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나스 요나손,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임호경 옮김, 열린책들, 2013(7).

 

묘석 깔고 앉기

 

양로원을 빠져나온 100세 노인, 알란은 공원과 장터를 지났다.

 

그렇게 몇백 미터 정도를 걸은 알란은 이 고장의 큰 자랑거리인 중세 교회당 뒤편에 있는 한 무덤 위에 털썩 주저앉았다. 무릎을 조금 쉬게 해줄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 그는 지금 자신이 엉덩이를 깔고 앉은 묘석 아래에 누어 있는 헨닝 알고트손이라는 사람이 자신과 같은 해에 태어났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었다.”(9쪽, 부분삭제 인용)

 

그렇게 몇백 미터 정도를 걸은 알란은 이 고장의 큰 자랑거리인 중세 교회당 뒤편에 있는, 묘석들 곁에 있는 한 벤치 위에 털썩 주저앉았다. 무릎을 조금 쉬게 해줄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 그는 지금 자신이 엉덩이를 깔고 앉은 벤치 맞은 편, 묘석 아래에 누어 있는 헨닝 알고트손이라는 사람이 자신과 같은 해에 태어났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죽은 이들을 대할 때 갖추어야 할 예의가 있다. 아무리 100세 노인이라 해도 무덤이나 묘석을, 엉덩이를 깔고앉지는 않는다.

 

한국어 번역본은 프랑스 번역본의 중역(重譯)이다. 프랑스 번역본에 대한 절대적 신뢰가 이런 결과를 낳았다: ... Allan s’assit sur une tombe ...

 

번역본이 뭔가 미심쩍다면, 원본이나 다른 외국어 번역본을 살펴봐야 한다.

 

스웨덴어 원본: Allan ... slog sig ner på en bänk intill några gravstenar ...

 

영어 번역본: Allan ... sat down on a bench next to some gravestones ...

 

독일어 번역본: Allan ... setzte sich auf eine Bank neben den Grabsteine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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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리크 쥐스킨트,향수, 강명순 옮김, 열린책들, 2002(17).

 

동지와 하지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피레네 산맥의 양쪽 지방인 페르피냥과 피귀라스에는 은밀한 타이아드 결사대가 남아 있다. 그들은 일년에 한 번씩 만나 카니구 봉에 올라간다.

그곳에서 그들은 커다란 모닥불을 피운다. 명목상으로는 해의 길이가 바뀌는 동지와 성 요한을 기념하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사실은 그들의 스승 타이아드 에스피냐스와 그의 위대한 생명의 유동체에 경배를 올림으로써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이다.”(246-247)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피레네 산맥의 양쪽 지방인 페르피냥과 피귀라스에는 은밀한 타이아드 결사대가 남아있다. 그들은 일년에 한 번씩 만나 카니구 봉에 올라간다.

그곳에서 그들은 커다란 모닥불을 피운다. 명목상으로는 해의 길이가 바뀌는 하지와 성 요한을 기념하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사실은 그들의 스승 타이아드 에스피냐스와 그의 위대한 생명의 유동체에 경배를 올림으로써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이다.”

 

독일어 원문: [...] Dort zünden sie ein großes Feuer an, vorgeblich aus Anlaß der Sonnenwende und zu Ehren des heiligen Johannes - in Wirklichkeit aber, um ihrem Meister Taillade-Espinasse und seinem großen Fluidum zu huldigen und um das ewige Leben zu erlangen.

 

Sonnenwende에는 두 가지 뜻이 있다.

 

동지 = 1222일경.

 

하지 = 621일경.

 

둘 가운데 어떤 의미로 해석해야 하는지, 핵심 역할을 하는 문구는 성 요한을 기념하기 위해서”(zu Ehren des heiligen Johannes)이다.

 

이 구절은, 624일의 성 요한 축일과 그 전날 밤에 행하는 산불놀이이를 Johannisfeuer라 한다를 가리킨다.

 

, 타이아드 결사대는 날짜가 비슷하게 겹치는 하지와 성 요한 축일의 산불놀이를 표면적 이유로 내세워, 카니구 봉에 오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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귄터 그라스,게걸음으로(세계문학전집 334), 장희창 옮김, 민음사, 2015(21).

 

발트 해, 담프 휴양소에서 개최된 빌헬름 구스틀로프호 침몰 50주기 추도식.

 

파울 포크리프케, 어머니 툴라와 참석하다.

 

침몰되기 전에 그리고 그 며칠 후에도 아이들 몇 명이 태어났다고 하지만, 29일에 태어난 한 사람을 제외하고 나와 동년배는 담프 휴양소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당시에 아이들은 거의 구조되지 못했기 때문에 지금 참석자 중에는 노인만이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했다.”(117)

 

침몰되기 전에 그리고 그다음 날에도 아이들 몇 명이 태어났다고 하지만, 29일에 태어난 한 사람을 제외하고 나와 동년배는 담프 휴양소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당시에 아이들은 거의 구조되지 못했기 때문에 지금 참석자 중에는 노인만이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했다.”

 

독일어 원문: Nun soll es ja vor dem Zeitpunkt des Untergangs, aber auch tags darauf mehrere Geburten gegeben haben, doch bis auf eine Person, die am Neunundzwanzigsten begoren wurde, waren keine Gleichaltrigen in Damp dabei. [...]

 

tags darauf = am darauffolgenden Tag = 그다음 날.

 

 

미하엘 벨커 외,종교개혁, 유럽의 역사를 바꾸다, 김재진 외 옮김, 대한기독교서회, 2017(10).

 

1522년 여름 야콥의 후임자로 취임한 하인리히 폰 취트펜(Heinrich von Zütphen, c.14881524) 또한 비텐베르크에서 수학하고, 루터와 친하게 지내던 사람이었다. 그 역시 루터의 교리를 설교했으며, 1522922일 체포되었다. 그러나 그는 며칠 만에 분개한대다수 여성들로 구성된지지자들에 의해 풀려났고 안트베르펜을 떠나 비텐베르크로 향하게 되었다.(37-38)

 

1522년 여름 야콥의 후임자로 취임한 하인리히 폰 취트펜(Heinrich von Zütphen, c.14881524) 또한 비텐베르크에서 수학하고, 루터와 친하게 지내던 사람이었다. 그 역시 루터의 교리를 설교했으며, 1522922일 체포되었다. 그러나 그는 그다음 날 분개한대다수 여성들로 구성된지지자들에 의해 풀려났고 안트베르펜을 떠나 비텐베르크로 향하게 되었다.

 

독일어 원문: Heinrich von Zütphen (um 14881524), der im Sommer 1522 die Nachfolge Propsts als Prior antrat, hatte ebenfalls in Wittenberg studiert und war mit Luther bekannt. Auch er predigte Luthers Lehren und wurde am 29. September 1522 inhaftiert. Tags darauf wurde er von einer Gruppe aufgebrachter Anhänger, zum Großteil Frauen, befreit und verließ Antwerpen in Richtung Wittenberg.

 

 

보완: 2017.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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귄터 그라스,게걸음으로(세계문학전집 334), 장희창 옮김, 민음사, 2015(21).

 

공중 폭격.

 

“[...] 베를린, 레겐스부르크, 보훔, 부퍼탈에 폭탄이 떨어졌다…….

슈타우젠의 댐들은 거듭된 공격의 목표물이었다.”(192, 부분삭제 인용)

 

“[...] 베를린, 레겐스부르크, 보훔, 부퍼탈에 폭탄이 떨어졌다…….

인공호의 댐들은 거듭된 공격의 목표물이었다.”

 

독일어 원문: [...] Die Dämme von Stauseen waren wiederholt Ziel.

 

die Dämme von Stauseen = 인공호들의 댐들

 

Stausee = (흐르는 물을 막아 만든) ‘저주지’, ‘인공호’.

 

지명(地名)이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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귄터 그라스,게걸음으로(세계문학전집 334), 장희창 옮김, 민음사, 2015(21).

 

파울 포크리프케, 그 아들 콘라트.

 

그 애는 나중에 몇몇 부랑배 같은 자들로부터 러시아의 친구라는 욕을 들었고 길거리에서 반복해서 위협을 당했으며 날마다 공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때부터 저는 이 막돼먹은 나치에게 무기 없이 대항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깨달았습니다. 그들에게 논리 따위는 먹히지 않았으니까요.>”(224, 문장부호 수정인용)

 

그 애는 나중에 몇몇 부랑배 같은 자들로부터 러시아의 친구라는 욕을 들었고 길거리에서 반복해서 위협을 당했으며 실제로 공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때부터 저는 이 막돼먹은 나치에게 무기 없이 대항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깨달았습니다. 그들에게 논리 따위는 먹히지 않았으니까요.>”

 

독일어 원문: [...] Von etlichen Schlägertypen sei er später als »Russenfreund« beschimpft und auf offener Straße wiederholt bedroht und auch tätlich angegriffen worden. [...]

 

착독(錯讀):

 

순간적으로 tätlich실제의’, ‘폭력의täglich날마다로 잘못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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