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 (일반판)
반디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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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오호동 육층 삼호집에서는 날마다 퇴근날인 저녁 여섯시부터 다음날 출근시간 전까지 창문들에 청색 덧커튼을 치곤 하는데 이상하다. 무슨 접선 암호인지도 모르겠다.'(60p)

문득 궁금해졌다. 탈북자가 한국에 와서 남한 사람과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으면 그 아이는 혼혈인가 아니면 한국인인가. 정답은 물론 한국인일테지만(우리나라는 이민을 받지 않고 귀화를 선택하는 제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전히 똑같이 생긴 한국인으로 느껴지지 않는 것은 아마도 답답한 내 편견이리라.

 

개인적으로 탈북자를 만나본 적은 한번도 없다. 탈북자가 쓴 소설을 읽은 적은 있다. [선희]. 북한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대로 투영히시켜서 한 권의 소설속에 몰아 넣은 이야기. 그 이야기를 읽으면서 북한의 잔악성에 얼마나 치를 떨었는가. 소설이라 더해진 부분이 있을테지만 그럴지라고 그것이 온전한 사실에 기반이 된 것이라는 것은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한국의 인구수는 점점 줄고 있다. 일인가구가 늘어나고 결혼을 한다 하더라도 아이를 낳지 않는 경우가 더 많아지고 있다. 아이를 낳는다 하더라도 한명밖에 낳지 않는 경우가 많으니 더욱 인구는 줄고 있다. 그에 비해 탈북자 인구는 늘고 있다. 사회주의 속에 갇혀 지내는 그들이지만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인해서 자신들도 야금야금 자본주의의 세계에 접하고 있는 것이다.
 
모르긴 몰라도 예전과 같은 완벽한 통제는 힘들것이다. 몰래 숨어 살던 탈북자들은 이제는 방송국에서 만든 프로그램에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털어놓을 정도로 당당하게 이 땅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들은 보는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를 다시 한번 돌이켜 보아야 할 시점이다.
 
이 책은 탈북인이 아닌 지금 현재 북한 주민이 직접 쓴 작품이다. 반디라는 필명을 쓰고 있는 작가는 아직도 북한땅에서 살고 있고 이 원고는 인편으로 몰래 빠져나온 것이다. 원고만 탈북을 할한 것이다. 분명 소설인진대 짧은 이야기로 인해서 더 사실적인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선희]처럼 긴 이야기였다면 차라리 선희라는 주인공이 이렇게까지 어려움을 당했구나 하면서 소설이니 그렇게 쓸 수도 있겠다라고 느끼지만 이것은 일인칭 시점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도 있고  길이가 짧아서 더욱 사실적이다.
 
마르크스 사진을 보면 경기를 일으키는 아이를 위해서 창문에 커튼을 쳤다고 강제로 이주를 당하는 가족,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전보를 받고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해도 허가증이 없어 갈 수 없는 아들, 1호행사가 열리는 곳이면 모두 교통통제를 당해서 한명의 독재자 행렬에 모든 시민이 발을 묶여서 역에 갇혀 있어야만 하는 실정, 계급때문에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여자의 심정까지 지금 이 세대를 살아가면서 이런 일도 있을까 싶을만큼 이해가 가지 않는 일들이 북한에서는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는 것을 보면 같은 민족으로써 그들의 실상을 어떻게든 전세계에 알려서 그들도 편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아니 할 수가 없다.
 
이 책의 제목인 [고발]은 그래서 붙여졌을 것이다. 지금 북한의 실정을 그대로 고발하는 것. 전세계 사람들이게 고발을 하고 싶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할 수 없는 일을 이 한 권의 책이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어느 누구도 사람의 자유를 제한할 수는 없다. 영어로 번역이 된 이 책이 영문판 뿐 아니라 각 나라 말로 번역되서 전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서 북한이 어떤 나라인지 알고 이 나라의 붕괴를 위해서 들고 일어났으면 좋겠다.
 
물론 '통일'이라는 것은 다른 나라에 의해서가 아닌 우리나라의 자주적인 힘에 의해서 이루어져야만 하겠지만. 그렇지 않는다면 한국전쟁과 같은 사태가 다시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으므로 말이다. 지금 한국의 정세는 상당히 불안정하고 이 상태로라면 한국마저도 위태로울 지경이다. 실세의 이복형제를 타지에서 죽일만큼 북한의 실정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이 두 나라가 힘을 합한다면 조금은 더 나은 나라를 만들수 있지 않을까. 민주주의와 사회주의의 좋은 점들만 모아본다면 말이다. 불안 불안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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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 도조 겐야 시리즈
미쓰다 신조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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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면만 보면 안돼.사물에는 반드시 이면이 있는 거야. 특히 거창하고 성가신 관습이 대대로 내려오는 이런 구가는 어느 날 갑자기 그것들이 붕괴해서......(137p)

[염매처럼 신들리는 것]에 이어 [미즈치처럼 가라앉는 것]과 이번 이야기까지 도조겐야 시리즈를 읽고있다. 처음 미즈치처럼 가라앉는 것을 읽을 때는 도조겐야라는 것도 모르고 순전히 미쓰다 신조라는 작가 이름과 책의 두께에 반해서 장르소설이라는 것만 믿고 읽었던 것이었다. 알고보니 도조겐야라는 작가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시리즈였다.


이후 염매처럼 신들리는 것을 읽었으나 이 시리즈의 절정은 바로 이 책,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번 책은 절정에 절정을 거듭하는 이야기였다. 이번이 마지막 시리즈인줄 알았더니 한권이 더 남았다. 산마처럼 비웃는 것. 아직 한권이 더 남았으니 즐거움은 조금 더 남은 셈이다. 다행이다 싶다.


도조 겐야 시리즈는 작가인 그가 작품속에서 등장해서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해결을 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번 책에서는 중간 이후부터 등장을 한다. 다카야시키 주재소 순사가 기차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는 도조와 그의 선배. 같이 이 마을로 돌아올 줄 알았는데 순사의 야이기를 듣다가 자신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더니 바로 기차에서 내려버린다. 뜻밖이었다. 바로 마을로 돌아와서 사건을 해결해줄줄 알았는데 말이다.


기다리면 언젠가 돌아오리라고 생각했던 도조는 끝끝내 나타나지 않는다. 사건 현장에는 드러나지 않고 마지막 이야기에서 등장을 해서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고 하면서 사건을 해결한다. 이때까지 발벗고 나서서 수사하던 경찰들은 바보가 되어 버리는 듯한 느낌도 들고 오직 그만이 모든 사건을 해결할 수 있다는 우상같은 느낌이랄까.


시리즈의 특성상 그렇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약간은 맥이 빠져 버리는 듯한 느낌이지만 그가 설명해주는 것을 듣고 있자니, 아니 읽고 있자니 이러 이러해서 범인이 이사람인가 하면 다시 틀어서 저러 저러해서 범인이 이사람이다 라고 말하는가 하면 다시 그러 그러해서 범인은 이사람일세라고 알려주니 답을 알아낸 듯 한 느낌이 들었다가 혼란이 들었다가 다시 반전을 주었다가 해서 단단히 꼬여버린 느낌이 든다. 다시 생각하면서 하나하나 풀어가야만 진면목을 느낄수 있을 것이다. 해결편이라고 한번에 덤벼들었다가가는 단단히 체해버릴 수 있으니 마음을 잘 잡고 머리속을 비운 다음 집중을 해야 할 것이다.


이야기는 크게 두 시점에서 전개된다. 그때 당시 순사였던 다카야시키의 아내가 쓰는 이야기와 그때 당시 그곳에서 일을 하는 꼬마아이였던 요키타카의 시점. 두 시점에서 전개되는 이야기는 한번은 객관적인 관점에서 들여다볼 수 있게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아이의 시점에서는 그리고 그 속에서 들여다보는 이야기는 어떤지 다시 한번 주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게 해서 충분히 양쪽 입장을 고려해볼 수 있게 전개된다.


히메카미 촌에는 히가미 가 사람들이 산다. 이치가미 가와 후타가미 가 그리고 미카미 가로 이루어진 이곳에서 이치가미 가의 장자가 그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히가미 일가를 통솔하는 장인 후도 할아버지 밑에 지금의 당주 효도가 있다. 그리고 그의 쌍둥이 자식들이 있다. 조주로와 히메코. 여자아이와 남자아이 쌍둥이인 이들은 장자인 조주로가 당주를 물려받게 되어있다. 대대로 내려오는 장자에게 주어지는 저주를 피하기 위해서 십삼야, 이십삼야, 삼십삼야를 보내게 되는데 그들은 무사히 십삼야를 보낼 수 있을까.


조주로의 뒤를 밟아서 경내에 잠입한 요키타카, 그는 그곳에 몰래 숨어서 조주로의 모습을 보고 그의 뒤를 이어 도착한 히메코의 모습을 본다. 꼬마 요키타카의 눈에 들어온 것은 히메코이긴 하나 목이 없는 히메코의 모습. 기절을 할듯이 놀란 요키타카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다시 보게 되는데 다시 본 모습은 틀림없는 히메코이다. 분명 그녀를 보았지만 히메코는 우물에서 빠져죽은 모습으로 발견된다.


누구도 들어갈 수 없고 나갈 수 없는 밀실같은 경내에서 도대체 누가 무슨 이유로 히메코를 빠뜨린 것일까. 이치가미 가에서는 시신을 수습하고 금세 장례를 치뤄버리고 마는데 과연 이 사건의 범인는 누구인 것인가 아니 범인은 둘째치고 무슨 이유로 그녀를 죽인 것일까. 사건은 한번일리 없다. 오랜 시간을 두고 벌어지는 사건은 도조겐야 시리즈만의 독틈함과 일본문학의 특징을 미친듯이 잘 드러내고 있다. 역시 이 장르에 있어서 미쓰다 신조를 따라올 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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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환생 2
이세 지음 / 청어람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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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해 주는 것은 기적이라고 했는데, 그 기적이 내게 찾아왔다.(284p)

전권에서 주인공들이 어려서 본격적으로 펼쳐지지 못했던 로맨스는 마지막 권에 들어오면서 폭발한다. 자라면서 주위의 친구들을 연인으로 보기 시작하는 아이들. 그 아이들은 과연 어떤 식으로 사랑하을 하랗 누구를 만나서 그 사랑을 이루어갈까가 주요한 관심사이기도 하다.

 

물론 팩션답게 역사이야기도  빠뜨리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전권보다 더 집중된 이야기가 펼쳐진다. 전권에서는 영조와 사도세자, 그리고 세자였던 이산의 이야기를 다루었다면 이번 이야기 속에서는 영조가 살아있지만 병환으로 인해서,  나이로 인해서 다음 왕위를 물려주어야 할 시기가 되었으므로 본격적인 왕권쟁취에 더욱 힘쓰는 사람들의 모습에 집중을 하게 된다.

 

역사책에서 보았던 각 붕당들의 이야기가 드러나는 시점이다. 특히 여기에서는 노론파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노론을 중심으로해서 왕권을 쟁취하려고 온갖 비리를 저지르고 사람들을 매수하고 자신들과 편이 다르면 죽이는 일도 서슴치 않게 저질러지는 것을 보면서 권력이 무엇이길래 사람들이 저토록 잡으려고 하는 것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역사적인 사실에 허구적인 인물을 만들어 이야기를 전개해가는 방식의 팩션이지만 실제로 그 시절에 살았던 인물들을 부수적인 인물로 선택해서 사실감을 높였다. 영조나 정조는 실제로 조선을 다스렸던 왕이고 그들의 누이라던가 중전들도 실명 그대로 사용되었고 각종 난을 일으켰던 인물이라던가 실제적인 사건을 만들어내었던 인물들도 존재한다.

 

단 주인공들은 철저히 허구적인 인물이다. 그럴수밖에 없는 것이 '한세'라는 인물이 현대에서 '세아'라는 인물로 존재했었기 때문이다. 너무 이쪽에만 초점을 맞춘것이 염려되었을까 작가는 현대로 한번 더 넘어갔다 오는 변화를 꾀하고 있다. 세아가 이곳에서 한세란 인물로 태어나고 성장을 하는 긴 시간 동안 현대의 세아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여기에 있는 인물과 그곳에 있는 인물이 같은 만큼 동시에 둘다 삶을 살아갈수는 없는 법, 분명 저쪽의 세아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났음이 틀림없다. 우리는 그 과정을 잊고 이곳에서만 집중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냥 일반적으로 조선시대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펼쳐가는 기법과는 또 다른 신선함이다.

 

그곳에서 살던 사람이 그대로 넘어온 것도 아니니 타임슬립이라 할수도없다. 진정한 환생인 것이다. 마지막 권인만큼 작가는 이쪽과 저쪽을 완벽하게 정리를 하고 있다. 정리를 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또 한편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어 버린다.

 

이야기 속에서는 어디선가 본듯한 장면이 자주 드러나는 편이다. '클라셰'라고 했던가 자칫 잘못하면 진부해보이고 남의 것을 따라했다는 비난을 받을수도 있는 요소이지만 적절히 가감함으로 인해서 그 공이 바래지 않았다다. 드라마를 보지 않는 사람이라 해도 다들 알만큼 유명했던 드라마의 소재들은 는 거의 한번 이상 사용되는 듯 하다.

 

각종 재료들이 적절한 배합으로 인해서 다른 음식으로 만들어지는 것처럼 작가도 자신이 보았던 것, 경험했던 것, 들었던 것을 맛깔나게 버무림으로써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 내었다. 어떤 요소들이 들어있는지 찾아보는 것도 이 책을 읽는 새로운 재미라 할수 있다. [우아한 환생]을 거쳐서 마무리 된 이야기는 [우아한 초대]로 이어지고 있다. 이 초대는 또 어떤 이야기로 우리를 이끌어낼지 당신에게 주어진 이 우아한 초대를 받아들일지는 당신의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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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환생 1
이세 지음 / 청어람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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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하면 우아한 환생 아닐까. 조선시대 양반집 가문에서 태어났으니 말이다. 하지만 자신의 모습대로 살아갈 수 없다면 환생을 한들 무얼하랴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현재 시대에서는 오세아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던 그녀는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한세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다.

 

취직을 하기도 힘들고 조교로써 겨우 밥벌이만 하고 살던 그녀. 고시방에서 살고 있으며 학자금 대출때문에 허덕거려야 했고 재혼한 엄마때문에 일찌감치 독립을 해야 했던 그녀. 오히려 지금 이 환생이 그녀에게는 더 좋은 기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도 된다.

 

처음에는 현재의 모습으로 살았던 시대의 생각을 유지하고 있었던 그녀지만 어느새인가 모르게 그녀는 자신의 몸에 적응해가기 시작한다. 분명 아기의 몸속에서 젊은 여자의 생각으로만 살고 있었던 그녀였지만 동무들과 어울리고 자라나면서 점점 그 나이에 따라 맞는 생각을 하기 시작한다.

 

가끔씩 불쑥 튀어나오는 본 마음은 어쩔수 없었겠지만. 오히려 그런 그런 생각이, 드러낼 수 없는 그녀의 생각이 드러날 때마다 그것은 현재와 연결되어 더욱 재미를 준다. 어린 시절을 보내고 사춘기 청년시절을 지나 성년시절에 이르렀다. 그녀는 어떤 모습으로 자라났을까.

 

종영한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났지만 [도깨비]라는 드라마는 아직도 그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환생'이라는 소재가 이 드라마만큼 자연스럽게 드러났던 적이 있었을까. 사람의 인생은 총 4번 기회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당신의 몇번의 생을 살고 있는가. 사람들은 죽을 때 '망각의 차'를 마심으로써 자신의 생의 기억을 지울수도 있고 또는 그대로 기억하고 있을수도 있다.

 

현재 자신이 있던 곳에서 죽음을 맞지 않고 조선시대로 이동하게 된 세아는 전생이라는 개념과 조금 다를 수도 있겠지만 그 곳에서 다른 모습으로 아이로 태어났으니 다시 태어남, 즉 환생이라 할 수도 있겠다. 전생과 타임슬립의 두가지가 적당히 섞여 있는 이야기는 당연히 흥미를 유발하고 재미를 줄 수밖에 없다.

 

역사를 공부하고 있던 그녀는 남들보다는 역사에 대해서 아는 것이 많다. 그것이 그곳에서 살아가는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물론 어렸을때는 아무런 소용도 없지만 말이다. 말도 하지 못하는 아이시절의 그녀는 아무 도움도 되지 못하고 모든 것이 답답하고 역겹게만 여겨지지만 말을 하기 시작하고 공부를 하게 되면서 그녀는 뛰어난 인재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실제도 그러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드러나는 것을 피했다. 자신의 출생이 얽힌 비밀로 인해서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어떤 인생을 그 곳에서 살아가게 될까. 그녀가 이동하게 된 시대는 영조 시대였다. 정조 임금이 되는 이산이 아직은 어린 시절. 영조가 조선을 다스리고 있던 시절. 사도세자가 아직 세자이던 시절, 그 시절에 태어난 그녀는 어떤 일을 하면서 살아가게 될까.

 

빠른 전개로 인해서 지루함을 느낄수도 없이 휙휙 지나간다. 출생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그녀가 그곳에서 살아가면서 벌이는 일들을 빠른 장면전환으로 펼쳐놓고 있다. 잡다하게 늘어지는 이야기들은 다 잘라냈다. 그럼으로 긴장감을 유발하고 속도감을 주며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효과도 유발했다.

 

그 당시 정치적 상황을 고려하여 그들이 성장한 이후에 초점을 맞추어서 앞으로 벌어질 일에 집중하고있다. 현재와 조선시대를 연결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던 이야기는 어느덧 그곳에 적응한 그녀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홀릭 감성소설 시리즈에 맞게 감성 또한 빼놓을 수 없다. 그녀를 중심으로 닿아있는 여러 인연들. 그녀는 주인공으로써 충분한 매력을 가지고 있고 그 매력을 외면할 남자들은 없다. 쟁쟁한 남자들과 연결되어 있는 그녀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그녀의 선택과 정치적으로 악화되어 가는 시기적 쟁점이 다음 이야기로 빨리 넘어가게끔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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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 미닛 룰 모중석 스릴러 클럽 22
로버트 크레이스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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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어진 시간 단 2분. 모든 것을 마무리 하고 튈 시간이다. 더이상의 여유는 없다. 조금이라도 늦으면 뒷덜미를 잡혀서 차가운 감방 안으로 몸을 맡겨야 할 신세가 될 것이다. 욕심을 부리면 망한다.

 

액션 스릴러 영화를 방불케 하는 이야기가 전면에 펼쳐진다. '속도감'이라는 것은 이럴 때 쓰는 표현이다. 책장은 순식간에 넘겨지며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책을 손에서 놓을수 없게 되어 버린다. 로버트 크레이스를 처음 알게 된 것은 [데몰리션 엔젤]이었다. 폭탄을 소재로 한 스릴러. 역시 대단하다라는 말을 쓸 수 밖에 없는 작가였다. 이름을 기억했다. 새로운 책을 보았다. 이 또한 역시였다. 그렇다면 이 작가 액션 스릴러 장르에서는 믿고 볼 수 있게 된다. 대단하다.

평범한 오후 사람들은 저마다의 일로 은행을 방문한다. 돈을 찾기 위해서, 넣기 위해서, 빌리기 위해서 . 그들이 일을 계획하고 그곳을 방문한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단지 우연이라는 것이 그렇게 맞아버렸을 뿐. 평범한 사람들이 평화롭게 일을 보는 그 시간, 2인조 강도가 침입한다. 완전무장을 한 채. 그들은 돈을 담으라고 가방을 넘겨 주지만 왠지 모르게 아마추어의 느낌을 피할 수는 없다.

 

그곳에 있었던 은퇴한 보안관 대리는 그렇게 생각했다. 딱 하나 시간만으로 그렇게 판단했다. 전문가라면 자신들의 우위를 드러내지 않는다. 딱 필요한 업무만 보고 재빨리 달아난다. 그들은 시간을 너무 오래 끌었다. 필수적인 요소 2분을 훌쩍 넘겼다. 그들이 은행문을 나서는 순간 어떤 상황이 전개될까.

 

장르에서 등장하기 마련인 뛰어난 주인공은 등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로 지금 막 감옥을 나온 나이 든 전과자가 그 주인공이다. 은행을 털다가 잡혀간 그. 도망갈 이유는 충분했지만 불가피한 상황때문에 그는 그곳에 있어야만 했다. 선의로 벌어진 일. 분명 잡히지 않아도 되는 그는 다른 사람을 살린 댓가를 이제 막 치뤘다.

 

오랜 기간 보지 못했던 아들을 그리워하는 그는 나가자마자 아들을 만나볼 참이다. 자신을 닮지 않기를 바랐다. 몇년전에 마지막으로 온 그녀의 편지속에서 아들은 경찰이 되었다고 했다. 자신을 닮지않음의 더욱 자랑스러운 아빠인 그는 아들을 그렇게 만나보고 싶어했다. 그런 그에게 아들의 죽음이 찾아온다. 이제 곧 만날 수 있는데, 자랑스러운 아들의 얼굴을 볼 수 있는데 운명은 가혹히도 그들 부자의 만남을 파괴해 버렸다.

 

경찰이었던 아들은 왜 무슨 이유로 쥭었던 것일까. 동료 4명의 경관과 함께 죽음을 당했다는 그는 무슨 조사를 하고 있었던 것일까. 이제 막 경찰이 된 그가 중요한 임무를 맡았을 리도 없고 순찰경관이었던 그가 조직범죄에 휘말릴 이유도 없는데 그는 왜 사람들이 잘 볼 수 없는 그 곳에서 동료들과 함께 죽은 시체로 발견되어야만 했을까. 아들의 얼굴을 잘 알지도 못하는 아빠는 그것이 안타깝다. 대체 자신의 아들이 무슨 일에 휘말렸을까가 궁금하다.

 

단지 궁금함에서 시작된 일은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온다. 자신의 힘으로는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워 도움의 손길을 뻗은 그. 자신을 체포한 전직 FBI요원에게 연락을 취한다. 아이들 때문에 일을 그만 둔 그녀는 자신이 직접 잡아서 감옥에 보냈던 그의 말을 믿어주고 그를 도와주게 될까.

 

악연이라면 악연일수 있는 그들의 만남이 이번 일을 계기로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 수 있을까. 전과자와 법 기관의 집행자가 한 팀이 되어 사건을 해결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상상밖의 일이라 더욱 흥미를 유발한다.

 

분명 이런 전개로 가면 이런 결론이 나와야 하는데 마지막 막다른 길에서 옆으로 휙 돌아버리는 루트처럼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드는 이야기는 조금도 방심을 할 수 없고 마음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아들을 죽인 원인을 알고자 했던 아버지의 소망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아들의 죽음에 얽힌 사연을 과연 무엇일까. 주어진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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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니 2017-03-08 21:44   좋아요 0 | URL
이런 책이 있는지 몰랐네요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난 2017-03-24 13:50   좋아요 0 | URL
2009년 작품이라 조금 시간이 지났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줄거리도 탄탄하고 요즘 읽어도 전혀 이상할 것 없이 좋은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