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10월 4주 : 그곳에서의 하루는 어떨까요?

[목성에서의 하루](문학과지성사) - 김선재


ㅁ 휴. 한 주의 책을 쉬고 싶진 않았는데, 도저히 지난 주는 바빠서 읽을 틈이 없었다. 


그래서 한 권을 다 읽지 못할까봐 아예 한 주를 쉬었다. 


매주 지키고 싶지만 상당히 어렵다는 걸 또 한 번 느낀다. '읽은 것을 쓰다'도 밀려 있는데 말이지...


참 읽을 것들은 많고 정리할 시간은 적고... 조금 슬프다.


ㅁ 어쨌든 쉰 건 쉰거니까 다시 시작하는 '한 주의 책'


시작인 김에 최근에 구매한 시집 한 편을 골랐다. 시집이다. 


제목부터가 엄청 난해하면서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키지 않는가?


물론 시가 저런 내용이진 않겠지. 목성에서의 하루라... 그곳은 발을 딛지 못하는 행성인데...


하루를 어떻게 살아야하나.. 둥둥 떠있어야 하나... 그런 생각이 미치다가


마음에 들어서 선뜻 구매했다. 어떤 내용의 시가 들었을지, 그리고 왜 하필 목성인지 궁금하면서


책표지를 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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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은 여름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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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은 여름이었는데, 지금은 겨울이 되어간다.

[바깥은 여름](문학동네) - 김애란


ㅁ 일단 뭣보다, 역시 기대는 크면 안되는 걸 또 깨닫아버린 책이다. 과유불급이라고, 역시 기대도 적당해야 읽는 데 기분 좋고 신난다. 과하면 뭐든 좋은 경우가 없다. [바깥은 여름]이란 책이 엄청 인기가 많기도 했고, 소설가들이 뽑은 1위 책이었던 걸로 기억해서 참 기대를 많이 했다. 읽는 날들이 밀리면서 기대는 마치 눈덩이 굴리듯 커져가더니, 읽는 날이 되니 이미 거대한 산이 되었다. 결국 그 기대를 충족하지 못한 채 책의 끝을 덮고 말았다. 


ㅁ 김애란의 소설 [바깥은 여름]은 아마 가장 최신 작품으로 알고 있다. [두근두근 내인생]으로 유명하신데, 물론 난 유명한 책은 읽지 않기 때문에 역시나 읽어보지 않았다.(하지만 읽어봐야겠다.) 결국 이 책이 김애란작가님의 첫 책인 셈이다. 총 7편의 단편소설이 실려있는데, 사실 왜 [바깥은 여름]인지 아직도 알지 못했다. 곰곰히 되새겨보고 다시 내용을 훑어보기도 했는데, 도저히 모르겠다. 왜 '바깥은 여름'이었을까.


ㅁ 문득 뒷표지의 문장이 눈에 박혔다.

안에선 하얀 눈이 흩날리는데, 구 바깥은 온통 여름일 누군가의 시차를 상상했다.

아마 이것이었겠구나. 안에 등장한 모든 인물들이 바로 이 기분이었구나. 스쳐간 이야기들의 주인공들을 생각했다. <입동>의 미진이도, <노찬성과 에반>의 찬성도, <건너편>의 도화도, 그리고 뒤에 있는 모든 인물들에게, 세상은 겨울이었고, 바깥은 여름인 시간의 간격을 느끼고 있었다. 애초에 문장에서부터 마치 아련한, 그러나 조금 차가운 감각을 불러일으킨다. 글에서 어떤 '쓸쓸하단' 느낌을 표현해낸다는 게 정말 놀라웠다. 그리고 끝에 쓸쓸함이 팡! 하고 터질 때, 별 다른 사건이 있던 것도 아닌데, 그 때 깨지는 쓸쓸한 얼음조각들이 가슴에 박혔다. 쓸쓸하고 차갑던 감정들이 바깥은 여름과 대조되고 있었다.


ㅁ 7편 중에서 첫 편(<입동>)과 마지막 편(<어디로 가고 싶은 건가요>), 그리고 세번째 편(<건너편>)은 정말 읽는 내내 아리는 가슴을 붙잡았어야 했다. 세 개의 이야기가 모두 전혀 다른 이야기인데도, 느껴지는 아슬아슬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끝에 딱! 하고 깨지는 무언가가 있다. 다른 편은 몰라도 이 세 편은 누구나 꼭 읽음으로써 느껴봐야할 감정이라 생각한다.

어쩌면 그날, 그 시간, 그곳에선 '삶'이 '죽음'에 뛰어든 게 아니라, '삶'이 '삶'에 뛰어든 게 아니었을까.

p.266

그리고 조금 특이한 건 4번째 편(<침묵의 미래>)이었다. 이건 정말 나중에 있을 법한 이야기다. 여기서 약간 장강명 작가님의 느낌을 받았다. 묘하게 SF적인 느낌이 가미되었달까. 침묵의 미래라는 제목처럼 조금은 심오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래서 느껴지는 묘한 느낌이 있다.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 언어의 생애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ㅁ 전체적으로 슬프다. 슬픔이 큰 강이 되고 주변의 내천들이 스며드는 구조다. 특히 시작과 끝 작품이 압권이며, 슬픔을 극대화한다. 그래서 읽는 내내 감정이 가라앉아 있었다. 그게 생활에도 영향을 미쳤고, 책을 읽는 기간동안 나 스스로 우울해져, 가라앉은 채로 살았다. 그러다 보니 세상이 참 슬퍼보였고, 거기에 높은 하늘과 맑은 날씨가 한층 더 강하게 벅차오름을 강요했다.


ㅁ 책 하나가 사람을 이렇게 바꾸기도 한다. 새삼 감정에 파묻힌 기분이었다. 아래 말처럼 책을 덮고 어디로 가야할지, 어쩔줄 몰라 두리번 거리는 내가 있었다.


오래전 소설을 마쳤는데도 가끔은 이들이 여전히 갈 곳 모르는 얼굴로 어딘가를 돌아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p. 269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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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10월 2주 : 여러분의 식탁은 어떤가요?

[네 이웃의 식탁](믿음사) - 구병모


ㅁ 이 책도 참 오랫동안 도서목록에 있었다. 구병모 작가는 '한스푼의 시간'을 통해 만나게 됬는데,


무척 빠져들었던 기억이 있다. 거기에 주제조차도 많은 걸 생각할 부분이 있어서 좋았다.


읽는 내내 참 재밌다고 생각했다. 어떤 감정적이면서도 주제를 찌르는 포인트가 있다.


그래서 찾다가 가장 최근?에 나온 책이 아마 이번 주의 책인 [네 이웃의 식탁]이다.


ㅁ 딱 보고도 1인 가구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다. 


우리나라의 과거와 현재가 두드러지게 달라진 걸 뽑는다면 아마 식탁이겠다.


문화가 바뀌고 사람들이 바뀌면서 가장 먼저 바뀌었다. 알게 모르게 서서히 말이다.


지금도 중요한 사회문제? 문제라고 하긴 그렇고 현상이 맞겠다.


어쨌든 이리저리 말이 많은 사회적 현상을 어떻게 담아내셨는지 궁금하다. 


ㅁ 좋은 기회이자 또 어떤 매력을 뽑내줄지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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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솔 2018-10-17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8년 10월 3주 책은 한 주 쉽니다. 시험기간이라서요
 
시의 문장들 - 굳은 마음을 말랑하게 하는 시인의 말들 문장 시리즈
김이경 지음 / 유유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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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하고 간결함 속 마음을 꿰뚫는 문장들

[시의 문장들](유유) - 김이경


   ㅁ 어릴 적 중학교 때, 시를 쓴 잠깐의 기간이 있었다. 사실 그 때 무슨 시를 쓴 지 기억나지도 않는다. 확실한 건 시를 잘 써서 상도 받았고, 교육청의 어떤 시 영재프로그램에 참석했단 기억이 남아있을 뿐이다. 물론 수업을 가진 않았다. 겁나 재미없어서 말이다. 시와 전혀 관계없는 전공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지금 돌아보면 그 때 시를 열심히 했다면 어땠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 도대체 내가 어떤 시를 쓴 건지 모르는 상태에서, 난 그 이후로 시를 가까이 두지 않았다. 그렇게 먼 길을 돌고 돌아서 오늘이 되었고, 난 다시 '시' 앞에 섰다. 책 [시의 문장들]을 옆구리에 끼고서 이 글을 쓴다.


   ㅁ 시는 참 묘한 존재다. 그리고 언어가 있는 어디에든 존재하고, 감성과 이성 그 중간쯤에 놓은 존재다. 시는 그렇기 때문에 인간이 실존한 이래로 지금까지 남아있는 게 아닐까. 잘 보면, 시가 없던 시기는 없었다. 고대 그리스부터, 지금까지 시는 계속 남아 있었고, 고대 이전에도 분명 있었을 것이라 (근거 없지만) 확신한다. 시는 그런 존재니까. 언어가 있었다면, 시는 무척 자연스레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아니 만든다기 보단 시는 그 자체로 '발생'하는 것이리라. 쓰다보니 시는 문득 만드는 게 아니라, 느끼면서 발생하는 것임을 깨닫는다.


   ㅁ 그래서 시는 그리 대단한 글이라고 말할 순 없다. 그냥 그 자체로 발생했던 거니까. 마치 우리가 항상 하는 말과 다름없다. 다만 시를 언어를 통해 글로 쓰는 것과 그냥 느낌만을 간직하는 것의 차이다. [시의 문장들]이란 책을 처음 봤을 때, 꼭 사야겠다고 다짐했다. 바로 그 느낌을 느끼기 위해 빌려 읽는 것으론 그대로 받아드릴 수 없으니까. 간직하고 느낌을 몸에 스며들도록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무리해서 책을 구매, 읽기 시작했다.

전반적인 내용을 특별하지 않다. 작가님이 읽은 좋은 시 구절들을 뽑아 한 쪽 면에 쓰고 반대편 면에는 작가님의 이야기를 싣는다. 그 내용은 1페이지 정도인데, 단 3줄인 내용도 있고, 좀 긴 부분도 있다. 이런건 사실 길이는 중요하지 않다. 그냥 느낌대로, 생각나는 대로 쓰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분야도 아마 에세이라 되어 있다. 그렇게 모인 108개의 시 구절은, 각기 제 존재를 뽑내며, 페이지마다 조심스레 놓여 있다. 저마다 다른 모습과 느낌을 내뿜으며 그렇게 한 책에 담겨 있다.


   ㅁ 작가의 말에서도 언급한 부분이 있다. 시의 문장들 역시 시의 일부를 가져오는 거라 시 자체의 모든 느낌을 가져올 수 없었다. 확실히 그런 부분은 아쉬운 편인데,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아니겠는가. 시를 다 가져오면 그게 시집이지, 시 문장의 책은 아니니까. 그래서 시집을 사게 만든다. 시의 한 문장이 시집을 사게 만들정도로 크게 오는 경우가 있다. 그 때의 감정은 정말 이루 말할 수 없다. 느껴봐야 아는 매력. 그게 시다. 시는 아는 사람만 아는 매력을 갖는다. 그리고 슬며시 읽는 독자에게 던진다.


   ㅁ 그렇게 시에 한 번 다가갔다. 아니 다시 다가간다. 무려 8년이상 멀리했던 시에 다시 가까워졌다. 그 때 놔버렸던, 그리고 멀어진 시를 마주하고 보니,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그 땐 왜 잡지 못했을까. 그 때 잡았더라면 지금과 같은 기회가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시' 앞에 서서 이번엔 놓치 않길 기도한다. 이게 [시의 문장들] 덕분이다. 그 어릴 시절 시 쓴 나를 회상하며, 오랜 친구를 맞이하듯 시를 내 인생에 한 자리에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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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10월 1주 : 가장 러시아적인 이야기를 읽다.

[왼손잡이](문학동네) - 니콜라이 레스코프, 이상훈 옮김


ㅁ 고전을 읽기 시작한다고, [한국작가가 읽은 세계문학]을 통해 밝힌 바 있다.


그 시작이 될 듯한 책, 니콜라이 레스코프의 [왼손잡이]다. 이 책은 위에서 말한 책에 나오는 한 편인데,


그렇게 많은 책 중 이 책을 시작하게 된 건, 가장 '러시아적인 이야기'를 썼다는 것 때문이었다.


ㅁ 어떤 언어를 배우는 입장에서 그 나라의 이야기가 궁금한 건 당연한 거니까.


러시아어를 배우는 입장에서, 그냥 알게 모르게 끌렸던 것 같다.(역시 책은 끌리는 대로 읽어야 한다.)


거기에 특별한 사정이 있어서 이 책을 읽게 된 것도 있다.


평을 보자니, 가장 러시아적 정서의 원형이라고 말하며, 


러시아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라고 말한다.(정말?)


어쨋든 그렇게 좋아하는, 러시아적 정서가 무엇인지, 읽어보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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