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8월 28일의 문장


힘들어도 웃어야 하고, 화내지 말아야 하며 묵묵히 참아냈다. 혼자 집에 돌아가는 길에 문득 '하...'하고 한숨을 허공에 불어 넣었던 날이었다.


- 나의 오늘 짧은 생각 -


ㅁ 하... 라는 한숨을 안 쉰 날이 있을까 생각해보면 없었던 것 같다. 


그 한숨의 이유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오늘처럼 정말 지칠 때가 가끔 있다.


약간 버티지 못할 건 아닌데, 그렇다고 엄청 뿌듯하게 일한 것도 아니라서


그런 순간에 들어오는 '하...'는 진짜 내 안에 모든 찌꺼기를 내뱉고 싶은 무의식이었을 것이다.


나만 그런 건 아니겠지. 어디서든 그리고 언제든 사람들이 살고 있다면 다들


비슷한 경험을 했을 것이고, 하고 있는 중이며 아마 앞으로도 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덜 힘들어지는 것도 아니고 더 힘들어지는 건 아니지만,


그저 그런 하루가 또 지나가고, 다시 새로운 내일이 오는 생각으로


그리고 이렇게 단 하나의 숨결로서 덜어낼 수 있다면, 한 번 크게 '하...'라고 불어넣는 게


차라리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자고나면 기운이 날 테니까 열심히 달릴 수 있겠지. 이런 날이 있고 저런 날이 있는 거니까.


너무 오늘에 매몰되진 말자.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19년 8월 27일의 문장


어딘가 다른 세계의 사람들이 모여서, 우리의 하루를 가만히 들여다보는 것 같았죠.


[오프닝&클로징](프런티어) - 강혜정, 이고운


ㅁ 이것은 라디오에 대한 글이다.


라디오 역시 할 말 많은 소재이지만, 라디오를 표현하는 단 한 문장을 뽑으라면 난 이 문장을 뽑을 것이다.


이 문장만큼 라디오의 매력을 설명하는 글이 없으니까.


어딘가 다른 세계의 사람들이 모여, 가만히 들여다보는 기분. 진짜 라디오를 매일같이 듣는


나에게 이만큼 표현하는 방법도 없다. 혼자 있을 땐 음악도 좋지만 꼭 라디오를 찾는 것은


바로 어딘가와 이어져 있다는 느낌을 받기 위해서.


그리고 무엇보다 가만히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내 이야기 같은


사연을 듣고 있으면, 이 세상은 나만 있는 건 아니구나. 다들 비슷하구나 그런 느낌을 받곤 한다.


라디오는 바로 그런 존재다. 혼자 있다가 어느 순간 문득, 모든 것이 허무하고 공허할 때면


라디오에서 난 위로를 받는다. 어릴 때부터 그랬다.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는 그 곳. 오늘도 라디오를 들으며 이 글을 쓴다.


진짜 없으면 어쩔 뻔했는지... 새삼 소중하다.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19년 8월 26일의 문장


아이스 아메리카노 나왔습니다.


- 카페 점원 -


ㅁ 나는 커피를 자주 마신다. 하루에 1잔은 꼭 마시는 것 같다.


그것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만 마신다. 단 게 싫어지기 시작할 때쯤부터 아메리카노만 먹었는데,


그래도 그 땐 여러가지 라떼도 많이 마셨는데, 어느 순간부터 아메리카노에 고정된 것 같다.


여기엔 경제적인 문제도 엮여있다.(보통 아메리카노가 제일 싸다.)


그렇다고 에스프레소를 먹기엔 아직 나에겐 너무너무 쓰다.


고 생각한게 옛날이었다. 얼마전에 먹었는데 조금 괜찮아져서 놀라긴 했다.


ㅁ 오늘의 문장을 택하게 된 건, 내가 가장 자주 듣는 말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여기서 시작된 고민이었다. 보통 이런건 막상 생각할 때는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서 주변사람들에게도 물어보고, 그랬는데, 딱 오늘 저 문장을 들었는데, 


바로 저거다! 싶었다.


매일 꼬박꼬박 듣는 말이니까. 저 문장을 제일 많이 듣는 것 같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면서, 여러 글도 쓰고 여러 공부도 하고, 휴식도 취한다.


커피라는 소재로 개인적으로도 참 할 말도 많고 쓸 말도 많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또 커피에 관한 문장은 언젠가 나올테니까. 차차 써봐야지.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4월의 물고기
권지예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래도 나는 그를 ‘4월의 물고기’라 부르고 싶지 않았다.
4월의 물고기(자음과 모음) - 권지예

ㅁ [4월의 물고기]라는 책을 언제 처음 보았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게 4월이었던 건 확실하게 기억에 남는다. 책에 쓰여진 4월에 서점에서 봤었으니까. 그 순간이 무척 우연이라고 생각했고 언젠가 읽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도서목록에 써뒀다. 그리고 완전히 다른 서점에 들렸을 때, 다시 이 책을 발견했다. 마땅히 책을 사고 싶지 않았던 날이었는데, 2번이나 우연히 내 눈에 들어온 건 또 하나의 만남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덥석 구매해서 읽었다. 4월의 책이 결국은 8월에 읽혀진 건 이도저도 아닌 단지 ‘충동’적이고 우연인 셈이다. 

ㅁ 책을 펼치기 전에 표지를 보다가 ‘장편소설’이란 말에 꽂혔다. 생각해보니 정말 오랜만에 장편소설을 읽는 것 같았다. 사실 [피프티 피플]도 장편소설이긴 한데, 내용이 약간 연작소설에 가까워서 장편이라고 느껴지지 않아서 더 그랬던 것 같다. 그렇게 본다면 4월에 읽은 [점선의 영역] 이후로 읽는 장편소설인 셈이다. (그럼에도 점선의 영역은 책이 얇은 편이었다.) 약 400쪽 짜리 장편소설은 정말 오랜만이라고 자꾸 생각이 들었다. 소설을 읽어도 한동안 자꾸 단편소설집이나 연작소설을 읽으니, 매번 딱 한 이야기가 끝날 때 책을 덮곤 했었다. 원래 난 중간에 이야기가 끊기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 것도 있는데, 장편은 그게 잘 안된다. 아예 어디선가 끊긴 해야하니까 보통 한 단락이 끝나는 순간에 그만둔다. 그 다음 장을 다 읽지 못한다면 시간이 남더라도 그냥 덮어두는 것이다. 아니면 아예 날잡고 통째로 읽어버리는 경우도 간혹 있지만, 이건 내가 힘들다. 독서도 은근 지치는 일이라는 걸 그 때마다 느끼니까.
 어쨌든 [4월의 물고기]는 후자에 가까웠던 것 같다. 전반부만 제외하고 약 250페이지는 하루만에 다 읽었다. 그게 어쩔 수 없었다. 이게 어느 순간에 자르고 책을 덮는게 불가능했다. 순간순간이 너무 몰입했다. 책 뒷표지에 적힌 말이 있는데 바로 이것이었다.
… 소설의 중반부에 도달하기까지는 그 어떤 섣부른 예측도 하지 말기 바란다. 기괴하기까지 한 콜라주 같은 이 이야기는 낮의 또 다른 밤 이야기이며 밤의 또 다른 낮 이야기이다. … (중략) … 한번 잡은 책은 쉽게 놓을 수 없었고 단숨에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었다.
- 하성란(소설가) -
그렇다. 하성란 소설가님의 말처럼 진짜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중반 이후만… 

ㅁ [4월의 물고기]를 읽다가 처음엔 그저 그런 사랑이야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정확히는 두 남녀의 운명적인 사랑 이야기. 그런데 책을 덮고 나선 단지 사랑 이야기는 아니겠거니 싶었다. 오히려 난 선우(남자 주인공)의 심리와 환경에 더 집중하게 되었던 것 같다. 선우가 가진 ‘그것’ 때문에 일어나는 일들에게서 선우가 느꼈을 무력함과 외로움.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어서, 그래서 서인(여자 주인공)이 느낀 ‘안개 같은’ 남자라는 이미지. 선우도 오죽 답답했을까… 그런 감정을 느꼈을 선우에게 정말 많이 몰입했다. 내가 그런 일을 겪어서 그랬던 걸까? 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난 그런 적도 없다. 하지만 하지만 ‘안개 같은’ 느낌은 안다. 내가 실제로 들었던 말이었기 때문에. 그런데 이게 원해서 그런 이미지가 된건지는 알지 못한다. 선우도 그렇고 나도 그런게 이런 이미지는 사실 어떤 원인이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러니까 자기방어 같은 형태로 만들어진 거라 생각한다. 요즘 나도 그런 이미지가 언제부터 있었는가 생각해보면 몇몇 사건들이 기억나곤 한다. 지금은 그런 나를 그저 수긍하는 편이다. 그게 편해져서 그런걸지도… 하지만 선우는 그 원인이 확실하게 드러나는 경우였으니, 스스로 받아드리기 몹시 어려웠을 것이다. 거기에 그렇지 좋지 않은 경우였으니… (궁금하면 책을 보면 된다.)

ㅁ 선우의 입장에서 몹시 몰입했지만, 소설의 화자는 사실 서인이다. 서인이 바라보는 선우였지만, 선우의 속사정을 더 자세하게 들어볼 수 있다. (사실 그건 둘의 관계를 설명하려면 어쩔 수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중반쯤 되면 ‘이거 각이다.’라는 느낌을 받는다. 얼추 추리가 가능하다는 말이다. 그래서 이런 결말이겠거니 생각하고 있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결말이 하나 있었다. 그것만 달랐고 오히려 나머지는 다 예상한대로 비슷하게 흘러가더라. 마치 그런 것이다. 드라마도 많이 보면 1화만 봐도 저 캐릭터가 뭘 할 지 예상하는 것처럼, 소설도 그렇다. 비슷하다 ㅇ 예측은 했지만, 그걸 하나씩 알아가는 건 항상 재밌다. 비밀을 벗겨내는 거니까. 나는 그런 과정을 보통 하나씩 벗겨지는 양파껍질을 상상했다. 이야기가 그런 느낌이었다. 하나씩 진실이 벗겨지는 듯해서 끝에 가서야 몰입할 수 있었다. 초반에 극히 지루했다는 걸 부정하고 싶지 않다. 거기에 둘이 사귀기 전과 사귀는 사이에 간격이 그냥 넘어갈 때 당황했다. 보다가 어느 새 사귀고 있었다. ‘?? 언제 사권거?’ 하면서 뒤로 돌아가 다시 읽은 게 사실 가장 많이 기억에 남는 부분. 그 과정이 뻔하다고 생각하신 건지 모르겠지만 책의 내용이 애초에 사랑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했던 부분도 바로 여기서부터였다. 사랑이야기라면 서로 처음 만나고 사귀게 된 부분을 빠트리지 않았겠지. 
선우를 만나 절대적으로 행복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미래의 행복도 확신할 수 없다. 하지만 행복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서인은 선우와의 인연이 트별하다느 느낌은 분명했다. 이러 '불구하고'의 사랑으 어쩌면 불구의 사랑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결국 이걸 사랑이라 하지 않는다면 뭐라 이름을 붙일 수 있을까
p.277
ㅁ 행복하지도 않았지만, 둘은 서로를 운명이라고 특별하다고 생각했던 건 확실하다. 하지만 결국 선우가 한 선택은 특별한 인연과는 거리가 멀었다. 선우의 그 선택조차 운명이었다면, 서인이 결국 그걸 느껴야 하는 것도 운명이라고 말해버리면, 그 운명은 도대체 누가 정하는 걸까. 운명이나, 우연 같은 말에서 가끔 그런 걸 느낀다. 나의 선택이 이미 정해져있다면, 누굴 만나고 인연이 되는 게 정해져 있다면, 갑작스런 어떤 생각이 다 정해져 있다고 한다면, 그냥 조금 슬프다. 결국은 정해져버린 삶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선우의 선택이 전적으로 옳지 못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 선택밖에 없었는가? 라고 묻는다면 나는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된다. 수긍한다는 건 그만큼 슬픈 일이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ㅁ 책 제목인 [4월의 물고기]라는 내용은 책에서 딱 2번 나온다. 선우의 과거에서, 그리고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그 의미는 결국 마지막에 가서야 나오는 것이지만, 나는 그를 ‘4월의 물고기’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다. 서인이 말하는 것처럼 생각하면 앞에서 말했듯이 너무 슬퍼지니까. 선우의 운명이 그렇다는 걸로,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하는 것 같아서. 에필로그를 읽고 책을 덮으면서 제목을 다시 보았다. 선우의 인생이 한 폭의 파노라마처럼 내 머릿속에 그려졌다. 참… 이렇게나 주인공에게 몰입한 적은 없었는데, 읽고 나서 조금 기분이 침울해졌다. 선우도 스스로를 4월의 물고기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서인을 만나서 조금은 벗어나려고 했을 것 같은데, 또 마지막 선택은 그렇지 않아서… 선우가 자꾸 생각나는 결말이었다. 책의 주인공이 이렇게나 오래 생각난 적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서인은 그에게 4월의 물고기 같은 운명이라고 말했지만, 나는 그렇게 부르고 싶지 않다. 그는 오히려 4월의 물고기가 아니라 나름대로 처절하게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한 사람이라 말하고 싶다. 그런 선우를 나는 아마 잊지 못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9년 8월 25일의 문장


어중간한 철학은 현실을 저버리지만 완전한 철학은 현실로 인도한다.


- 카를 야스퍼스 -


ㅁ 이 문장을 보고 철학이 무엇인지 찾아보았다. 사전에는 철학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인간과 세계에 대한 근본 원리와 삶의 본질 따위를 연구하는 학문"


두 번째 뜻은 다음과 같다.


"자신의 경험에서 얻은 인생관, 세계관, 신조 따위를 이르는 말"


어느 쪽이든 위 문장을 설명하는 데 충분한 것 같다. 현실을 인도하는 건 애매한 게 아니라는 말이니까.


ㅁ 하지만 어중간한게 좋을 때가 많다. 과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고, 그렇다고 부족하면


또 부족한데로 힘들다. 하지만 위에서 말한 어중간함이 그럼 중간인걸까 라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중간한 것은 중간이 아니라 오히려 부족한 거라고 생각한다.


철학처럼 많이 엮여 있다면 어중간하게 아는 것은 진짜 위험할지도 모른다.


그럴수록 완벽하고 상세한 것보다 약간은 느슨하지만, 모든 걸 엮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느낌이라면 어느 하나 부족한 것이 문장에서 말하는 어중간함을 말하는 게 아니었을까.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