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에서 떠들썩하게 혼인 잔치가 벌어졌다. 신랑은 연회장을 고용하여, 잔치 음식과 포도주를 넉넉하게 준비했다.
손님, 먹을 것, 마실 것, 웃음, 음악. 모든 게 풍족하다. 주인은 아낌없이 베풀고, 손님들은 마음껏 즐긴다. 잔치 분위기는 고조되고, 겉으로 보면 모든 게 순조롭다.
하지만 속사정이 있었다. 준비한 포도주가 바닥을 드러냈다. 이를 안 것은 손님으로 온 마리아, 예수의 어머니였다.
마리아는, 역시 손님으로 온 예수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예수는 돌 항아리에 물을 붓고 그것을 연회장에게 가져다주라고 말한다.
물을 받아 마신 연회장은, 이제야 최상급 포도주가 제공되었다고 신랑을 칭찬한다. 잔치는 아무 문제없이 계속된다.
무언가 결핍된다면 잔치가 아니다. 결핍되었다면 그것을 간파하고 채워야 하는 사람은 잔치의 주인이다.
이 이야기는 잔치의 진정한 주인이 누구인가를 말하고 있다. 진정한 주인은 아무도 모르게 결핍을 채우는 분이다.
─파올로 베로네세, 가나의 혼인 잔치, 15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