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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 플랜 ㅣ 모중석 스릴러 클럽 19
스콧 스미스 지음, 조동섭 옮김 / 비채 / 2009년 3월
평점 :
돈을 본다. 돈을 가져온다. 내 것이 된다. 이보다 더 간단한 돈벌기가 어디 있을까? 또한 이보다 더 간단한 계획이 어디 있을까? 누가보아도 간단하고 더없이 쉬운 방법의 계획인데 도대체 어디서부터 틀어진 것일까. 이 책은 하나의 사건이 일으키는 나비효과를 제대로 그려내고 있다. 인간의 욕심이 불러 일으킨 대 참사, 그들은 결국 그들이 바라는 대로 그 돈을 가질수 있을까?
2009년 작품이긴 하지만 군더더기 없는 설명으로 말미암아 전혀 시대적 변화를 느낄 수 없다. 5-6년전이 무어 그리 큰 변화가 있으리라고 생각되어지지만 그것은 지금이 아닌 훨씬 더 시간이 지난 후에 읽혀도 스릴러 장르에 충실해서 시대적 변화없이 그 시대에 맞춰서 읽혀질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는 소리다. 추락한 비행기와 돈을 제외한 그 외의 소품들이 그리 많이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함으로 인해 이런 장점이 드러나게 된 것이 아닐까.
눈덮인 세상, 차를 타고 가던 나, 행크와 형, 제이콥 그리고 형 친구, 루. 그들은 우연히 추락한 비행기를 발견한다. 조종사가 죽은 것을 확인한 후 안에 있던 백을 하나 가지고 나오게 되는데 이것이 사건의 시초이다. 그 속에 든 것은 돈, 그것도 한두푼도 아닌 무려 4백만 달러 이상. 백만달러도 엄청난데 그의 4배라니.(물론 그들은 세 명이기 때문에 나누면 한 사람당 돌아가는 것은 백만달러가 조금 넘는 정도이다. 그래도 큰 액수임에는 틀림없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욕심이라는 것이 있다. 돈에 대한, 사랑에 대한, 권력에 대한 욕심 등 이것은 각 분야별로 다양하며 끝도 없이 커져만 가는 것이다. 이들 또한 그러하다. 돈의 액수가 작았다면 욕심은 그리 크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몇백만 달러 앞에서 그들의 욕심은 하늘끝까지 솟았다. 더군다나 아무도 본 사람이 없는, 자기들 셋만 아는 사실 즉 자신들 셋이서 그 돈을 마음껏 가질수가 있다는 소리다. 주인으로 짐작되는 조종사는 죽었으므르로 말이다. 돈이 발견되었다. 그 돈을 가져간다. 그 돈의 주인이 된다. 이보다 더 간단한 것이 어디 있을까 말이다.
돈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중요한 사실을 하나 잊었다. 동화에서 나오듯이 하늘에서 돈이 뚝 떨어지지 않았다면 그 돈은 어디서 온 것일까 하는 문제 말이다. 어떤 것이라도 물질은 소유주가 있기 마련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조종사가 주인일까? 그렇다면 그는 비행기에 그 많은 돈을 싣고 어디로 가고 있던 중이었을까? 그는 이 돈이 어디서 났을까? 그가 온전히 이 돈의 소유주라면 이 문제는 여기서 끝이지만 그 또한 다른곳에서 가져온 돈이라면 이 돈의 행방을 아는 사람이 또 한명 늘어난다는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문제는 조금 더 꼬여간다.
분명 간단한 계획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는 점점 더 꼬여만 간다. 사람들이 하나둘씩 죽어간다. 이 계획은 어디서부터 어떻게 꼬여버린 것이며 이 꼬인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실마리는 무엇일까. 어디서부터 헝크러진 실의 끝을 찾아서 풀어야만 하는 것일까. 주인공은 저 세명의 사람들이었는데 자꾸만 행크의 부인에게로 생각이 모아진다. 실제로 그녀가 한 행동은 아무것도 없다. 그녀는 단지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고 의견만 냈을 뿐이다.
온갖 행동은 다했지만 정작 결정력이 없고 마음도 약해보이는 행크, 그는 그녀가 아니었다면 결혼도 하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그답게 무슨 일이 있을때마다 모든 일을 미주알고주알 자신의 아내에게 전한다. 그러면 그녀는 의견을 내 놓는다. 그 의견은 한번 걸러지는 법도 없이 그대로 행크에 의해서 행동으로 옮겨진다.
만약에, 만약에 그녀가 처음에, 초창기에 그의 모든 계획을 물거춤으로 만들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행크는 그대로 따랐을 것이고 이 비극은 시작조차 안 했을까? 아니면 돈에 대한 욕심으로 행크는 그녀의 의견 부터 무시했을까. 행크의 성격으로 보아 그대로 수행했을꺼라고 한다면 새삼 그녀가 달리 보인다. 이 모든 사건은 다 그녀의 계획이 아니었던가 하는 생각조차 든다. 작가의 반전이 아닌 독자의 반전이 일어나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