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른하르트 슐링크,책 읽어주는 남자, 김재혁 옮김, 시공사, 2014(4).

 

고등학교 2학년 진급. 새 학급 편성.

 

미하엘의 내면 풍경.

 

나는 이미 여자를 알았다. 그래서 침착하게 친구처럼 행동할 수 있었다. 여학생들은 그걸 좋아했다. 이제 나는 이 새로운 반에서 그들을 내 마음대로 다룰 것이고 또 그렇게 해서 남자아이들에게서도 좋은 반응을 얻게 되리라.”(89)

 

나는 이미 여자를 알았다. 그래서 침착하게 친구처럼 행동할 수 있었다. 여학생들은 그걸 좋아했다. 이제 나는 이 새로운 반에서 그들과 잘 지낼 것이고 또 그렇게 해서 남자아이들에게서도 좋은 반응을 얻게 되리라.”

 

독일어 원문: Ich würde in der neuen Klasse mit ihnen zurechtkommen und dadurch auch bei den Jungen ankommen.

 

mit jemandem zurechtkommen = ‘누구를 마음대로 다루다는 지나친 해석.

 

다음의 적절한 번역을 참고할 것.

 

무엇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느냐는 나의 질문에는 퉁명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나는 제대로 대처할 수 없었다.”(104)

 

독일어 원문: Auf meine Frage, was sie quäle, reagierte sie unwirsch. Ich kam damit nicht gut zurec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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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른하르트 슐링크,책 읽어주는 남자, 김재혁 옮김, 시공사, 2014(4).

    

고등학교 2학년 여름.

 

한나의 집은 미하엘이 최우선으로 시간 배정을 하는 공간.

 

두 번째로 중요한 공간은 수영장, 미하엘 반 친구들이 모이는 사교의 공간.

 

또한 내가 그곳에서 일어나는 그 어느 것도 놓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내가 그곳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한나에게 가는 것보다는 차라리 수영장에 있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것에 대해서 나 스스로에게 묻지 않게 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7월 나의 생일날에 나는 수영장에서 친구들의 생일 축하를 받았고 친구들이 아쉬워하는 가운데 그곳을 빠져나와 일 때문에 지친 한나로부터 형편없이 기분 나쁜 대접을 받았다. [...] 그녀의 나쁜 기분은 나를 화나게 만들었고, 나는 그곳에서 도망쳐 나의 친구들이 있는 수영장으로 가서 그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농담하고 게임을 하면서 시시덕거리는 가벼운 분위기를 즐기고 싶었다.”(97, 부분삭제 인용)

 

또한 내가 그곳에서 일어나는 그 어느 것도 놓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내가 그곳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무슨 일이 일어날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생각이 종종 들었다. 한나에게 가는 것보다는 차라리 수영장에 있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질문을 나는 오랫동안 해보지 않았다. 그러나 7월 나의 생일날에 나는 수영장에서 친구들의 생일 축하를 받았고 친구들이 아쉬워하는 가운데 그곳을 빠져나와 일 때문에 지친 한나로부터 형편없이 기분 나쁜 대접을 받았다. [...] 그녀의 나쁜 기분은 나를 화나게 만들었고, 나는 그곳에서 도망쳐 나의 친구들이 있는 수영장으로 가서 그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농담하고 게임을 하면서 시시덕거리는 가벼운 분위기를 즐기고 싶었다.”

 

독일어 원문: Ob ich lieber im Schwimmbad wäre als bei Hanna, habe ich mich lange nicht zu fragen gewagt.

 

공간의 우선순위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흔들린 것은, 생일날 한나가 보인 반응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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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른하르트 슐링크,책 읽어주는 남자, 김재혁 옮김, 시공사, 2014(4).

 

7월 말, 아니면 8월 초. 미하엘이 여름방학을 앞둔 어느 날.

 

무언가 한나를 옥죈다. 한나는 안간힘을 다해 그 압박에 저항한다.

 

한나는 무엇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느냐는 나의 질문에는 퉁명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나는 제대로 대처할 수 없었다. 아무튼 그때 나는 그녀에 대한 거부적인 감정과 함께 어쩔 줄 몰라 하는 그녀의 고립된 감정을 느꼈다. 그래서 나는 그녀를 위해 그녀 곁에 머무르면서 동시에 그녀를 귀찮게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104)

 

한나는 무엇 때문에 고통스러워하느냐는 나의 질문에는 퉁명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나는 제대로 대처할 수 없었다. 아무튼 그때 나는 그녀가 나를 거부한다는 느낌과 함께 어쩔 줄 몰라 하는 그녀의 고립된 감정을 느꼈다. 그래서 나는 그녀를 위해 그녀 곁에 머무르면서 동시에 그녀를 귀찮게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독일어 원문: Immerhin spürte ich nicht nur meine Zurückweisung, sondern auch ihre Hilflosigkeit und versuchte, für sie dazusein und sie zugleich in Ruhe zu lassen.

 

meine Zurückweisung = 내가 그녀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그녀가 나를 거부하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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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른하르트 슐링크,책 읽어주는 남자, 김재혁 옮김, 시공사, 2014(4).

 

과거의 행복에 대한 성찰. 

  

왜 그런 것일까? 왜 예전에 아름답던 것이 지나고 보니 그것이 추한 진실을 감추고 있었다는 사실로 인해 느닷없이 깨지고 마는 것일까? 상대방이 그동안 내내 애인을 감추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순간 왜 행복한 결혼 생활의 추억은 망가지고 마는 것일까? 그러한 상황 속에서는 행복할 수 없기 때문일까? 하지만 우리는 행복했다! 행복이 불행으로 막을 내리면 때로는 행복에 대한 기억도 오래가지 못한다. 행복이란 영원히 지속될 수 있을 때에만 진정한 행복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일까? 아니면 고통을 잉태한 것들은 반드시 고통스럽게 끝날 수밖에 없기 때문일까? 의식적인 고통이든 무의식적인 고통이든 간에? 그러나 무엇이 의식적인 고통이고 무엇이 무의식적인 고통인가?”(52-53)

 

왜 그런 것일까? 왜 예전에 아름답던 것이 지나고 보니 그것이 추한 진실을 감추고 있었다는 사실로 인해 느닷없이 깨지고 마는 것일까? 상대방이 그동안 내내 애인을 감추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순간 왜 행복한 결혼 생활의 추억은 망가지고 마는 것일까? 그러한 상황 속에서는 행복할 수 없기 때문일까? 하지만 과거에는 행복했지 않았는가! 행복이 불행으로 막을 내리면 때로는 행복에 대한 기억도 오래가지 못한다. 행복이란 영원히 지속될 수 있을 때에만 진정한 행복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일까? 아니면 의식하지 못했든, 알지 못했든 간에 고통을 잉태한 것들은 반드시 고통스럽게 끝날 수밖에 없기 때문일까? 그러나 의식하지 못했던, 그리고 알지 못했던 고통이란 무엇인가?”

 

독일어 원문: [...] Weil man in einer solchen Lage nicht glücklich sein kann? Aber man war glücklich! Manchmal hält die Erinnerung dem Glück schon dann die Treue nicht, wenn das Ende schmerzlich war. Weil Glück nur stimmt, wenn es ewig hält? Weil schmerzlich nur enden kann, was schmerzlich gewesen ist, unbewußt und unerkannt? Aber was ist unbewußter und unerkannter Schmerz?

 

핵심은 무지(無知) 상태―“unbewußt”, unerkannt”, 지나간 과거의 행복이 왜 현재 드러난 진실로 인해 지속될 수 없는가, 하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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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른하르트 슐링크,책 읽어주는 남자, 김재혁 옮김, 시공사, 2014(4).

 

법정에서는 한나를 포함한 피고인들에 대한 기소장이 낭독된다.

 

낭독은 하루 반나절이 걸렸고, 반나절 동안 쉬지 않고 이루어졌다. 첫 번째 피고인은 ……했으며, 나아가서 ……했고, 또한 ……했으므로, 피고인은 이러이러한 조항의 범죄사실구성요건을 충족시켰고, 나아가서 피고인은 이러한 범죄사실구성요건과 저러한 범죄사실구성요건을 ……했으며, 피고인은 또한 법에 어긋나게 죄를 범하는 행동을 했다는 등등. 한나는 네 번째 피고인이었다.”(136)

 

낭독은 하루 반나절이 걸렸다. 하루 반나절, 확정적 진술이 아닌 추정적 독일어 화법(話法)을 쓰며. 첫 번째 피고인은 ……한 것으로 추정되며, 나아가서 ……한 것으로 추정되며, 또한 ……한 것으로 추정되며, 피고인은 이러이러한 조항의 범죄사실구성요건을 충족시킨 것으로 추정되며, 나아가서 피고인은 이러한 범죄사실구성요건과 저러한 범죄사실구성요건을 ……한 것으로 추정되며, 피고인은 또한 법에 어긋나게 죄를 범하는 행동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나는 네 번째 피고인이었다.”

 

독일어 원문: Die Verlesung dauerte eineinhalb Tageeineinhalb Tage Konjunktiv. Die Angeklagte zu eins habe..., sie habe ferner..., weiter habe sie..., dadurch den Tatbestand des Paragraphen soundsoviel erfüllt, ferner habe sie diesen Tatbestand und jenen Tatbestand..., sie habe auch rechtswidrig und schuldhaft gehandelt. Hanna war die Angeklagte zu vier.

 

여기서, Konjunktiv는 접속법식을 말한다. 이 어법은 사태에 대한 확정적 진술이 아닌 인용, 또는 추정적 진술을 할 때 쓴다.

 

접속법이라는 독일어 문법용어를 독자들이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풀어서 번역하는 게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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