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3.0 시대의 스마트 비즈니스 전략
김영한.류재운 지음 / 살림Biz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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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3.0시대의 스마트 비즈니스전략’이란 제목을 보면 어떤 내용이 들어있을 것이라 기대되는가. 아마도 새로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아니면 남보다 앞설 수 있는 실속 있는 비즈니스모델을 설명하는 것을 연상하기 쉽다.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신시장에서의 생존전략 같은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기존의 비즈니스모델의 문제점과 한계를 설명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신전략이야기보다는 요즘 한창 뜨고 있는 애플과 스티브 잡스에 대한 이야기가 전부다. 책 제목이야 출판사가 정하는 것이니 뭐라 할 수는 없겠지만 서문을 읽고 본문을 한 장 한 장 넘기 조금 속은 듯한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스티브 잡스에 대한 책이 시중에 무척 많다. 그런 종류의 책을 읽어보면 스티브 잡스의 어린 시절부터 애플에서 쫒겨 나던 때의 상황, 그리고 픽사와 함께 개선장군으로 다시 애플에 컴백한 후 아이팟으로 시작한 제 2의 삶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대부분의 책들이 스티브 잡스의 고집, 미를 추구하는 악착스러움, 고객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들을 만족시키려는 애착 등 그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을 골고루 보여 준다. 이런 책들을 보면 애플의 승리는 스티브 잡스에 기인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그의 장점은 곧 그의 단점이라는 것도 알 수 있다.

저자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이 책은 기존에 나와 있는 애플에 대한 내용을 요약한 책 같다. 스티브 잡스에 대한 이야기에서 아이팟과 아이패드로 이어지는 애플의 상품 전략과 철학, 그리고 애플을 움직이는 경영자들에 대한 이야기까지 기존에 나와 있는 내용들을 한 권으로 정리했다. 따라서 그 동안 애플에 대한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 책을 보고 스티브 잡스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군더더기 없이 핵심적인 사항만 정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그 회사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책을 뭐라고 평가해야 할까. 경영, 마케팅 분야의 책을 저자 자서전이나 에세이처럼 쓴 책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기존에 나온 내용들을 한번 정리하고 싶어 쓴 원고들을 책으로 만들면 어떨까 생각해서 출간한 것이라고 해야 할까. 어쨌든 책 내용을 뭐라고 규정하기 어렵다. 애플에 대한 정보를 얻기에는 대부분 알고 있는 내용들이고, 기존에 나온 책과는 다른, 스마트한 비즈니스전략이 무엇인지 알기에는 조금 부족하다. 

물론 기존자료를 재분석하여 요약, 정리하는 게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다. 요즘처럼 정보가 넘치고 넘치는 세상에서는 쓰레기 같은 자료는 버리고 알짜 정보만 취사선택해야 할 필요성이 점점 더 커져가고 있고, 이럴 때 기존 자료를 재분석, 요약정리해 주는 누군가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렇다 해도 이 책은 책 제목과 내용이 잘 맞지 않고, 중복된 내용이 너무 많다. 내용은 애플에 대한 이야기 하나이면서 제목에는 애플의 ‘애’자도 들어가 있지 않고, 반복된 내용을 제외시키면 전체 페이지의 30% 정도는 삭제해도 될 것 같다. 책이 성의 없어 보인다.

다만 이 책을 보면서 눈여겨본 것은 저자의 글 솜씨다. 경영, 마케팅 관련 책답지 않게 감성적인 표현을 많이 활용했고, 일반 역사나 신화에서 볼 수 있는 예를 통해 저자의 강조점을 쉽게 알 수 있게 표현했다. 그러다보니 에세이같은 느낌이 들어 읽기 편한 면도 있다. 요즘처럼 감성을 중요시 여기는 세상에서는 경영, 마케팅 책이라고 해도 구지 전문용어만을 사용하면서 ‘나는 전문가요’라고 외치는 게 더 이상할 것 같다. 혹시 경영, 마케팅 관련 글을 쓰고 있는, 또 앞으로 쓸 사람이라면 저자의 글 솜씨는 눈여겨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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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녀는 저런 물건을 돈 주고 살까?
브리짓 브레넌 지음, 김정혜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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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버는 감성]이란 책을 보면 미래사회의 트렌드에 대해 나와 있다. 내용을 보면 대부분 과거 경쟁. 산업사회와는 다르게 부드럽고, 편안하고, 조용하며, 개인중심적인 것들이 많다. 저자는 이와 같은 트렌드의 변화를 여성과 중년 및 노인(주로 시니어층)의 대두로 인한 결과라고 한다. 예를 들면 온천 같은 경우다. 우리나라가 한창 발전할 당시에는 삶의 목표가 오로지 성장이었고, 실제로 매일매일 오늘과 다른 내일을 꿈꾸며 살았다. 남자들은 직장에서 하루 종일 일하고, 여성들은 가정에서 자녀를 키우며 미래의 산업 전사를 양성해 내는 일을 담당했다. 당시에는 이런 역할구분이 너무나도 당연한 것처럼 보였고, 그러다보니 일 이외의 모든 생활서비스, 즉 레저, 스포츠, 오락산업은 일에 지친 남성들을 위한 것들이었다. 당시 인기 끈 온천은 온양온천 같이 교통이 편리하고 오락거리가 넘치는 곳, 호텔 문만 열고 나가면 구지 다른 데 가지 않더라도 한 자리에서 대부분의 유흥을 즐길 수 있는 그런 곳이다.

그러나 요즘은 어떤가? 이제는 남성전유물이었던 술집, 당구장, 노래방, 게임방 등이 즐비한 종합유흥지보다는 개인이 혼자 조용히 즐기고, 문화 산책을 할 수 있는 곳, 기차길가에 호젓하게 세운 안락한 온천, TV드라마를 찍은 배경지 등이 더 인기가 좋다. 이제는 과거처럼 대형, 종합, 남성대상의 사업은 별로 재미를 못 본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시장의 주도권이 남성으로부터 여성으로, 젊은이로부터 나이든 사람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런 상황에서 무척 시기적절하게 나온 것 같다. 외국 같은 경우에는 이미 많은 기업들이 여성과 중년층을 대상으로 한 별도의 사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아직 국내시장은 걸음마 단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남성과 여성은 추구하는 바가 다르고, 이들이 선호하는 상품특징 조차 분명히 다르다는 점이다. 화성남자, 금성여자 얘기가 단순히 말하고 사람을 사귀고, 대하는 태도에서만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상품을 이해하고, 선호하고, 구입하는 거의 모든 과정에서도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다.

다만 이 책을 읽다보면 가끔 말이 너무 늘어져 지루함을 느끼기도 한다. 간단히 몇 마디로 끝낼 수 있는 것을 친절하고 자상하게 설명하다보니 전달하는 내용에 비해 페이지가 무척 많다. 아마도 저자가 여성이다 보니 여성답게 다양한 단어를 구사하여 자신의 심정을 설명하느라 그랬을 것 같다. 하지만 나는 남자이기에 책을 읽다보면 ‘뭐야. 앞에서 한 말을 또 하자나?’ 하는 느낌이 자주 든다. 물론 여성들은 이런 책을 간단하게 결론만 제시한 책보다는 더 좋아할 것 같다.

아래 내용은 이 책에 나온 것들을 간단히 정리해 본 것이다. 아마도 아래 내용만 갖고도 이 책의 80% 내용은 다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관계포커스


 여성은 쇼핑가서 물건만 보는 게 아니라 사람도 함께 본다.

 여성은 친구가 별로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제품을 혼자서만 고집피우며 살 용기가 없다.

 여성은 구매한 제품들을 친구가 좋다 혹은 예쁘다고 해줘야 쇼핑 후 만족감을 느낀다.

 여성은 친숙하고 가까운 관계를 형성하는 기업의 제품에 어쩐지 손이 간다.


멀티포커스


 여성은 감수성이 무지개처럼 다채롭다.

 여성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느낌까지도 읽어내는 탁월한 재능이 있다.

 여성이 옷을 사면서 동시에 판매원의 표정도 읽고 매장의 청소상태도 보고 향기도 느끼고, 결재할 때 쓰는 볼펜이 어떤 것인지도 본다.


스토리포커스


 여성은 대화를 통해 서로를 신뢰하고, 친밀도를 이어간다.

 연인에게 얼마나 사랑하는 지 증거를 대라며 재차 묻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여자가 원하는 사랑의 증거는 의외로 비용도 적게 들고 간단하다.

 여성고객에게 말을 많이 하게 할수록 판매확률은 높아진다.

 구전효과로 인해 여성은 1:1이 아닌 1: 20으로 생각해야 한다.


이벤트포커스


 여성은 남성보다 삶의 이벤트에 훨씬 민감하다. 따라서 각종 기념일을 챙기는 것은 곧 구매로 이어 진다.

 여성들은 자신이 벌이는 이벤트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이벤트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 여성들이 애타게 원하는 소망은 언제나 ‘Surprise Me'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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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진이 되라 - 운명을 바꾸는 창조의 기술
강신장 지음 / 쌤앤파커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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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책이 무척 재미있다. 아마도 책에 나온 내용들을 대충 알고 있는 것이라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한 번 읽고 나서 필이 꽂혀 또 한 번 읽었는데 하루 정도 걸렸다. (물론 하루 종일 책만 읽은 것은 아니고). 필이 꽂힌 이유는 요즘 내가 쓰고 있는 저술원고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들이 많이 나왔기 때문인 것 같다. 호기심이라고 할까? 나와 같은 소재들을 어떤 식으로 활용했는지 궁금했다.

다만 내가 작성하는 원고와 다른 점이 있다면 저자는 창조성에 대한 본질이야기를 하고 있고(저자는 강의실에서 지식다루는 일을 했으니까), 내가 쓰고 있는 원고는 창조성을 활용한 결과물(필자는 현장에서 신규 사업을 관리했으니까)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만 다를 뿐이다. 아마도 최근에 나온 책들을 보며 창조성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다보면 누구나 다 비슷한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것 같다.

책을 보며 세 가지 서로 다른 생각을 갖게 되었는데, 하나는 무릎을 치며 ‘맞아. 맞아!’ 했던 생각과 또 하나는 ‘이상하다. 왜 이 내용을 여기에서 사용했지?’ 하는 의아함,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것 아닌가?’ 하는 문제의식이었다. 다시 말하면 창조성의 요인을 이야기한다면서 내용은 창조성 자체의 역할과 중요성을 반복하는 내용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책 내용 중에 마음에 깊이 와 닿은 부분은 내용 첫 부분인 ‘High Love', 두 번째인 ’High Pain & Joy', 그리고 마지막 부분인 ‘High Slow'부분이다. 저자 말대로 창조성이 자신만의  만족을 위한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누군가 대상이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런 경우라면 그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알기 위해서는 그의 시선을 따라가야 하는데, 이때 사랑이란 감정과 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 미칠 것처럼 사랑하기에 그가 하는 모든 것을 유심히 바라보고, 거기서 그가 원하는 것을 찾아낸다는 저자의 말이 무척 마음에 와 닿는다.

게다가 창조라는 개념을 상대가 원하는 것을 찾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것을 아픔으로 이해하여 아픔을 해결해 주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는 정의에는 나도 모르게 ‘맞아’ 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어찌 보면 흔히 듣는 말, 고객의 불만을 해결하라, 이지만 평범한 단어를 사랑하는 사랑과 아픔이란 표현으로 들으니 더 절실하게 와 닿았다.

그리고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기쁨을 더하라는 말은 어쩌면 모든 경영자들이, 상품개발자들이, 마케터들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내용인 것 같다. 소극적인 개발방식이나 상대방의 비위 맞추기가 아니라 그들에게 진정한 기쁨을 맛보게 해 줘야겠다는 사명의식은 이 책을 단순한 경영, 마케팅 책이 아니라 기업철학을 논하는 진지한 책처럼 느끼게 해 줬다.

다만, 앞에서 말한 것처럼 조금 이상하다는, 즉 문제의식을 느낀 내용은 중간부분, 어떻게 보면 이 책의 핵심에 해당되는 부분인데, ‘High Time & Place', 'High Concept', 'High Touch'에 대한 내용이다. 그 중에서도 ’High Time & Place'는 최근 들어 기업에서 관심을 갖는 집객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부분으로, 이제 사람들은 시간을 보내는 방법에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매장이나 특정 공간을 관리하는 사람은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하면 시간을 잘 보낼 수 있는지 창의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말과 연결된 부분이다.

즉 이 말은 ‘시간과 공간을 새롭게 만드는 것’은 창의력이 필요한 중요한 결과물이지, 이것이 창의력이 요인은 아니라는 점이다. 예를 들면 이런 상황이다. 어떤 사람이 저자에게 물었다. “High Concept과 High Touch가 중요하다는데 어떻게 하면 그런 것을 만들 수 있을까요?‘ 저자는 답했다. ”창의력이 필요합니다“. 다시 물었다. ”그럼 창의력은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요?“ 저자는 답했다. ”예. High Concept과 High Touch적인 감각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다만 저자의 의도가 창의력을 발휘하는 방법상에서 주제를 한정해야 하니 다른 것보다 시간과 장소라는 문제를 갖고 집중적으로 고민해 보라고 했다면 말이 될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이 역시도 창의력, 저자 말대로 오리진의 역할을 시간과 장소라는 특정 환경에 국한시키는 것은 아닌지....

하지만 앞에서 말한 생각은 필자 개인적인 느낌일 뿐, 모든 독자들이 다 나처럼 느낄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쨌든 이 책은 시중에 나온 다양한 책과 지식, 정보를 잘 버물려 창의성의 핵심을 설명한 책으로, 내용이 쉽고 재미있는데다가 여러 분야에 분산되어 있는 다양한 지식을 동시에 얻을 수 있게 만들었다. 짧은 시간을 통해 생각보다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특히 책의 앞부분과 뒷부분에서 저자의 생각을 논리정연하게 정리해 놨기 때문에 책에 나온 내용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데 많은 도움이 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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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LOVE 브랜드 - 소비자를 사랑에 빠트린 7가지 브랜드 드라마
최순화.이민훈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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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신문을 보면 가끔 ‘브랜드 가치’라는 말이 나온다. 해당 브랜드로 인해 벌어들이는 수익과 그 브랜드를 팔았을 때 받을 수 있는 돈과 같은 다양한 지표를 계산하여 나온 금액이다. 언뜻 봐도 코카콜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맥도널드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고, 해당 상품 카테고리에서 리딩기업들의 이름이 자주 눈에 띈다.

전문가들 입장에서 볼 때 브랜드 가치는 날이 갈수록 더 높아질 수밖에 없는 데, 그 이유는 바로 인류의 고령화와 상품 종류의 끝 모르는 확대 때문이다.

하룻밤 자고 나면 새로 생기는 수많은 상품과 이에 따른 브랜드들, 어제까지만 해도 없던 상품이 기존 상품 틈에 끼어 매장 진열대를 채운다. 당연히 매장은 나날이 거대해질 수밖에 없고, 소비자들은 어제보다 더 많은 상품 속에서 헤맬 수밖에 없다. 잘못 선택했다는 이유 때문에 가슴 아프기는 싫지만, 어쨌든 뭔가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

어떤 조사를 보면 미국 대형마트에서 취급하는 상품가짓수는 4~5만 여개, 그러나 한 명의 소비자가 평생 사용하는 상품 가짓수는 수백 개 안팎이라고 한다. 결국 우리가 살아가면서 사용하는 상품의 몇 백배나 되는 상품가짓수가 매일 우리들에게 자신을 선택해 달라면서 외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나이가 들수록 사람들은 안정을 원하게 되고, 이런 경향은 모험을 피하게 된다. 즉 새로운 상품을 시험적으로 써 보기 보다는 기존에 사용하던 상품, 남들이 좋다고 인정하는 상품을 구입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이때 남들이 인정하는 상품을 구분하는 핵심 기준은 브랜드다.

우리는 무엇을 선택할까? 소비자들은 대부분 자신이 선택한 상품은 해당 상품 중 최상의 상품이라고 주장하지만, 또 비용 대비 가장 좋은 상품이라고 주장하지만, 과연 그럴까? 소비자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수많은 상품 중에서 여러 가지를 사용해보고 ‘바로 이것이다’라고 판단해서 그 상품을 구매하게 되었는가 하는 말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아닐 것이다’. 이 바쁜 세상에 상품 하나를 구입하려고 수십 개나 되는 상품을 일일이 확인한다는 것만큼 머리 아픈 일도 없고, 짜증나는 일도 없는데 무엇 때문에 구지 그런 일을 하겠는가?

그럼 우리는 무엇을 기준으로 선택할까? 바로 이와 같은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가장 적절한 것이 바로 브랜드를 보고 구입하는 것이다. 구지 특정 상품을 써 보지 않아도 브랜드가 가진 품질력과 신뢰성을 믿고 물건을 구입한다는 논리다. 이런 구매행위가 바보같이 보일지 몰라도 따지고 보면 소비자는 무척 현명한 결정을 한 것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그저 그런 상품 중에서 골치 아프게 이것저것 따져볼 필요 없이 그냥 집어 장바구니에 넣으면 되니까 말이다.

이 책은 조금 특이하다. 기존 마케팅이나 경영 관련 책처럼 사례만 갖고 쓴 책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머리 아픈 논리만 담겨있는 책도 아니다. 분량이 작다보니 책을 다 읽고 나서 브랜드의 겉모습만 봤다는 생각이 드는 면도 없지 않지만, 중요한 것은 브랜드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독자에게 제공해 준다는 면에서 가치가 있는 책이라 평하고 싶다.

저자는 브랜드에 대한 기본적인 몇 가지 논리를 책 앞면과 뒷면에 간략하게 기술해 놨다. 즉 ‘브랜드 개성이론’ ‘브랜드 관계이론’ ‘브랜드 애착이론’, ‘브랜드 신뢰이론’ ‘브랜드 자산이론’ ‘대인매력이론’ ‘자아확장이론’이다. 그리고 브랜드를 이끄는, 정확히 말하면 사랑의 3요소를 정의하면서 이를 브랜드 사랑의 3요소로 확대시킨 것이다. ‘약속, 책임감’ ‘친밀감’ ‘열정’ 이 그것이다. 하지만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인간이 느끼는 사랑의 개념과 우리가 브랜드에 대해 느끼는 사랑의 개념이 별반 차이가 없다.

하지만 이 책의 핵심은 앞뒤를 둘러싼 이와 같은 개념보다는 저자가 정의한 브랜드 사랑 7가지 유형이다. 즉 ‘언제 만나도 반갑고 친근한 소꿉친구 사랑’을 느끼는 브랜드. ‘일순간 불타오르는 탐닉적 사랑’인 브랜드, ‘믿고 약속하는 안심할 수 있는 실리적 사랑’으로서의 브랜드, ‘우리의 사랑은 아름다웠다고 주장할 수 있는 낭만적 사랑’을 대표하는 브랜드, ‘따뜻하고 안전한 엄마 품과 같은 가족같은 사랑’을 느끼는 브랜드. 그리고 ‘거부할 수 없는 유혹감을 주는 복종적 사랑’의 브랜드. 마지막으로 ‘너는 또 다른 나라고 외칠 수 있는 완성된 사랑’을 제공하는 브랜드다.

브랜드. 중요한 개념이라는 것에 대해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요소다. 수많은 광고의 핵심목표가 브랜드를 알리고, 가치를 높이는 것이라는 점만 봐도 브랜드 하나 제대로 키우면 남부럽지 않은 기업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의 가치는 ‘브랜드’라는 게 모두 같은 의미를 가진 것은 아니며, 자신의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서느냐에 따라 소비자가 상품을 바라보는 태도가 달라진다는 것을 구분했다는 점이다.

내 브랜드는 어떤 사랑을 주고받는 브랜드일까? 내 브랜드는 어떤 개념의 브랜드이어야 할 까? 내 상품과 기업에 적합한 브랜드 사랑은 어떤 것일까? 브랜드는 알리고 키운다는 단순개념을 떠나 기업의 상품개발담당자나 브랜드매니저라면 깊이 생각해 볼만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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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유니클로만 팔리는가 - 불황 속에서 더욱 빛나는 유니클로의 성공 전략
가와시마 고타로 지음, 이서연 옮김 / 오늘의책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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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요즘처럼 시장경제가 불안할 때는 잘 되는 기업이 어디 없는지 찾아보게 된다. 그리고 그런 기업이 있다면 이는 당연히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밖에 없다. 그러나 조그마한 동네가게에서 매출목표 1억 엔을 바라보는 한 기업으로 성장한 유니클로을 바라보면, 게다가 지금 이 순간도 지속적으로 시장을 키워가는 회사를 보게 되면, 이건 단순한 관심의 수준을 넘어 경이로움을 느끼게 된다. 바로 이 회사다.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나도 유니클로에 관심을 갖다보니 지금 내 책상 위에 놓여있는 이 회서에 대한 책만 세 권이다. <야나이 다다시 유니클로 이야기>, <1승 9패 유니클로처럼>, 그리고 이 책 <왜 유니클로만 팔리는가>이다. 재미있는 건 이 중에서 두 권이 한 저자가 쓴 것이며, 이 책의 저자인 가와시마 코다로다. 어떻게 보면 저자의 글 솜씨나 능력보다 회사가 크니 저자 역시 함께 큰 것 같은 인상을 받는다.

왜 유니클로는 지속적으로 성장하는가? 이런 의문은 이 회사에 대한 관심과 함께 많은 사람들이 알고 싶어 하는 과제다. 특히 부침이 심한 패션업계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기업이라면 말이다. 그러다보니 누구나 유니클로에 대한 책을 잡으면 일단 회사가 어떻게 생겼고 어떤 방식으로 기반을 잡았으면, 사업을 진행하는 가운데에서 부딪친 장애에는 무엇이 있고, 이를 어떻게 극복했는지에 대해 알길 원한다. 이 책 역시 제목 그대로 ‘왜 유니클로만 팔리는지’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볼 것 같은 책이다.

하지만 내용을 보면서 조금 실망한 부분도 있다. 아마도 동일한 저자가 같은 기업을 대상으로 두 권의 책을 써서 그런지, 뭐라고 할까, 회사에 대해 대략적인 내용만 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실제 독자가 알고 싶은 세부적인 부분보다 전체적인 윤곽만을 알려주는 것 같다.

책 내용을 보면, 유니클로가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가 몇 가지 나오는데, 그 중에서 핵심적인 것은 우선 ‘플리스’라는 유니클로가 자랑하는 의류 한 점에 대한 이야기다. 바로 이 지금의 유니클로를 만들었다는 옷이다. 판매량은 2,500만장으로 단일 품목으로 이 정도의 판매량이면 단순한 옷이 아니라 국민의류라고 해야 맞지 않을까 생각할 정도다.

하지만 보다 궁금한 것은 한 개의 의류덕분에 기업 하나가 세상의 주목을 끌게 되었다는 것보다 어떻게 해서 그런 상품을 만들 수 있었는지가 더 궁금하지 않을까? 하지만 여기에 대한 답은 없다. 책에 나온 내용은 매우 우수한 소재를 선택해서 이를 타사가 쫓아오지 못할 정도의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공급했고 이 덕분에 유니클로가 만든 스스로 만들어 낸 시장에서 독자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말만 하고 있다.

물론 저자는 이와 같은 가격이 가능했던 원인을 몇 가지로 분석하고 있다. 일단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에서 생산했다는 점, 그리고 중국에서도 우수한 업체를 선별해서 그들에게 더 많은 물량을 공급함으로써 품질 안정화를 꾀했다는 점, 그리고 공장에 상품제작으로 의뢰할 때 생산한 상품 전량을 현금주고 사 왔다는 점, 그리고 한 번에 몇 만 벌 수준이 아닌 십만 단위의 생산물량을 발주함으로써 원가를 더 줄일 수 있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내용으로는 왜 유니클로가 승승장구하는지 이유를 알기 어렵다. 현재 원가문제 때문에 중국에서 생산하는 회사가 한두 개 인가? 중국이 세상의 공장이 되었다는 말은 곧 수많은 업체들이 중국에서 상품을 생산한다는 말이며, 이는 유니클로 이외에도 수많은 기업들이 이미 중국에서 자사상품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발주물량을 몇 개의 우수한 업체에 몰아줌으로써 생산단가를 낮출 수 있다는 점 역시 경영자라면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발주량이 많으면 당연히 생산단가는 떨어지고, 거기에 현금으로 구입하면 더더욱 떨어지고, 그것도 생산물량 전체를 약속대로 구입하면 가격은 더더더욱 떨어진다. 우리가 궁금한 것은 이와 같은 상식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어떻게 유니클로만이 그렇게 할 수 있었는가 아닐까. 그런데 거기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가 없다.

아니 정확히 표현하면, 앞에서 말한 세 권의 책을 다 보면 이유를 알 수 있다. 내용들이 비슷한 것 같지만 약간 다른 시각으로 유니클로를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니클로를 이해하기 위해 한 회사에 대한 책을 세 권씩이나 볼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그렇다면 이 책은 제목에 써 있는 ‘왜 유니클로만 팔리는가’에 대한 답을 독자에게 제대로 주지 못한다고 평가해도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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