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친구가 놀러와서 집사람과 함께 집주변에서 외식을 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집사람이 돌솥비빔밥을 먹고 싶다고 했는데, 가는 도중에 고깃집 골목에서 풍겨나오는 향기(?)를 참지 못하고 삼겹살로 메뉴를 바꾸게 되었다.

강남역에 와본 사람은 알겠지만, 지오다노 골목에서 들어가다가 두번째로 우회전을 하면 고깃집 골목이 시작된다. 50여미터의 거리에 좌우 양쪽이 모두 고깃집이다. 골목 전체에 진동하는 각종 고기냄새는 식전에는 식욕을 자극하면서 지나가는 이들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그런데 고깃집 골목을 지날 때마다 항상 나는 발걸음을 재촉하여 서둘러 지나곤 한다. 지나는 행인들을 붙잡는 '삐끼'들 때문이다. 평소에 그 골목에 '삐끼'들의 악명높은 행태를 알기에 그냥 무시하면서 빨리 지나가는 편이었는데, 오늘은 토요일 저녁 대목인지라 삐끼들의 호객행위는 훨씬 더 강렬했다. 나는 비교적 익숙해져 있는 편이었지만, 나와 이곳에 온 외국인 친구 한명과 군인 친구 한명은 그 골목을 지나고 나서 나에게 뭐 이런 곳이 다 있냐며 폭행충동을 간신히 억눌렀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오늘은 그 골목을 지나가다가 평소 집사람이 다른 지점에서 맛있게 먹었다던 '떡삼시대'라는 삼겹살 집에 갔다. 삐끼가 3명도 넘었던 것 같은데 음식점 안은 손님들로 빽빽히 들어차 있었다. 고기는 두껍고 꽤 맛있었다. 그런데, 손님 수에 비해서 종업원이 너무 부족했다. 종업원들은 보기에도 안쓰러울 정도로 분주하게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했지만, 처음 음식이 나온 다음에 추가 주문을 하거나 모자란 밑반찬을 채워 달라고 하는 요청을 받아줄 정도의 여유가 없는 듯했다.

처음 고기맛이 괜찮다고 만족한 것도 잠시, 종업원 부르기 위해서 4-5번을 불러야 했고, 불러서 요청을 해도 결국 밥을 다 먹을 때까지 요청한 김치와 된장찌게는 나오지 않았다. 너무 마음이 상해서 계산하면서 싫은 소리를 할 까 생각도 해 보았으나, 계산대에 있는 아가씨도 아르바이트생이어서 말을 해 보았자 소용도 없었고 말을 하기도 미안해서 그냥 계산만 하고 나왔다.

강남역에 산 지 3달 정도 되었으나 아직까지 마음에 쏙 드는 음식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길에서도 줄을 지어 이동해야 할 만큼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라 뜨내기 손님만으로도 충분히 장사가 잘 되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암튼, 강남역에선 마음에 드는 음식점을 찾기가 정말 어려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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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기부기 2007-01-20 2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남역은 정말 별로야.. 쩝.

짱꿀라 2007-01-20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남역보다 인사동 쪽이 나을 듯 한데요.

외로운 발바닥 2007-01-21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기부기/ 강남역에도 맛집이 있을꺼야. 잘 찾아봅세.
산타님/ 대문사진이 바뀌셨네요. ^^; 근데 인사동쪽도 은근히 가격에 비해 맛은 좀 떨어지는 것 같아요. 몇 집 못 가 보아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지만...산타님 추천해주실만한 곳 있으세요? ^^

치유 2007-01-26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맘에 드는 음식점 한두곳정도 알아두면 정말 좋은데 말이죠..곧 찾으실겁니다..
그곳은 유동인구로 장사하는 곳이라 더 심할듯 하네요..

외로운 발바닥 2007-01-28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꽃님/ 강남역이 정말 그런 것 같아요. 특별히 뛰어나지 않아도 워낙 사람이 많은 곳이라...
그래도 어딘가 있겠죠. 맛집 찾으면 알라딘에 꼭 올리겠습니다. ^^
 

'하얀거탑'이 화제의 중심에 선 이유
[스타뉴스 2007-01-15 10:42]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이규창 기자]
MBC 주말미니시리즈 '하얀거탑'(극본 이기원ㆍ연출 안판석)이 방송계에서 화제의 중심에 섰다. 시청률만 놓고 보면 전국 시청률이 14.7%(14일. TNS)에 불과하지만 시청률 40%대의 '주몽'이나 이보다 시청률이 높은 타 드라마에 못지않은 화제가 되고 있다.

△ '완성도' 찬반 팽팽.. 해외 시리즈물 팬들도 관심

전문 메디컬 드라마를 표방한 '하얀거탑'은 시작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다. 'CSI' 'ER' 등 해외 시리즈물에 익숙한 20~30대 젊은 시청자들은 물론 오직 '연애질'에만 몰두하는 기존 한국의 미니시리즈에 식상해있던 시청자들에게도 기대감을 불러 일으켰다.

지난 6일 첫 방송 이후 인터넷에서는 '하얀거탑'에 대한 찬반 논란이 뜨겁게 진행됐다. 오랜만에 보는 굵은 선의 전문직 드라마라는 찬사와 함께 해외 시리즈물 못지않을 거라는 기대를 했는데 실망했다는 반응도 있었다. 또한 의사라는 직업을 다룬 '메디컬 드라마'라기 보다 권력 투쟁에 집중하는 '기업 극화'에 가깝다는 지적도 있다.

이 처럼 '하얀거탑'이 논란을 일으키는 것은 그만큼 완성도가 높고 개성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우선 수술장면은 긴박한 분위기와 사람의 내부 장기를 그대로 재현한 특수효과가 어우러져 기존 한국의 메디컬 드라마보다 한 발 앞서 있다.

그러나 'CSI' 등 해외 시리즈물의 화려한 CG(컴퓨터 그래픽)에 익숙한 팬들에게는 뭔가 부족해 보이고, 기존 한국 드라마와 해외 시리즈물의 중간쯤 되는 '하얀거탑'의 비주얼이 논란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반면 10% 초반대의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에서 그토록 뜨겁게 논쟁이 불붙은 것은, 해외 시리즈물의 팬들을 비롯해 인터넷에 익숙한 20~30대 시청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서울 신촌의 한 PC방에서 커플석에 앉은 3쌍의 남녀를 지켜봤다. 한 커플은 남녀가 컴퓨터 한 대에 MBC '무한도전'의 VOD 다시보기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었고, 또 다른 두 커플은 여성이 '무한도전'을 남성이 '하얀거탑'을 각각 시청하고 있었다. 각자 '무한도전'과 '하얀거탑'을 시청하던 두 커플은 인터넷 파일공유 사이트에서 불법 동영상을 다운받아 보고 있었다.

'동영상을 다운받는 방법'을 알아보려는 듯 접근해 불법 동영상을 이용하는 이유를 묻자 "토요일은 약속이 많아 방송 시간에 챙겨 볼 수가 없다. 또 VOD 서비스가 유료라는 점도 부담이지만, (불법 동영상)파일을 USB메모리에 저장해두면 언제든 원할 때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들 3쌍 중 한 커플은 각자 '무한도전'과 '하얀거탑'의 홈페이지에 접속하고 있는 상태였다. 드라마를 보다 뭔가 떠오르는 생각을 즉석에서 시청자 게시판에 풀어놓기도 하고, 현장 사진이나 다음주 예고 등을 챙겨보기도 했다.

이처럼 인터넷 사용에 익숙하고 의견 개진이 활발한 젊은 시청자들은 비록 시청률로는 그 존재를 확인하기 어렵지만, 드라마 홈페이지 게시판 등에서 그 존재감이 여실히 드러난다. 20대 여성들을 열광시켰던 '환상의 커플'과 같이 '하얀거탑' 역시 폐인문화를 양산하고 이는 결국 드라마의 시청률에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 한국형 전문직 드라마의 모델

'하얀거탑'의 또 다른 논란은 소위 본격 메디컬 드라마이냐, 아니면 종합병원을 배경으로 한 기업 드라마이냐 하는 것이다. 천재 외과의사답게 장준혁(김명민 분)은 첫 회부터 화려한 실력을 뽐내는 수술을 선보였지만, 드라마 초반의 주된 내용은 병원 내에서의 권력 다툼이다.

이 때문에 "의학 드라마가 아니라 병원을 배경으로 권력투쟁을 그린 기업 극화에 가깝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의 원작을 옮겨왔다고는 해도, 이만큼 한국의 현실에 적합한 전문직 드라마는 보기 어려웠다.

그동안 한국에서 전문직 드라마를 흉내낸 작품들을 보면 주인공은 실력도 있고 착하며, 그의 경쟁자는 실력도 부족한 데다 악하다. 경쟁자가 온갖 모략과 음모 그리고 부정한 방법을 동원하지만 결말은 주인공의 승리로 끝나며 "착한 자는 복을 받는다"는 교훈을 남긴다.

반면 '하얀거탑'은 직업 혹은 직장에서의 성공과 선악을 무리하게 연결짓지 않는다. 또한 실력과 착한 마음만 있으면 성공한다는 '아름답지만 비현실적인' 직장 따위는 없다. 일반인들은 병을 치료해주는 곳으로만 알고있는 병원에서 벌어지는 권력투쟁과 이권 등은 직업 세계 어느 곳도 '한국 직장의 현실'에서 예외가 없다는 걸 보여준다.

뛰어난 실력을 갖췄지만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가 매끄럽지 못한 의사 장준혁이 견제를 받으며 출세에 제동이 걸리는 것은 일본 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에서도 얼마나 흔한 일인가. 또한 묵묵히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실력있는 의사 최도영(이선균 분) 역시 직장 내에서 주목을 받지 못한다. 이 역시 묵묵히 열심히 일해도 연봉협상에는 아무런 반영이 없는 한국의 직장 현실과 다르지 않다. 특히 남자들의 직장 내 권력관계와 그대로 이어지는 부인들의 사교관계 역시 얼마나 한국적인가.

'줄'을 잡고 '빽'을 동원하고 적당히 타협을 하고 경쟁자는 제거하면서 '실력'을 인정받고 출세하는 것이 어느 조직에서나 볼 수 있는 권력의 속성이다. 장준혁과 최도영은 어쩌면 당연히 대접받고 출세해야 마땅한 실력자임에도 그리 순탄치 않은 과정을 겪는다. 'CSI'처럼 일만 열심히 하기에는 현실이 녹녹치 않으니, 한국형 전문직 드라마 '하얀거탑'은 훨씬 고난도의 직업 세계를 다루는 셈이다.

'대장금'과 '상도'가 사극의 틀 안에 전문직 드라마의 내용을 담았다면, '하얀거탑'은 일본 원작을 가져왔지만 한국의 조직과 기업문화를 잘 반영한 새로운 형태의 전문직 드라마를 제시하고 있다. 악역인 부원장 우용길(김창완 분)이 주인공보다 더욱 화제가 되는 것도 '리얼리티' 때문이다.

오늘도 '줄서기'와 '관계'를 강요받는 한국의 직장인들에게 '하얀거탑'은 우리의 자화상을 통해 새로운 종류의 카타르시스를 주고 있다.

모바일로 보는 스타뉴스 "342 누르고 NATE/magicⓝ/ez-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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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발바닥 2007-01-15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 드라마를 멀리한 지 오랜 어느날 인터넷에서 우연히 접한 하얀거탑...그렇게 4회까지 본 지금 소감은 '약간은 부족하지만 그래도 훌륭하다.'는 것이다. 사랑에 빠질 것이 뻔한 두 남녀, 출생의 비밀, 고부간 갈등, 갑작스런 죽음, 드라마 나오는 인물 모두가 2다리만 걸치면 모두 아는 사이인 엽기적 관계설정에 우리 드라마를 최근엔 거의 보지 않았다. 그런데 하얀거탑은 조금 달랐다. 일단, 사랑이야기가 아직까지 없다는 것, 그리고 주인공이 혼자 정의롭고 착한척은 다 하는 인물이 아니라는 점만으로도 만족이다. 제작경험이나 비용문제로 인해 미국 드라마물에 비하면 부족함이 없을 수 없겠지만, 아직까진 만족이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만족하며 시청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오늘은 우연히 결혼식이 세개나 겹쳤다.

하나도 빠지기 힘든 곳이어서 모두 꼭 참석을 해야 해서 아침부터 결혼식에 가서 마지막 결혼식에서 저녁을 먹고 돌아오니 어느새 뉴스가 하고 있었다. ^^;

그래도 하루에 결혼식이 세개나 겹치면서도 신기하게도 시간은 하나도 안 겹쳤다.

12시에 일산, 4시에 남부터미널, 5시반에 삼각지 국방부.

차가 막힐 것을 생각해 하루 종일 지하철을 탄 덕분에 독서는 실컷 했지만,^^

결혼식 3개를 갔다오니 토요일 하루가 다 지나갔다. -0-;;

어찌보면 먼 곳의 결혼식 하나만 다녀와도 하루가 다 가는데 나름대로 효율적으로 하루를 보냈다는 생각도 든다. (예전에 부산에 결혼식을 갔다가 지리를 잘 몰라 결혼식 후 사진 찍을 때 가까스로 도착해서 사진만 찍고 10분만에 다시 서울로 돌아온 적도 있었다. ;;;)

나도 결혼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하루에 행복이 넘쳐 보이는 신혼 부부 세 쌍을 보니 기분이 좋았다. 오늘 결혼한 세쌍의 부부들의 행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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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꿀라 2006-12-11 0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돈 많이 나가셨겠네요. 저도 하루 3번도 정도 겹친 적이 있는데. 정말 바쁘게 움직인 생각밖에....... 즐거운 한주가 되시기를......

외로운 발바닥 2006-12-11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요일에도 갔답니다. ^^;; 산타님도 즐거운 한주 되세요~
 
 전출처 : 짱꿀라 > 황금돼지의 해’ 황당한 열풍

    황금돼지의 해’ 황당한 열풍

   # 내년(2007)에는 황금돼지처럼 돈도 많이 버시고 행복도 가득채워지시기를 바랍니다. 행복, 기쁨, 즐거움 모든 것이 가득해지시기를......(기사와 사진제공 : 동아일보)

   '
   '2007년은 황금돼지해’라는 근거없는 소문이 세간에 퍼지면서 발 빠르게 마케팅에 나선 업자들이 황금색을 입힌 돼지저금통들을 내놓았다. 김미옥 기자 

《회사원 정모(33·서울 강서구 등촌동) 씨는 8월 중순 결혼한 후 하루 한 갑이던 흡연량을 절반으로 줄였다. 일주일 전부터는 매일 아침 사무실로 돌미나리즙을 배달 받아 마신다. 주말에는 아내와 함께 산에 오른다. 정 씨 부부가 이렇게 건강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올해내 임신을 해서 내년에 아이를 낳겠다는 계획때문이다. 정 씨는 “결혼 준비를 할 때 이미 내년이 ‘황금돼지해’라 아이가 재운을 갖고 태어난다는 말을 들었다”며 “지난주 산부인과를 찾았을 때 복도에 가득 찬 산모들을 보고 임신 열풍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 인터넷 모임에 장신구까지


돼지해인 2007년이 600년 만에 한 번꼴로 돌아오는 황금돼지해라는 소문이 최근 젊은 부부들 사이에 급속히 번지고 있다. 정해년(丁亥年)의 ‘정(丁)’이 오행에서 불을 뜻하기 때문에 내년이 ‘붉은 돼지의 해’이며 음양오행을 더해 계산하면 황금돼지해라는 것이 소문의 주요 내용. 산부인과, 조산원, 산후조리원에는 내년 출산을 준비하는 예비 엄마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 경기 고양시 일산의 D산부인과 이창선 기획실장은 “임신부의 내원이나 상담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경기 부천시 원미구에 있는 Y조산원 관계자도 “대개 임신 7∼8개월쯤 조산원을 찾는데 이번 달 들어 1.5배 정도 내원과 상담 건수가 늘었다”고 말했다. 충남대 전광희(사회학) 교수는 “2005년 출산율이 지나치게 낮은 탓도 있고 쌍춘년, 황금돼지해 속설도 있어 2007년 출산율은 상당히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는 이미 ‘황금돼지엄마들’, ‘2007년 돼지띠 아가 엄마들의 모임’ 등 황금돼지해를 기다리는 예비 부모 모임이 4, 5개 만들어졌다. ‘황금돼지해 마케팅’도 뜨겁다. 제조업체들은 이미 황금돼지 휴대전화 액세서리, 저금통, 달력을 출시했고 한 의류업체는 돼지가 프린트된 유아복 1만5000장을 생산해 12월부터 시판한다. 일부 대중매체가 출산 예정인 스타들을 다루는가 하면 한 호텔은 10월부터 베이비샤워(순산을 기원하며 친구·친지들이 출산용품을 선물하는 축하 파티) 패키지 이벤트를 열고 있다.


○ “황당무계한 얘기”




  하지만 명리학자들과 민속학자들은 그럴듯하게 돌아다니는 황금돼지해 속설에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역술가들은 정해년을 ‘붉은 돼지의 해’로 해석할 수 있긴 하지만 ‘600년 만에 돌아온 황금돼지해’라는 건 근거 없는 과장이라고 말한다. 한국의 민간신앙과 전통에서 지금까지 정해년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민속연구소 주강현 소장은 “우리 민족의 풍습에서 다산과 다복의 상징인 복돼지를 숭상하는 전통은 있었지만 붉은 돼지, 황금돼지를 중요하게 생각한 적은 없었다”며 “한마디로 황당무계한 일”이라고 말했다. 대전대 송인창(철학) 교수는 “돼지띠는 재운이 있지만 역마살도 있다”며 “상생과 상극을 중요하게 여기는 명리학의 특성상 무조건 좋은 해는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포브스 홈페이지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50인 중 정해년(1947년)에 태어난 사람은 스웨덴의 유명 의류 브랜드 H&M의 소유주인 스테판 페르손(32위) 씨뿐이다.


○ 느닷없이 왜 이 시점에서?




   ‘황금돼지해 속설’은 중국에서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에서는 정해년을 ‘황금돼지해(金猪年)’라고 부르며 이 해에 태어난 아이들은 편안하게 살 수 있다는 민간 속설이 있다. 이 때문에 중국에서도 최근 임신부가 급증한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서강대 이욱연(중국문화) 교수는 “민간에서 전해지던 속설이었는데 최근 중국도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출산 열풍이 불고 있다”며 “하지만 중국 내에서도 정(丁)이 오행 중 불(火)을 상징하는데 이를 대신해 금(金)을 붙여 황금돼지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역학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전광희 교수는 “근거가 어떻든 일단 출산율이 올라간다면 국가적으로는 한숨 돌리는 셈”이라면서 “그러나 내년에 황금돼지띠 자녀가 많이 태어난다면 결국 다른 해에 출생한 사람들보다 입시 경쟁, 입사 경쟁 등에 시달릴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마냥 행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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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홈런킹 포효하다
[한국일보 2006-10-10 18:57]    
■이승엽 시즌결산

비록 무관에 그쳤지만 ‘아시아 홈런왕’의 자존심은 살렸다.

요미우리 이승엽(30)이 결국 개인 타이틀을 하나도 차지하지 못한 채 올 시즌을 마감했다. 그러나 최고 명문 팀의 붙박이 4번 타자로 우뚝 서며 일본 진출 이후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이승엽은 이제 메이저리그 도전을 위한 충분한 ‘전리품’을 얻었다.

# 홈런·타율 등 공격 전부문 상위권…타이틀 없는 '무관의 제왕' 아쉬워


이승엽은 15일 야쿠르트와의 시즌 최종전이 남아 있지만 10일 주니치전을 끝으로 시즌을 끝낸 뒤 13일 통증을 유발했던 왼쪽 무릎 수술을 할 예정이다. 이승엽은 내년 시즌 염원인 메이저리그 도전을 할 지 요미우리 잔류를 택할 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남은 기간 동안 재활에 전념하며 진로를 모색할 계획이다.

무관의 제왕


이승엽의 가장 아쉬운 타이틀은 역시 홈런왕. 이승엽은 8월 이후 무릎 통증에 부진이 겹치며 타이론 우즈(주니치)에게 역전을 당했다. 우즈는 9일 현재 홈런 45개로 이승엽(41개)을 4개 차로 따돌렸다. 이승엽은 홈런 외에도 타율 2위(0.325), 타점 3위(108점), 최다안타(169개) 득점(101점) 4위, 출루율 5위(0.390), 장타율 3위(0.619) 등 도루를 제외한 공격 전 부문 상위권에 랭크됐다. 7월까지만 해도 공격 다관왕을 가시권에 뒀으나 막판 페이스 저하가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2004년 일본 진출 첫 해에 타율 2할4푼에 14홈런, 50타점, 지난해에 타율 2할6푼에 30홈런, 82타점을 올렸던 이승엽으로서는 자신의 가치를 입증시키고도 남을 만큼의 성적을 냈고, 일본 내 평가를 새롭게 하는 한 해가 됐다.

도쿄발 이승엽 태풍


이승엽 폭풍의 시발점은 지난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승엽은 한국팀의 간판타자로 활약하며 홈런 5개, 타점 10개로 두 부문에서 대회 1위에 오르며 세계의 시선을 모았다.

이승엽은 지난 3월31일 도쿄돔에서 열린 요코하마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요미우리 역대 70번째, 요미우리 용병 사상 4번째 개막전 4번 타자의 영광을 안았다. 이승엽은 개막전에서 홈런포를 가동하며 하라 감독의 두터운 신임에 보답했다.

이승엽에게도 고비는 있었다. 이승엽은 4월 중순부터 5월 초까지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지며 4할대를 웃돌던 타율이 2할대로 추락했다. 그러나 지난 2년 간 일본 투수들에게 쓴 맛을 본 이승엽이 정상 궤도를 찾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승엽은 인터리그에서 타율 3할6푼에 16홈런으로 인터리그 홈런왕 2연패에 성공했다.

홈런에 관한 각종 기록도 갈아치웠다. 이승엽은 8월1일 한신전에서 한ㆍ일 통산 400홈런의 이정표를 세웠다. 오 사다하루,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에 이어 만 30세 이전에 400홈런을 달성한 역대 3번째 선수로 남았다. 6월3일 세이부전에서는 일본 진출 첫 한 경기 2홈런을 날렸다. 7월4일 주니치전을 앞두고는 6월 MVP에 선정됐고, 감독 추천 선수로 2년 연속 올스타에 뽑히는 기쁨도 누렸다. 7월9일 히로시마전에서는 양대리그 전구단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6월11일 지바 롯데전에서는 홈런을 치고도 선행 주자의 ‘누의 공과’라는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홈런이 무효가 되는 아픔도 맛봤다.

방망이 한 자루 들고 대한해협을 건넌 지 3년 째. 이승엽에게 2006년은 아시아 최고 타자로 우뚝 선 한 해였다.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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