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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목적(2disc)
한재림 감독, 이대연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05년 8월
평점 :
품절
연애의 목적은 연애 5년의 신출내기 남선생과 사랑의 상처를 입은 교생간의 연애를 때로는 아기자기하게, 때로는 심각하고 강렬하게 그리고 있다. 능글능글한 플레이보이 스타일의 유림(박해일분)은 교생 최홍(강혜정)에게 노골적으로 성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정상적이라면 따귀를 10대는 맞고 고소를 해야할 상황이지만 홍은 이를 강하게 거부하지 않으면서 때로는 튕기고 때로는 도발하며 둘의 연애는 시작된다.(물론 둘 모두에게 바람을 피는 것도 되긴 하지만)
유림의 지나치게 발칙한 접근이나 이를 은근히 받아들이는 홍의 관계가 처음에는 사실감이 떨어진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 특히 둘다 애인이 있었다는 점에서 - 유림과 홍이 차츰 서로에게 빠져드는 것을 보면서 요즘 같은 시대에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유림과 홍 모두 결혼을 사실상 약속한 애인이 있었으나 새로운 연애가 시작되면서 이미 옛 연인이 되어버린 기존의 애인은 아무런 의미를 갖지 않는다. 유림이 사랑의 유효기간은 화학적으로 3개월에 불과하다고 말하는 장면과 그러면서 새로운 사랑..연애에 빠져드는 모습이 오버랩되는 느낌이다. 유효기간은 짧을지 모르지만 그 강렬함은 다른 모든 것의 중요성을 무시하게 만든다. 연애란 것이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시작은 세상에서 가장 강렬하고 파괴력이 강하지만, 새로운 연애가 시작되면 아무런 의미없이 사라져 버리는...그렇다고 이 영화가 사랑의 무상함을 강조하는 것은 아니다. 영화에서는 새로운 사랑이 온갖 시련에도 불구하고 싹트니까 말이다.
이 영화의 묘미는 뭐니뭐니 해도 시원시원하게 걸죽한 대사다. ‘5초만 넣고 있을께요’부터 시작해서 박해일의 입담이 압권이다. 남자들은 노골적인 음담패설로 여자를 꼬시는 유림에게서 대리만족을 느낄 만하다. 영화에서는 섹스도 많이 나온다. 그렇다고 영화제목인 연애의 목적이 섹스?...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제목을 연애의 목적으로 한 의도는 잘 모르겠지만 영화를 보고나서 과연 연애의 목적이 무엇일까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유림과 홍의 연애를 놓고 주위 사람들의 극단적인 평가를 내리는 장면이었다. 유림과 홍 사이에 있었던 일은 애인이 있으면서도 서로 새롭게 연애에 빠져들고 있었던 것 뿐인데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학교라는 공간, 인터넷을 무기로한 학생들의 무책임한 비방, 무책임하게 소문을 믿고 이를 확산시키는 사람들의 심리가 종합적으로 작용하여 둘의 연애는 교생이 꼬리를 쳐서 애인 있는 남선생과 바람이 났다는 것에서부터 남선생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교생을 성폭행 했다는 것까지, 결코 양립할 수 없는 두개의 사실로 각색된다. 그리고 홍이 성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말하여 하나의 사건이 전혀 다른 성질의 사건으로 각색되는 순간 주위 사람들이 보이는 반응의 극적인 변화...를 보고 내가 앞으로 사건을 처리할 때 정말로 신중해져야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홍을 꼬시는 유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