적을 지향하는 두 개의 역할이지만 접근방식이 다르다는 것이다.

저자는 책 목차 첫 부분에서 “경영자는 현실을 다룬다. 마케팅 분야는 인식을 다룬다”는 말을 한다. 이 말은 경영자는 사업의 결과, 매출액, 주가, 이익률 등의 수치와 현상을 중점적으로 바라보지만, 마케터들은 이와 같은 결과를 초래한 소비자의 의식, 즉 자사상품에 대한  인지도, 지명도, 신뢰도, 차별성 등에 대한 것을 다룬다는 의미다. 어찌 보면 간단한 말 같지만 이와 같은 두 가지 개념의 차이는 책 서문에 나온 대로 화성인과 금성인 간의 시각차이일지도 모른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경영자, 즉 좌뇌적인 판단을 중심으로 하는 사람들은 ‘좋은 상품은 덜 좋은 상품보다 더 많이 팔린다’는 가정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상품매출이 떨어지거나 시장에서 문제가 생기면 상품 그 자체를 갖고 문제 삼는다. 질적인 면에서 경쟁사 것보다 못하다거나, 소비자의 이용 상황을 제대로 반영해 불편하게 만들었다거나, 아니면 개발 자체(Recipe)에 문제가 있다는 식이다.

그러나 우리 주변을 둘려보면 이와 같은 발상이 무척 위험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요즘처럼 제품의 질이 엇비슷해진 세상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코카콜라는 펩시콜라보다 더 많이 팔린다. 코카콜라가 펩시콜라보다 더 질이 좋은가? 삼성전자 제품이 LG전자 것보다 더 많이 팔린다. 삼성제품이 LG것보다 질적으로 우수한가? 애플의 아이팟이 기존 MP3상품들을 초토화시켰다. 그렇다고 해서 아이팟의 품질이 여타 상품들보다 월등히 좋은가?

구지 남의 말 들을 것 없이 우리가 사용하는 상품을 들여다보면 한 가지 분명히 알 수 있는 게 있는데, 바로 우리가 사용하고, 구매하는 많은 상품들이 우리가 구매하지 않은 상품보다 품질이 더 좋아서 그런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왜 그곳을 구매했는가? 이유는 구매자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뭐라고 대답은 하겠지만 그 말이 진실인가? 재미있는 것은 소비자 자신도 시장에 나온 많은 상품들을 직접 써보고 비교해 본 적이 없다는 점이다. 그럴 이유도 없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이유는 단 한 가지. ‘그게 좋은 것 같으니까’이며, 이것이 바로 ‘진실’과는 거리가 있는 ‘인식’의 차이다. 바로 마케터가 소비자의 머리에 심어놓은. (아마도 이런 마케터의 역할 때문에 세스 고딘은 이들을 새빨간 거짓말쟁이라고 했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진짜 거짓말쟁이라는 의미는 아니지만) 저자의 말, 마케터는 ‘인식’에 중점을 둔다는 말은 바로 이런 말이다.

사람들은 좋은 상품을 찾고 구매자 스스로도 자신이 다른 것보다 더 좋은 상품을 구매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그 판단은 근거가 희박할뿐더러 어떤 경우에는 그 반대인 경우도 있다. 구매의 문제는 ‘인식’의 문제이며, 바로 마케팅에서 초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다.

나는 알 리스의 책을 많이 읽었다. 그리고 언제 읽어도 속 후련하게 시장을 설명하고 마케팅의 핵심을 알려주는 그의 필력과 지력에 감탄한다. 이번 책도 역시 저자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저자는 이 책의 내용을 경영자와 마케터라고 규정했지만, 나는 저자가 조금 고상하게 표현한 것은 아닌가 생각해 봤다. 이와 같은 현실과 인식 간의 개념차이는 구지 경영자까지 거론할 것도 없는 상황이라고 본다. ‘마케팅을 제대로 이해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의 차이라고 해서 별 문제는 없으리라 본다.

책을 덮으면서 한 마디, ‘역시 알 리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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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습관 - 변화와 위기의 시대, 개인과 기업의 마지막 생존전략
이홍 지음 / 더숲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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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성이란 말의 중요성은 이제 더 이상 거부하기 어렵다. 아니 이제는 창조를 할 것이냐 말 것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창조적인 사고를 하지 못하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도태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뭐든 것이 넘치는 세상에서 남달리 독특한 칼라를 내 세울 수 없다면 사람 눈에 띄지도 못한 채 사라져 버릴 상황에 처하기 때문이다.

물론 조그마한 가게 하나 운영하는 사람에게, 또 조용히 하루하루를 살고 싶다는 사람에게 거창하게 창조성 따위를 운운할 필요는 없다고 보며, 이들에게 기업에서 요구하는 상상력과 창조력을 주장할 필요도 없다고 본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보다 윤택한 삶을 살아가려면 단순한 소비 차원을 넘어 주어진 상황과 환경을 보다 잘 활용하는 방법을 찾아야 하며 이것이 바로 창조적인 생활태도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저자는 창조성도 하나의 습관이라고 한다. 동일한 것을 바라보는 사람들 중에 누구는 창조 그 자체를 일상생활처럼 여기는 가하면 누구는 그저 스쳐지나가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발명왕이란 사람이 몇 명 소개되는 데 그들을 보면 창조 그 자체가 하나의 일거리가 되어버렸다. 하루라도 뭔가를 구상하지 않으면 할 일을 하지 않은 듯한, 새로운 제안 하나라도 노트에 정리하지 않으면 하루를 잘못 보낸 듯한 마음으로 잠을 자지 못한다고 한다. 이 정도면 창조라는 게 단순히 머리싸움이 아니라 삶의 방식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기 어렵다.

저자는 창조기회를 포착하는데 세 가지 방법이 있다고 하는데 첫째, 상상을 이용하는 방식, 둘째, 현상을 다르게 인식하는 방식, 셋째, 현상을 깊이 있게 관찰하는 마음의 기술이다. 그러나 저자는, 본인이 느끼기에는, 세 가지 방식 중에서 두 번째 방법인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습관’을 중요시 하는 것 같다. 즉 누구나 동일한 것을 보지만 그것을 유심히 관찰하여 거기서 남들이 보지 못한 것을 보는 능력이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능력은 예술작품에서 자주 본다. 하나의 예로 정리화풍이라고 명명하는 그림을 본 적이 있었는데, 그림을 볼 당시 내 느낌은 저런 그림을 어떻게 독특한 화풍으로 인정했는지 무척 의아했다. 그림을 보면 유명화가의 그림을 그대로 베낀 듯했기 때문이다. 그림을 잘 아는 사람이라면 그것을 보자마자 ‘아. 저 그림!’ 하고 금방 알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그림을 자세히 보면 뭔가 다른 게 있는데, 이들이 그린 그림은 유명한 화가들의 그림을 그대로 베낀 상태에서 그림 속에 나와 있는 주변 환경만을 깨끗하게 정리해 놓은 것이다. 즉 시끄러운 장터그림을 다시 배치해서 한산한 장터모습으로 바꿔 놓은 것이다. 이것도 창조성이라는 데 할 말 없지 않겠는가.

이 책에는 창조를 원하는 사람들이 기억해야 할 몇 가지 창조방법을 잘 설명해 놨다. 저자는 창조성을 개발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지금 현실에 안주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과 자신에게 창조력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그리고 창조해야 한다는 의식을 갖는 것이라고 한다.

저자가 말한 몇 가지 제안을 구체적으로 언급해보면 ‘(현실에, 지금 이 순간에) 안주하는 습관에서 벗어나자’, ‘창조적인 설득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자’, ‘창조를 왜 해야 하는지 그 동기를 폭넓게 바라보자’, ‘창조를 하자면 우선 현실에 의문을 던져야 하는데, 이때 ’왜‘ 라는 질문을 조심스럽게 하자’, ‘창조하겠다는 열정과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를 갖자’는 것이다.

앞에서 말했지만 이제 창조는 생활이다. 특별한 사람만이, 특별한 환경에서만 창조하는 게 아니라, 누구나 모두 오늘과 다른 내일을 만들어야 하는 시기가 되었고, 게다가 변화속도는 과거에는 상상도 하지 못할 만큼 빨라졌다. 그렇다면, 지금 이 상황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저자가 말한 ‘창조습관’ 아닌가 싶다. 창조력을 키우고 싶다면 이 책에 나온 저자의 생각을 한 번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일상에서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들이 많이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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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4 2010-05-11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이폰과 아이패드 애플의 전략 - 새로운 차원의 디지털 혁명이 온다
최용석 지음 / 아라크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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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애플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주가가 치솟는 것은 물론이고, 주변 경쟁사들도 숨죽이고 애플의 행보를 지켜보고 있다. 물론 회사 내부에서는 애플타도를 외치며 매일같이 회의에 회의를 거듭하겠지만 말이다. 애플이 이토록 강력하게 시장을 이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쩌면 애플의 성공은 과거 마아크로소프트와의 싸움에서 배웠는지도 모른다. 당시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에게 ‘OS의 표준화’라는 측면에서 완패했다. 그리고 지금, 애플은 자신만의 독자적인 기능강화보다는 편리성에 기반을 둔 표준화라는 내세우며 나가고 있다. 예를 들면 스마트폰의 플랫폼 표준화 같은 것이다.

예전에 애플의 컴퓨터는 자신들만을 위한 컴퓨터였다. 자사가 개발한 OS를 기반으로 거기에 걸 맞는 애플리케이션, 게다가 윈도우즈와의 연계성은 거의 없는 폐쇄된 모델이었다. 이 회사의 초기모델은 컴퓨터 자체를 업그레이드시키지도 못했다. 물론 그만큼 안정성은 뛰어나다.

그러나 이와 같은 사업모델은 애플에 대한 고객 충성도는 최고조에 달하도록 만들었지만, 세계적인 표준모델을 구성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컴퓨터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소프트웨어들이 애플 하나만을 보고 상품을 개발하기에는 무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 복귀했을 때 애플의 사업전략은 달라졌다. 그들의 모델이자 목표는 애플만의 폐쇄된 제국이 아니라, 수많은 소비자가 원하는 작은 시장, 하지만 이미 검증된 시장에 신속하게 자리 잡고, 이를 기반으로 자사의 사업모델을 세계적인 표준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이 전략에서 유효한 방법은 새롭고 놀라운 것을 만들기보다 이미 검증된 시장을 향해, 남들이 실패한 시장에서 비즈니스모델을 바꿔 새롭게 진입하는 것이다. 다만 그것들이 소비자 눈에 새롭게 보이는 이유는 평소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넵스터의 몰락 후 무료음원다운로드 사업의 모델을 과감하게 유로화로 전환하여 시장에 들어간 것으로 이미 검증된 시장이고, 수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시장이지만 수익성 문제로 돈벌이가 안 되는 시장 같은 것이다.

듣지 않아도 되는 음악이 들어있는 비싼 레코드 한 장을 사지 않으려는 소비자, 자신이 원하는 곡만 저렴하게 구입하고자 하는 소비자, 언제 어디서든지 원할 때 들을 수 있는 음악,  이러한 욕구의 수요는 이미 입증된 모델이다. 다만 가격과 이로 인한 수익문제, 즉 어떻게 하면 기존의 무료서비스를 유료화 할 것인가 만이 문제였던 시장이다. (다른 기업들은 이미 포기한 시장으로, 이들은 무료서비스를 어떻게 유료화할 지 고민조차 하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좋은 아이템. 과연 이런 것이 따로 있을까? 물론 없지는 않겠지만 아무리 ‘황금알 낳는 거위’ 같은 시장이라 해도 결국 사업의 승패는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원하는 때’에 ‘원하는 가격’으로 ‘원하는 만큼 제공’해야 한다는 말에는 변함이 없다.

애플의 변신은 없는 것에서 새로운 것을 창출해 낸 것이 아니다. 그들은 자신이 가진 것을 최고의 수준으로 만들었고, 이미 있는 최고수준의 상품과 서비스의 사업영역을 하나씩 확대, 변형시킨 것뿐이다. 이와 유사한 것을 하나 들자면 세계적인 호텔체인인 메리어트호텔을 들 수 있다.

이들은 처음에 맥주와 샌드위치를 파는 ‘핫숍’이라는 조그마한 식당에서 출발했다. 당시 경영자인 메리어트 1세는 저렴한 가격은 물론이고 전 종업원에서 하얀색 와이셔츠와 나비넥타이를 매게 했다. 조그마한 식당에서 말이다.

그리고 이 가게가 번창하자 곧 그는 운전자를 위한 드라이브인 레스토랑을 만들었고, 이것이 성공하자 비행기 기내식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운전자가 먹을 식사나 비행기 승객이 먹을 식사가 비슷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는 이 사업을 위해 기내식 공장을 만들었고 곧 마이애미 인근항공사에서 이스턴 항공, 아메리카항공, 캐피탈 항공 등 다양한 항공사에 기내식을 제공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사업 확장을 기반으로 호텔레저산업으로 변신하게 된다. 그들이 갖고 있는 서비스에 잠잘 곳만 추가하면 되니까 말이다. 조그마한 식당에서 세계적인 호텔체인으로 변신. 연결고리가 그려지는가?

필자는 애플의 변신이 스티브 잡스가 아이팟을 개발할 당시부터 전략적으로 구상한 것인지, 아니면 아이팟이 성공하자 이를 기반으로 사업영역을 확대시키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애플은 무엇을 만들던지 간에 항상 최고의 상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자신의 강점만을 연결시킨 사업모델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강점이 강점을 만들고 그 강점이 새로운 강점을 창출하는 묘한 선순환구조이다.

상품의 질적인, 가치적인 면을 보자면 애플은 자사가 만드는 테스크톱 컴퓨터 케이스의 뒷판의 뒷면(컴퓨터 안쪽에 있는 면)디자인을 위해 몇 번이나 만들고 부시고, 또 만들었다. 겉에서는 볼 수 없으며 보려고 하지도 않는 그 면 하나를 위해서 말이다. 어떻게보면 스티브잡스의 자존심 아니겠는가? “내가 만든 것은 최소한....” 뭐 이런 의식말이다.

애플은 현재 자사의 초기모델인 아이팟과 아이튠즈의 연계모델을 기반으로 아이팟 터치, 아이폰, 아이패드로 상품영역을 확대시키고 있다. 모든 것의 시작인 ‘아이팟’은 음악을 듣기 위한 하드웨어이고, ‘아이튠즈’는 음원을 다운로드하고, 이를 가동시키는 소트트웨어다. 애플은 이들이 성공하자 아이팟에 추가기능을 붙인(아이폰에서 휴대폰기능만 없는) 아이팟 터치(음악 이외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솔루션을 가동할 수 있는 확장된 휴대용 기기)를 출시했다. 따지고 보면 이때 이미 아이폰의 모델은 완성된 것이나 다름없다. 그리고 곧 아이팟 터치에 통신기능을 붙인 아이폰(우리에게 익숙한 스마트폰)이 나왔다. 물론 이때 아이튠즈의 모습은 더욱 확장되어 앱스토어라는 모습으로 우리에게 등장했다.

그러나 애플의 모습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고 있다. 즉 아이팟과 아이튠즈의 모양과 운영체계를 확대한, 거실에서 사용가능한 노트북 형태의 기기를 만들었다. 애플의 조그마한 음악기기는 어느 새 음악과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은 물론이고 영화, 도서, 신문, 잡지 등의 수많은 일상 컨텐츠까지도 자유자재로 볼 수 있는 기기로 사용할 수 확대되었다. 만약 여기에 블루터스와 같은 무선네트워크기능이 탑재되면 그 순간 아이패드는 가정 내 모든 전자기기를 거실 소파에 앉아 관리하는 중앙통제기구가 된다. TV채널을 바꾸고 온라인으로 다운받은 영화를 TV로 전송하여 보는 것은 기본이고 말이다.

우리는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요상한 물건처럼, 어디선가 갑자기 스티브 잡스의 천재성에 의해 만들어 진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지만 따지고 보면 이는 자신이 가진 강점을 최대한 활용한, 그리고 세상의 흐름에 발맞춘 상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다른 사람들이 고정관념에 사로 잡혀 보지 않는 곳을 채워 넣은 것뿐이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현재 포털에서 향 후 무선인터넷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많은 개발과 노력을 하고 있다. 한 가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소비자들이 뛰어난 서비스만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포털을 방문하고 모바일을 이용하는 유저들은 생활 속에서의 작은 편리함을 원한다. 예컨대 전철이 제대로 오고 있는지, 버스가 몇 분에 오는지, 차를 다고 가다가 현재 시간으로 교통상황은 어떤지 등의 것들을 원한다는 사실이다. 기능은 뛰어나되 사용이 복잡한 것보다는 기능은 좀 모자라더라도 편리한 UI(User Interface)를 가진 서비스가 많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이 책은 애플이 어떤 식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지 그 이유를 무척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책을 읽어보면 ‘아! 애플이 이런 식으로 시장을 넓히고 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곧 이어 ‘누가 애플을 따라잡을 수 있지?’ 하는 의문이 생기게 된다. 남이 끼어들 틈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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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키티 성공신화 - 전략적으로 디자인하고, 치밀하게 마케팅하고, 철저하게 관리하라!
김지영 지음 / 살림Biz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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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물건을 사려고 하면 가장 유심히 보는 게 브랜드였다. 어떤 회사에서 만든 것인지가 중요했기 때문이다. 이유는 너무나도 당연한 것으로 일단 품질이 믿을 수 있어야 하고, 브랜드 값만큼 튼튼해서 한번 사면 오래 쓸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처음 살 때는 조금 비싸지만 말이다. 그러다보니 이름 있는 회사 것이란 이유 하나 때문에 좀 더 비싸게 줘도 별로 아깝지 않았다. 어차피 돈 값 할 것이라고 믿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요즘은 매장에 들어가면 브랜드는 잘 보지 않게 된다. 언제부터인지 상품의 질이 평준화되어 웬만한 상품은 가격이 싸다해도 상품을 구매한 후 크게 후회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예전처럼 싼 게 비지떡이란 말이 많이 사라진 것 같다. 아제는 도리어 아무리 싼 물건이라고 해도 품질이 마음에 안 들면 아예 살 생각자체를 하지 않는 세상이다.

그러다보니 문방구에 들어가 볼펜 한 자루, 샤프 하나를 사도 품질보다는 예쁜 것, 내가 필요로 하는 기능이 있는 것, 기능 이외 부가적인 서비스가 붙어 있는 것에 눈길이 간다. 얼마 전에도 샤프가 망가져서 새로 사려고 문방구에 갔다가 마음에 드는 샤프가 없어 그냥 나온 적이 있었다. 일천 원 밖에 안 하는 샤프, 한 번 사면 평생 쓸 것도 아닌데 웬 까달인지 그래도 예쁜 것을 사고 싶었기 때문이다. 물론 예쁘다는 정의는 사람마다 다를 것으로 본다. 그렇기에 이런 상품이 예쁜 것이라 말할 수는 없다. 나 같은 50대 사람이 찾는 ‘예쁘다’는 상품과 초등학생이 찾는 ‘예쁜’ 샤프는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예쁘다’는 것이 여성이나 아이들만 찾는 철없는 구매행위 수준을 넘게 되었다. 상품 자체의 가치를 높이는 소중한 요소가 되어 버렸다. 품질이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자 무엇을 사던지 간에 크게 문제될 것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차피 돈 주고 사는 것, 좀 더 예쁘고 친근한 상품을 사는 게 남는 것 아니겠는가.

이런 상황에서 디자이너의 가치는 하늘 높을 줄 모르고 오르고 있다. 동일한 소재, 동일한 기능, 동일한 가격, 하다못해 동일한 무게의 상품이지만 ‘예쁘다’ ‘귀엽다’ ‘독특하다’는 느낌 하나만 잘 전달해도 소비자들은 기쁜 마음에 상품을 집어간다.

이럴 때 목에 힘주고 큰 소리 치는 게 무엇일까? 물론 상품 전체의 디자인도 있겠지만 모든 디자인을 어우리는 독특한 캐릭터를 가진 회사다. 예를 들면 월트디즈니의 만화 주인공들, 현재 세계소비를 이끌어가는 싱글족들이 어릴 때 좋아하던 캔디의 모습 같은 것들이다. 이런 캐릭터들은 상품 전체의 디자인을 결정하지는 못해도 그림 하나만으로도 상품의 질(가치)를 결정한다. 게다가 어디에다 붙여도 예쁘니 활용도도 무척 높다. 들 그림이 상품에 붙어있으면 내용물은 똑 같아도 왠지 모르게 호감이 가고, 정겨운 상품으로 변한다. 캐릭터 하나만으로도 어린 시절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서론이 길었는데, 이런 세상에서 물 만난 물고기마냥 자신의 캐릭터를 뽐내는 회사가 하나 있다. 바로 ‘헬로키티’를 거느린 ‘산리오’다. 조그마한 고양이 한 마리가 회사 매출의 절반 이상을 이끌고 있고, 그것도 몇 십 년 동안 변함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면 믿겨지겠는가. 하지만 헬로키티는 디즈니처럼 만화영화나 만화, 그림책 같은 게 없을 뿐이지 그 이상 가는 스타다. 전 세계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캐릭터이자, 이제는 헬로키디가 붙은 상품이 이 캐릭터가 붙지 않은 상품보다 더 많다.

이 책은 이와 같은 캐릭터 하나를 어떻게 전 세계적인 스타로 만들었으며, 또 조그마한 고양이 한 마리의 어떤 이유로 인해 오랜 시간 동안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아 왔는지 보여준다. 물론 이와 같은 캐릭터 산업의 성공에는 디자이너의 창의성과 노력이 무척 중요하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예쁜 캐릭터 디자인과 함께 캐릭터의 특성을 유지하고, 그 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한 기업의 전략적인 관리, 홍보방법도 무척 중요하다.

이 책은 무척 재미있다. 헬로키티의 성공 요인, 가장 중요한 것은 입이 없다는 것,에서부터 헬로키티가 만들어져 현재까지 성장해 온 모습, 그리고 하나의 캐릭터를 키우고 성장시키기 위한 기업의 노력 등이 잘 묘사되어 있다. 물론 책에 들어 있는 내용은 저자의 상상력이 아니라 ‘산리오’의 적극적인 지원 하에 정리되었기 때문에 대부분이 헬로키티의 실제 역사들이다.

디자인, 캐릭터. 이야기의 중요성이 커지고, 가치구매라는 용어가 점점 더 큰 목소리를 갖게 된 요즘 나도 이런 캐릭터 하나 만들어보자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누구나 한 번은 꿈꿔볼만한 시장이다. 캐릭터는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고객의 마음속에 또 하나의 세상을 만들어주는 소중한 친구이자 동료이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헬로키티가 만들어지고, 성장하는 과정을 살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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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 마케팅 - ‘마음’을 낚는 어부가 되는 법
정성희 지음 / 시니어커뮤니케이션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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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경제학에 대한 비판서적을 몇 권 본 적이 있다. 책 내용은 대부분 인간은 생각하는 것처럼 합리적이지 않으며 계산적이지 않다는 내용이었다. 만약 인간의 머리가 경제학에서 말하는 것처럼 극히 논리적이라면 유사한 기능을 가진 물건을 더 비싼 곳에서 구입할 이유가 없지 않겠는가. 하지만 그런 일은 비일비재하다는 논지다. 결국 인간의 가치판단과 의사결정 대부분은 최소의 투자를 통해 최고의 효율을 얻고자 노력한다고 주장하면서도 실제 행동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한 예를 들어 택시기사 이야기를 해 보자. 그의 입장에서 날씨가 좋은 날은 돈을 많이 벌지 못하고(사람들이 걸어 다니니까), 비가 오는 날,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다면 비 오는 날 열심히 일해서 돈 많이 벌고, 날씨 좋은 날은 쉬는 것이 합리적인 행동이다. 마치 공부 안 되는 날은 쉬고, 공부 잘 되는 날 더 열심히 해서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하루에 얼마를 벌어야 한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비 오는 날은 자신이 목표한 돈을 벌면 그냥 집에 들어가고(좀 더 열심히 하면 더 많이 벌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날씨가 좋아 수입이 별로 없는 날은 당일 목표한 수입을 채워야한다는 의식 속에서 더 열심히 일을 한다. 당연히 그 다음날 피곤함을 느끼면서 말이다.

아마도 그 동안 인간을 경제학적인 시각으로 바라본 이유는 편리한 점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마치 산수를 하듯이 1+1=2의 계산은 특별히 머리 쓸 일도 없고, 컴퓨터로 인간의 행동을 예측할 프로그램을 만들 수도 있다. 즉 학자들이 원하는 모델, 결과에 대한 해석 및 예측 모델을 쉽게 고안해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사람이 기계가 아닌 다음에야 예상대로 움직일까?

이 책을 보고 느낀 점은, 예전부터 생각한 것이지만, 인간의 의사결정방식은 경제학에서 말하는 것처럼 단순히 더하고 빼기식의 합리적인 모습은 아니라는 것,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예측 불가능한 것은 아니고, 단지 과거에 주장했던 이성과는 다른 감정, 본능에 의해 움직이는 인간이란 의미다. 다만 예전에 경제학자들이 본 인간의 모습은 이성에 초점을 두고, 계산을 앞세운 인간이었다면, 이 책과 요즘 나오는 뇌 과학과 관련된 책의 주제는 인간이 본능에 따라 움직이는 기계적인 인간이라는 논리만 다를 뿐이다. (이리 저리 보나 일정 수준 결정됐다는 말은 맞는 것 같다).

저자는 인간의 판단 중에 이성과 감정의 비율을 5% 대 95%라고 이야기한다. 즉 평소 우리가 열심히 머리를 돌려 결정한 대부분의 것들이 논리적이거나 합리적이 아닌 본능에 따라, 인간의 진화에 따라 응집된, 무의식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한 결과물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결정을 용인하고 합리화시키는 도구로써 이성이 움직인다는 것이다. 그동안은 합리성을 내세운 이론에 의해 우리 안에 숨겨진 감성의 가치를 미처 깨닫지 못했기 때문에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을 뿐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누군가를 좋아한다면 이는 이성인가? 감성인가? 누구나 자신을 들여다보면 금방 알 수 있듯이 많은 경우 감정에 의해 좋고 나쁨을 결정한다.(좋고 나쁨이 이성보다는 감정에 가깝다는 것은 상식적인 이야기다). 왠지 모르게 미운 사람을 좋아하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그래서 그를 좋아하겠다고 노력할 때 그것이 어려운 이유는 감정이란 우리 의지대로 움직일 수 없는 대상이기 때문이다. 좋아하려고 노력할 수는 있지만 그런 노력이 상대방을 진정으로 좋게 만들 수는 없다.

저자의 논지는 이와 같은 감정, 평소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무의식속에서 많은 결정이 이뤄지기에 고객의 진정한 욕구를 찾고자 한다면 겉으로 들어난 모습이 아니라 내면에 숨겨진, 어떤 때는 당사자도 모르고 있는 그 무엇인가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내가 왜 좋아하는지, 무엇인가를 그리워하는지도 모르는 소비자들에게 설문지를 들이대고 무엇이 좋은지, 왜 좋은지를 물어봐야 정확한 답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 책의 가치를 책 뒤에 나오는 ‘Part4. 무의식 마케팅 실천전략’에서 찾았다. 앞부분의 내용은 이미 뇌 과학, 뉴로마케팅과 같은 책에서 많이 거론된 내용이지만 실제 무의식을 조사하고, 이를 통해 소비자의 마음을 한두 마디로 정의하는 기법은 이 책에서 처음 봤다. 특히 심층은유파악을 위한 11단계 접근법과 공유개념도 작성하기 부분은 무의식을 이해하고, 이를 마케팅에 활용하려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다. 물론 실제 몇 번 조사를 하면서 공유도를 만들어 봐야만 익힐 수 있는 부분이긴 하지만.

무의식, 이제는 단지 심리치료에서만 다루는 부분은 아닌 것 같다. 이는 정신병적인 분야가 아니라 실생활에서 사람들이 뭔가를 결정하는 데 무척 큰 영향을 주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기업들은 이미 무의식을 관찰하여 고객으로 하여금 돈을 지불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상황까지 마케팅을 발전시켰다. 뉴로마케팅, 심리마케팅과 같은 이름이 나온지도 꽤 오래되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우리의 경쟁자들이 인간심리를 오래전부터 마케팅의 도구로써 활용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은 좀 더 분발해야 할 것 같다.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넛지>라는 책도 바로 이런 종류의 책이 아닌가. 단지 책을 보며 ‘와~~ 신기하네’라고 말하며 책을 덮을 때는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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