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8일의 문장


'이해'란 가장 잘한 오해이고,

'오해'란 가장 적나라한 이해다.


[마음사전](마음산책) - 김소연


ㅁ 이 책을 예전에 군인시절에 읽었던 게 기억났다. 그 당시에도 문장은 무척 담백하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누구의 문장보다 크다고 생각했었다. 오늘 지나가다 본 이 문장 역시


그 때 본 기억이 날 정도로 임펙트 있는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이해만큼 잘한 오해도 없고, 오해만큼 잘 드러나는 이해도 없으니까 말이다.


얼핏 보면 말장난 같기도 하지만, 이런 문장을 많이 알고 싶었다. 


이 책을 읽을 당시 내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몰라서, 그리고 내 마음 자체를 표현하는 어휘가


스스로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시기여서, [마음사전]이라는 걸 읽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 때 읽은 이해와 오해가, 요즘에도 공감되고 있다.


이해만큼 남을 착각하는 경우도 많았고, 오해만큼 잘못된 이해도 많았으니까.


그런 하루였던 것 같다. 그런 문장을 쓰고 싶어진다. 그렇게 잘 깨달으며 살고 싶다.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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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7일의 문장


그냥 그렇게 또 잠이 들었다가

눈을 뜨면 자꾸 멍해져


음악 [우산을 쓰고] 가사 中 - 가을로 가는 기차 


ㅁ 잠에 들었다가 알람을 듣고 깼다. 알람을 끄고 부스스한 상태로 누워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바깥의 바람소리와 빗소리가 들리고, 정적이었다. 매일 어떤 소리와 함께, 대부분은 음악과


라디오, 그리고 각종 소음으로 귀는 가득 차있었지만, 이렇게 자연적인 소리만을


귀 안을 차곡차곡 채웠던 시간이 얼마나 없었던가. 가만히 눈을 다시 감았다.


ㅁ 그렇게 다시 잠이 들어버릴 것 같아서, 음악으로 10분 뒤에 울리도록 해두었다.


그 때 나온 음악이 바로 오늘의 문장이 있던 노래였다.


가사가 너무 나같아서... 굉장히 기억에 남았다.


눈을 뜨면 자꾸 멍해진다는 말이 주말의 나 같아서, 무엇보다 그냥 또 그렇게...


라는 말에 담긴 미묘한 여운이 자꾸 맴돌았다.


그냥 또 그렇게... 마치 오늘의 하루 같았다. 그냥 또 그렇게 지나가버린 하루 말이다.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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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6일의 문장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의 의식에 대한 단편이 여럿 남게 된다.


[글쓰는 삶을 위한 일 년](책세상) - 수전 티베르기앵


ㅁ 하루를 산다는 게 무엇인지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저 버틴다고 생각했던 날도 있었고, 어느 날엔 그냥 태어났기 때문에 산다고 생각한 날도 있었다.


힘든 날엔 항상 전자처럼 생각했고, 별 생각이 없던 날엔 후자처럼 생각했다.


나름 뿌듯하다고 생각한 하루엔, 사는 건 잔잔한 호수에 던져 퍼트린 파도처럼


시간 사이에 느낄 수 있는 재미, 행복, 그런 긍정적인 감정을 위해 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모든 게 사는 거라는 마치 전지적인 관점으로 말한 적도 있었지만,


결국은 이것이었다. 모든 건 바로 의식의 흔적인 셈이라는 걸.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단편.


그게 하루를 살고 우리가 사는 것. 이유까진 아니더라도, 살면서 남기는 것이리라...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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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4일의 문장


미련이 많은 사람은

어떤 계절을

남보다 조금 더 오래 산다.


[유에서 유](문학과지성사) - 오은 中 '계절감'


ㅁ 여름이 끝나가고 가을이 오려나 보다. 아직은 습도가 높고 태풍도 오고, 장마가 가지 않았지만,


서서히 가을이 오려는 듯, 날씨는 제법 쌀쌀한 밤과 새벽, 그리고 아침이었다.


여름이 늘어지는 이유는 내가 미련이 많이 남았던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이 문장을 보고 알았다. 그럴 수도 있겠구나. 여름이 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


그게 꼭 계절만 그런 것은 아니었고, 어떤 날이 가지 않았으면 하는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


그 미련이 남보다 조금 더 오래 그 상황을 늘어지게 만드는 것이다.


문득 내 미련이 무엇인지 생각했다.


남은 응어리가 과연 미련인지, 아니면 정말 별 쓸모없는 찌꺼기였는지,


하나씩 들춰봐야 알 수 있었다.


하나씩 정리하기 시작했던 오늘, 그만 놔줘야할 것과 그 빈 곳에 다시 쌓아야할 것들에 대한


여러 상념들이 떠올랐다.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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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3일의 문장


bleib so, wie du bist.

(언제나 너다운 모습이길)


- 독일에서 자주 사용하는 덕담 중 -


ㅁ 나다운게 뭐냐고 물어보고 싶은 이 말이 덕담이라고 하니 참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냥 내 모습대로 살라는 말일까? 그렇게도 해석해보았지만, 그건 그거대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런데 이게 덕담이라니... 잘 모르겠다.


나다운게 아니면 또 어떤가. 아니 그조차도 나다운 모습인 걸지도...


나다운게 뭔지 대답하기도 어려워서, 그냥 지금처럼 살아버리는 것이라면 그것은 그거대로


슬퍼지겠지. 그걸 찾아가는 게 삶이라면 또 나다운 모습이 결국 그렇게 사는 거니까.


언제나 나다운 모습이라...


나는 어떤 사람인가 라는 질문은 애초에 답을 찾는 게 아닐것이다.


이처럼 저 덕담도, 나다운 모습이 무엇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냥 언제나


지금처럼 있어주길 바라는 작은 바람에서 시작된걸지도 모르겠다.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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