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로봇 [기프트카드] - [할인행사]
알렉스 프로야스 감독, 윌 스미스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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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obot DVD를 여자친구와 빌려보게 되었다. 사실 대여점에서 여자친구는 if only를 보자고 했고 나는 i-robot 을 보자고 강력히 주장해서 결국 내 의견대로 i-robot을 빌려보게 된 것이었다. 내가 강력히 주장한데는 윌 스미스가 주인공으로 출연하고 - 내가 이제껏 봤던 그의 출연작중 적어도 오락성 측면에서 나를 크게 실망시킨 것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뭐 생각해보면 wild wild west는 별로였던 것 같기도 하다 - 다른 사람들로부터 그럭저럭 볼만하다는 평을 들었으며 극장에서 본 예고편을 통해 윌 스미스가 로봇을 심문하는 장면이 무척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DVD를 보기 직전까지 내 머릿속에는 '미래 사회에서 로봇이 일상생활의 한 부분이 되고 인간과 같이 사고할 수 있고 감정을 지닌 인공지능 로봇이 출연하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인간을 절대 공격할 수 없도록 설계된 로봇이 범죄를 저지르고 그 내부에 숨겨진 음모를 윌 스미스가 파헤치는 스토리'가 그려지고 있지 않았나 싶다.

대략적인 내용은 사실 나의 예상과 크게 빗나가지는 않았다. 하지만 로봇이 범죄를 저지른 범죄로 의심되는 사건이 일어나고 윌 스미스가 용의자인 로봇을 심문하는 장면까지는 짜임새가 탄탄하고 긴장감이 있었지만 그 후의 전개는 만화 영화처럼 윌 스미스 혼자 - 물론 로봇의 약간의 도움은 있었지만 - 엄청난 운동능력을 가진 로봇들을 다 처리하는 내용으로 진행되어 알맹이가 없는 액션영화처럼 흘러간다.

이런 류의 영화의 주안점이 CG를 활용한 화려한 시각효과에 있지 치밀한 스토리 전개에 있지 않다는 것은 알지만 로봇들이 윌 스미스를 공격한다든지 인간을 보호한다는 제1원칙을 지키기 위해 인간의 자유를 제한하고 - 그 와중에 환경파괴와 서로 살상하는 행위를 중지하라는 어설픈 교훈적인 메시지를 던지는 장면은 코미디에 가까웠다 - 신형 로봇이 구형로봇들을 파괴하는 행위는 이전에 일어난 사건들과 논리적으로 연결이 잘 되지 않는다.

지금 생각해보면 인간의 신체능력을 월등하게 뛰어넘는 로봇들을 상대하려면 윌 스미스의 말도 안되는 활약이 필연적이었고 로봇 3원칙간의 모순을 논리적으로 잘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이 당연하지만 중반 이후의 어설픈 플롯과 더딘 진행 그리고 영화의 설정상 인간인 윌 스미스의 만화같은 초인적 활약 - 물론 여기에도 약간의 보완책을 설정하긴 했지만 그래도 너무 초인적이다. 윌 스미스가 엑스맨은 아니지 않는가 - 때문에 뛰어난 특수효과와 독특한 상상력으로 미래세계를 생생하게 표현한 장면들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재미가 많이 반감된 것 같다.

cf. 영화 시작하자마자 남자가 봐도 멋있는 윌 스미스의 근육질 몸매를 맘껏 감상할 수 있다. 예전에는 호리호리 했었는데 언제 저런 근육질의 몸이 되었는지...근육질이지만 느끼하거나 부담감을 주지 않는, 눌러쓴 모자와 가죽잠바가 더없이 잘 어울이는 윌 스미스는...영화는 별로였지만...역시 멋지다. 여주인공도 모델출신인듯 윌 스미스와 더불어 '그림이 잘 나왔지만' 사실 여주인공이라고 하기에는 20%쯤 부족했던 것 같다.-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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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기부기 2005-03-13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동감. 좀 지루했지. 다음엔 꼭 이프 온리를 보자. ^^
 
공공의 적 SE (2disc) - 아웃케이스 없음
강우석 감독, 이성재 외 출연 / 에스엠픽쳐스(비트윈)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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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영화에서는 누구나 미워할만한 '공공의 적'을 설정하고 그에 대비되는 정의감으로 똘똘 뭉친 강철중 형사(설경구 분)를 주인공으로 배치한다. 인간에게는 누구나 나쁜 놈이 결국에는 정의의 심판을 받고 처절하게 망가지는 모습을 보고싶어하는 감정이 있을 것이다. '인과응보에의 바램'이랄까? 이 영화는 전적으로 이러한 인간의 기대심리에 편승하고 있다.

나에게도 인과응보에의 바램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영화에서라도 악랄한 악당이 영화 마지막에 가서는 잔인하게 죽임을 당한다든지 주인공에게 시원하게 얻어터지는 모습을 보고 싶어한다. 그런데 이렇듯 영화가 어떻게 진행될 지 빤히 보이고 관객이 기대하는 바가 분명한 영화가 성공하려면 영화의 두 축인 공공의 적과 우리의 주인공 강철중 형사의 캐릭터가 자연스럽게 관객에게 녹아들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영화를 보면서 작위적이라는 느낌이 없이 누구나 저놈은 정말 나쁜 놈이구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어야 영화 뒷부분에 그놈이 응징을 받을 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되는 것이 아닐런지.

그런데 공공의 적에 등장하는 공공의 적 규환(이성재 분)은 너무나도 작위적으로 악당으로 만드려고 한 흔적이 보인다. 사실 악당이나 사회에서 없어져야 할 공공의 적이라기보다는 다음 행동을 예측할 수 없이 자신의 감정을 조금이라도 상하게 하면 바로 사람을 죽여버리는 살인광이라고나 할까? 그렇다고 해서 그가 전형적인 싸이코 킬러의 모습을 갖추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했다면 - 양들의 침묵에서 등장하는 살인마나 살인의 추억에 등장하는 살인마같은 이미지였다면 - 형사가 살인마를 쫓는 류의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 살인마를 잡았으면 좋겠다는 감정을 불러일으키기는 하겠지만 애당초 영화가 의도한 방향으로 관객들을 이끌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고민끝에 공공의 적에서 등장하는 규환이라는 캐릭터는 상류층의 잘나가는 인물이면서도 전혀 납득이 안되는 이유로 사람 - 심지어는 자신의 부모도 - 을 죽이는 살인광의 어색한 캐릭터로 만든 것이 아닌가 싶다. 결론적으로 전적으로 관객에게 공공의 분노를 일으켜야 하는 공공의 적 캐릭터가 어깨 한번 부딪쳤다고 사람을 죽이는 정도의 어이없는 캐릭터가 되어 영화의 흥미를 반감시켰다고나 할까?

설경구가 강철중 형사의 캐릭터에 정말 잘 어울리고 연기도 정말 잘 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리고 강철중에게 얻어맞는 깡패들이나 악덕 업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어느정도 통쾌함을 느낄 수도 있다.  이성재도 인정없는 패륜의 살인마 역을 잘 연기해 냈다.(이 역 이후 cf가 끊겼다는 말까지 있으니...) 하지만 영화의 잔재미와 배우들의 명연기도 이유없이 벌어지는 살인과 지나치게 잔인한 장면들, 대한민국의 정의를 혼자 다 실현하는 듯한 강철중의 캐릭터에 대한 거부감을 커버하지는 못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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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 쥬베이 (무삭제판) - [할인행사]
가와지리 요시야키 감독, 아오노 다케시 외 출연 / DVD 엔터테인먼트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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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특별히 일본 애니메이션을 즐겨보는 편은 아니지만, 케이블 TV나 인터넷을 통해서 '무사 쥬베이'가 작품성이 있고 볼만 하다는 말을 듣게 되었고, 케이블 TV에서는 중간중간 다른 방송을 돌려보거나 중간부터 보게 되어서 언제 한번 처음부터 보자고 마음을 먹고 있던 중, 60%가량 세일을 하는 것을 보고 충동적으로 이 타이틀을 구매하게 되었다.

무사 쥬베이에 나오는 캐릭터들은 모두 전형적인 일본 애니메이션의 캐릭터들 처럼 비정상적으로 긴 팔다리와 작은 머리의 특이한 체형을 가지고 있지만 그런 것이 그리 눈에 거슬리지는 않는다. 그보다도 약간은 거친듯한 터치의 캐릭터들이 멋스럽게 느껴졌다. (여주인격인 카게로도 처음에는 여장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분이 잘 안갔고, 계속 봐도 이쁘지만은 않다. ^^;;) 그리고 특이한 모습과 기술의 안티 캐릭터들과 피가 범벅이 되는 굵직굵직한 전투장면들도 볼만하다.

이야기의 줄거리는 쥬베이가 과거 자신이 속해 있던 닌자조직의 배신자와 그를 따르는 8인의 요괴(?)의 음모에 휘말리면서 그들을 하나씩 격파해나가는 단순 구조인데 거기에 비운의 닌자 카게로가 히로인(?)으로 등장한다.  어떻게 보면 세세한 플롯은 엉성한 면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잘 짜여진 줄거리에 독특한 관계의 로맨스, 쥬베이를 포함한 등장인물들의 매력 등이 잘 어우러져 있는 작품인 것 같다.  

소장판이 아니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스페셜 피쳐는 사실 제작자의 인터뷰와 간단한 캐릭터들의 스케치 말고는 특별한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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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한 장풍대작전 한정판 [dts]
류승완 감독, 류승범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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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편하게 주말에 쉬면서 볼 수 있는 DVD가 없냐는 나의 물음에 사촌동생이 선뜻 추천한 것이 아라한 장풍대작전이었다. 사실 전부터 사촌동생이 이 영화 무척 재미있게 봤다고 하던 말을 듣고 있던 참이었는데 오래간만에 놀러가 보았더니 겉모양도 화려한 한정판으로 아라한 장풍대작전 DVD가 있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확인차 다시한번 볼만하냐고 물어보았고 자기는 정말 재미있게 보았다고 하면서 유치하다고 하는 사람도 좀 있다고 했다. 사실 이런 류의 영화를 보면서 스토리의 완성도나 영화가 담고 있는 주제의식을 따지기 보다는 지나치게 유치하지 않으면서도 재미있게 액션을 잘 버무려 놓았는가를 따지는 것이 대부분일 것이다. 나도 막연히 아라한 장풍대작전을 보기 전에 화려한 액션물을 유치하지 않게 잘 풀어낸 영화이겠거니라고 예상을 했는데 그런대로 영화는 나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난 액션 영화를 보면서 항상 일반인의 상식을 뛰어넘는 액션(성룡식의 액션을 뛰어넘어 벽을 부순다든지 2-3미터를 나는 것 등)을 가능하게 하는 영화상의 이론적 토대가 무엇인지에 흥미를 느낀다. 그런 면에서 가장 탁월했던 영화는 역시 매트릭스였지만, 아라한 장풍대작전에서는 '7선'이라는 도인들을 그 이론적 토대로 삼는다. 여기까지는 사실 유치한 액션영화와 크게 다름없겠지만 7선의 도인들의 일반인적 모습들 - 텔레비전에 나와서 차력쇼를 펼친다든지 700써비스를 해서 용돈을 버는 것 등 - 그리고 안성기를 비롯한 화려한 캐스팅에서 이 부분의 약점을 훌륭하게 커버하는 듯하다.

무엇보다도 류승범의 몸을 사리지 않는 코믹 액션연기가 진짜 마음에 들었다. CG를 이용한 부분이야 다른 영화들과 대동소이하지만 악을 쓰며 무공을 펼치는 중간 중간에 보여주는 그의 트레이드마크성 미소...는 정말 맘에 들었다. 특히 조폭들에게 구타당하는 순경 류승범이 후에 통쾌하게 복수를 하는 장면은 처음부터 예상할 수 있는 장면이긴 했지만 정말로 속시원하고 액션도 멋있었다.

물론 중간중간에 유치하고 중국식 액션영화에 상투적으로 등장하는 장면들도 많이 등장하지만 그런 사소한 것들에 눈감을 수 있다면 부담없이 보기에는 추천할 만하다.


정말 이소룡을 닮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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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파이 [dts] - [할인행사]
폴 웨이츠 감독, 제이슨 빅스 외 출연 / 드림믹스 (다음미디어)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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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영화가 나왔을 때 특별한 기대 없이 허름한 봉천동의 극장에 친구들과 함께 가서 영화를 본 기억이 떠오른다. 당시 극장에는 관객이 20명도 채 없었다. 하지만 영화가 상영되는 내내 극장안은 폭소가 끊이질 않았었다. 나는 정말 상영시간 내내 말그대로 배가 아플 정도로 웃다가 나왔다. 그만큼 아메리칸 파이는 노골적이고 자극적이면서도 무언가 새로웠다. 적어도 그때 섹스 코메디를 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나에게는 정말로 그러했다.

영화의 큰 줄기는 고등학교 단짝친구 네명이 고등학교 졸업파티를 앞두고 총각딱지 떼기 작전에 돌입한다는 내용이다. 성에 대한 호기심은 왕성하고 알 것은 다 알면서도 아직 실전 경험은 없는, 그래서 순진한 구석이 남아 있는 고등학생들의 좌충우돌 딱지떼기 무용담이 약간은 쇼킹하면서도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이 영화에서는 이때껏 상상하기 힘들었던 여러가지 자극적인, 어쩌면 지저분한 설정들이 화면에 등장하고 그런 장면들이 내 코드에는 잘 맞았기 때문에 나는 영화를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미국식 섹스 코메디 또는 화장실 코메디와 코드가 맞지 않는 사람은 영화를 보면서 역겨움을 느끼고 관객들이 웃어야 할 대목에서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못할 수도 있다. 나도 영화를 완전히 다 이해한 것은 아니겠지만 미국 청소년들의 문화를 제대로 알아야 영화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적어도 그들의 문화에 대한 '감'은 있어야 이 영화와 코드가 맞는다.

미국 청소년 영화를 보다보면 미국 고등학생들에게 고등학교 졸업댄스파티 'prom'은 정말로 큰 의미를 지니는 것을 알 수 있다. prom에 함께 갈 파트너를 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이며 만약 그 때 바람을 맞는다면 평생 마음의 상처로 남을 정도로 prom에서의 추억은 미국인들의 삶 전체에 중요한 한 장면을 구성하는 것 같다. 그에 비해서 우리나라에서의 고등학교 졸업식은 어떠한지...대학입시를 위한 준비단계로서의 고등학교만 존재하기 때문에 고등학교 졸업식은 원하는 대학입학에 성공한 학생들만을 위한 반쪽의 썰렁한 의식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 아닌지. 미국의 문화를 무조건 답습할 필요는 없겠지만, 우리에게도 학창시절을 매듭짓고 넘어갈 수 있는, 훗날 아름답게 추억할 수 있는 그 어떤 것이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영화에 나오는 장면은 아니지만, 풋풋한 배우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사진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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