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온 포이히트방거,고야, 혹은 인식의 혹독한 길(대산세계문학총서 147), 문광훈 옮김, 문학과지성사, 2018(2).

 

명사(1)

 

 

문광훈 선생님께

 

 

알바 공작부인이 주관한 저녁 사교모임에서, 귀가한 고야는 작업실로 갑니다. 그리고 추위를 떨치려고, 하인을 시켜 난롯불을 지핍니다.

 

 

고야는 자리에 앉아 난롯불을 바라보았다. 그림자가 일그러진 채, 기이할 정도로 매혹적이고 위협적인 모습으로 벽 위아래로 어른거렸다. 축제 행렬을 묘사한 고블랭산() 걸개 하나가 벽에 걸려 있었고, 타오르는 불빛이 위의 성자들이나 투박하고 열렬한 무리의 얼굴들을 여러 조각으로 갈라놓았다.”(28)

 

고야는 자리에 앉아 난롯불을 바라보았다. 그림자가 일그러진 채, 기이할 정도로 매혹적이고 위협적인 모습으로 벽 위아래로 어른거렸다. 행렬을 묘사한 고블랭산() 걸개 하나가 벽에 걸려 있었고, 타오르는 불빛이 운반대 위의 거대한 성자 상()투박하고 열렬한 무리의 얼굴들을 여러 조각으로 갈라놓았다.”

 

독일어 원문: Goya saß nieder und schaute ins Feuer. Schatten kletterten die Wand hinauf, hinunter, fratzenhaft, unheimlich anziehend, bedrohlich. Ein Gobelin hing an der einen Wand, darstellend eine Prozession, das züngelnde Licht riß Teile heraus, den riesigen Heiligen, der auf einem Podium getragen wurde, Gesichter der wilden, inbrünstigen Menge.

 

 

den riesigen Heiligen herausreißen

 

= 거대한 성자 상()을 뜯어내다

 

 

여기서, den riesigen Heiligen은 복수성자들가 아닌 단수성자입니다.

 

동사 herausreißen뜯어내다의 단수 4, 목적어입니다.

 

관계대명사 der(auf einem Podium getragen wurde)도 선행사den riesigen Heiligen가 단수임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가톨릭 행렬의식을 고려하여, 일부 문장을 수정했습니다. ‘행렬에 관해서는 아래 설명과 그림을 참고했습니다.

 

 

2018. 4. 13.

 

박진곤

 

 

 

 

행렬 사제와 신자들이 열을 지어 행진하는 종교의식. 한 성당 안에서 혹은 여러 성당들이 함께 행할 수도 있으며, 성당 내부에서 혹은 성당 밖에서 행할 수도 있다. 행렬은 신()에 대한 공식적인 경배행위로, 신 또는 성인(聖人)을 찬미하고, 은총을 구하며 이미 받은 은총에 감사하고 죄에 대한 용서를 청하는 것이다. 행렬은 구약시대부터 있어 왔던 것으로 공동체의 신앙 표명(表明)이란 점에서 개개인의 신앙고백과 찬미행사와 구별된다. 동시에 행렬은 공동체의 상호 협력과 단결을 나타낸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신앙고백과 구별된다. 행렬의 예는 주의 봉헌축일의 촛불행렬, 성지주일의 성지행렬, 성체성혈 축일의 성체행렬 등이며, 미사의 입당과 퇴장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행렬 때의 음악은 의식의 일부로서 시편 노래, 성가, 기악곡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발전되어 왔다.

 

 

출처: <가톨릭사전>

 

http://maria.catholic.or.kr/dictionary/term/term_view.asp?ctxtIdNum=3954&keyword=%ED%96%89%EB%A0%AC&gubun=0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리온 포이히트방거,고야, 혹은 인식의 혹독한 길(대산세계문학총서 147), 문광훈 옮김, 문학과지성사, 2018(2).

 

문장 구조(3)

 

 

문광훈 선생님께

 

 

궁정화가 고야는 사교 모임을 뒤로 하고, 알바 공작부인의 저택을 빠져나옵니다.

 

 

건물 밖에서는 좋지 않은 날씨가 그를 맞았다. 바람에다 눈비가 뒤섞인 소나기가 퍼붓는 마드리드 특유의 성가신 1월 저녁 날씨였다. 제복을 입은 하인이 마차와 함께 기다리고 있었다. 알바 공작비로부터 초대받았을 때[, 하인이 딸린 마차를 대동하고 오는 것이 궁정화가의 격에 맞았다]. 하지만 그는 마차를 그냥 보냈다. 사람들은 놀라워했지만, 그는 집으로 걸어가는 걸 더 좋아했다.”(24, 문장수정 인용)

 

건물 밖에서는 좋지 않은 날씨가 그를 맞았다. 바람에다 눈비가 뒤섞인 소나기가 퍼붓는 마드리드 특유의 성가신 1월 저녁 날씨였다. 제복을 입은 하인이 마차와 함께 기다리고 있었다. 알바 공작비로부터 초대받았을 때[, 하인이 딸린 마차를 대동하고 오는 것이 궁정화가의 격에 맞았다]. 하인들이 의아하게 여겼지만 그는 마차를 그냥 보냈다. 그는 집으로 걸어가는 걸 더 좋아했다.”

 

독일어 원문: Draußen empfing ihn unwirtliches Wetter, eine jener unangenehmen Madrider Januarnächte, voll von Wind und Schauern schneevermischten Regens. Sein Wagen wartete, mit livrierten Bedienten, das gehörte sich so für den Maler des Hofes, wenn er bei der Herzogin von Alba eingeladen war. Aber zur Verwunderung seiner Leute schickte er den Wagen fort. Er zog es vor, zu Fuß nach Haus zu laufen, [...]

 

 

Aber zur Verwunderung seiner Leute schickte er den Wagen fort

 

= 하인들이 의아하게 여겼지만 그는 마차를 떠나보냈다

 

 

이 문장에서, zur Verwunderung놀랍게도’, ‘의아하게도은 고야가 마차를 떠나보내자, 생겨난 하인들의 반응입니다.

 

수정 전, 번역문은 이 반응을 고야가 걸어서 귀가하는 것 때문에 촉발된 것으로 진술하고 있습니다.

 

이 반응의 위치를 옮겨, 그 다음 문장과 결부시킨 이유가 궁금합니다.

 

 

2018. 4. 12.

 

박진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리온 포이히트방거,고야, 혹은 인식의 혹독한 길(대산세계문학총서 147), 문광훈 옮김, 문학과지성사, 2018(2).

  

문장 구조(2)  

 

 

문광훈 선생님께

 

 

객석 맨 앞줄에 앉아 있는 사람은 알바 공작과 그 어머니, 비야브란카 후작 부인입니다.

 

무대 위, 극중 인물 마리 앙투아네트는 소리를 지르고 눈물을 짭니다.

 

이런 마리 앙투아네트의 모습이 후작 부인에게는 전혀 와 닿지 않습니다.

 

 

아니 그것은 마리 앙투아네트가 아니었다. 비야브란카 후작 부인은 마리 앙투아네트를 보았고, 베르사유에서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13)

 

아니 그것은 마리 앙투아네트가 아니었다. 비야브란카 후작 부인은 이전에 베르사유에서, 마리 앙투아네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독일어 원문: Nein, so war Marie-Antoinette nicht gewesen, die Marquesa de Villabranca hatte sie gesehen und gesprochen seinerzeit, in Versailles.

 

 

die Marquesa de Villabranca hatte sie gesehen[A] und gesprochen[A] seinerzeit[B], in Versailles[C]

 

= 비야브란카 후작 부인은 그녀를 보았고[A] 대화를 나눴다[A] 이전에[B], 베르사유에서[C]

 

 

공간[C]과 시간[B]이 명시되었고, 거기에 담긴 행동[A]이 기술되고 있습니다.

 

즉 베르사유에서, 이전에, (마리 앙트아네트를) 보았고 대화를 나눴습니다.

 

동일한 시간과 공간에서, 만나고 대화를 나눈 것입니다.

 

 

수정 전, 번역문에는 시간과 공간과 행동의 통합과 일치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2018. 4. 11.

 

박진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리온 포이히트방거,고야, 혹은 인식의 혹독한 길(대산세계문학총서 147), 문광훈 옮김, 문학과지성사, 2018(2).

   

문장 구조(1) 

 

 

문광훈 선생님께

 

 

마드리드, 1월 어느 저녁.

 

눈비 섞인 소나기와 바람을 뚫고, 진창길을 걸어 고야는 집으로 갑니다:

 

 

담을 따라 비바람을 뚫고 가는 동안, 그는 언짢은 듯 거친 숨을 쉬었다. 왜냐하면 길 한복판은 발목 높이까지 진창이었기 때문이다.(27)

 

그는 언짢은 듯 거친 숨을 쉬었다. 비바람을 뚫고 가는 동안, 담을 따라 걸어야 했다. 왜냐하면 길 한복판은 발목 높이까지 진창이었기 때문이다.

 

독일어 원문: Er schnaufte unwillig durch die Nase, während er sich durch das Wetter weiterarbeitete, die Hausmauern entlang; denn die Mitte der Straße war knöchelhoher Matsch.

 

 

고야의 심리적·신체적 상태는 언짢음거친 숨으로 요약됩니다.

 

두 가지 외적 (방해) 요소 때문입니다: 비바람과 진창.

 

 

이 적대적인 외적 상황에 맞서, 고야가 할 수 있는 행동이라곤 담을 따라 걷는 것외에는 없습니다.

 

담 쪽의 땅이 비교적 더 단단해, 길 한복판의 진창을 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포이히트방어는, ‘담을 따라die Hausmauern entlang왜냐하면denn를 나란히 붙여, 이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고야가 담을 따라 걸어야 했던 이유가 분명히 드러나도록, 번역문을 수정했습니다.

 

 

2018. 4. 10.

 

박진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리온 포이히트방거,고야, 혹은 인식의 혹독한 길(대산세계문학총서 147), 문광훈 옮김, 문학과지성사, 2018(2).

 

인칭대명사(2)

 

 

문광훈 선생님께

 

 

연극 공연 후, 거대한 응접실 한쪽 연단에서 궁정화가 고야(돈 프란시스코)와 알바 대공비가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이 모습을 남편, 알바 대공이 주시하고 있습니다:

 

 

이제 그는 그의 아름다운 대공비(大公妃)가 어떻게 화가에게 미끼를 던지는지 보았다. 그는 자기 힘이 대단치 않다는 것을 알았고, 아내 카예타나가 예술가이자 남자인 돈 프란시스코에게 호감을 느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공작비인 그녀는 화가에게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그는 이 호감이 연민과 분리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잘 알아챘다. 그녀는, 돈 프란시스코를 바라보는 시선으로, 그를 바라본 적이 결코 없었다. 그에게는 나직한 슬픔이 있었다.”(23-24)

 

이제 그는 그의 아름다운 대공비(大公妃)가 어떻게 화가에게 미끼를 던지는지 보았다. 그는 자기 힘이 대단치 않다는 것을 알았고, 아내 카예타나가 예술가이자 남자인 돈 프란시스코에게 끌리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공작비인 그녀는 자신에게 다정했다. 하지만 그는 이 다정함이 동정과 분리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잘 알았다. 그녀는, 돈 프란시스코를 바라보는 시선으로, 그를 바라본 적이 결코 없었다. 그에게 나직한 슬픔이 일었다.”

 

독일어 원문: Nun also schaute er auf seine schöne Herzogin, wie sie den Köder nach dem Maler auswarf. Er war sich bewußt, daß seine Kraft gering war, er begriff, daß sich Cayetana angezogen fühlte von Don Francisco, der ein Künstler war und ein Mann. Sie war ihm zugetan, seine Herzogin, doch er spürte gut, daß diese Zuneigung nicht frei von Mitleid war, niemals hatte sie ihm einen Blick gegeben wie den, mit dem sie Don Francisco angeschaut hatte. Eine leise Traurigkeit war in ihm.

 

 

sie[=Herzogin] war ihm[=Herzog] zugetan

 

= 그녀[=대공비]는 그[=대공]에게 다정했다

 

 

인칭대명사 ihm을 대공이 아닌, 화가로 본 것은 오독입니다. 동사 zutun도움이 되다라고 읽은 것도 오독을 강화시켰습니다.

 

 

이 대목에서, 계속되는 내적 진술의 주체는 알바 대공입니다. 그래서 erihm은 모두 알바 대공을 가리킵니다. 이 인칭대명사와 구분하고자. 고야는 고유명사 Don Francisco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내용적으로도, 대공비와 관계를 서술하거나 규정하는 고야와 알바 대공 두 사람의 언어는 차이가 납니다.

 

대공비 고야 = 미끼[유혹] - 끌림 - (특별한) 시선

 

대공비 대공 = 무력 다정 동정 - (평범한) 시선 슬픔

 

 

2018. 4. 9.

 

박진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