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뿐인 어린천사 엘렌
케이 기본스 지음, 송은경 옮김 / 문학사상사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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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거의 최악이라고 할 수 있는 가정환경에서 자란 어린 소녀인 엘렌이 그러한 환경속에서 어떻게 적응하면서 스스로를 지켜나가는지를 주인공인 엘렌의 1인칭 시점에서 서술하고 있는 이 소설은 작가가 실제로 겪은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실적이다.

알콜중독자에 가정폭력을 일삼고 딸을 성폭행까지 하는 아빠와 그런 삶을 견디지 못해 자살하는 엄마, 자기 딸의 죽음을 손녀에게 덮어 씌워 손녀를 학대하는 할머니, 그리고 속물적인 친척들...그 사이에서 어린 소녀인 엘렌이 기댈 곳은 아무곳도 없다. 그래도 그녀는 좌절하거나 미쳐버리지 않는다. 오히려 아빠를 향한, 세상을 향한 표독스러운 분노로 삶을 헤쳐나간다.

11살 소녀인 엘렌의 독백이 그 나이 소녀의 생각과 말과는 너무나도 다르다는 점이, 자신을 힘들게 하는 주위사람들에 대한 저주에 가까운 독설이, 엘렌이 처한 지옥과 같은 현실보다도 더 독자에게 무언가를 느끼게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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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행 1 - 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
현각 지음, 김홍희 사진 / 열림원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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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중상류층에서 태어난 젊은이가 한국 스님의 가르침을 받고자 우리나라에 와서 출가를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만한 일이다. 나역시 과연 무엇이 파란 눈의 미국인을 전혀 인연도 없던 한국에, 그것도 스님으로 출가를 하게 만들었을까 하는 것이 궁금했고, 과연 저자인 현각스님이 지금은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하는 점도 알고 싶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현각스님은 독실한 카톨릭 집안에서 태어났고 학교도 카톨릭 학교를 다녔다. 어려서부터 호기심과 진리에 대한 열망이 강했었기에 세상에서 일어나는 부조리한 일들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으나 그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받지 못한다. 그가 가진 주요한 의문은 '왜 하나님은 불공평하게 사랑을 베푸시냐'하는 것이었다. 그의 그러한 의문은 대학에 가서도 계속되었고, 철학과 신학을 공부하면서도 명확한 해답을 찾지 못한채 무언가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 속에서 괴로운 나날을 보냈다. 그러다가 운명적으로 어느날 한국에서 온 숭산 큰 스님을 뵙게 되어서 '이 길이 내가 가야할 길이다'고 깨닫고 결국은 출가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출가라는 것이 말은 쉽지만 실제로 출가를 하려면 모든 것을 벌려야 되고 그것이 결코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현각스님도 출가를 결심하면서 결혼까지도 생각했을 여자친구와, 부모님을 두고 겪은 고통을 쓰고 있다. 얼마나 어려운 결정이었을까? 출가를 하는 모든 스님이 그렇겠지만 세속적으로 가진 것이 많았던 현각스님이 그 모든 것을 버릴 수 있는 용기와 신념을 가졌다는 점이 존경스러울 뿐이다.

현각스님은 책 말미에서 이 책을 쓰게 된 동기중의 하나로 한국사람들에게 빚진 것을 갚으려 한다는 점을 들고 있다. 그리고 책 구석구석 드러나는 그의 한국사랑은 한국사람인 우리들을 부끄럽게 만든다. 한국사람보다도 한국을 훨씬 더 깊이 느끼고 사랑하는 그를 보고 우리가 우리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면 그가 책을 쓰게 된 목적 중의 하나는 이룬셈이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숭산 큰스님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었다. 그런데 책을 읽고 나서는 이런 분이 왜 한국에서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고, 오히려 그분에 대해 비방하는 사람들도 많다는 점에 적잖이 놀랐다. 이 책을 읽고 피상적으로나마 숭산 큰스님에 대해 알게 되고 나아가 불교에 관심을 갖게 되었으니 현각 스님에게 감사한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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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형 인간 - 인생을 두 배로 사는
사이쇼 히로시 지음, 최현숙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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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의 주제는 말그대로 '아침일찍 일어나라'이다. 옛부터 아침일찍 일어나라는 말은 수없이 있어왔다. 저자가 인용하듯이 영어속담에도 'an early bird catches the worm'이란 속담이 있지 않은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도 저자가 지적하듯이 요즘 사회구조상 일찍 자는 것이 어렵고 그러다보니 기상시간도 점점 늦어지고 있다.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늦게 일어나는 대다수의 사람들을 위해 의사인 저자는 다양한 근거를 들어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에 대한 장점과 늦게 일어나는 것에 대한 단점을 열거한다.

기억에 남는 것 몇가지만을 열거하자면, 기온, 습도 등의 환경적인 조건상 5시가 기상시간으로 가장 적시이고 차선책으로도 5시 이전이 5시 이후보다 낫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은 늦게 일어나는 생활에 무리가 없다고 느끼더라도 결국 나이가 들면 몸에 무리가 오는 것을 느낄 것이고 아침형 인간이 되는 것이 궁극적으로 성공에 이르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한다. 인간이 전기덕분에 밤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된 것이 불과 100여년 밖에 되지 않았고 인간은 수백만년동안 일출과 일몰에 맞추어 생활해왔다는 지적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일에 쫓겨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서 겨우겨우 시간에 맞춰 출근하고 하루종일 몸이 뻐근한 일을 경험해 본 일이 있는 사람들은 속는 셈치고 아침형 인간이 되어보도록 노력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하루라도 빨리.

다만 문제는 실제로 책의 내용대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생활을 실천하느냐 이긴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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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MBC 다큐멘터리 가족 제작팀 엮음 / 북하우스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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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맺음말에도 나와있듯이 사람들에게 가장 큰 기쁨과 행복을 주는 것도, 가장 큰 고통을 주는 것도 모두 가족과 관계된 일일 것이다. 가족이 잘되거나 가족구성원간의 관계가 화목하다면 그만큼 행복할 것이고, 가족 중 누군가에게 불행이 닥치거나 가족 구성원간의 불화가 심각해진다면 삶이 고통스러울 것이기 때문이다.

요즘 가족의 붕괴가 사회적 화두로 제기되고 있다. 우리 사회가 급진적인 근대화로 사회 각부문의 변화속도가 무척 빠르고 가족의 모습도 전통적인 대가족에서 핵가족을 거쳐 지금은 더욱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 가족의 모습은, 모두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어딘지 모르게 심각하게 병들어 있는 것 같다. 겉으로 드러나는 이혼율 세계2위라는 통계는 접어두고서라도 적어도 가족으로 인해 더 행복함을 느끼는 사람만큼이나 가족으로 인해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고 있는 사람도 많지 않을까...물론 행복이나 고통의 정도와 각자가 받아들이는 정도도 다르겠고, 가족이라는 것이 힘들다고 어느순간부터 없이 지낼 수도 없는 것이다보니 가족으로 인해 힘든 일이 생기면, 특히 가족 구성원간의 불화가 그 문제의 원인인 경우 사람들은 정말 말그대로 이럴 수도 없고 저럴 수도 없는 지경에 처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가족에 관한 신문 칼럼을 읽었는데 그 중에 인상깊은 문귀가 있었다. '사람들은 더 잘 살기 위해 가족을 이루고 살고 있는데, 요즘 보면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는 것이었다. 얘기가 약간 빗나가긴 했지만, 그 칼럼을 읽고 드는 생각은 가족을 위한 희생도 필요하겠지만 본인의 모든 것을 희생하여 다른 가족 구성원을 위한다고 하더라도 본인이 행복하지 못하다면 그것이 과연 가치있는 일일까하는 것이었다. 예전에는 부모님들이 자식만을 바라보고 당신 자신의 행복은 생각지도 않고 자식들 뒷바라지만을 생각하면서 사는 경우도 많았지만 지금은 사람들의 생각이 많이 바뀌었고 또한 부모의 희생으로 사회적 성공을 성취했다 하더라도 부모의 불행한 삶에 자식이 영향받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가족은 그 중 일부의 행복이나 불행, 또는 구성원간의 관계가 각 구성원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운명공동체이다. 그런데 이처럼 우리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족 그 자체 또는 그 구성원, 구성원간의 관계 등에 대해 우리는 우리가 스스로 생각하듯이 잘 알고 있지 않는 듯하다. 바로 자기 주위만을 둘러보더라도 자신이 속한 가정에서 여러가지 모순과 부조리를 발견할 수 있고, 그것들을 시정하고 더욱 화목하고 발전적인 가정을 만들기 위해 우리 자신이 별다른 노력을 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가족에 대한 이해의 단초를 제공한다고 하겠다. 이 책은 어머니와 딸, 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부부간의 관계와 관련해 수많은 가족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닮고 있다. 그 중에서 자기 가족과 비슷한 유형을 발견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적어도 세상에는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다양한 가족의 모습이 있구나 하는 것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우리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가족에 대한 이해를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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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아 사랑해
이지선 지음 / 이레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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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이 책을 보고 많이 울었다고 한다. 나도 이 책을 읽고 물론 눈시울이 뜨거워지긴 했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울음이 나올 여지가 점점 적어졌다. 책을 읽으면서 운다는 것이 반드시 지선양을 동정해서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읽으면 읽을 수록 그녀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과 그녀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내 자신을 느꼈기 때문에 눈물이 난다기 보다는 내 자신이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으로 지선양의 이야기를 접하게 된 것은 텔레비전을 통해서였다. 여러편 중에 시간이 맞지 않아 2편인가를 보고 나머지는 VOD로 봤던 것 같다. 그 때 가장 놀랐던 것은 전신에 화상을 입고 얼굴도 많이 상한 그녀가 오히려 당당하게 거리에 나서고 너무나도 그 모습이 밝았기 때문이었다. 정말 대단하다는 말 밖에 할 수 없었다.

그녀가 지금은 수많은 수술끝에 예전보다는 많이 편하게 지내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녀와 그녀 가족이 겪은 육체적, 정신적 고통은 절대로 글로 다 표현할 수가 없을 것이다. 실제로 겪지 않고서는 그 아픔을 절대로 이해할 수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런데 그녀는 그런 고통을 담담하게 그러나 결코 가볍지도 않게 글로 표현한다. 자신에게 벌어진 참극을 너무나도 담담하게 서술해서 읽는 사람이 오히려 당황할 정도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그녀를 그토록 대단한 사람으로 만들었을까? 음주운전자에게 사고를 당해 너무나 큰 고통을 당하고 수많은 것들을 잃었음에도 가해자를 원망하지 않고 자신이 잃은 것보다는 자신이 가진 것을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 그녀를 보면, 하나님이 어떤 힘을 그녀에게 발휘하신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개인적으로 종교를 갖고 있지 않고, 기복적인 의미에서 정말 가끔 기도만 할 뿐이다, 그것도 아주 무성의하게. 그런데 지선양을 보면 하나님이 정말로 존재하셔서 그녀를 통해 어떤 일을 하시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는다.

그녀가 세상을 향해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어쩌면 세속적 의미에서 그녀보다 더한 불행을 겪는 사람이 많지 않은데도, 그녀는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끼면서 매사에 감사하면서 살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리 세상을 꼬인 눈으로 보는 사람이라도 그녀에게 쉽게 테클을 걸 수 없을 것이다. 그녀가 스스로의 처지를 불행하다고 느끼면서 행복하다고 가장한다고 하더라도 그 자체가 이미 인간의 한계를 초월하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물론 그녀의 글을 읽으면 그녀가 진정으로 행복을 느끼고 사고 이후에 하나님의 도움으로 더 큰 사람이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글을 읽으면서 혼자 '만약 그녀에게 사고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돌아가고 싶느냐?'는 질문이 떠올랐다. 그런데 책 마지막 부분에 그녀는 이 물음에 대답을 하고 있었다.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충격적이었다. 내가 그녀였다면 당연히 돌아가고 싶다고 이야기 했겠지만, 나는 왠지 그녀가 정말로 그런 대답을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생각을 하는 그녀를 이해할 수 있었다. 물론 나는 그런 사고를 통해서 더 그녀와 같은 경지에 이르고 싶은 생각은 없다. 나는 세속적인 사고를 하는 범인이니까. 하지만 지선양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하나님의 힘을 느끼고 고난에 굴하지 않고 항상 감사하며 올바르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지선양, 고마와요. 그리고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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