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트, 우리가 지어 올린 모든 것들의 과학 - 그림과 원리로 읽는 건축학 수업
로마 아그라왈 지음, 윤신영 외 옮김 / 어크로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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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새로운 나라(영국)애서 새로운 학교에 다니게 되었지만 이번에는 금세 나와 비슷한 부류를 찾아냈다. 나처럼 페러데이의 법칙에 매혹되고, 실험실에서 단지 재미로 실험을 하는 여자 아이들 말이다.- P11

누구도 혼자 힘으로는 (건설) 프로젝트를 전담할 수 없다. 사람들은 각자 전문 영역이 있고, 진짜 어려운 점은 그들 모두를 모아 복잡 미묘하고, 조용하지만 열정적인 춤을 추게 하는 일이다. 재료와 물리학적 노력, 그리고 수학적 계산이 아로새겨지는 춤 말이다.- P13.14

일단 완성되면, 나는 건축가가 아닌 한 명의 개인으로서 그 건축물을 만나고 주변을 맴돌게 된다. 그 후에는 다른 사람이 내 자리를 차지하고 내가 만든 창조물과 나름의 관계를 발전시켜나가는 모습을 멀리서 지켜본다. 건물을 바깥 세상으로부터 보호받는 집이나 일터로 만들어가는 모습 말이다.- P14

직접 설계한 건축물 위를 지나거나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기분은 정말 특별하다.- P19

매일 수천 명의 사람들이 내가 설계한 건축물을 이용한다는 사실을 생각했다. 사람들은 다리를 건너고 건물 안에서 일하며 집에서 살아간다. 내 작품이 자신들에게 문제를 일으킬 거라는 걱정은 꿈에서도 하지 않는다. - P20.21

엔지니어의 주요 임무는 해당 건축물이 다양한 힘에 제대로 저항하는지를 계산하는 것이다. 이 힘들은 건축물을 밀고 당기고 흔들고 뒤틀고 쥐어짜고 구부리고 가르고 찢고 부러뜨리고 쪼갠다.- P25

건축가가 탁 트인 공간으로 묘사한 곳에 반드시 기둥을 세워야 하는 경우도 많다. 반대로 건축가들이 생각하기에 뭔가 구조물이 있어야 하는 곳이지만, 내가 보기에는 없어도 괜찮은 경우도 많다. 이 경우 건축가들은 좀 더 많은 공간을 얻게 된다. 기술적인 문제에 봉착했을 때, 건축가와 엔지니어는 서로의 관점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시각적인 아름다움과 기술적 완결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친 끝에 우리는 건축 구조와 심미적 통찰력이 거의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설계안에 다다르게 된다.- P30

불규칙적이고 세기의 변동이 심하며 예측 불가능한 바람은 항상 엔지니어를 괴롭힌 존재였다. 바람은 여전히 안정적인 건축물을 짓고 싶은 엔지니어라면 풀어야 할 문제로 남아 있다.- P38

하지만 건물이 높이 지어질수록 건물이 만나는 바람의 세기도 커진다. 20세기에 더욱 높고 가벼운 건축물을 짓기 시작하면서 바람의 힘은 중요한 고려 요인이 되었다.- P43

나는 구조 공학자로서 건물이 어떻게 기능하고 하중이 어디에 실리는지 살펴보는 것을 좋아한다. 보기에는 별로 아름답지 못하지만 건물이 순조롭게 기능하게 하는 핵심 시스템들을 감추거나 가리는 대신 퐁피두 센터처럼 노출시키는 시스템은 내겐 기쁠 정도로 정직한 구조다. 구조에 대한 통찰로 우리를 이끄는 시스템 말이다.- P48

이것은 어떤 면에서는 엔지니어의 꿈이다. 건물이 안전하게 설계되어 거주자들은 건물이 서 있기 위해 동원된 수많은 복잡한 기술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 채 자신의 일을 편안하게 계속하는 것 말이다.- P56.57

구조공학자와는 젠가게임을 하지 마라. 우리는 어떤 블록을 빼야 할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건축물에서 어떤 부분을 빼야 무너지지 않을지 말이다.- P69

인내심이 핵심이다. 벽돌이 완전히 마르는 데에는 2년까지 걸리기 때문이다. 최근에 만들어진 벽돌은 완전히 마르지 않아, 시간이 지나면 수축된다. 이런 벽돌을 쌓은 다음 회반죽을 바른 벽에는 균열이 생긴다. 그래서 비트루비우스는 다음과 같이 경고했다. ˝우티카 사람들은 적어도 5년 전에 만들어져 도시 통치자의 인증을 받은, 마른 벽돌로 벽을 세운다.˝- P86

나는 벽돌이 보이는 것이 좋다. 퐁피두 센터 바깥쪽에서 공조기나 에스컬레이터를 보는 것만큼이나 좋다. 나는 내가 설계하는 건축물이 노골적이고 정직한 것이 좋다. 내 케이크처럼, 건물이 어떤 재료로 만들어졌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좋다(내가 케이크에 크림을 입힐 줄 모른다는 사실과는 상관없이 말이다).- P88

오늘날 대부분의 영국 가정에서는 벽돌을 사용한다. 값이 싸기 때문이다. 하지만 벽돌에는 불리한 점이 있다. 벽돌을 한 번에 하나씩 놓는 전문가의 노동이 필요한 것이다. 상대적으로 느린 과정이다. 그리고 벽돌 하나의 표준 규격이 있기 때문에 건축물의 구조를 자유롭게 만들지 못한다. 벽돌 건축물은 장략에 매우 약하다. 모르타르 접착제로 붙인 건물들을 잡아당기먄 쉽게 떨어지곤 한다. 벽돌은 거의 항상 압력만 받는 건축물에 쓰일 수 있다.- P92

재료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면 공학을 제대로 활용해야 한다. 사람들은 때로 콘크리트를 구식 재료라고 생각한다. 고대에 뿌리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콘크리트는 미래의 재료이기도 하다. 과학자와 공학자는 아주 강한 콘크리트 혼합을 연구하기도 하고, 환경 친화적인 콘크리트를 연구하기도 한다. 아마 언젠가는 콘크리트를 완전히 대체할 새로운 재료가 등장할 것이다. 한편으로 계속 늘고 있는 인구의 수요에 맞추기 위해 도시들이 엄청난 속도로 지어질 것이다. 콘크리트 건물은 앞으로 오랫동안 지평선을 빛낼 것이다. 내가 쓰다듬을 콘크리트는 아직 많이 남아 있다.- P135

건축 기술과 구조 시스템 그리고 계산 능력이 매년 향상되고 있다. 구조공학자가 되기에 더없이 신나는 시기다.- P171

토양에는 엔지니어가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역사와 개성이 있다.- P188

사람들은 구부러진 캐노피와 기다란 실루엣 그리고 독특한 파사드 등 설계에 투영된 야망과 상상력에 감탄하고 반응하며 셀카봉에 장착한 휴대전화 속의 수많은 사진에 드라마틱한 배경으로 남겨둔다. 이것은 건축학적 드라마로, 공학이 얼마나 낭만적인지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P219

현대든 과거든 오수 처리 방식은 도시가 얼마나 성공적이고 진취적인지를 나타내는 지표였다.- P243

엔지니어들은 종종 이런 식으로 타협해야 한다. 이상적인 해결책이 반드시 가장 실용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P259

회의실에 들어가면 나만 여자인 경우가 많다. 가끔 세어보면, 남자 11명에 나, 아니면 남자 17명에 나다. 대개는 남자 21명에 나였다. 남자들에게 둘러싸여 일을 하다 보면 그중 누군가가 무심코 욕을 내뱉곤 당황하다가 내게 직접 사과의 말을 건넨다. 그러면 나는 어안이 벙벙해진다(그들은 내가 꽉 막힌 도로에서 운전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는 것이다). 나는 ‘미스터 아그라왈 씨에게’라고 적힌, 일과 관련된 수많은 편지를 받았다. 내 이름에서 성별을 유추할 수 없다면 그냥 남성이라고 추측하는 편이 낫다. 그게 맞을 확률이 90퍼센트 이상이니까. 실망스럽게도 나는 이 직종에서 소수에 속하기 때문이다.- P263

로마인들은 부지런하고 효율적인 다리 건설가였다. 그러나 서기 4, 5세기에 서로마제국이 쇠퇴한 이후 1100년대까지 다리가 거의 건설되지 않았다. 이 시점에 교회는 기금을 모아 수많은 다리를 짓기 시작했다.- P288

내가 어렸을 때 우리 엄마는 사투리가 약간 들어가고 음정이 맞지 않는 목소리로 “런던 다리가 무너지네, 내 아름다운 여인”이라고 노래하며, 그 위태로운 역사에서 영감을 받은 동요를 가르쳐줬다. 공학에 관한 희귀한 노래다. 미래의 엔지니어들에게 미리 나쁜 설계의 위험성을 가르쳐준다.- P292

새로운 공학이 항상 크고 담대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때론 변변찮은 근본에 의지할 수도 있다.- P309

상상력만이 가능성을 제한한다. 우리가 무엇을 꿈꾸든 엔지니어는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P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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