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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아서 - 루나파크 : 훌쩍 런던에서 살기
홍인혜 지음 / 달 / 2011년 9월
구판절판


언제나 이렇다. 내 책상은 늘 현실안주로 뒤덮여 있고, 내 가방은 집착으로 가득 차 있다.-29쪽

외로운 여행자들은 남의 세계에 틈입하고 싶은 사람들이다. 하지만 런던의 '사과머신'들은 이를 단호하게 차단한다. 이들의 "Sorry"에는 '나도 너를 터치하지 않을 테니, 너도 나에게 다가오지 말아줄래?'가 함의되어 있었다.-71쪽

매 순간이 듣기평가 같았고 모든 사람이 영어 선생님 같았다. 런던은 모든 체류자를 어학연수생으로 만드는 기묘한 땅이었다.-76쪽

이렇게 감각이 섬세해진 분야가 생기면 삶이 배로 풍성해진다.-115쪽

수없이 많은 저마다의 꿈, 낭만, 판타지를 실현한 글을 마주하며, 과연 이것이 타인에게도, 나 같은 독자에게도 의미가 있는지 의문스러웠다. 결국 저자들은 여행이라는 특수행위를 매개로 누구에게도 의미가 없는, 오직 자신만의 낭만을 실현하며 우리에게도 그에 동참하길 강요하는 게 아닌가.-127쪽

하지만 이런 나약한 응석받이들은 오히려 절대 죽지 않을 거다. 곁의 사람들에게 심려를 끼치며 남의 수명을 줄일지언정, 떼쓰고 투정부리며 오래 오래 살 거다. 말로만 죽음을 이야기하면서, 심장이 조금만 저릿해도 큰 병인가 의심하며 매일 영양제도 챙겨먹으며 잘도 살 거다.-2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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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YLA 2012-05-06 18:30   좋아요 0 | URL
우왕 ㅋ 재미있어요? 읽어볼까요?
 
일반적이지 않은 독자
앨런 베넷 지음, 조동섭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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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는 취미인데, 취미를 갖지 않는 것이 여왕이 갖추어야 할 본분이었다.-12쪽

"인기 있는 작가는 아닙니다, 폐하."
"왜 그런지 모르겠군. 내가 작위를 주었는데."-14쪽

"아, 끝까지. 나는 시작한 책은 다 읽는다네. 어릴 때부터 그렇게 교육을 받았지. 책, 버터 바른 빵, 매시트포테이토. 제 몫은 다 처리해라. 그게 늘 내 철학이야."-17쪽

여왕이 시시한 책으로, 가령 조지 엘리엇의 초기작이나 헨리 제임스의 후기작으로 간다면, 독서를 막 시작한 초보자인 여왕은 책을 영원히 멀리했을 것이다.-19쪽

이튿날 여왕은 비서관과 늘 하던 일을 하고 있었다. 나온 의제는 요즘 '인적 자원'이라 불리는 것이었다.
"내가 한창때만 해도 이런 일은 '인사'라고 불렀다네." 여왕이 비서관에게 말했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하인 관리'라고 불렀다.-20쪽

나이와 지위, 두 가지 모두 비위를 잘 맞추어야 할 특질이 아닐 수 없었다.-25쪽

"(전략) 브리핑은 간단하고 사실에 입각한 것이고, 요점만 추린 것이야. 반면 독서는 자유롭고 광범위하고 쉴새없이 마음을 끌어. 브리핑은 대상을 축소시켜 가두지만, 독서는 대상을 활짝 열어놓지."-29쪽

외무장관과 달리 여왕은 프루스트에 대한 무지를 곧 만회했다. 노먼이 곧장 인터넷에서 프루스트를 찾았고, 소설이 열세권에 달하는 것을 알아낸 뒤, 여왕이 밸모럴에서 보낼 여름휴가 때 읽으면 딱 좋겠다고 생각했다.-74쪽

제럴드가 귀납법이 무엇인지 알았다면, 귀납법으로 유추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알츠하이머병은 평범하다. 여왕은 평범하지 않다. 그러므로 여왕은 알츠하이머병에 걸리지 않는다.-96쪽

제대로 된 다과회가 열리리라는 기대로 예상보다 훨씬 많은 자문 위원이 왔다. 만찬은 짐스러운 일이지만 다과회는 반가운 일이었기 때문이다.-125쪽

"너무 법석을 부리지는 맙시다. 짐이 여든 살이고 이 자리가 생일 파티인 것은 사실이지만, 축하할 게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축하받을 것도 별로 없지만 한 가지를 짚으라면, 적어도 짐이 국민들에게 충격을 주지않고 죽을 수 있는 나이에 다다랐다는 것이지요."-126쪽

"프루스트를 읽은 사람 있나요?" 여왕이 좌중에게 물었다.
누가 소리를 죽이고 "누구?"라고 물었고, 몇 사람이 손을 들었다. 내각에 있는 젊은 장관 하나는 프루스트를 읽은 적이 있어서 손을 들려고 하다가 총리가 손을 들지 않은 것을 보고, 읽었다고 밝혀보아야 좋을 일이 전혀 없겠다 싶어 들지 않았다.-130쪽

"(전략) 책은 대개 자신이 이미 하기로 마음먹은 바를, 어쩌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 하기로 마음먹은 바를 확인시키기만 하죠. 우리는 자신의 신념을 뒷받침하려고 책을 찾습니다. 말하자면 책은 책으로 끝나는 겁니다."-1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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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로 먹고살기 - 경제학자 우석훈의 한국 문화산업 대해부
우석훈 지음, 김태권 그림 / 반비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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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방송은 군사정권의 3S(섹스 스크린 스포츠) 같은 것이고 '통치 이념의 재생산' 혹은 정치적 관심사에서 국민의 눈을 돌리려는 장치라는 분석이 버라이어티쇼에 들어맞지 않는 이유는 이런 프로그램이 시대 언어의 생산자이기 때문이다.-57쪽

충분한 제작기간과 제작비를 보장해주지 않고 '순도 100퍼센트'의 진리만을 방송하라는 것은 검열자의 입장이다.-104쪽

콘텐츠라는 말 자체가 IT 버블 시대에 생겨난 용어인데, 이제 시대도 바뀌었으니 고압적이면서도 상업적인 느낌만을 주는 이런 개념은 재고해야 할 것이다. -119쪽

프랑스 대선에서 최고의 빅 매치는, 사회당의 미테랑이 자크 시라크와 맞붙었을 때라고들 한다. 그때 좌파의 홍보는 가수 이브 몽탕이, 우파의 홍보는 알랭 들롱이 맡았다. 이 불꽂 튀는 홍보전은 세기의 대결이었는데, 투표는 미테랑이 이겼지만 지켜보던 나는 알랭 들롱이 진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130쪽

특정 문화 및 사회 영역에 자체 생태계가 들어서기 위해서는 잡지가 중심에 서고, 그 주변에 기자와 칼럼니스트 등 소위 '떠드는 사람들'이 포진해야 한다. 실무만 있고 담론이 없으면 그 분야는 활력을 잃는다.-197쪽

국가별로 일반 행정부서에서 다루기 어려운 분야를 특수하게 처리하는 방법이 있다. 영국에서는 국왕이 주는 작위를 문화 외교에 상당히 잘 활용한다. 일본에도 천황 관심 사업이라는 게 있어서 정부가 직접 하기 어려운 아프리카나 동아시아의 인터넷 지원 같은 일들을 천황이 직접 챙긴다.-200쪽

한국 독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마치 한 차례 여행 같은 형태의 책을 선호하고,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와는 다른 감정에 빠져드는 상황을 좋아한다. 그래서 독자는 저자를 여행 가이드처럼 생각하는 것이다.-222쪽

돈과 검열권을 쥔 사람들이 말하는 '아름다움'은 무서운 무기다.-251~2쪽

그러나 10년쯤 지나 다시 한 번 이 테제(퍼트넘의 '나홀로 볼링')를 생각해보니, 혼자서 볼링이라도 칠 수 있는 사회는 그래도 건강한 편이고 너무 외로워서 혼자 볼링이라도 치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어쨌든 삶을 계속 꾸려나갈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3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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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무사 이성계 - 운명을 바꾼 단 하루의 전쟁
서권 지음 / 다산책방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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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은 명이 다하면 버리고 새것을 써야 했다. 쓰던 것이 아까워 고쳐 쓰거나 하면 반드시 탈이 났다.-80쪽

"(전략) 하지만 그대는 너무 어리다. 내 막내아들뻘이나 되는 너를 치기에는 내 칼이 너무 늙었다. 너의 피가 너무 젊은 만큼 나의 죄는 더욱 커지는 것이다. 너를 인(仁)으로 품지 못하는 나는, 그릇이 용렬하구나." -140쪽

바꾸어 말하면, 기세는 쇠뇌를 당긴 것이고 절도는 그것을 쏘는 것이라며 성계는 두란을 타일렀다. -2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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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풍당당 - 성석제 장편소설
성석제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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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서원에서 제사를 지내는 음력 9월 마지막 정일丁日, 산이 붉게 물들고 바위는 검고 강물은 푸르며 모래는 눈부시게 흰 채로 높고 낮고 눕고 흐르고 솟아 무지개처럼 대조를 이룰 때에는 숨이 막힐 정도의 절경을 자랑했다.-17쪽

쿠데타를 일으킬 게 아니고 다른 데 붙어서 배신을 할게 아니라면 제가 모시고 있는 형님에 대해 실망해봐야 저만 손해다.-151쪽

"(전략) 그리고...... 나 짜증내는 거 제일 싫어. 나한테 짜증내지 마. 제발. 마지막 부탁이에요."-1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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