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다운
피터 메이 지음, 고상숙 옮김 / 북레시피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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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에 걸린 것처럼 6주만에 이야기를 썼지만 출판사를 찾지 못한 원고가 바로 이 락다운이었다. 영국의 출판사들은 아마도 이 이야기가 너무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했었나 보다. 2005년이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정확히 이 책과 똑같은 현실을 마주했다. 바이러스의 이름만 코비드로 바뀌었을뿐 너무나도 비슷한 이야기다. 가끔 영화속의 이야기들이 현실로 구현되는 걸 볼 때가 있는데 그럴때마다 소름이 돋는다. 상상과 현실의 경계는 어디쯤 있을까.

아들 션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로 결심한 맥닐은 이제 마지막 사건을 앞두고 있다. 현장에서 발견된 아이의 뼈다. 가방 속에 담긴 뼈는 분명 아이의 것은 맞으나 무슨 이유로 어떻게 이렇게 되었는지는 알지 못한다. 분명한 거 하나는 분명 이 뼈는 오래되지 않았고 인간의 몸에서 살과 뼈를 분리해낸 것이라는 사실이다. 누가 이토록 잔인하게 아이를 죽이고 버린 것일까. 이제 맥닐의 마지막 임무는 이 아이를 이렇게 만든 사람을 찾아내는 것이다.

소설 속에서의 현재 모습은 바이러스가 침입해서 사람들은 서로가 거리를 두고 잘 사는 동네는 총을 가지고 가드를 두어 다른 사람들이 자신들의 동네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밤이면 통행금지로 인해서 제한되는 그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금은 조금 완화가 되었지만 바로 몇달 전까지만 해도 우리네 모습과 비슷하지 않은가. 물론 당연히 마스크는 소설이나 현실이나 필수가 되어 버린 상황이다. 

아이의 두개골을 가지고 원래 모습을 복원하던 에이미는 그 아이가 언청이 즉 구순구개열로 입술이 갈라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동양계 아이. 같은 아시아권이라는 이유로 에이미는 더욱 그 아이에게 정을 붙이게 되고 이 아이를 이렇게 만든 사람을 꼭 잡고 싶어진다. 

만일 누군가 생화학 테러를 하려고 한다면, 그보다 더 좋은 시나리오가 없겠죠.

357p

사실 바이러스가 창궐한 시대라는 것에서 이미 이 사건의 종결은 지어졌는지도 모른다. 누가 그랬는지는 몰라도 적어도 어떤 이유로 그런 사건을 저질렀을까 하는 것은 대충 짐작이 갈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 벌어진 아이의 죽음은 당연히 의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맥닐은 한 장의 티켓에서 발견된 지문을 가지고 증거를 삼아서 점점 다가가지만 그가 만나는 사람마다 죽임을 당하는 결과만 받아들게 된다. 그는 어디서 이 사건의 범인을 찾아낼 수 있을까. 

피터 메이의 전작인 [블랙하우스]를 읽었었다. 이 이야기는 그 이야기보다 훨씬 더 대중적이고 훨씬 더 현실적이다. 그래서일까. 훨씬 더 빠르게 읽히고 몰입감이 더 대단하다. 4백 페이지가 안 되는 이야기는 한순간에 읽어버리게 만든다. 살짝 결이 다른 두 이야기를 읽었다. 이 작가의 다음 이야기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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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자리를 내어 줍니다
최현주 지음 / 라떼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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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너무 매혹적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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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전함 강감찬 몽실북스 청소년 문학
박지선 외 지음 / 몽실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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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감찬이라는 장수에 대해서 새로운 면을 볼 수 있는 책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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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여자들
메리 쿠비카 지음, 신솔잎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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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걸]과 [디 아더 미세스] 그리고 [사라진 여자들]까지 몯모두 읽은 나는 이쯤되면 메리 쿠비카를 좋아한다고 봐도 무방하겠다. 거기다가 읽었던 모든 책들이 이걸 왜 읽었을까 후회할만한 성질의 것이 아니라 오, 이거 재미난데? 하고 생각하게끔 만든 이야기들이었으니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단지 한가지 아쉬운 부분이라면 이게 너무 스릴이 넘치는 이야기이고 뒤로 갈수록 그 스피드가 빨라지다 보니까 너무 급하게 읽는 아니 읽어버린다는 거. 그래서 다 읽고 나면 아, 좀 아껴서 읽을 걸 하는 후회가 생긴다는 거랄까.

사실 아빠는 누나를 그리워하느라 내게 아빠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이제 누나가 돌아왔고, 아빠 눈에는 누나밖에 보이지 않는다.

88p

11년 전의 메레디스와 케이트의 이야기와 현재 레오의 이야기가 교대로 언급된다. 레오와 딜라일라의 엄마였던 메레디스는 이미 오래전에 자살해서 죽었다. 그 이후로 레오와 그의 아빠인 조시 둘만 남아서 살아왔다. 딜라일라는 메레디스와 함께 사라졌고 그 이후로 돌아오지 않았다. 십 년이 넘는 시간이다. 아내가 죽고 딸이 사라진 조시는 어떤 삶을 살아왔을까. 흔히 아빠는 딸바보라고들 하는데 조시인들 그렇지 않았을까. 딸이 사라지고 그 방은 그대로 영구보존되었고 레오는 그렇게 엄마 없고 누나 없는 삶에서 아빠까지 잃은 그런 존재가 되었다. 

스릴러에서 이런 조건을 많이 본다. 특히 실종된 사건의 경우에 그러하다. 부모들은 실종된 아이에게 초점이 맞춰진 나머지 남은 아이를 방임한다. 사리진 아이도 중요하지만 남은 아이도 더 중요하다는 것을 모르는 것일까. 현실에서는 부디 그런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메레디스가 사라진 엄마라면 레오는 남은 아들이었다. 그렇다면 케이트는 누구일까. 그녀는 메레디스와 레오의 이웃집 여자였다. 요가 강사와 산모도우미로 바쁜 메레디스가 급할 때 레오를 잠시 맡아주기도 했던 그런 사람이었다. 그녀는 파트너인 비아와 함께 살고 있었다. 비아의 생일날 케이트는 레스토랑을 찾았고 그곳에서 메레디스와 조시를 우연하게 만났다. 그리고 거기서부터 사건은 시작되었다.

과거의 사건이 현재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는 스릴러들을 종종 보아온다. 그럴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연결성이다. 이 사람이 과거애 어떤 일을 했고 그로 인해서 어떤 결과가 발생하게 되는지가 가장 핵심이다. 나비효과 같은 그런 설정이다. 그 과정이 촘촘하지 못하거나 조금 결이 어긋난다면 그것은 이해하지 못할 이야기로 이어지게 된다. 메리 쿠비카의 소설은 그런 면에서 아주 잘 짜여진 패브릭이다. 열과 행이 아주 잘 맞는, 바늘 하나 들어갈 틈도 없이 빽빽하게 짜여진 이야기는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몰입하게 만들며 성기게 얽힌 것 같은 초반의 이야기는 후반부로 갈수록 더욱 촘촘해져 숨쉴 수 없을만큼의 긴장감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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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노 아일랜드 - 희귀 원고 도난 사건
존 그리샴 지음, 남명성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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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존 그리샴의 전작들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이 책만 보고 꽤 괜찮은 작가가 흥미로운 이야기를 썼구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처럼 작가의 전작을, 그것도 오래전 전작들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전혀 바뀐 이 이야기의 분위기를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 아니 이해한다기 보다 조금 낯설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다. 분명 아는 친구였는데 이 친구가 화장도 옷도 얼굴도 그에 따른 분위기도 다 바뀐 그런 느낌이랄까. 법정 스릴러의 대가이던 작가는 요즘 유행에 맞춰 조금은 경쾌한 느김의 스릴러를 내기로 했는지도 모르겠다. 여기저기 나뉜 이야기들을 요리조리 꿰어 맞추는 능력은 여전하다. 작가의 필력을 의심해서는 안 된다는 소리다.

여기 한 무리가 있다. 그들은 대학에서 작가의 초판본을 훔치기로 작정한다. 스콧 피츠제럴드의 소설이다. 이 초판본을 얘기할 때면 빠짐없이 등장하고 생각나는 것이 바로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이다. 그 시리즈 중에서도 초판본에 얽힌 이야기가 나온다. 그 초판본이 얼마나 귀중했냐하면 그로 인한 살인 사건도 일어나고 주인공이 다치는 계기도 된다. 구하기 힘든 초판본일수록 값어치가 올라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니 당연히 도둑들의 눈에 타겟이 될 수밖에 없다.

그들의 작업과정은 철저하다. 어떤 범죄자라도 경찰에 잡히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특히 무언가를 훔치는 사람들은 더하지 않을까. 자신들이 목표로 한 물건을 무사히 가지고 나오면 그뿐 그 외에는 어떤 것에도 흥미를 두지 않는다. 그러니 계획은 더욱 완벽하게 플랜 비 뿐 아니라 씨, 디까지도 세워놓아야 안심이 된다. 이 도둑들의 이야기는 영화 <종횡사해>를 보는 듯한 느낌이나 <도둑들>을 보는 듯한 느낌도 든다. <오션스 일레븐>도 그와 같은 맥락에서 볼수 있겠다. 

누가 되었든 경찰에 체포될 시 무조건 침묵을 지키기로 했다.

다섯 사람은 의리를 지키겠다는 약속을 담보하기 위해 다른 멤버들의 주소와 가족 이름을 기억해 두었다.

보복은 확실할 터였다.

그들은 누구도 자백하지 않을 것이었다. 절대로.

36p

철저한 노력 하에 그들은 성공했다. 성공을 한 그 이후는 어떻게 될까. 혼자가 아닌 그룹은 항상 배신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아무리 철저하게 대비를 한다 해도 그러하다. 이 중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도둑들의 이야기로 계속될 것만 같던 이야기는 어느 순간 카미노 아일랜드의 한 서점으로 향했다. 이 곳에서는 또 어떤 일이 일어날까.

진짜 거지 같은 책들이 미친 듯이 팔린다니까.

169p

여기저기서 산발적으로 등장하는 등장인물들은 그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얘는 누구? 재는 또 누구? 이런 식으로 헷갈릴 수밖에 없다. 더구나 서점을 중심으로 사건이 일어나는 만큼 많은 작가들도 다수 등장한다. 물론 처음 등장했던 우리의 용감한 도둑들의 이름도 잊어서는 안된다. 시간이 흘러서 그 초판본이 어디로 흘러갔는지 그 흐름을 따라서 읽다보면 대체 그들은 무엇을 위해 도둑질을 했던가 하는 의문이 생기게 된다. 지금 이 초판본은 어디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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