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짱 이승엽'에 일본 열도가 놀랐다

Surprise! 와 ~ 승짱 하체 좀 봐…

우람한 엉덩이+허벅지
일본 열도가 놀랐다
이승엽이 2일 미야자키 선마린스타디움에서 가진 스프링캠프서 몸풀기를 하고 있다. <미야자키(일본 규슈)=전준엽 기자 noodle@>

 '몸짱 이승엽'이 요미우리 스프링캠프의 최대 화제다. 이승엽은 캠프 이틀째인 2일 훈련을 끝낸 뒤 인터뷰에서 "다들 내 몸이 작년보다도 더 좋아졌다고들 난리다. '이러다 올해 도핑 테스트에 걸리는 것 아니냐'는 농담을 한 코치가 오늘 하루 동안만 4명이나 됐다"며 웃었다. 지난해 엄청난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눈에 띄게 불어났던 엉덩이와 허벅지가 올겨울을 지나면서 더욱 실해진 것을 발견한 코치들의 감탄사다.

몸집 제일 크고 위풍당당…홈런 11방 폭발
 
 이승엽을 보고 놀란 것은 일본 기자들도 마찬가지다. 스포츠 호치의 요미우리 담당 기타노 기자는 "우리 일본 기자들 사이에서도 이번 캠프에서 더욱 우람해진 이승엽의 하체가 단연 화제"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승엽은 요미우리 주전 타자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하드웨어를 갖고 있다는 것이 스프링캠프에서 확인되고 있다. 선마린스타디움에 매일 아침 요미우리의 모든 선수들이 모여 몸을 풀 때 멀리서도 제일 찾기 쉬운 것이 이승엽이다. 낯익은 얼굴인 데다 몇 안 되는 농군 패션(스타킹을 정강이 위까지 끌어올린 바지 모양)'을 한 탓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몸집이 가장 크고 당당하기 때문이다. 파리의 에펠탑이나, 뉴욕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처럼 이승엽은 요미우리 선수들 가운데서 일종의 '랜드 마크'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구단에서 발행한 스프링캠프 안내 책자 선수 프로필란에 소개된 이승엽의 사이즈는 키 1m83에 체중 85㎏. 이승엽은 이에 대해 "그 체중은 3년 전 수치다. 지금은 95㎏이며, 시즌 내내 이 체중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치상으로도 이승엽은 팀 내 주전 야수들 중 가장 크다. 투수 중에선 용병 파웰이 이승엽보다 키가 훨씬 커(1m96) 눈에 띄었지만 상대적으로 부실해 보이는 하체 때문에 균형미가 없었다. 이승엽에 필적할 '하체'를 가진 주전 야수로는 '미스터 자이언츠'로 불리는 다카하시 요시노부 정도가 유일하다.

 이승엽은 요즘 밸런스를 잡기 위해 스탠스를 넓게 벌리고 선 채 팔로만 치는 스윙을 자주 한다. 그런 폼으로 쳐도 타구는 대부분 펜스 바로 앞까지 날아가거나 펜스를 정통으로 맞히기도 한다. 그러다 엉덩이와 허벅지를 돌려서 힘을 제대로 실으면 타구는 여지없이 새카만 홈런으로 이어진다.

 최고 인기 구단 요미우리는 실력 못지않게 얼굴이나 몸매 등 신체 조건도 유달리 중시하는 구단이다.

 그래서 보기 좋고, 맛도 좋은 떡 이승엽은 이래저래 요미우리의 간판이 될 수밖에 없다. < 미야자키(일본 규슈)=박진형 기자 ji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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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발바닥 2007-02-03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과 맞지 않는 다소 엉뚱한 포즈의 사진이지만...이번 시즌, 이승엽 선수의 활약이 기대된다. 승짱 감바떼~!!!

가넷 2007-02-04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자세가 민망하군요..^^;; 그런걸 딱 찍다니...
 

한나라당 예비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측 캠프에선 ‘X파일’이니 ‘검증’이니 하는 어휘를 입에 올리지 않으려 한다. “우리까지 그러면, 아무것도 없는데 뭔가 있는 것처럼 오해받을 수 있어” ‘금기’처럼 돼 있다. 이처럼 대선을 향해 뛰는 예비후보들에게는 나름대로 ‘외면하거나 굳이 언급하고 싶지 않은 그 무엇’이 있다. 자신의 장점을 가릴 수 있는 데다 자칫 적절히 대응하지 못할 경우 ‘감점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사안이 대부분이다. 여기에는 예비 후보의 과거와 현재가 녹아있기도 하다.







‘경제전문가’를 앞세워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전시장은 가급적 ‘정치’와 관련된 말을 아낀다. 정치 현안이 대개 찬반이 분명하게 갈리는 등 민감하다보니 ‘경제’는 가려지고 오히려 논란만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전시장은 지난 1일 기자들이 당내의 정체성 논쟁에 대한 견해를 묻자 “당사자들을 만나서 정체성이 충돌할 만한 중대한 게 있는지, 어떤 의미로 한 말인지를 들어본 후에 말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질문이 이어지자 “스펙트럼이 넓어야 하지만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원론을 내놓았다.

이전시장 측은 “지난달 삼성전자 탕정 LCD 단지를 찾았을 때 ‘외부영입론’에 대한 질문에 긍정적 입장을 밝혔더니 ‘탕정 방문’은 사라지고 이 부분만 부각이 됐다”며 “본말이 전도될 수 있어 정치문제에 말을 아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과거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부친인 고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의 긴급조치 위반사건 판결문 공개 등을 두고 “나에 대한 정치공세”라고 반박한 것은 한 예다. 이 때문에 “박전대통령의 딸로서 과(過)는 외면하고 공(功)만 가지려 한다”(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는 비판이 따른다. 당내 경쟁자인 원희룡 의원은 2일 “2004년 탄핵 정국에서 박전대표가 당의 변화를 약속하고 대표에 취임했으나 ‘정수장학회’에 대한 (여권의) 공격이 들어오니까 개혁과 변화는 제쳐놓고 전면적인 색깔론에 돌입한 적이 있다”며 박전대표의 ‘행적’을 문제 삼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나라당의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탈당’을 거론하면 손을 내젓는다. 그는 지난 1일 탈당설 질문을 받고는 “그런 얘기는 안 했으면 좋겠다. 자꾸 하면 증폭돼서 정말 그러려니 하게 된다”고 말했다. 반면 똑같이 그 바탕에 ‘범여권 대통령후보’ 여론조사에서 1위를 하고 있는 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범여권 후보설’에 대해 반드시 싫지만은 않다는 표정이다. 손전지사는 최근 같은 얘기가 나오자 “범여권 후보 제의는 들은 바 없다”면서도 “본선 경쟁력과 미래형 지도자가 누구인지가 중요하다. (나의 가치를 평가해줘) 개인적으로는 고맙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은 ‘민주화 투사’로 부각되거나 ‘좌파’로 불리는 것을 반기지 않는다. 마치 ‘옛날’에 기대고, “미래 비전은 없는 것처럼” 비쳐질 수 있어서다. 김의장이 “민주화 경력이 훈장이 아니다”라거나 “민주화운동을 할 때도 사회주의에 찬성한 적이 없다”고 말한 배경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남영동 대공분실’ 이야기를 싫어한다. ‘고문의 기억’ 때문이다. 김의장은 지난 1월 남영동 대공분실이 있던 경찰청 인권보호센터에서 열린 박종철 열사 20주기 추모식에도 ‘못’갔다고 한다.

정동영 전 의장 측에게 2004년 총선 때 ‘노인 폄훼 발언’은 아킬레스건이다. “진의와 달리 전해지면서” 결국 국회의원직을 포기해야 했고, 정치적 짐이 됐기 때문이다. 한 측근은 “지금도 누가 그 일을 꺼내면 제일 아프다”며 “이후 정전의장은 ‘워딩’ 때문에 참뜻이 잘못 알려지지 않도록 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전의장은 당시 대한노인회회장, 노인유권자연맹총재 등에게 사과하고 자주 만나고 있는데 결과적으로 가까워지는 ‘성과’도 있었다는 후문이다.

우리당을 탈당한 천정배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과의 관계’가 신경쓰이는 대목이다. 2002년 민주당 경선 당시 노무현 후보 지지를 처음 선언했고, 집권 후 법무부장관을 지낸 ‘핵심 참모’로서 노대통령은 정치적 자산이자 부채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전언이다.

최재영·이주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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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나의 도시
정이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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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에 막 접어든 싱글 여성인 오은수. 특별히 내세울 것도 없지만 특별히 어디가 빠지지도 않는 그녀의 일상적이지만 동시에 평범하지 않은 생활기가 이 소설의 주 내용이다.


원래 신문에 연재되는 소설은 왠만하면 잘 읽지 않는 편인데 ‘달콤한 나의 도시’는 일단 감각적인 삽화에 눈이 가서 연재된 소설을 읽다보니 재미가 있어서 사무실에 가지 않는 날을 제외하고는 거의 빠지지 않고 신문에서 읽었었다. 집사람 덕분에 책을 다시 알라딘에서 주문하여 또 읽기는 했지만, 읽으면서 또 내용이 새롭게 느껴지는 것을 보니 나도 기억력이 많이 떨어졌나 보다.


달콤한 나의 도시는 지극히 현실적이다. 주인공 오은수부터 영화같은 사랑을 꿈꾸지 않고 상대방을 결혼상대방으로서의 조건을 기준으로 따져볼 만큼 충분히 세속적이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우리가 겪는 사랑은 그 자체가 드라마틱한 요소를 포함한다고 생각한다. 그 형식이 맞선 상대이든, 20대 초반에 폭풍처럼 찾아오는 사랑이든 말이다. 달콤한 나의 도시는 그러한 우리의 일상의 측면을 잘 포착하고 담아낸 것 같다.


이 소설의 주된 화두는 결혼이다. 결혼이라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게 받아 들여져서 결혼을 하지 않는 것이 이상하게 여겨지지만 최근에는 독신주의자들도 꽤 많고, 결혼이라는 제도가 인위적인 제도고 인간의 본성에 맞지 않다는 의견까지도 제시되고 있다. 제도에 의하여 우리 삶의 상당부분이 규정된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지만, 이 소설에서 결혼에 실패하는 친구 000을 보면서도 느낀 것은 제도 만으로 우리 삶의 본질적인 부분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상대방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채 결혼이라는 제도만으로 본인이 바뀌어 결혼생활을 지속할 수 있기에는 위에서 언급한 것 같이 결혼을 비롯한 우리사회 제도들의 권위가 벌써 너무 약해진 것이 아닐런지...


나는 여자도 아니고 미혼도 아니지만 주인공 오은수의 독백에 많은 공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는 작가 특유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듯한 심리분석(예컨대, 직접 통화를 하지 않고 문자를 보내는 사람들의 심리 같은 것) 덕분이 아닌가 싶다.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하는 이면에 감추어진 우리의 심리상태 - 때로는 굳이 그 심리를 분석하여 까발리고 싶어하지 않는 - 를 콕 집어 오은수의 독백으로 낱낱이 드러내 보이는 부분은 읽는 이로 하여금 다른 사람들의 행동 이면의 심리를 훔쳐보는 듯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몇 안되는 등장인물로 결혼, 이혼, 혼전동거, 가족간 불화, 직장내 스트레스 등 일상적이지만 다양한 문제들을 모두 다루려다 보니 등장인물들의 상황 설정이 조금 작위적으로 느껴지는 면도 있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결혼이나 30대가 되어 느끼는, 혹은 더 근본적으로 평범한 현대인으로 살아가는 불안정함 등을 (비록 남자로서의 다른 측면에서 느끼는 것이긴 하지만) 나만이 느끼는 것이 아니라 오은수로 대표되는 평범한 우리나라 여성들에게 일정 부분 공감을 받은 것 같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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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꿀라 2007-02-02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콤의 나의 도시 보시면서 재미 있으셨죠. 읽어 보려고 보관함에 넣어 두고 있습니다. 아주 재미있는 소설이라고 말들을 하는데 손이 잘 가지를 않네요. 하루 속히 알라딘에다가 주문을 넣어 할 것 같습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잘 읽고 갑니다.

외로운 발바닥 2007-02-03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금 전형적이기는 하지만, 재미있게 읽히는 소설입니다. 전 개인적으로 적나라한 심리분석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산타님도 주말 잘 보내세요~

우기부기 2007-02-05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었단 말가? 난 별로던데.. 주인공의 삶이 별로 공감가지 않음. 현대 여성을 대표하기에 그닥 정상적이지 못하던데.. 우리나라 소설을 보면 여성이 비뚤게 그려지는 거 같아서 기분이 별로야..

외로운 발바닥 2007-02-06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자만 비뚤게 나오는 건 아니지 뭐...약간 과장된 측면이 있는 건 인정~
 

"윈도비스타 안 쓰면 'e뱅킹'도 못해
독점폐해 무시하는 정부가 더 문제"
[인터뷰] '비MS' 운동 이끄는 김기창 고려대 교수
텍스트만보기   김연기(yeonki75) 기자   
▲ 김기창 고려대 교수.
지난 31일 전세계에 출시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차세대 운영체제(OS) 윈도비스타가 출발부터 삐거덕거리고 있다. 윈도비스타 출시 직전 터진 가격 논란과 호환성 문제에 이번에는 MS의 독점적인 시장 점유율마저 부각되고 있다.

무엇보다 윈도비스타가 공공기관의 전자민원서류 발급ㆍ인터넷뱅킹ㆍ쇼핑몰 응용 프로그램 호환이 늦어지면서 이용자들의 불편이 예상되고 있다. 윈도비스타 소스 코드 공개가 늦은데다 액티브(Active)X 관련 솔루션을 공급했던 업체들의 호환성 작업이 지연된 것이 표면적인 이유지만 근본적으로는 우리 정부를 비롯해 국내 IT(정보기술) 산업 전반이 액티브X에 과다하게 의존하고 있는 것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런 시점에 MS에 지나치게 의존적인 우리 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 움직임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김기창 고려대 법대 교수가 주도하는 오픈웹(open.unfix.net) 참여자 83명은 지난달 2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금융결제원을 상대로 4억15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또 사실상 독점 OS와 독점 브라우저 사용만을 강제하고 있는 행정자치부의 전자정부 사이트를 상대로 행정 소송을 준비 중이다.

오픈웹은 김 교수가 외국 대학 교수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인 지난 2003년부터 주도하고 있는 웹표준화 운동이다. 오픈웹은 그동안 우리 정부를 상대로 웹표준을 준수할 것을 요구하면서 공인인증서 등 정부가 특정 기업 솔루션에 맞춘 정책을 펴 웹 소수자 권익을 무시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MS의 윈도비스타 출시 이튿날인 1일 오픈웹 활동을 이끌고 있는 고려대 법대 김기창 교수를 만났다.

김 교수는 윈도비스타 출시를 둘러싸고 불거진 각종 논란들에 대해 "현 상황은 다만 윈도비스타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인터넷 환경의 문제이며 이 같은 인터넷 환경을 유도한 정부의 정책 오류, 핵심 부서에 있는 담당공무원의 직무유기에 관한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전자정부 사이트는 공인인증ㆍ결제ㆍ보안 등 각종 서비스를 위해 액티브X 컨트롤을 설치해야 하지만 영국ㆍ프랑스ㆍ독일ㆍ이탈리아ㆍ일본ㆍ미국 등 선진국들에서는 그 예를 찾아볼 수 없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액티브X가 웹 표준을 따르지 않는 MS의 독점적인 기술이어서 윈도와 익스플로러의 독점을 초래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어서 "윈도비스타의 출시로 온 나라가 홍역을 치르는 경우는 한국이 유일하다"며 "현 사태가 신속히 교정되지 않으면 해외에서 'IT 강국', '모바일 기술의 선도국'으로 알려져 왔던 우리의 위상이 순식간에 허물어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다음은 김 교수와의 일문일답.

"윈도비스타로 홍역 치르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

▲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차세대 운영체제 '윈도비스타'가 가격 부풀리기 의혹과 호환성 문제 등 논란 속에 31일 국내에서 출시됐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 지난달 31일 MS의 윈도비스타가 출시됐다. 하지만 출시 직전에 터진 논란이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여기에 김 교수께서 이끌고 있는 오픈웹은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하기에 이르렀다. 상황이 여기까지 이르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윈도비스타 출시를 계기로 보안능력에 대한 불신에서 부터 국가별 가격 차이, 인터넷 뱅킹에러 등 이 운영체제가 안고 있는 총체적인 문제점이 노출됐다. 우선 우리는 현 사태를 지난해 5월부터 감지하고 꾸준히 이에 대해 정보통신부에 문제제기를 해 왔다. 지난해 5월 처음 민원을 제기하고 담당 공무원들에게 윈도비스타가 안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을 했다. 이후 정부로부터 지난해 12월까지 공인인증 서비스의 차별적, 편파적 제공 문제에 대해 시정을 하겠다는 '비공식적' 언급을 받았다. 이를 존중해 우리는 소송제기를 올해 초까지 미뤘다. 지난해 이 문제가 시정됐더라면 지금 같은 사태는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 왜 윈도비스타에서 공공기관의 전자민원 서류 발급과 인터넷뱅킹 등에 문제가 생기는 것인가.
"전자민원을 포함해 공인인증서가 필요한 인터넷 거래를 하기 위해서 우리나라는 액티브X 기술을 사용한다. 액티브X를 이용한 인증서 처리 프로그램은 '관리자 권한'을 가지고 윈도 컴퓨터를 사용하는 경우에만 설치가 가능하다. 윈도XP에서는 별도의 조치가 없이도 '관리자 권한'으로 컴퓨터를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매우 심각한 보안 위험을 초래한다는 점을 MS가 인정해 윈도비스타부터는 계정 권한 통제체제(UAC)를 도입해, 일반 이용자가 함부로 '관리자 권한'을 누리지 못하도록 하였다. 따라서 어떻게 '관리자 권한'을 획득하는지를 잘 모르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인증서처리 프로그램을 설치할 수 없게 됐다."

- 우리 전자정부 사이트는 특정 OS에서만 가입이 가능하며, 특정 브라우저를 통해서만 업무처리가 가능하다. IT 강국이라는 이름을 외치고 있음에도 왜 국내 공공기관 사이트는 이 처럼 특정 브라우저를 고집하나.
"영국 전자정부 사이트에 접속을 해보면 '우리는 귀하가 어떤 웹브라우저를 선택하든, 어떤 장애를 가지고 있든 간에 우리정부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고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습니다'라는 설명 문구가 바로 눈에 들어온다. 반면 우리 전자정부 사이트는 오로지 MS 윈도우 OS만 사용할 수 있으며, 인터넷 익스플로러(IE)에서만 회원가입이 가능하다. 결국 윈도를 안 쓰거나, 윈도를 쓰더라도 IE 브라우저를 안 쓰면 아무것도 못하게 만들어두었다. 회원 가입 자체가 안 된다. 대한민국 전자정부가 왜 MS 고객이 아니면 입장부터 거절하는지, 분명히 해명해야 할 것이다."

- 영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는 어떠한가. 그들 나라에서도 액티브X 기술을 통해 공인인증서를 처리하는가.
"스페인, 덴마크 등은 우리나라와 같이 국민들이 공인인증서를 널리 사용한다. 그러나 액티브X 기술은 사용하지 않는다. 덴마크는 자바 애플렛 기술로 공인인증서를 처리하는데, 자바 애플렛은 모든 운영체제, 모든 웹브라우저에서 정상 작동한다. 스페인은 윈도에서 인터넷 익스플로러 브라우저를 이용하는 자를 위해서는 CAPICOM 라이브러리를 이용해 인증서를 처리하고, 리눅스나 맥킨토시 운영체제를 이용하는 자를 위해서는 표준적인 자바스크립트(java-script)를 이용하여 인증서를 처리한다. 그러므로 누구나 차별없이 공인인증서를 발급받고 이용할 수 있다. 미국 육군, 캐나다 통계청 등도 인증서를 이용하는데 이들은 모두 자바 애플렛으로 인증서를 처리하므로 이용자가 무슨 웹브라우저를 사용하든 차별 없이 인증서를 이용할 수 있다."

- 그렇다면 왜 우리 정부는 윈도에서 IE 브라우저를 실행하지 않으면 공인인증서 사용에 어려움이 있는데도 이를 시정하지 않나.
"공인인증기관이 다른 브라우저나 다른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이용자들에게 공인인증서를 처리하는데 필요한 소프트웨어(가입자 소프트웨어)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법적으로 명백한 차별행위다. 전자서명법은 제7조는 '공인인증기관은 정당한 사유 없이 인증역무의 제공을 거부하여서는 아니 되며, 공인인증기관은 가입자 또는 인증역무 이용자를 부당하게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공인인증기관은 매킨토시, 리눅스 이용자가 적은데 이들을 위하여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려면 돈이 들고 번거롭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하지만 여러 해 동안 공인인증기관이 지금 같이 해왔기 때문에 비MS 이용자는 더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리눅스나 매킨토시에서 모두 사용가능한 인증서 처리 솔루션은 국내 업체들도 이미 개발을 완료하여 사서 쓰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 솔루션을 구입하는데 드는 비용은 2억원 이하이다.

정보통신부는 공인인증기관이 법규를 준수하여 서비스를 제공하는지를 감독할 권한과 책임이 있고, 공인인증기관이 이용자를 차별하거나 서비스제공을 거부하면 시정명령을 발동할 권한이 있다. 또 인증기관이 이를 어기고 시정하지 않으면 공인인증기관 지정을 취소할 권한도 있다. 여러 차례에 걸쳐 많은 시민단체, 개별 이용자 등이 항의하고 오픈웹 회원 800명 이상이 참여해 공식 민원을 제기했지만 정보통신부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윈도 점유율 99.4%, MS가 잘해서? 아니다"

▲ 31일 서울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윈도비스타 영상 시연회에서는 경치나 전망을 뜻하는 '비스타'란 이름에 걸맞게 화려한 검색 화면과 멀티미디어 기능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무엇보다 열려있는 창을 입체 형태로 배열해 책장을 넘기듯 한눈에 화면을 훑어볼 수 있게 한 것이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 공인인증서비스가 이처럼 액티브X 기술 위주로 제공될 경우 어떤 문제점이 있나.
"리눅스나 매킨토시를 사용하는 이들이 매우 큰 불편을 겪기 때문에 그러한 운영체제가 널리 보급될 수 없다.(현재 0.1% 미만에 머물고 있다), 온 나라의 전산환경이 MS기술에 의존하게 되어, 정보 보안에 치명적인 위험이 생기면 우리나라 전산 산업의 기반이 허물어질 위험에 직면한다.

다양한 운영체제와 다양한 웹브라우저가 사용되는 환경에서는 윈도의 취약점을 공격하는 바이러스가 유포되더라도 국가의 전상망에 장애가 오지는 않는다. 지난 2003년 초 우리나라에서 발생했던 '인터넷 대란'이 단적인 예다. 똑같은 바이러스가 전세계적으로 유포되었으나 우리나라와 같은 규모의 타격을 받은 나라는 없다. 지난 2002년 당시 윈도 운영체제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벌써 99.4% 였다. 세계최고의 시장점유율이다."

- 윈도비스타 출시를 계기로 다시금 MS의 독점적인 시장 점유율이 문제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이 같은 환경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MS 제품의 시장점유율이 한국에서 유난히 높아진 이유는 MS가 한국 고객에게 특별히 잘해서가 아니다. 한국 정부의 인터넷 정책이 MS에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MS 제품을 사용하지 않으면 아예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지도 못하게 하는 나라가 과연 어디에 있나. 공인인증서를 사용 못하는 순간 이용자는 인터넷 상에서 '신원불상자', 정체불명의 위험인물로 전락하게 된다.

이런 정책 아래서 MS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자가 늘어나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 세계에서 MS 제품의 시장점유율이 한국만큼 높은 곳은 없다. 정부는 독점의 폐해를 규제하고, 경쟁을 촉진함으로써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 MS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자가 많지 않으니 그들에게 공인인증 서비스와 전자정부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차단함으로써 그 수를 더욱 줄이겠다는 것은 정부로서는 도저히 입에 담아서는 아니 될 말이다. 몇 안 되는 리눅스 이용자나 매킨토시 이용자들도 배려하라는 것이 아니라, 전자정부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 현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해법이나 대안은 없는가.
"액티브X에 의존하는 현재의 상황을 신속히 극복하면 된다. 인증서 처리를 위한 자바 애플렛은 이미 공개소스로 무료 제공되고 있으므로 새롭게 개발할 필요가 없다. 약간의 수정(한글 지원)을 거쳐 빠른 시일 내에 실제 사용이 가능하다. 그리고 키보드해킹 방지, 바이러스치료 프로그램을 액티브X 기술로 '자동설치'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컴퓨터 보안의 기본 상식에 어긋나는 처사이다. 세계 어느 나라도 이러한 방법을 사용하는 곳은 없다. 그 나라들이 인터넷 뱅킹을 안해서, 전자민원을 안해서, 바이러스가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보안의 기본 상식에 어긋나는 일이기 때문에 안하는 것이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널리 유포시킨 업체들의 윤리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언젠가는 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어차피 윈도비스타에서는 키보드, 바이러스 관련 프로그램을 액티브X로 '자동설치'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됐다. 결국 공인인증서 처리를 위한 범용적 프로그램이 제공되기만 하면 우리나라의 전산환경은 공평하고 자유로운 경쟁이 가능한 환경으로 바뀔 수 있게 된다. 이 경우 윈도를 미리 탑재한 컴퓨터 뿐 아니라, 리눅스 데스크탑을 미리 탑재한 컴퓨터를 제조 판매하는 것도 가능하다. 미국의 월마트에서 판매하는 초저가 컴퓨터, 초저가 노트북 컴퓨터 등은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다.

- 리눅스 체제가 활발하게 도입될 경우 국내 웹 환경에는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나.
"우선 리눅스 운영체제가 조금 널리 확산되면 우리 국민이 MS에 지불하는 라이센스 비용이 절약된다. 매년 수천억원 수준의 절약이 가능하다. 또 리눅스 이용자들에 대한 이용자 지원(user support), 서버관리 등의 유료서비스를 국내 업체가 제공하는 새로운 시장이 형성된다. 한 마디로 전산 및 소프트웨어 산업에 활력이 생길 수 있다.

무엇보다 정보의 소통이 어떤 특정 업체가 개발한 기법에 종속되어서는 안 된다. 인류문화의 발전은 제약 없는 정보소통에 달려 있다. 이른바 공개소스에 기반한 해법이 그것이고, 리눅스는 그 대표적인 예가 된다."

- 해외의 IT 관련 언론은 이와 같은 국내 OS 환경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나.
"비스타의 출시로 온 나라가 홍역을 치르는 경우는 한국이 유일하다. 따라서 세계 IT업계에 큰 영향력이 있는 여러 매체들이 한국 사태를 주목하고 있다. 지금까지 해외 언론에서 'IT 강국', '모바일 기술의 선도국'으로 알려져 왔던 화려한 위상이 순식간에 허물어질 위험이 있다. 현 사태가 신속히 교정되지 않으면, 앞으로 국내 IT 업체의 해외 진출에 심각한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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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는 늘 반대하는 보수신문

[비평] 중앙, 긴급조치 판사 공개방침 또 반대…"유신 찬양한 탓"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집권자가 경제발전과 대북안보를 위해 개발독재를 결심했고 그 수단으로 유신헌법과 긴급조치를 택했다.…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고도성장을 이룩했고, 안보가 지켜진 것도 무시할 순 없다.…"

이 말은 30여 년 전 유신체제 당시 누군가가 한 말이 아니다. 2007년 1월29일 중앙일보가 사설을 통해 밝힌 박정희 정권에 대한 평가이다.

중앙, 이번엔 2007년 식 유신·긴급조치 정당화

중앙일보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위원장 송기인·진실화해위)가 74년 긴급조치 위반 혐의에 대한 재판결과와 판결내용, 판사 명단을 담은 보고서를 이번 주중에 발표하겠다고 지난 28일 밝힌 것과 관련해 이 같은 사설을 썼다.

▲ 중앙일보 1월29일자 사설
중앙은 사설 <'긴급조치' 판사 이름 공개, 실익 없다>에서 "시대에 대한 이해와 조사결과 발표의 파장 등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며 "30년이 지난 지금 특정 사안에 대해 이를 집단적으로 공개하는 것은 무엇을 위한 것인가. 당시의 판사들은 지금 대법관, 헌재 재판관 등 사법부 지도층인데 그들이 변화된 시대의 해석으로 단죄되는 것이 꼭 역사의 정의인가"라고 밝혔다.

중앙은 이와 함께 10면 머리기사 <1970년대 긴급조치 사건 판결한 판사 수백명 실명공개 추진논란>에서도 "당시의 실정법에 따른 판결을 두고 지금의 시각으로 평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중앙은 인혁당 사건 재심 결과에 따라 다른 사건도 재심 청구가 잇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지난 24일자 사설에서 "이들 사건에서도 권력의 요구가 아닌 정의의 요구에 부응하는 사법부의 올바른 판단을 기대한다"고 밝혀 뭔가 개운치 않은 주장을 펴기도 했다.

"박 정권, 개발독재 했지만 고도성장·안보 무시할 수 없어"

30년 전 국민투표에 의한 법대로 판결한 것을 시대가 달라졌다고 지금 시각에서 바로잡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주장인 것같다. 이런 주장대로라면 과거의 어떠한 역사도 제대로 평가할 수 없으며, 모든 부당한 과거는 정당화될 수밖에 없다. 근거와 논리를 제대로 뒷받침하지도 못하면서 이런 기사와 사설을 쓰는 이유가 무엇일까.

중앙은 이날 사설에서 이 주장을 펴기 위해 유신과 긴급조치를 정당화했다.

"시대에는 시대마다 집권자가 경제발전과 대북안보를 위해 개발독재를 결심했고 그 수단으로 유신헌법과 긴급조치를 택했다. 장기집권 사욕에 의해 이뤄진 측면이 분명하나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고도성장을 이룩했고, 안보가 지켜진 것도 무시할 순 없다. 그런 시대상황에서 판사들은 국민투표로 통과된 헌법에 따른 긴급조치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어 중앙은 과거 자신들이 어떻게 했는지 살짝 속내를 내비쳤다.

"사법부 뿐 아니라 행정부 입법부, 그리고 학계·언론도 대부분 체제를 수용했다. 노무현 대통령도 자신이 그렇게 비판하는 유신헌법 책을 공부해 '유신 판사'가 됐다."

"언론도, 노무현 대통령도 유신 수용"…물귀신 작전 속내는?

당시 사법부 뿐 아니라 자신들도, 심지어 노 대통령까지도 유신헌법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얘기다. 이런 '물귀신' 논리를 펴는 중앙일보의 유신헌법 개정안 당시 사설을 보면, '체제수용' 정도가 아니라 찬양과 미화, 그리고 굴종이라는 표현으로밖에 설명할 수가 없다.

지난 72년 10월17일 새벽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 '대통령 특별선언'으로 유신헌법 개정안을 발표하자 석간이었던 중앙일보는 당일자에는 한꼭지의 기사도 싣지 못했다. 그 뒷날(18일자) 중앙은 1면 머리기사와 2면 사설, 3면 선언문 전문과 각계 지지 반응, 7면 정부 후속조치 및 '평상시와 다름없다'는 거리 표정 등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 중앙일보 72년 10월18일자 1면
1면에는 당시 유행이던 먹컷으로 <전국에 비상계엄 선포>라는 제목의 스트레이트 기사와 박 전 대통령 사진을 게재했고, 왼쪽 상단에 <생업 지장없게 조처>라는 제목이 눈에 띈다.

중앙, 유신 당시 "비상한 결의 이해해야" 노골적 찬양

▲ 중앙일보 72년 10월18일자 사설
중앙은 2면 사설에서도 노골적으로 유신헌법 개정안을 받들었다.

"이 특별선언은 남북대화를 뒷받침하여 격변하는 국제정세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가기 위해 민족진영의 대동단결을 촉구하면서 민족주의세력의 형성을 촉진키 위한 일대전기를 마련키 위한 것으로 간주된다. 우리 헌법과 각종 법령 그리고 현체제는 동서양극체제하의 냉전시대에 만들어졌고, 따라서 남북의 대화같은 것은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시대에 제정된 것이다. 따라서 오늘과 같은 새 국면에 처해서는 마땅히 이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체제로의 일대 개혁적 전환이 있어야 하고, 또 그러한 전기에는 개헌이 불가피하게 요청되었다."

중앙은 박대통령이 특별선언문에서 '결코 한탄 정권의 입장에서 아니라, 국권을 수호하고 사상과 이념을 초월한 성실한 대화를 통해…민족의 통일과 중흥을 이룩하려는 불가피한 조치'라고 주장한 대목에 대해 "우리는 박 대통령이 비상한 결의를 갖고 대담한 체제개혁운동을 취하게 된 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박수를 쳤다.

"유신조치에 일체 경거망동 삼가야"

여기에 개헌을 위해서는 "헌법의 유신적인 대개정이 있어야 할 것 같다.…헌법을 부분적으로 개정하고 보완한다는 미봉적인 사고방식을 버리고 새로 헌법을 제정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대담한 개혁을 시도함이 마땅할 것"이라고 충고하기까지 했다.

또한 사설에서는 유신헌법에 반대하는 시민·학계를 겨냥해 "비상계엄하 체제개혁을 시도하는데 있어서 국민은 경거망동을 삼가, 일체 혼란의 발생을 자제해서 억제토록 할 것"이라고 주문하는 것을 빼놓치 않았다.

중앙은 이어진 3면 <10월17일 특별선언 각계서 지지성명>을 통해 재향군인회, 이북5도민회 중앙연합, 대한상의, 무역협회 등의 성명을 인용해 "평화적으로 통일하는데 뒷받침이 될 수 있다는 데서 지지를 보낸다"고 보도했다. 또한 7면에서는 "계엄하에서도 평상시와 다름없이 시민들이 생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시민 반응을 내보냈다.(<평상시와 다름없어/거리표정>)

▲ 중앙일보 72년 10월18일자 7면
독재정권에 조아리던 굴욕의 역사, 자성은 온데간데 없고

중앙일보는 유신체제하에서, 아니 박정희 정권 아래서 단 한마디의 고언도 제대로 하지 못한 자신의 원죄를 부끄러워해야 한다. 역사에 대해 준엄하게 심판하고 스스로에 대해서도 치열하게 반성하지 못한다면 언론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도 저버리는 일이다. 이 조차도 하지 못하면서 마치 "모두가 독재정권의 피해자" 식의 어설픈 '물귀신' 논리를 흉내내는 것이야말로 자신들의 독자, 더 나아가 국민들을 우롱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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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꿀라 2007-01-30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체적을 과거사 반대하는 신문이 조선일보 아니었던가요. 옛날 한국일보나 경향신문은 6,70년대 정말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했는데 지금은 세력이 너무 약화되어서 그리고 한겨레 신문도 지금은 예전같지 않구요. 방송국은 뭐 전부 보수 진영아닌가요.

외로운 발바닥 2007-02-02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긴급조치 위반에 관여한 판사 명단을 이 시점에 공개한다는 것에 논란은 있을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밝히는 것 자체를 뭐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판결문은 판사가 자기 이름 걸고 떳떳이 내는 것이니까요. 물론 대선이 있는 해라서 정치적 공세라는 주장도 가능하겠지만, 과거 정권의 혜택을 본 사람들이라면 과거의 그림자에 대한 책임있는 자세도 필요하겠지요.

언론은 참 요즘 점점 더 실망스러운 것 같아요. ..

초은하단과 행성 2007-02-03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 뉴라이트진영의 교과서 파동 때 중앙일보는 뉴라이트가 유신까지 찬양한다고 비판하더니만 여기선 또 이러는군요. 과거엔 독재권력을 옹호했고 지금도 기득권을 옹호하는 그 신문의 수준을 잘 보여주는 내용이라 생각합니다.

외로운 발바닥 2007-02-03 17: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앙일보는 그래도 나름 보수적 색채를 좀 벗어보려는 줄 알았는데 이 기사를 보니 참 믿기질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