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정구복 외 지음 / 북오션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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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검색해보다 깜짝 놀랐다. 아이돌이라는 제목의 책이 이렇게 많은 줄이야. 그마큼 아이돌이라는 단어가 명시해주는 것이 많다는 것이 아닐까. 누군가에게는 간절한 희망일지도 누군가에게는 되고 싶은 별일지도 누군가는 마지막 목표일지도 모를 일이다. 네 명의 작가가 아이돌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쓴 이야기는 평범한 아이들의 이야기라고 하지만 저마다 특색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이 등장을 한다.

같은 춤을 추던 친구가 사라진 지우. 댄서를 목표로 했던 지우는 춤을 잊으려고 했지만 같이 춤을 추었던 봄이가 돌아오면서 일상은 흔들린다. 아제는 시인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진 지우지만 봄이가 있는 한 자꾸 흔들린다. 멀어졌던 둘의 관계는 회복되고 지우와 봄은 다시 노래를 하고 춤을 출 수 있을까.

쌍둥이인 태호와 시호. 둘은 같은 꿈을 가지게 된다. 그것은 아이돌이 되고 싶다는 것. 둘은 같은 소속사에서 연습을 하기 시작하는데 아무리 쌍둥이라도 기량차이는 있는 법. 둘 중 하나가 더 잘하면 같은 동기라도 시샘을 하지 않을까.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아주 오래전 쌍둥이 아이돌이었던 량현량하가 생각났다. 그들은 한때 인기를 얻었지만 그 이후로는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간 듯 했다. 이야기 속의 쌍둥이들은 또 어떨까.

잘 나가는 그룹의 멤버였던 한 친구가 갑자기 일반적인 고등학생이 하는 생활을 그대로 한다면 주위에서는 뭐라고 그럴까. 밤11시까지 남아서 자율학습을 한다면 어떤 눈으로 보게 될까. 잘나갔던 그룹은 활동 잠정 중단 상태였고 그렇다면 그룹에 속했던 맴버들도 자신의 길을 찾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이런 일은 요즘에도 종종 일어나는 일이다. 특히 멤버가 많은 그룹인 경우 예전에 있었던 학폭 문제같은 것이 드러날 때도 있고 지금의 인성문제나 기타 등등의 문제들이 자주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그럴 경우 다른 멤버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마지막 이야기는 흡사 지금의 한 그룹의 사태를 보는 것 같다. 한 그룹의 데뷔를 놓고 이사와 사장의 의견이 엇갈린 상황. 아이들은 어느 쪽에 서야 자신들이 데뷔를 할 수 있는지를 보고 자신의 노선을 정하기에 이른다. 나름대로 작가가 숨겨 놓은 서술트릭의 묘미가 있어서 잘 읽다보면 속아 넘어 갈 수도 있겠다. 이런 식의 이름 트릭은 일본 작품에서 많이 보던 형식이라서 한국 이름으로 보니 또 새롭기도 했다.

여기 나온 모든 이야기들은 어쩌면 지금의 아이돌 또는 예전의 아이돌들의 이야기를 조금씩 변주해 놓은 것 같기도 하다. 누군가는 아이돌을 꿈꾸지만 누군가는 아이돌을 그만 두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게 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아이돌이 된다고 무조건 다 좋은 것도 아닐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만의 꿈을 가지는 것은 언제나 소중하다. 모두가 다 자신의 꿈을 이루는 그날까지 포기하지 않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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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 탐정단
김재희 지음 / 북오션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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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추리 미스터리 장르에서 약간은 방향을 바꿔 [흥미로운 사연을 찾는 무지개 무인 사진관]이나 [유미분식]같은 힐링 미스터리를 낸 김재희 작가가 이번에는 또 새로운 장르에 도전을 했다. 그것은 바로 뱀파이어라는 소재다. 낯설지는 않은 분야다. 한때는 전세계적으로 영화나 소설등의 장르에서 유행을 했던 소재기 때문이다. 소설이라는 분야도 사회적인 변화가 그대로 이야기 속에 녹아 있는 경우가 많다. 일례로 한동안 코로나가 팬데믹 현상을 일으켰을 때 히가시노 게이고는 잽싸게 그때의 상황을 자신의 작품 속에 녹여내지 않았던가. 그 이후로 그런 설정을 가진 책들이 우후죽순 격으로 나오다시피 했었다. 아직도 진행형인 거 같기도 하고 말이다. 그보다 더 이전에 이런 상황을 그대로 중국의 지역명까지 예언이라도 하듯이 맞춘 소설도 있었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와서 뱀파이어? 하고 약간은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그것은 이 등장인물들의 상황을 이해한다면 왜 이런 설정이어야만 했는지가 바로 이해가 된다. 그것은 교사와 트레이너 그리고 형사로 구성된 이 삼인조의 공통점 때문이다. 그들은 각기 치료할 수 없는 질병을 가지고 있었다. 현재 의학으로는 고칠 수 없는 그런 상태였던 것이다. 그러니 그런 그들이 완전히 치유가 되어서 사건을 해결하려면 불사의 존재인 뱀파이어가 필히 등장을 할 수 밖에 없는 전제조건이 생겨 버린 것이다.

그런데 이 삼인조 낯설지가 않다. 김재희 작가의 전작을 꾸준히 읽어본 사람이라면 금방 알아차리지 않았을가. [경성 부녀자 고민상담소]에서도 이와 같은 삼총사가 등장을 했던 것을 말이다. [할마시 탐정트리오]에서도 역시나 트리오가 등장을 했었다. 그리고보니 초창기 작품에서는 이상과 구보의 콤비가 활동을 했다면 그 이후에는 한 명이 더 붙어서 조금은 더 완전한 결합체를 이루어 사건을 해결하는 것을 볼 수 있겠다. 한 명이 더해진 만큼 직업군은 더 다양해지고 남자에서 여자로 성이 바뀌면서 조금은 더 세부적인 감성 묘사가 가능해졌다.

각기 다른 병을 진단받은 다인과 세경과 주미. 그들은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존 듀이 암 케어 센터로 향하게 된다. 그곳에서 세 명이 만나게 된다. 이야기는 그들의 치료과정에 집중을 하기보다는 그 이후부터 벌어지는 사건에 더 많이 할애를 하고 있다. 완치 판정을 받은 그들은 제목 그대로 뱀파이어 탐정단이 되어서 사건을 해결하게 된다. 좌충우돌 우여곡절 어떻게 보면 유쾌발랄하게까지 느껴지는 이 이야기는 언젠가 다른 이야기 속에서 이 삼총사를 또 만날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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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몰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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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토 가나에라는 작가의 작품은 개인적으로는 여성이 많이 강조되는 그런 느낌을 준다. [고백]이라는 작품에서도 그랬고 [모성]이라는 작품에서는 제목에서부터 그런 느낌이 들고 [꽃사슬]에서는 모녀 3대의 이야기를 그리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작가의 작품은 남녀간의 대립보다는 여성들간의 유기적인 이야기를 기대할 때가 더 많은 것 같다. 그런 느낌은 이번 작품 일몰에서도 그대로 느껴졌다.

15년 전에 있었던 사건을 바탕으로 해서 작품을 만들려는 한 감독이 있다. 그리고 감독이 작품을 부탁한 각본가가 있다. 그 사건은 한 가족의 끝, 일가족 살해 사건을 말한다. 오빠가 동생을 죽이고 집에 불을 질러 부모도 다 죽은 사건이다. 감독도 각본가도 둘다 그 사건과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지만 그 동네 출신으로 이 사건에 대한 진실을 알고 싶어한다. 그들이 알고 싶었던 그리고 누군가는 의도하지 않았지만 묻혀버린 그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

현재의 이야기와 함께 에피소드라는 이름으로 과거의 이야기가 교차편집되어 있다. 에피소드는 처음엔 별 거 아니게 여겨지다가도 현재의 상황을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는 것이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드러나게 된다. 누구나 그렇지 않은가. 과거가 없는 사람은 현재에 존재하지 않듯이 현재의 누군가가 과거의 어떤 모습이었는지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가 차곡차곡 빌드업 되어서 결국엔 현재의 상황과 연결이 된다.

사람에 대한 오해도 할 수 있지만 상황에 대한 오해도 할 수 있다. 일몰의 가장 중요한 두 인물인 감독과 극작가는 둘다 가족의 죽음을 겪었다. 그리고 이해할 수 없었다. 그것이 그대로 드러난다.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것이 그 죽음을 오해했기 때문이었다. 숨겨졌던 이야기가 드러나는 순간 그들은 그 죽음을 받아들이고 이해하게 된다. 죽은 사람은 말이 없고 어느 것이 사실인지 어느 것이 진실인지 알 수 없게 되어 버린다. 일몰. 해가 지는 것을 의미하는 단어. 원제목으로는 낙일이라고 적혀져 있다. 해가 떨어짐을 의미하는 두 개의 한자. 해는 지고 떨어지지만 밤이 지나면 다시 힘차게 떠오른다. 작가는 그런 것을 염두에 두고 제목을 만든 것이 아닐까. 일몰은 살아있는 사람들에게는 또 다른 하루를 약속할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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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너는 속고 있다
시가 아키라 지음, 양윤옥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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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응??? 에필로그 바로 앞까지 읽고 나서 든 생각이다. 흠. 내가 이해한 것이 맞나 하는 그런 생각 말이다. 스포는 금지일 것이고 이 책을 읽은 사람들끼리 모임이 따로 있을리도 만무하고 의지할 것이라고는 옮긴이의 말 뿐인데 이 역시도 스포가 될까봐 약간 두루뭉수리하게 이름에 대한 언급만 해둔 상태다. 이러면 내가 알고 있는 답이 정답인지 오답인지 알 수가 없지 않은가. 내 이 책을 읽은 사람들과의 대놓고 스포모임을 만들어 결말에 대한 이해를 돕고 싶다. 나는 제대로 이해한 것이 과연 맞을까.

시가 아키라의 책은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라는 다소 긴 제목의 책으로 이미 만나본 적 있다. 데뷔작인데도 대단한 몰입감이 느겨지는 그런 책이었다. 우리 일상생활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라 생각되어 더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단지 스마트폰을 떨어뜨린 그 대가로 연결되어서 돌아오는 사건들이라니 너무 현실적이지 않은가. 드라마로도 제작이 되었던 것으로 알고 있고 비슷한 제목으로 시리즈가 나온 것으로도 알고 있다. 아는 맛이 무섭다고 이미 맛을 보았으니 기대감이 넘쳐날 수밖에 없다.

이 책은 대출에 관한 이야기다. 내야 할 집세는 몇달씩 밀리고 돈이 나올 구석은 없고 정신은 피해를 입어 회사도 그만두고 정신과를 다니고 있는 신세의 싱글맘 다카요. 말이 싱글맘이지 서류상으로는 아직 결혼한 것으로 되어 있기에 지원조차 신청할 수가 없다. 지원은 커녕 남편이 어디서 자신을 찾아올까봐 새로운 주소지도 숨기고 살아가는 신세다. 언니에게 전화를 걸어봤지만 그렇게 돈이 여유가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별별 알바를 다 알아보다가 결국은 대부업체를 알아보게 된다. 그마저도 쉽지가 않다. 돈을 받을만한 보증이 있어야 그들도 돈을 빌려 줄 것이 아닌가.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을 무얼 보고 돈을 빌려준단 말인가. 아무리 돈 놓고 돈 먹기라고 해도 리스크는 있는 법이다.

그런 다카요에세 돈을 빌려준 것이 바로 사채업자 미나미다. 미나미는 다카요에게 넓은 마음으로 대해준다. 다카요의 사정을 이해해주고 돈을 빌려준다. 물론 이자는 정확하게 받지만. 원금은 나중에 받아도 좋으니 이자만이라도 줄 것을 요구하지만 그마저도 다카요에게는 감지덕지다. 일단은 집에서 안 쫓겨 날 수 있지 않은가. 자신이 혼자였다면 그나마 괜찮았을지 몰라도 아이까지 있는 다카요에게는 하루하루가 지옥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급한 불은 껐지만 아직 완전히 진화는 되지 않았다.

속는 사람과 속이는 사람의 두 부분으로 나뉘어진 이야기는 전혀 다른 입장에 놓인 다카요의 인생을 그리고 있다. 앞에서 보았던 그 다카요가 아닌 것이다. 그런 반전에서 주는 짜릿함도 역시나 작가의 능력이다. 이렇게도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면서 말이다. 제목이 주는 그 의미는 무엇일까. 결국 속고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너인가 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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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히면 산다 - 검찰 수사관의 미집행자 검거기
최길성 지음 / 위시라이프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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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들이 범인을 쫓을 때 너 잡히면 죽는다라고 하지 잡히면 산다라고 말을 잘 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여기서 왜 제목이 잡히면 산다인지 궁금해진다. 이 책을 쓴 저자는 검찰수사관이다. 그는 미집행자들을 잡으러 다니는 일을 한다. 그러니 범죄자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지옥으로 가는 저승사자나 마찬가지일텐데 왜 잡히면 산다고 했을까. 그건 정말 도망다니기에도 지친 한 범죄자의 말을 인용한 것이다. 왜 이제야 잡으러 왔나며 하던 그의 말. 그럴 거라면 진즉 자수하는게 더 낫지 않았을까.

범죄자라고 하지만 그가 쫓아다니는 사람들은 주로 벌금을 내지 않고 도망다니는 사람들일 때가 많다. 그럴 경우 공소시효가 단지 오년이기 때문에 그 기간만 잘 버텨서 큰 금액의 벌금을 내지 않으려 하는 것이다. 천만원이 넘어가는 돈일 경우에는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 어디 어떻게 숨어 있을까마는 그래도 다른 명의로 핸드폰을 만들고 현금만 쓴다면 그리고 여자의 경우에는 결혼을 하거나 남자를 만나서 그 남자의 돈으로 생활을 한다면 이름을 숨긴채 어느 정도까지 살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그러니 미집행자가 생기는 것이겠지만.

이 책은 저자가 검찰수사관으로 일하면서 잡아들인 미집행자에 관한 이야기다. 한 사람을 잡기 위해서 멀리까지 출장도 가고 잠복은 물론이거니와 미행은 필수인 직업이다. 그의 삶이 얼마나 고단할까 하는 생각도 해보지만 뭐 직업이라는 것이 다 그렇지라고 생각한다면 또 이해도 된다. 미집행자들의 죄명도 변명도 다양하다. 주로 여자들의 경우 선불금을 받아 먹은 채 도망가버린 경우가 많다고 한다. 오죽하면 그랬을까 이해도 되지만 그래도 법은 법이다.

자잘한 범죄를 저지르고 벌금형을 받은 경우 백만원짜리로 열건만 받아도 벌썬 천만원이 넘는다. 그런 경우 또 미집행자가 생겨버리게 된다. 애초에 그런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으면 될 일 아닌가 하고 가볍게 말할수도 있겠지만 또 그들의 입장에서는 참을 수가 없다거나 어쩔 수 없었다거나 하는 변명이 생기게 된다. <용감한 형사들>을 자주 본다. 잡힌 범죄자들은 언제나 일단 발뺌부터 하고 본다. 그리고 증거를 내밀었을 때 담배를 달라고 하면서 자백을 하게 된다. 저자의 가방 속에는 자신이 피지도 않는 담배가 그래서 항상 있다. 그리고 초코파이도 있단다. 그에 얽힌 일화는 이 책을 읽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나처럼 범죄 수사물을 좋아한다면 틀림없이 빠져들어서 읽을 이야기다. 언제나 하듯이 현실만큼 실화만큼 재미난 이야기는 없는 법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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