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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006-05-02 03:03]    
송양민 선임기자의 맞벌이 탐구
추가소득 평균 72만원 외식·사교육비 더 써

[조선일보 선임기자]

부부가 함께 생활 전선에서 뛰는 ‘맞벌이’ 가정이 급증하고 있다. 최근 3~4년 사이 도시지역의 주택가격과 사교육비가 급등하면서 ‘홑벌이’로는 비싼 생활비를 감당하기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본지가 통계청의 도움을 얻어 경제활동인구 표본조사(3만3000가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중 30%가 맞벌이 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펀드평가 우재룡 사장은 “맞벌이 비율 30%는 일본(45%)과 미국(60%선)에 비해 아직 낮으나 30대 부부의 경우 80%선을 넘을 정도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맞벌이는 부부가 함께 일하기 때문에 홑벌이보다 돈을 더 많이 모을 것이라는 게 일반인의 생각이다. 그러나 맞벌이에 대한 실태 조사 결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맞벌이들은 전반적으로 소비 지출액이 커 저축률이 10~15%대에 그치고, 가계파산 위험에 몰리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아내는 교사이고 자신은 대기업 부장인 김희중(47·부산)씨는 부부소득을 합쳐 한 달에 700만원을 번다. 그러나 맞벌이를 한 지 20년이 넘었지만 그의 재산은 40평 아파트(2억원)와 은행예금 4000만원이 전부다. 김씨는 “자동차를 2대 굴리고 가족과 외식을 자주 하는 상태에서 두 아이의 사교육비로 150만원씩 쓰다 보니 매월 100만원 저축하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부부합산 연봉이 8000만원에 달하는 김씨 부부는 맞벌이 가구의 중·상류층에 속한다. 보통 맞벌이의 소득은 이보다 훨씬 낮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맞벌이 가구의 월 평균소득은 370만원이다. 홑벌이(월 소득 299만원)보다 24% 가량 더 벌고 있지만 차이가 72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삼성경제연구소 김경원 상무는 “맞벌이 가구의 추가 소득이 평균 72만원이라는 것은 파트타임 등 비정규직에 종사하는 여성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부족한 생활비를 벌기 위해 주부가 생활 전선에 뛰어드는 ‘생계형’ 맞벌이가 우리나라 맞벌이 가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얘기다.

백화점 판매사원으로 7년째 맞벌이를 하고 있는 김선옥(36·서울)씨는 하루 10시간을 일하고 120만원을 받고 있다. 김씨는 “주부들이 쉽게 취업할 수 있는 직장은 월 소득 80만~120만원짜리가 대부분”이라며 “소득이 적더라도 한 번 맞벌이를 시작하면 그에 맞춰 가계지출이 늘어나기 때문에 일을 그만두기가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송양민 선임기자 [ ymso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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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발바닥 2006-05-02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벌이를 하면 그만큼 지출만 늘어난다는 말은 정말 맞는 말 같다. 그리고 한번 늘어난 지출은 절대 줄지 않는다는 말도...

치유 2006-05-02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그렇더라구요..벌면 벌수록 써야 할 곳이 생기고 한 번 늘어난 구멍은 진짜로 줄어들 생각안하고..
일을 함께 하든 안 하든 똑같아서 놀고 있자니...참...주부가 한푼 두푼 알뜰하게 모은다는게 예전보단 훨신 어려운건 사실..^^;저만 그렇까요?/

외로운 발바닥 2006-05-02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엔 맞벌이 안 하고도 그럭저럭 잘 살았던 것 같은데, 요즘은 맞벌이 하고도 빠듯하다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만큼 불필요한 소비가 많아진 것도 같지만, 현실적으로 맞벌이 하지 않기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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