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끼고, 훔치고, 창조하라 - 모방에서 창조를 이뤄낸 세상의 모든 사례들
김종춘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창조하라‘. 요즘 세상의 지상과제다. 이제는 좋은 학력이고 경력이고 다 필요 없고, 남다른 생각과 이를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이 최우선 능력이라고 말한다. 좋은 대학 나와 봐야 앞뒤좌우 재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기업성장에 별 도움이 안 된다.

하지만 창조라는 게 그리 쉬운 건 아니다. 맨 날 고민해 봐도 비슷한 것만 생각하는 사람들은 창조능력이, 또 발명가가 일반인과는 다른 별종의 능력이라고 하면서 ‘내가 어떻게 창조를...’한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의 갑갑한 마음을 풀어주기 위해 창조와 관련된 책이 봇물 쏟아지듯이 서점에 넘친다.

창조에 대한 책, 특히 이론적인 책을 보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말이 있는데, ‘이미 있는 것에서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봐라.’, ‘기존의 것들을 짜 맞춰 새로운 것으로 구성하라’는 말이다. 두 가지 말의 공통점은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려 하지 말고, 기존의 것을 잘 들여다보면서 그 안에서 새로움을 찾으라는 것이다.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어봐야 시장에서 환영받지도 못하는데 구지 하늘에서 떨어진 감씨 같은 걸 생각할 필요도 없는 것 같다.

이 책의 주제는 이미 있는 것을 모방하고, 이들의 뒷면을 살펴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한 것을 찾아내라는 것이다. 베끼고 훔치는 것은 창조의 기본이고, 이를 통해 기존 것과는 다른 모습을 만들어내면 그게 창조라고 한다. 일리 있는 말이다.

책 내용을 보면 창조에 대한 다양한 방식이 주제별로 세분화되어 있고, 그 주제에 따라 실 사례가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이 많았지만 창조행위와 관련된 주제로 나눠 정리하니 새롭게 다가온다. 특히 현장상황을 유심히 바라보다 찾아낸 창조의 사례들, 이미 있는 것을 조금 바꿔 놓은 사례들은, 물론 다른 것도 마찬가지이지만, ‘아. 맞아. 나는 왜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하는 안타까움이 느껴지기도 한다. 구구절절 설명 없이 기존 사례만을 창조과정과 함께 설명해 놓으니 읽기도 편하고, 당시 상황이 머릿속에 그려져 재미있기도 하다.

예를 들어 보면, 함평나비축제는 세상에 흔하디 흔한 나비를 대상으로 한 축제다. 내가 어릴 적만 해도 봄이 되면 어디서나 볼 수 있었던 나비. 예쁜 모습으로 훨훨 날아다니는 것을 보며 봄이 왔구나 하는 것을 느꼈던 것 같다. 하지만 환경이 열악해지면서 이것들은 하나둘씩 우리 곁은 떠났고, 이제는 나비를 보려면 도시를 벗어나 한적한 시골길을 걸어가야 한다. 누가 흔한 나비를 모아놓고 이를 관람하면 돈이 생길 줄 예상이나 해 봤겠는가.

또 하나는 요즘 나사의 십자형 홈이다. 예전에는 일자형 홈이라 힘을 쓰면 홈이 망가져 조여지지도 않았던 적이 많았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홈이 십자형으로 바뀌면서 홈이 망가지는 비율도 많이 줄었고, 돌리는 힘도 안정적으로 나사에 전달되었다. 이런 기본적인 구조를 어떻게 만들었을까? 책을 보면 기술자 한 명이 일자 홈이 불편해 좋은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십자형을 만들었다고 한다. 아주 간단한 방법 아닌가?

다만, 책을 읽으면서 아쉬웠던 점은, 물론 학교에서 강의하거나 기본적인 창조마인드를 심어주기에는 좋은 내용들이지만, 사례들이 대부분 지나간 사례라 익히 알고 있는 것들이 많아 참신한 느낌을 받지 못했다. 마치 고전 책을 읽는 느낌이랄까. 게다가 책의 디자인까지 합세해도 책 전체 분위기를 흘러간 명작 보는 것 같은 인상을 주고 있다.

또 하나는 창조의 방법을 여러 가지 설명한 것은 무척 좋았다. 하지만 너무 많은 형태로 창조의 유형을 분류하다보니 이를 실천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사실 책에 나온 사례들은 코에 걸면 코걸이고,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되는 것들이 많다. 하지만 너무 세부적으로 분류하다보니, 어떤 내용은 ‘이게 왜 이런 분류에 들어왔지?’하는 생각도 들고, 어떤 것은 몇 개의 분류체계에 공통적으로 들어갈 수 있는 사례들도 다수가 있다. 비슷비슷한 것을 억지로 쪼개다보니 발생한 현상 같다.

하지만 책 전체 내용은 무척 재미있다. 저자의 생각을 가능한 한 자제하고 사례 중심으로 내용을 기술했기에 창조 자체를 이해하는 데에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베끼고, 훔치고, 창조하라 - 모방에서 창조를 이뤄낸 세상의 모든 사례들
김종춘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창조하라‘. 요즘 세상의 지상과제다. 이제는 좋은 학력이고 경력이고 다 필요 없고, 남다른 생각과 이를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이 최우선 능력이라고 말한다. 좋은 대학 나와 봐야 앞뒤좌우 재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기업성장에 별 도움이 안 된다.

하지만 창조라는 게 그리 쉬운 건 아니다. 맨 날 고민해 봐도 비슷한 것만 생각하는 사람들은 창조능력이, 또 발명가가 일반인과는 다른 별종의 능력이라고 하면서 ‘내가 어떻게 창조를...’한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의 갑갑한 마음을 풀어주기 위해 창조와 관련된 책이 봇물 쏟아지듯이 서점에 넘친다.

창조에 대한 책, 특히 이론적인 책을 보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말이 있는데, ‘이미 있는 것에서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봐라.’, ‘기존의 것들을 짜 맞춰 새로운 것으로 구성하라’는 말이다. 두 가지 말의 공통점은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려 하지 말고, 기존의 것을 잘 들여다보면서 그 안에서 새로움을 찾으라는 것이다.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어봐야 시장에서 환영받지도 못하는데 구지 하늘에서 떨어진 감씨 같은 걸 생각할 필요도 없는 것 같다.

이 책의 주제는 이미 있는 것을 모방하고, 이들의 뒷면을 살펴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한 것을 찾아내라는 것이다. 베끼고 훔치는 것은 창조의 기본이고, 이를 통해 기존 것과는 다른 모습을 만들어내면 그게 창조라고 한다. 일리 있는 말이다.

책 내용을 보면 창조에 대한 다양한 방식이 주제별로 세분화되어 있고, 그 주제에 따라 실 사례가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들이 많았지만 창조행위와 관련된 주제로 나눠 정리하니 새롭게 다가온다. 특히 현장상황을 유심히 바라보다 찾아낸 창조의 사례들, 이미 있는 것을 조금 바꿔 놓은 사례들은, 물론 다른 것도 마찬가지이지만, ‘아. 맞아. 나는 왜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하는 안타까움이 느껴지기도 한다. 구구절절 설명 없이 기존 사례만을 창조과정과 함께 설명해 놓으니 읽기도 편하고, 당시 상황이 머릿속에 그려져 재미있기도 하다.

예를 들어 보면, 함평나비축제는 세상에 흔하디 흔한 나비를 대상으로 한 축제다. 내가 어릴 적만 해도 봄이 되면 어디서나 볼 수 있었던 나비. 예쁜 모습으로 훨훨 날아다니는 것을 보며 봄이 왔구나 하는 것을 느꼈던 것 같다. 하지만 환경이 열악해지면서 이것들은 하나둘씩 우리 곁은 떠났고, 이제는 나비를 보려면 도시를 벗어나 한적한 시골길을 걸어가야 한다. 누가 흔한 나비를 모아놓고 이를 관람하면 돈이 생길 줄 예상이나 해 봤겠는가.

또 하나는 요즘 나사의 십자형 홈이다. 예전에는 일자형 홈이라 힘을 쓰면 홈이 망가져 조여지지도 않았던 적이 많았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홈이 십자형으로 바뀌면서 홈이 망가지는 비율도 많이 줄었고, 돌리는 힘도 안정적으로 나사에 전달되었다. 이런 기본적인 구조를 어떻게 만들었을까? 책을 보면 기술자 한 명이 일자 홈이 불편해 좋은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십자형을 만들었다고 한다. 아주 간단한 방법 아닌가?

다만, 책을 읽으면서 아쉬웠던 점은, 물론 학교에서 강의하거나 기본적인 창조마인드를 심어주기에는 좋은 내용들이지만, 사례들이 대부분 지나간 사례라 익히 알고 있는 것들이 많아 참신한 느낌을 받지 못했다. 마치 고전 책을 읽는 느낌이랄까. 게다가 책의 디자인까지 합세해도 책 전체 분위기를 흘러간 명작 보는 것 같은 인상을 주고 있다.

또 하나는 창조의 방법을 여러 가지 설명한 것은 무척 좋았다. 하지만 너무 많은 형태로 창조의 유형을 분류하다보니 이를 실천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사실 책에 나온 사례들은 코에 걸면 코걸이고,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되는 것들이 많다. 하지만 너무 세부적으로 분류하다보니, 어떤 내용은 ‘이게 왜 이런 분류에 들어왔지?’하는 생각도 들고, 어떤 것은 몇 개의 분류체계에 공통적으로 들어갈 수 있는 사례들도 다수가 있다. 비슷비슷한 것을 억지로 쪼개다보니 발생한 현상 같다.

하지만 책 전체 내용은 무척 재미있다. 저자의 생각을 가능한 한 자제하고 사례 중심으로 내용을 기술했기에 창조 자체를 이해하는 데에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트렌드 코리아 2011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시장트렌드, 정확하게 말하면 시장 전반에 대한 것이 아닌 한국인의 소비트렌드에 대해 정리한 책으로 최근 들어 무척 재미있게 읽은 책 중의 하나다. 우연히 작년(2010년)에 이 책을 읽었고(트렌드코리아2010), 그때 생각보다 얻은 게 많아 2011년에도 기다렸던 책이다. 그 동안 트렌드분석이라고 하면 해외에서 나온 ‘메가트렌드(10년 단위의 트렌드를 분석)책이 대중을 이끌어 오던 차에 한국인만을 대상으로 한 트렌드 책이 나왔다고 하니, 평소 트렌드에 관심 있는 독자 입장에서는 무척 고맙고 반갑기도 하다.

이 책을 읽다보면 항상 느끼는 것인데 소비트렌드 분석을 위해 얼마나 많은 자료를 모으고, 이를 분석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씨름했을까 생각하면 더욱 값진 책이란 생각도 든다. 앞으로도 멈추지 말고 매년 한국인의 소비트렌드를 분석해서 지속적으로 출간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책의 내용은, 다른 독자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흔히 말하는 시장변화와 같은 거시트렌드가 아니라 한국인의 소비성향변화를 통해 우리나라의 문화변화를 확인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소비성향이란 삶의 모습이 겉으로 표현된 것이기에 이를 재해석하면 결국 문화의 변화라고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입장이며 필자도 이 말도 동의한다. 따라서 이 책은 한국인의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의 양상을 알 수 있는 소중한 자료로써 충분한 역할을 해 낼 것 같다.

이번 책은 읽기가 무척 편했는데, 이유는 아마도 앞에 전년도의 소비트렌드를 잘 정리해줬기 때문인 것 같다. 물론 작년에 나온 2010년의 소비트렌드 책을 보고 2011년 책을 보면 이해할 수 있겠지만, 구지 작년도 책을 보지 않더라도 책 앞에 전년도 내용을 정리해 줌으로써 2년이란 시기의 연결선상에서 지난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도록 편집한 부분은 소비트렌드의 변화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그리고 지난해의 트렌드를 볼 때 예전에 봤을 때와는 다른 느낌을 받았다. 아마도 책에 나온 내용들이 대부분 현실로 이뤄졌기에 작년 트렌드를 보며 그 상황을 머릿속에 구체적으로 그릴 수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금년의 소비트렌드를 저자는 ‘이중성’이란 단어로 간단하게 정의한다. 즉 두 마리의 토끼를 쫒는 모습이라는 말이다. 이를 책에 나온 트렌드를 통해 보면, ‘작은 차이가 큰 변화를 만든다’는 단어상의 이중성. ‘개방하되 감추고 싶은 심리’를 보이는 행동 상의 이중성, ‘가상과 현실이 혼재된 상황’이라는 현실논리 상의 이중성, ‘여가이지만 바쁜 여가’라는 이질적인 시간활용방법 상의 이중성. ‘직접 하되, 어떤 것은 전문가에게’라는 자기실현 상의 이중성, 또 ‘하나의 개인 속에 들어있는 다양한 자아’라는 심리상의 이중성 등이다. 무척 설득력 있는 말이다.

평소 시장트렌드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에 나와 있는 내용을 유심히 바라보면서 ‘그래서 달라질 것이 무엇이지?“라는 질문을 계속하게 될 것이고, 결국에는 평소에는 생각지 못했던 다양한 소비성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그 속에서 ’그럼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다면 책 한 권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발견한 것이니 그 가치는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만큼 가치 있는 책이란 의미다.
다만, 아쉬운 것이 있다면 저자가 2007년부터 2011년까지의 트렌드들이 내용상 유사한 것들이 단어만 바뀌면서 계속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저자는 쉽게 인식하지 못하겠지만) 물론 트렌드라는 게 쉽게 변화하지 않는 것이고, 또 변화한다고 해도 과거와의 연속성 상에서 달라지는 것이기에 매년 칼로 무 베듯이 분명하게 나눌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러나 매우 유사한 개념들이 단어의 정의만 약간 바꿔 사용된 듯한 느낌을 받게 되면, 이는 결국 책 내용 자체에 대한 신뢰가 조금 떨어지지 않을까 싶다.

필자 생각엔 지금처럼 과거와 비슷한 개념의 내용을 표현하는 단어만 바꿔 사용하는 것보다 전년도의 트렌드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금년에는 이와 같은 부분이 좀 더 강화되고 겉으로 부각될 것이라는 표현을 쓰면 어떨까 싶다. 지금처럼 매년 독립된 트렌드를 설명하지 말고 전년도와 연결된 트렌드를 보여주면 더욱 이해하기 쉽고, 설득력도 높아질 것이란 말이다.

예를 들면, 2007년의 소비트렌드 중에서 ‘Duality'란 개념은 그 후 소비트렌드에서 계속 나온 내용으로(일반적으로 말하는 New Luxury라는 큰 의미를 갖고) 2011년에도 'By Inspect, By Expert'라는 트렌드 속에 담겨있는 내용인 것 같다. 이런 경우, 트렌드의 큰 물길은 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인들의 표현방식에만 조금 차이가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싶다.

출판사에서는 2009년~2011년까지의 책을 세트로 만들어 내는 것도 좋겠지만, 그 동안 진행된 소비트렌드의 변화상을 하나의 연결고리로 정리하여 또 하나의 3년간 트렌드변화추이에 대한 책을 써 보는 건 어쩔지 제안하고 싶다. 만약 내가 학교에서 이 책을 갖고 강의한다면 이런 식으로 강의할 것 같기 때문이다. 거기에 십년 단위의 메가트렌드 내용을 접목시키면 설득력은 더욱 높아질 것이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페이스북 이펙트 - 세계를 하나로 연결하는 힘
이준구 지음 / 아라크네 / 201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페이스북 이펙트

이준구 지음, 아라크네, 2010. 11. 15




요즘 신문을 보면 아이패드 얘기가 자주 나온다. 어떤 신문은 ‘혁신’이란 단어로, 어떤 곳은 ‘소비자의 행동’ 자체를 바꿔버린 신기술이란 표현을 쓰며 노트북과 비슷한 조그마한 기기 하나가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침을 튀며 설명한다. 실제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서인지, 아니면 제조사로부터 홍보비를 받고 일부러 얘깃거리를 흘리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런 기사를 보면 세상사람 모두 아이패드와 같은 태블릿PC에 관심을 가진 것 같아 ‘나도 하나 사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게 된다.

근데 이런 것보다 더 핵심적인 변화가 또 있는데, 바로 온라인과 모바일을 연동시키고 있는 SNS서비스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가끔 가다 구글까지 포함한 온라인 세상에서의 변화다. 과거처럼 정보를 보러 들어가거나 물건을 사러 가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제는 한술 더 떠 사람들에게 자신을 표현하고, 누군가의 일상을 알기 위해 들어간다. 가입자가 거의 전 세계를 기준으로 한 ‘억’단위의 숫자이니 인류가 몇 개의 서비스에 혼이 나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은 이런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중에서 페이스북에 초점을 맞춰 쓴 책이다. 그러나 ‘소셜’이란 단어에 대해 이야기하다보니 초반부에는 페이스북과 함께 움직이는 구글, 트위터 이야기를 많이 한다. 페이스북만 갖고서는, 거의 모든 것이 깊이 연계되어 있는 서비스들 간의 관계구조를 설명하지 않고서는, 또 이와 같은 세 개 서비스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설명하지 않고서는 SNS를 언급한다는 게 구체적이지 못하고, 페이스북의 정체성을 설명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저자는 세 개의 대표적인 SNS서비스를 간단히 정의하는데, 구글은 ‘검색’분야의 최고봉으로, 트위터는 ‘뉴스’로, 그리고 페이스북은 ‘관계’분야의 최고모델이라고 한다. 단순하고, 깔끔하면서도 세 개 서비스의 특징과 강점을 잘 표현한 단어 같다. 그리고 ‘관계’라는 측면에서 페이스북의 성격과 강점, 문제점, 그리고 페이스북을 활용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설명한다.

책 페이지는 일반 책과 분량 면에서는 별반 차이가 없지만, 담겨있는 내용은 무척 방대하다. 요즘 시중에 나온 페이스북 관련 책처럼 사용법에 대해서만 언급하거나, 마치 페이스북 하나면 사업을 대승할 수 있는 것처럼, 또 이런 것 하나 못하면 세상에서 낙오되는 듯한 느낌을 주는 책이 아니라 소셜네트워크에 대한 기본적인 시각, 가치, 그리고 그 안에 흐르는 고유한 문화 같은 것을 잘 표현해 놓았기 때문에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 볼게 많다. 물론 얻는 것도 많고.

책 내용 중에 핵심적인 것 두 개를 들어보면, 우선, 페이스북의 흐름은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이고, 이런 구조는 온라인이라고 해서 오프라인과 다를 바 없다는 주장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온라인은 가상이고 오프라인은 현실이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저자는 온라인 역시 오프라인의 확장이며,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사람 역시 실재하는 사람이기에 오프라인에서 싫은 것은 온라인에서도 싫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예를 들어 방문판매사원이 상품을 팔려는 의도를 갖고 고객을 만난다고 치자. 그때 판매사원이 자신의 상품 얘기만 줄줄이 늘어놓으면 이를 듣는 사람의 기분이 어떨까? 아마 자신이 해당 상품을 구입하겠다고 마음먹은 상황이 아니라면 듣기 거북할 것이다. 그렇다면 온라인에서는 어떤가? 아무리 상대방을 볼 수 없어도 오프라인에서 싫은 것은 온라인에서도 싫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페이스북이란 온라인의 네트워크를 상품판매에 활용하려면 자기 상품만 자랑할 게 아니라 우선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를 먼저 형성하면서 친분을 쌓고, 그런 가운데에서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리 있는 말이다.

또 하나는, 제 4장에 들어있는 페이스북 마케팅에 대한 내용이다. 물론 제한된 지면이라 소셜네트워크에 대한 모든 걸 얘기할 수는 없겠지만,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여러 가지 사례를 들어 잘 설명하고 있다. 특히 페이스북 너머에 있는 다른 유사서비스와의 연계법이나,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는 방법을 설명한 부분은 이 분야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자신이 한번 실행해 보면서 페이스북의 지면을 보다 잘 활용할 수 있는 기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아쉬운 게 있다면, 목차에 나온 제목과 실제 내용이 조금 다른 부분들이 많아, 아니면 한 주제를 이끌고 있는 문장들이 조금 산만한 듯해서 책을 읽고 난 후 내용을 정리하기가 어렵다. 아마도 많은 것을 주고 싶은 저자의 마음이 이렇게 표현된 것 같다. 출판사가 조금 신경 써 줬으면 좋았을 걸 하는 면이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컬처 파워 - 스토리, 감성, 꿈의 키워드가 들끓는 이 시대의 경쟁력!
황인선 지음 / 팜파스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세상이 점점 더 인간다워지는 것일까? 아니면 앞만 보고 달려가던 발전의 동력이 서서히 식어가는 것일까? 요즘 세상의 화두는 인간다움이고, 인간 내면에 자리 잡은 감성에 대한 얘기다. 창의력도 과거와 같은 논리성의 결과가 아닌 인간 본연의 감성에서 출발하고, 남다름도 자신의 숨겨진 모습을 찾을 때 가능하다는 말이 대세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감성을 얘기하면서도 중요한 것 한 가지를 잊고 있는데, 감성은 인간의 본능과도 같은 것이고, 본능적인 가치는 문화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짧은 치마에 대한 혐오감, 동성연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살이 찐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우리 사회가 인정하는 문화에서 그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말이다. 따라서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고는 사람의 삶을 이해할 수 없고, 사람의 삶을 이해하지 못하면 기업들이 그토록 부르짖는 ‘소비자를 위한, 소비자의’와 같은 말들은 한낱 구호에 불과한 단어가 되고 만다.

<컬처파워>. 이 책은 참 묘한 책 같다. 처음 몇 페이지를 넘길 때는 ‘책을 괜히 보려 했나?’하는 후회감이 앞섰는데, 한 장씩 페이지를 넘기다보니 결국엔 끝까지 꼼꼼히 보게 된 책이다.

일반적으로 책 한권을 볼 때 그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에 읽는 경우는 많지 않다.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책을 보다가 접어놓고 다시 보고, 또 다른 일을 하다가 책을 보게 되는데, 이때 책의 앞 내용을 많이 잊어버리게 된다. 하지만 이 책은 앞의 내용을 다시 상기하기 위해 처음부터 다시 읽어 온, 그러다보니 다른 책보다 끝까지 읽는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린 책이다. 물론 이렇게 책을 읽은 것은 책 내용이 그만큼 가치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고, 더욱이 저자의 문화 사랑이 마음에 깊이 와 닿았기 때문이다.

저자가 주장하는 것 중에 기억하고 싶은 내용은 ‘기업이 문화를 활용하는 방법’, ‘저자가 문화를 이해하는 시각’, 그리고 ‘한국 문화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이 중에서 마지막 부분은 글로 간단히 표현하기는 어렵기에 서평에서는 제외하고, 앞의 두 부분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고자 한다.

우선 저자는 기업과 문화와의 관계를 네 개의 국면으로 나누고 있다. 이는 크게 두 개의 축, 하나는 문화를 어느 정도나 표현하는 가의 정도에 따라, 또 하나는 문화와 기업의 일관성이라고 할까. 문화의식과 이를 구현하는 정도가 기업 전체에 어느 정도나 자리 잡았는지에 따라 구분한 축이다. 이 축을 통해 저자는 겉모습은 문화를 적극 지원하고, 활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기업 자체와는 연관성이 떨어지는 인형단계, 기업의 상품개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테카르트(Technology+Art)단계, 기업이 구현하는 문화의 정도는 낮지만 이를 대중적으로 확산하는 사랑방단계, 그리고 마지막으로 문화 자체가 기업의 경영이념이자 가치인 산타크로스단계로 나누고 있다.

저자는 기업이 문화를 받아들이는 데에도 순서가 있는데 처음부터 문화를 기업운영 전반에 도입하기는 어렵고, 순차적으로 문화 활용에 따른 결과를 봐 가면서 도입하게 된다고 한다. 그리고 그 과정이 흉내만 내는 인형단계에서 문화를 상품개발에 직접적으로 연관시키는 테카르트단계, 그리고 마지막으로 산타크로스 단계로 발전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집중적으로 생각해 봐야 할 것은 테카르트단계(문화와 상품개발이 하나도 된 단계)에서의 이동인데 이 단계는 문화적인 측면이 강하게 부각됨으로써 최종목표지 같지만, 대중적인 면이 약하기에 이를 확산하기 위한 사랑방단계로 넘어갈 수 밖에 없게 되고 이런 과정을 통해 기업 자체가 서서히 문화에 동화됨으로써 최종적으로 나눔과 봉사 그 자체는 산타크로스 단계로 이동하게 된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이 내용을 어떻게 볼지 모르겠지만 필자 입장에서는 매우 설득력 있는 논리가 아닐까 싶다.

두 번째로 저자의 문화에 대한 시각 중에서 기억해 둬야 할 것은 문화와 수익, 돈, 자본 간의 관계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문화를 신성한 무엇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요즘은 일반화되었지만, 고궁에서 음악회를 하는 것, 궁중악기를 개량해서 현대음악을 연주하는 것, 창을 외국음악 풍으로 변조해서 부르는 것 등은 매우 불손한 태도라 생각했고, 또  기업의 문화적인 활동이 돈을 번다면 이는 문화를 악용한, 즉 돈에 미친 기업처럼 평가받기도 했다.

그러나 저자는 문화는 자본과 떨어져서는 발전할 수 없고, 자본 역시 문화의 힘없이는 지속가능하지 않기에 문화발전을 위해서는 누군가 문화를 활용함으로써 떳떳하게 돈을 벌 수 있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니 기업에서 문화 활동이나 문화적인 측면을 활용하고자 할 때는 이를 통해 어떤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 면밀히 검토한 후 진행하라고까지 말 한다. 기업의 문화지원활동은 효과가 있을 때만이, 즉 기업에 이득이 돌아올 수 있을 때만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은 문화 활동 안에 경제적인 이득을 얻을 수 있는 ‘발톱(저자의 표현)’을 함께 넣어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화. 먹고 살기 힘들 때 이런 얘기를 하면 욕먹기 십상이다. 하루하루 살아가기도 벅찬 상황에서 무슨 배부른 소리냐고 말이다. 그러나 요즘은 ‘절대빈곤’이란 상황에서 벗어난, 하루 세끼를 먹는 것보다 어떻게 먹을 것인가를 고민하는 세상이 되었다. 이때 우리는 단순한 편리함보다 내 마음과 정신적인 측면도 함께 충족시킬 수 았는 무엇인가를 원하게 되고, 이를 위한 효과적인 방법이 문화를 활용하는 것이다. 문화 속에는 인간이 본능적으로 원하는 그 무엇인가가 들어있어 우리를 편안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