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서로에게 미래가 될 테니까
윤이나 지음 / 코난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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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사 한 글자로 문장의 느낌이 크게 달라진다는 사례로 김훈의 칼의 노래를 언급하는 일은 2020년에는 더 이상 없기를 바라지만 아직은 1월이고 더 나은 사례를 미처 찾지 못해서, 이 책의 제목을 보고서도 어쩔 수 없이 그 문장들을 떠올렸다우리는이 아닌 우리가’ 서로에게 미래가 된다는 데에 상당한 의미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며 되새기기에는 역시 저 퇴고가 너무 낡아 보인다. 어쨌든 우리는 서로에게 미래가 된다는 표현이 소극적이며 일단락된 결과와 같은 느낌을 준다면, 우리가 서로에게 미래가 된다고 말하는 쪽은 훨씬 적극적이며 지속되고 확산될 과정으로서 다가왔다.

 

밀레니얼 세대는 사는 곳뿐만 아니라 삶이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시대와 기술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계속 달라지며 살아가기로 한 첫 세대인 것이다. -16

 

 좁게는 1981~1996, 넓게는 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태생을 뜻하는 이른바 밀레니얼 세대중에서도 선두에 속하는 저자가 같은 세대의 독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듯한 이 책은, 나 자신도 저자와 비슷한 세대인 탓인지 좀 더 가깝게 다가오는 부분이 적지 않았다. 동세대의 독자들이 관심을 가질 주제와 방향에 대해 저자가 항상 숙고해 왔다는 사실을 책의 곳곳에서 실감할 수 있었다. 저자가 말하는 밀레니얼 세대로서 느끼는 이 시대와 사회에 대한 서술과 인식에 대한 개인적인 동의의 여부를 떠나서, 이것이 상당히 보편타당하다는 사실은 인정하기가 어렵지 않았다.

 

 다시 말하면 이 책에서 말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상황과 입장이 나와 일치하는 면이 크다고 밝히기는 어렵지만, 이와 유사한 사람들을 적지 않게 보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것도 주로 SNS, 그중에서도 저자의 본진이기도 한 트위터에서 말이다. 그러고 보면 다른 것은 몰라도 주요한 사적 인간관계가 온라인에서 시작해 오프라인으로도 이어진다는 점만큼은 나도 밀레니얼의 대세에서 예외가 아니다. 그저 트위터에 중독되어 버렸다고만 생각했는데, 나름의 외재적 이유도 확실히 존재하는 셈이다. 게다가 이 온라인의 사적 친분이 나름대로 공적인 업무로도 이어진 적이 있었으니, 나름대로 어설프게나마 변화에 적응하는 셈이다.

 

 무엇보다 저 살아가기로 한이라는 표현이 참 마음에 들었다. 결심이며 태도이자, 일종의 체념이고 긍정인 여러 모습이 저 안에 담긴 듯했다.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며 산다는 말은 어떻게 보아도 참 세련된 묘사이지만, 그렇게 살기는 분명히 어렵고, 그렇게 살아야만 하는 상황을 납득하는 것도 마냥 달갑지는 않다. 하지만 그렇게 끊임없이 변화하고 이동하는 시대가 되었으며, 이런 상황은 앞으로 더욱 빨라지면 빨라지지 멈출 것 같지가 않다. 이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면, 그리고 이것이 다행인지 불행인지 비교적 어릴 때부터의 익숙한 상황이니, 저마다의 방식으로 최대한 적응하며 살아가기로했다.

 

우리의 미래는 불투명하지만 거기 분명히 있으므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안개를 헤쳐나가며 미래를 오늘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불투명하므로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의 미래가 오직 어둡고 차갑고 불행하기만 한 것도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알고, 결정되지 않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일이 우리 세대의 용기다. -182

 

 이렇듯 납득되는 측면이 있었음에도, 이 책의 이야기가 온전히 나 자신, 혹은 내가 속한 세대의 것이라고는 여겨지지는 않았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저자와 같이 내가 나를 고용하고 운영하는삶을 경험해 보지 않았으며, 부모나 가족 중에 자영업자나 프리랜서 자체가 유난히 적은 데다, 저자가 그토록 피할 수 없는 흐름으로서 강조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무소속의 상태에서 삶을 꾸리기를 원치 않는 까닭일 것이다. 그럼에도 이 책 덕분에 지금 프리랜서로서 살아가는 밀레니얼 세대들에 대해서 좀 더 잘 알게 되었다는 사실은 다행스럽다. 이렇게 읽지 않았다면 막연한 짐작조차 하지 않았을, 어떤 삶의 방식에 대해 배웠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것은 소속의 유무와 전혀 상관없는 문제에 가깝다. 그런 까닭에 이 책은 내가 생각하거나 겪은 이야기의 전부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남의 이야기도 아니다. 미래는 알 수 없고, 정해져 있지도 않았기에, 어떻게든 나아갈 수 있고 바꿀 수 있으며 또한 그래야 한다는 말은 나에게도 앞으로도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좀 더 투명하게 보이는 미래를 추구한다고 해서 그것이 가장 확실하게 결정된 미래라고 착각해 버리면 안 된다. 내 삶이 남들의 것과 크게 다르거나 낫다고, 혹은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할수록 여러 가지가 뒤틀리게 마련이다.

 

술자리에서조차 해서는 안 되는 말을 책에 버젓이 실어 출판하고도 어떤 남자는 대선 후보가 되고 어떤 남자는 청와대 행정관으로 일할 수 있는 곳이 바로 한국이라는 것을 여자들은 다 알고 있다. -198

 

 또한 이 책은 지금 한국을 살아가는 젊은 여성의 목소리이기도 하다. 내가 여성이 아니기에 그 부분에 대해서 말하면 주제넘은 노릇이다. 다만 페미니즘이 이 순간 한국의 여성들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될 수 있는지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설득력 있게 보여 주었다는 점을 밝히지 않으면, 이 책의 중요한 부분을 빠뜨리는 것이니 옳지 않다. 다른 어떤 문제보다도 한국의 가부장제와 남성 중심주의 및 그와 결합한 제도, 사회적 인식과 결부된 문제는 남성인 내 짐작보다 훨씬 크고 깊다는 것을 거듭 배웠다. 이런 한국에서 이곳의 많은 여성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서로의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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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서로에게 미래가 될 테니까
윤이나 지음 / 코난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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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일이었지만, 한 시대를 어떤 세대로 통과했는지는 생각보다 한 인간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이제는 안다.- P7

무엇보다 밀레니얼은 일단 가치중립적인 단어라는 게 좋다. 이 단어를 가져오지 않았다가는 까딱하면 순식간에 88만 원 세대나 삼포 세대, 파이 세대 같은 것이 된다.- P8.9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은 그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볼 수 있을 때 생겨난다.- P14

밀레니얼 세대는 사는 곳뿐만 아니라 삶이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시대와 기술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계속 달라지며 살아가기로 한 첫 세대인 것이다.- P16

미팅은 대체로 서로가 실제로 존재하는 인물임을 확인하는 과정으로 협업 초반에만 의미가 있다. 상호 신뢰가 존재한다면 사실 생략이 가능한 부분이다.- P32

나는 지나칠 정도로 사소한 불운이 잦은 삶을 살면서 일종의 보상처럼 아주 가끔씩 찾아오는 역시 사소한 행운을 감지하는 하찮은 능력을 갖추게 됐는데 이 경우가 그런 것이었다.- P37

“어쩜 하남에서도 콕 찝어서 개발 안 되는 이런 동네에만 살았을까?”- P50

우리는 우리가 가진 무언가가 오르는 것을, 성장하는 것을, 보고 경험한 일이 없다. 오르는 것이라면 대출 금리, 월세, 원천징수 세율, SNS 팔로어 수 정도다. 이 중에서 가장 경제와 상관없어 보이는 SNS 팔로어 수만이 그나마 소득 상승의 가능성과 겨우 붙어 있다니 정말 놀라운 21세기 아닌가.- P51

우리는 지나치게 최선을 다하고 있다. 나는 그게 우리의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어쩌면 그것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인지도 모른다.- P53

어쩌면 이 시대의 전문성은 전시되고 유명해질 때만 의미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P66.67

SNS는 셀프 광고판이기도 한 것이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 전시하고, 기록하고, 그걸 통해 내가 일하는 조직과는 별개로 나 자신을 브랜딩하는 일은 당연한 일이 되었다.- P68

내가 당신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꽃이 되었듯이, 대여를 공유라고 불렀기 때문에 새로워진 것이다. 말장난처럼 느껴지지만 어쩌면 이 말장난, 좋은 말로 하면 발상의 전환이야말로 다양한 밀레니얼 스타트업의 아이디어이고 출발점인지도 모른다.- P77

기록과 검색은 언제나 기억을 보조해주며 나는 가능하다면 새로운 기술을 이용해서 뇌와 연동하고 정리하는 일을 선호하는 사람이다.- P89

그러니까 ‘남들 다 하는 결혼을 안 하면 대체 무엇을 하는가?’라는 질문은 애초에 잘못됐다. 결혼을 안 하면 무엇을 하느냐면, 살던 대로 산다. 그리고 앞서 쓴 바와 같이 더 이상 남들이 다 결혼하지 않는다.- P115

나에게 비혼이 궤도를 벗어난 또 다른 삶의 상태 정도라면, 현재 한국 사회에서 비혼은 가부장제를 완강히 거부하는 적극적인 운동으로서도 존재하고 있다. 한국 사회는 이런 태도를 가진 이들과 함께 살아야 한다는 것, 함께 살게 될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나 역시 잊지 않을 것이다.- P121

메리언에게 레이디 버드는 주제를 모르고 주어진 것 이상을 원하는 새로운 세대다. 그리고 레이디 버드는 엄마에게서 떠나야만 자기 자신으로서 살아갈 수 있다는 걸 아는 딸이다. 레이디 버드의 모든 행동은 수많은 딸이 엄마에게 하는 말과 같은 의미를 담고 있다.
˝나는 엄마처럼 살지 않을 거야. 나는 자라서, 절대 엄마가 되지 않을 거야.˝- P141

망할 일이 없고 잘릴 일도 없는 회사를 안정적인 곳으로 여기지 않아서가 아니다. 꼭 그렇게만 일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P156

성공만이 일과 삶의 유일한 목표일 때는 ‘남들만큼 일해서는 남들처럼 살게 된다’는 이간질의 구호가 통했다.- P159

당장 프리랜서 작가로 일하며 한 팟캐스트에서 ‘비정규인’이라고까지 불렸던 나는 정규직을 원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나는 정규직 외의 비정규, 임시, 아르바이트, 프리랜서 등을 대충 묶은 뒤, 이런 방식으로 일하는 사람들을 다 정규직이 ‘못’ 됐기 때문에 당연히 안정적인 삶을 획득할 수 없는 노동자로 여기는 사회적 시선과 이들을 배려하지 않는 노동 정책에 반대한다. 나는 당장 각종 세금이 원천징수되는 글 한 편을 쓰고 원고료를 받을 때마다 해촉증명서를 받지 않으면 프리랜서의 건강보험료가 올라가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개선될 방안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 P165

그 시절 내게 (영화 <소공녀>에 나오는) 미소의 위스키와 같은 것은 책이었다. 나는 그 방에서 라면만 먹어야 했던 한 철에도 책을 읽을 수 있었기에 겨우 살았다.- P175.176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오늘을 유예할 필요가 없음을 기억하는 것 그리고 작다고 해도 내가 알고 확신을 가질 수 있는 행복을 찾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다. 물론 인생은 한 번뿐이라고 말하며 오늘을 탕진하는 것 그리고 오늘의 고통을 수많은 자잘한 소비로 대충 돌려 막는 것은 미래를 당겨 쓰는 일이라는 점에서 지양되어야 한다. 그러나 돈의 논리 앞에서 이 모든 것은 뒤섞인다. 그리고 밀레니얼 세대는 취향에, 오늘의 쾌락에 기꺼이 돈을 지불하는 세대, 크고 작은 소비의 주체로 다시 호출된다.- P177.178

우리의 미래는 불투명하지만 거기 분명히 있으므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안개를 헤쳐나가며 미래를 오늘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불투명하므로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의 미래가 오직 어둡고 차갑고 불행하기만 한 것도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알고, 결정되지 않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일이 우리 세대의 용기다. 그게 더 나빠지는 방향이거나 천천히 소멸해가는 길이라 할지라도 결국 살아남아 우리 미래를 보는 것이 우리 세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믿는다.- P182

나는 내게 허락된 지면 안에서 페미니즘에 대한 글을 쓸 때마다 임금 차별에 대해서, 유리 천장에 대해서, 더 많은 젊은 여성이 자기 목소리를 내고 정치를 해야 하는 필요성에 대해서 쓰고 싶었다. 그러나 매번 성범죄에 대한 이야기, 남성에게 죽임을 당한 여성의 이야기를 쓰게 된다. 대개의 여성이 당한 범죄와 소수의 여성이 저지른 범죄 양쪽에서 모두 여성은 여성이기 때문에 차별 받는다. 한국 사회에서 여성은 법 앞에 평등하지 않은 일을 자주 겪고, 나는 그 선명한 격차에 대해서 쓸 수밖에 없다.- P195

술자리에서조차 해서는 안 되는 말을 책에 버젓이 실어 출판하고도 어떤 남자는 대선 후보가 되고 어떤 남자는 청와대 행정관으로 일할 수 있는 곳이 바로 한국이라는 것을 여자들은 다 알고 있다.- P198

우리는 미래를 모른다. 모두에게 각자의 정해지지 않은 미래가 있는 한, 적어도 망하지는 않았다.- P214

개인의 유능함, 노력으로 극복하는 서사를 언제나 경계해 왔다고 생각하면서도 나라는 최소 단위의 불안 앞에서는 나 자신만을 생각한 것이다.- P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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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한아뿐
정세랑 지음 / 난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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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던, 하지만 읽지 못했던 작품이었는데 이런 연애담일 줄은 정말 몰랐다. 전혀 몰랐다. 그만큼 꽁꽁 숨겨두듯 혼자서 이 작가를, 이 작품을 아껴 왔다는 것도 나 역시 이제야 알았다. 이것 또한 까맣게 몰랐다. 충분히 기대를 하고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다 읽고 나니 마치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았던 사람마냥 즐거웠다. 이 이야기의 단맛은 예상보다 훨씬 넓고 짙었으며, 여운까지도 깊고 길었다.

 

경민을 사랑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문제라고, 한아는 그 순간에도 체념하듯 생각했다. 체념이라고 부르는 애정도 있는 것이다. -23

흐르지 않는, 진득한 피가 갈라진 입술 사이로 배어나왔다. -194

 

 이야기는 저 좋을 대로 사는 남성 애인 경민과의 연애 속에서 너무나 자연스럽게 지쳐 버린 여성인 한아로부터 시작한다. 경민은 딱히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충분히 좋지 못한 사람이다. 헤어지고 싶을 정도의 사람이 아닐 뿐, 함께 하기에는 충분히 버거운 애인이란 어떤 존재인지 그리 구구하지 않은 묘사 속에서도 충분히 잘 드러났다. 선량하지만 무책임하며, 끝까지 자신의 애정을 구실로 삼는 사람. 어쩌면 이 버거운경민의 역할은 새로 다가올 가뿐한, 그렇지만 이상한경민을 맞기 위한 도구 내지는 수단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같은 경민이 전혀 다른 지향과 상태로 한아에게 돌아왔기에, 그 차이와 혼란은 어느 새 연인이 접근할 때보다도 극대화된다.

 

처음에 얼마짜리 옷이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빛과 습기와 오염으로부터 소중하게 보호받은 옷이라면, 귀한 옷이다. 여왕의 옷자락을 드는 시동처럼 두근거리며 나무 옷걸이에 옮겨 걸었다. 상하지 않도록 한 솔기 한 솔기 치밀하게 뜯어내는 건 다음의 일이었다. -39쪽

 

 이 작품에서 가장 환상적인 지점은 경민이 변한 경위나, 갑자기 종적을 감춘 작중의 스타 가수 아폴로보다도, 한아라는 인물 그 자체다. 지극히 올곧으며 조금이라도 나은 지구와 환경을 바라고 노력할 뿐만 아니라, 그 가치의 행간에서 자신만의 즐거움을 찾는 이런 사람은, 일상에 깊이 스며 있기 때문에 도리어 무척 희귀하다. 게다가 한아는 이런 자신의 지향으로 자신의 삶을 자립할 정도로 꾸려 나간다. 그런 까닭에 이 작품은 오직 한아와 경민의 낯선 연애를 따라가는 것만으로 충분해졌다. 이런 흐름은 경민보다도 한아에게 의존하는 바가 더 크며, 이것이야말로 SF와 판타지를 아우른 장르적 토대를 이룬다. 오직 연애만 생각할 수 있는 세계라니. 그 점만으로도 감미로움이 충만하다.

 

. 따지고 보면 전혀 자연스러운 관계가 아닌데 숨쉬는 것처럼 자연스러워. 대화가 끊이질 않아. 매일 소리 내어 웃고, 서로를 할퀴지 않아. 경민이의 한도는 어디까진지 모르겠어.” -205

한아는 이후 채 겪어보지 않은 광막함에 대해 계속 떠올렸고, 우주가 언제나 광막한 곳이어서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의 마음속에도 그것이 일부 녹아들지 않았을까 여기게 되었다. 누군가는 어렴풋하게, 누군가는 살을 찔러오는 강렬함으로 안쪽의 춥고 비어 있는 공간을 더듬는 것이다. -161

 

 부자연스러운 한아와 경민의 연애는 결국 그 상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단계까지 나아간다. 경민은 한아가 받아들이지 못할 정도로, 한아와 어울리는 사람이 되었으니까. 경민이 이 변화의 이면에 감춘 비밀은 이 작품의 핵심인 까닭에 굳이 여기 적을 이유가 없지만, 그가 한아에게 드러내는 지극한 애정 역시 경이롭기는 매한가지다. 서사와 상상의 규모를 우주의 끝까지 넓힌 것으로도 부족해서 그 광대한 공간을 오직 애정과 이해만으로 가득 채울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 이야기를 읽는 내내 절감했다. 책 속에 자연스러운 구석은 별로 없는데, 결국은 자연스러울 정도로 편안한 이유였다.

 

“(전략) 우주가 아무리 넓어도 직접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야기들이 있으니까. 이거면 됐어.” -95

 

 책이 시작하자마자 유성우를 보겠다며 캐나다고 혼자 떠나 버렸던, ‘버거운경민이 이 작품의 결말에서 맡은 역할 내지는 취한 행동은 너무나 그답지만 그렇다고 딱히 이해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도 않았다. 내가 한아도 아니고, 그와 연애를 했던 사이도 아니기에 더더욱 그러했다. 무책임하게 떠났던 사람이 뒤늦게 돌아오는 것이 무척 싫고, 자신은 사랑했기에 떠났던 것이라고 설명인지 변명인지를 늘어놓는 것은 더더욱 싫다. 다만 여기서는 그렇게 해서라도 한아가 경민을 향해서 정리해야 할 감정과 서사가 있었기에 간신히 납득할 수 있었을 뿐이다. 어쨌든 한아는 자신이 사랑한 사람이 누구인지, 명확히 확인할 필요가 있었고 두 사람은 그 과제를 해 냈다.

 

흔하지 않지만 어떤 사랑은 항상성을 가지고, 요동치지 않고, 요철도 없이 랄랄라 하고 계속되기도 한다. -217쪽

 

 결말부의 내용만으로 어느 이야기를 호평하거나 혹평하는 것은 온당한 태도가 아니지만, 그렇다고 결말이 마음에 드는 이야기를 부러 비판하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이야기를 억지로 상찬하는 것도 그리 적절하지는 않다. 다행히 이 소설은 처음이 좋았듯이 끝도 그러하였기에 더욱 마음에 들었다. 이제는 어디서도 도저히 확신할 수 없는, 앞으로도 변치 않는 연애를, 관계를, 여기서는 짐작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그저 한아를 사랑하는 소설이겠거니 싶었던 책의 제목조차도 실은 그 이상의 의미라는 사실을 이제는 안다. 진짜 경민에게는 지구에서 한아밖에 없으니까. 이 제목이야말로 어찌나 감미롭고 타당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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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한아뿐
정세랑 지음 / 난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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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 모든 일은 결코 한아의 외모 때문에 벌어지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의 추측과는 달리.
어쩐지 친해지고 싶은 호감형이기는 하지만 평일 오후 두 시의 6호선에서 눈에 띌 정도지, 출퇴근 시간 2호선에서는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을 희미한 인상이었다.- P9

언젠가 자기 브랜드를 갖게 될 거라고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한아는 기대했던 사람들을 모조리 배신한 셈이지만, 그 조그만 가게에서 매우 행복하게 일했다.- P12

잦은 배웅은 간절함을 감소시켰다.- P15

유리가 늘 하는 말을 하며 먹을 갈기 시작했다. 한아는 자시니 그 먹 냄새를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늘 알 수가 없다고 생각했다. 향긋하면서도 꼬리꼬리했다.- P20

경민을 사랑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문제라고, 한아는 그 순간에도 체념하듯 생각했다. 체념이라고 부르는 애정도 있는 것이다.- P23

˝(전략) 우주적 규모로 잘할 필요 없어요. 동네 규모로 좀 잘하면 안 돼?˝- P33

처음에 얼마짜리 옷이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빛과 습기와 오염으로부터 소중하게 보호받은 옷이라면, 귀한 옷이다. 여왕의 옷자락을 드는 시동처럼 두근거리며 나무 옷걸이에 옮겨 걸었다. 상하지 않도록 한 솔기 한 솔기 치밀하게 뜯어내는 건 다음의 일이었다.- P39

한아도 디자이너지만, 디자이너들은 결국 남 좋은 일이 될 걸 알면서도 디테일 하나에까지 성실하다는 점에서 사랑스럽고 안쓰러운 존재들이었다.- P41

얼굴 붉힐 일 많고 번거로운 상황에 자주 놓이면서도 (아폴로 팬클럽 운영을) 계속해온 것은, 팬클럽이 망하기 시작하면 얼마나 쉽게 끝장나는지 잘 알기 때문이었다.- P56

아직은 포기할 때가 아니었다. 포기할 수 있는 마음이 아니었다.- P78

경민에게 반할 수밖에 없었던 그 마음을 재생시켜야 한다고 다짐한다. 어딘가 한아 안에 4K 화질로 저장되어 있을 거라고.- P90

최근의 상상이 최악이었던 것은 기본 전제가 더 끔찍했기 때문이라는 걸 이제야 도출해낸 것이다.- P94

˝(전략) 우주가 아무리 넓어도 직접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야기들이 있으니까. 이거면 됐어.˝- P95

나쁜 새끼. 이마에 뽀뽀를 하고는 우주 끝까지 달려가버린 싸가지 없는 새끼......- P108

˝일단 친구부터 해. 그리고 지구를 침략하려 들면 바로 파혼할 거야.˝- P109

경민의 손보다 온도가 높고 굳은살이 없는 손이었다. 쌓인 기억이 없는 손이었다.- P109

한아는 계속 묻고 싶었던 것을 물었다.
˝다시 여행하고 싶지는 않아? 공항에 오니까 여행 싫어하는 나도 막 그런 기분이 드는데.˝
˝네가 내 여행이잖아. 잊지 마.˝- P137

그러고 나서 한아가 느낀 감정은 새로웠다.
˝보고 싶어.˝
그 말이 자연스럽게 새어나왔다. 망할, 외계인이 보고 싶었다. 익숙해져버렸다. 그런 타입도 아니면서 매일 함께 보내는 데 길들여져버렸다.
˝이런...... 이런, 말도 안 되는......˝- P143

한아는 이후 채 겪어보지 않은 광막함에 대해 계속 떠올렸고, 우주가 언제나 광막한 곳이어서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의 마음속에도 그것이 일부 녹아들지 않았을까 여기게 되었다. 누군가는 어렴풋하게, 누군가는 살을 찔러오는 강렬함으로 안쪽의 춥고 비어 있는 공간을 더듬는 것이다.- P161

˝(전략) 자연스럽게 불규칙한 것일수록 재현하기 힘들대. (후략).˝- P171

한아는 일을 하다가 짬짬이, 드레스를 만들기 시작했다. 표백을 하지 않은, 그래서 눈이 시린 하얀색은 아닌 따뜻한 미색의 원단을 바탕으로 애틋한 손님들의 옷에서 떨어져나온 흰색 계통의 자투리천들이 들어갔다. 한아는 11월의 바다처럼 짙은 코발트색 실을 썼는데 그로써 드레스 하나에 새로운 것, 오래된 것, 빌린 것, 파란 것 모두가 들어간 셈이었다.- P173

하루 푹 자고 나서 쌀뜨물에 담가두었던 식기들을 친환경 세제로 설거지했다. 두 사람은 설거지를 하느라 차가워진 서로의 손을 잡고 차를 마셨다.- P180

˝(전략) 넌 어슐러 르 귄이랑 몇 년이나 같은 별에 살았잖아. 그건 자랑스러워해도 되는 일이야. 끝까지 노벨문학상을 안 주다니. 멍청이들.˝- P183

흐르지 않는, 진득한 피가 갈라진 입술 사이로 배어나왔다.- P194

떠나지 않았다면 내 평생이 모두 네 것이었을 거라는 잔인한 말을 차마 할 수 없었던 한아는 그저 엑스가 조금이라도 편해지길 바랄 뿐이었다.- P204

˝응. 따지고 보면 전혀 자연스러운 관계가 아닌데 숨쉬는 것처럼 자연스러워. 대화가 끊이질 않아. 매일 소리 내어 웃고, 서로를 할퀴지 않아. 경민이의 한도는 어디까진지 모르겠어.˝- P205

˝다음번에는 속하게 된 곳을 더 사랑할 수 있거나, 아니면 함께 떠날 수 있는 누군가를 만날 수 있다면 좋겠어. 여기도 아니고 나도 아니었지만, 다음번에는 꼭.˝- P211

칫솔에 치약을 근사할 정도로 적당량을 묻혀 한아에게 내밀었다.- P214

아무리 애를 써도 벗어날 수 없는 껍질은 언제까지나 남기 마련이었다.- P216

흔하지 않지만 어떤 사랑은 항상성을 가지고, 요동치지 않고, 요철도 없이 랄랄라 하고 계속되기도 한다.- P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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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트, 우리가 지어 올린 모든 것들의 과학 - 그림과 원리로 읽는 건축학 수업
로마 아그라왈 지음, 윤신영 외 옮김 / 어크로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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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구상해서 건축했는지 말하는 책은 점점 많아지고 있는데, 어떻게 건축해서 사용하는지 말하는 책은 아직도 적다. 사람들이 공학적 결과보다는 예술·인문적 영감 비슷한 것에 여전히 집착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겠지만, 그만큼 이 방향에서 일반 대중들의 관심과 이해를 끌어낼 수 있을 정도의 글을 쓰기 어려운 탓도 있을 것이다. 어떤 연유로 이렇게 아름다운 건물을 생각해 냈는지에 비하면, 어떤 자료와 방법으로 그 건물을 지어 냈는지는 조금은 덜 매력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멋진 건물들을 여럿 보고, 관련된 책들도 적지 않게 접하며 의 영역이 얼마나 매력적인지는 나름대로 충분히 살펴보았다고 생각한 까닭에, ‘어떻게의 영역이 더 궁금해졌다. 그럴 때에 마침 이 책이 나왔다.

 

사람들은 구부러진 캐노피와 기다란 실루엣 그리고 독특한 파사드 등 설계에 투영된 야망과 상상력에 감탄하고 반응하며 셀카봉에 장착한 휴대전화 속의 수많은 사진에 드라마틱한 배경으로 남겨둔다. 이것은 건축학적 드라마로, 공학이 얼마나 낭만적인지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219

 

 거대한 건축물을 만드는 구조 공학자가 쓴 이 책은, 철저히 어떻게에 집중한다. 이 저자는 오늘날 사람들을 매혹시키고 있는 현대 건축의 규모와 개성이 단순히 건축가 한 개인의 설계, 의도를 넘어선 공학의 지속적 성장과 혁신의 결과임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실천하는 인물인 까닭이다. 그는 (storey)’부터 다리(bridge)’까지 지금 사람들이 주변에서 접할 수 있는 건축 공학의 요소들을 소개하고 나서, 앞으로 변화할 건축과 공학의 미래를 일별하는 으로 마무리한다. 이 책만으로 지금의 건축과 공학을 낱낱이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이 낯설었던 방향에서 건축을 바라보며 조금이라도 생각해 보는 것이 얼마나 흥미로운지는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다.

 

매일 수천 명의 사람들이 내가 설계한 건축물을 이용한다는 사실을 생각했다. 사람들은 다리를 건너고 건물 안에서 일하며 집에서 살아간다. 내 작품이 자신들에게 문제를 일으킬 거라는 걱정은 꿈에서도 하지 않는다. -20~21

이것은 어떤 면에서는 엔지니어의 꿈이다. 건물이 안전하게 설계되어 거주자들은 건물이 서 있기 위해 동원된 수많은 복잡한 기술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 채 자신의 일을 편안하게 계속하는 것 말이다. -56~57

 

 애초에 공학자, 엔지니어의 글을 읽은 경험 자체가 많지 않았던 까닭에, 공학자이자 여성으로서 이 분야에서 활약한 저자의 생각 자체가 흥미롭게 다가온 점도 적지 않았다. 그중에서도 엔지니어들이 바라는 바는, 이용자인 시민들, 즉 공학의 밖에 있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존재를 의식하지 않고서도 편안히 지내는 것이라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오직 제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는 그 결과물, 이 책의 경우에는 건축물로서만 말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태도를 고풍스럽고 교만한 전문가주의의 소산이라고 말할 구석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그렇게 단정 짓고 말기에는 건축·구조 공학자들이 담당하는 결과물이 외부인들, 문외한인 시민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과 그 중요성이 너무도 크다. 사회에서 자신들이 맡은 역할, 전문성에 대한 책임감을 밝힌 구체적, 자발적이며 견고한 문장이 아무래도 다소 낯설었던 탓이라고 여긴다.

 

건축 기술과 구조 시스템 그리고 계산 능력이 매년 향상되고 있다. 구조공학자가 되기에 더없이 신나는 시기다. -171

회의실에 들어가면 나만 여자인 경우가 많다. 가끔 세어보면, 남자 11명에 나, 아니면 남자 17명에 나다. 대개는 남자 21명에 나였다. (중략) 나는 미스터 아그라왈 씨에게라고 적힌, 일과 관련된 수많은 편지를 받았다. 내 이름에서 성별을 유추할 수 없다면 그냥 남성이라고 추측하는 편이 낫다. 그게 맞을 확률이 90퍼센트 이상이니까. 실망스럽게도 나는 이 직종에서 소수에 속하기 때문이다. -263

 

 지금 한국, 특히 서울에서 곳곳에 지어졌고, 또한 지어질 여러 특별한 건물들을 생각할 때, 건축 기술과 그 구조의 시스템이 크게 발전했으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진화하리라는 것은 비전문가조차도 짐작할 수 있다. 건축 공학 기술의 발달을 시공간적, 입체적으로 이 책에서 소개한 저자 역시, 그런 까닭에 자신의 일이 앞으로 더욱 흥미진진해지리라는 기대를 아끼지 않는다. 그럼에도 오랫동안 남성이 주도했던 이 분야에서는 여전히 소수인 여성으로서 겪어야 하는 여러 어려움은 여전히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저자는 이어지는 문장에서 궁극적으로는 끈기와 탄력성으로 이런 장애물들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건축, 공학이라는 분야는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대중, 사회의 이면에서 자신들만의 고유한 전문성과 원칙을 중시할 수밖에 없기에, 그런 개인적 자질만으로는 한계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사회에서 건축가, 공학자가 독립된 까닭에, 그 안의 여성들이 고립될 수도 있다는 의문이 남았다.

 

재료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면 공학을 제대로 활용해야 한다. 사람들은 때로 콘크리트를 구식 재료라고 생각한다. 고대에 뿌리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략) 아마 언젠가는 콘크리트를 완전히 대체할 새로운 재료가 등장할 것이다. 한편으로 계속 늘고 있는 인구의 수요에 맞추기 위해 도시들이 엄청난 속도로 지어질 것이다. 콘크리트 건물은 앞으로 오랫동안 지평선을 빛낼 것이다. 내가 쓰다듬을 콘크리트는 아직 많이 남아 있다. -135

새로운 공학이 항상 크고 담대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때론 변변찮은 근본에 의지할 수도 있다. -309

 

 결국 무수한 재료들이 아래서 위로, 혹은 위에서 아래로 누적되어야만 하나의 건축물이 완성되듯이, 그 건축물의 이면에 있는 공학 역시 오랜 시간 동안, 그리고 세계 곳곳에서 무수한 시행착오와 지식, 원리가 축적되어서 이루어진 학문이라는 사실을 이 책에서 거듭 배웠다. 건물이 완성되고 나면 가장 밑바닥의 가장 작은 일부분을 굳이 살피지 않게 되듯이, 오늘날처럼 웅장 휘황한 건물들이 즐비한 시대에는 도리어 그것을 세운 건축·구조 공학을 의식하기가 더욱 어려울지도 모른다. 하물며 그 세계는 의식되지 않는 것을 목표로 자신의 역할을 다하는 이들이 모여 있으므로 더더욱. 그럼에도 이 책은 바로 지금 이 건축의 기초와 원리를 조금씩 살펴보는 것이 얼마나 흥미로운지 알려 주었다. 기초의 시작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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