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26일의 문장


가슴이 먹먹해지던 어느 날엔가

걷던 길이 막막해졌다.


그 오르막이 그렇게나 높았던가.

한발짝 내밀면

그만큼 하늘이 눈에 들어왔고


조금만 더 걸으면

도착할 것 같았던 세상은

한 발따위로 다가갈 리 없었다.


답답하고 쓸쓸했다.

잘 다스렸던 감정들이

튀어나가려고 발버둥치는 날.


나는 오늘도

나를 토닥일 뿐이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터져버릴지도 모르기 때문에.


[길을 걷다가] - ㅇㅇㅇ


ㅁ ... 오늘은 그저 이 시로 끝맺자. 다른 수식이나 말들을 달 필요가 없다.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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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23일의 문장


추분(秋分)은 24절기의 16번째롤 태양 황경이 180도가 되는 때를 말한다. 양력으로는 9월 23일경에 든다.


- 위키백과 : 추분 -


ㅁ 추분이다. 밤낮의 길이가 같아지는(물론 정확히 같아지는 건 아니고) 시점이라고 부르고,


'이제부터 밤이 더 길다.'라는 선언과 같은 날이다. 이렇게 가을겨울이 시작하듯,


날씨는 이제 추워진다는 의미로도 받아드릴 수 있다.


ㅁ 하지만 난 추분을 보면 그런 것보다 100일을 생각한다. 9월 23일이 되었다는 건,


올해가 100일 남았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물론 추분이 24일이 되는 해도 있지만 그거야 뭐...


어쨌든, 추분이 되면 올해가 100일이 남았다는 걸 알게 된다.


100일. 많은 걸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반면에 생각보다 짧을 것 같은 날이다.


연얘를 할 때 100일은 무척 소중했던 것 같았는데... 그래서 100일이라는 말에


더 큰 의미를 두는 것 같다. 올해도 슬슬 내리막인가보다.


순식간에 가을이 지나가고, 뒤에 겨울이 오다가 보면 어느새 새해가 오겠지.


2019년도 생각해보면 2010년대의 마지막이다. 이제 20년대로 넘어가는 새해라...


새삼 벌써 연말이 된 것 같다. 100일은 또 어떻게 지나갈지 궁금하다.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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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22일의 문장


내게는 좀 더 위험스럽게 살아보고 싶은 욕망이 숨겨져 있었다. 그런 안이한 인생의 기쁨 속에 경계해야 할 그 무엇인가가 숨겨져 있는 것 같았다.


[달과 6펜스](민음사) - 서머셋 몸


ㅁ 위험스러운 욕망은 말그대로 위험하다. 그렇게 살아보고 싶은 마음은


한 쪽에선 위대한 도전, 용기라고 부르고 있을 것이고, 다른 한 면은 오히려 안정감을 깨트리는 몹쓸


욕망, 안정된 삶에 던져진 소란으로 여겨질 것이다.


어느 쪽이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단지 어떻게 받아드리냐의 차이.


우리는 그 경계 위에서 선택을 할 것이다.


그런 욕망은 다른 말로 기회비용이라고도 부를 수 있고, 수많은 선택지로서 말할 수 있다.


어쨌든 그것이 경계해야할 대상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그것이 숨겨져 있다는 것은


전적으로 동의하는 편이다. 숨겨진 것이 어떤 방식으로 발현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한 번 해봐야 아는 것처럼 스스로 숨겨진 걸 들춰내기도 하고,


반대로 어떤 우연한 계기로 드러날 때도 있다.


어찌되었든, 그 욕망이 나에게 다가온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위대한 도전으로서 용기를 낼까 아니면 안정감을 깨트리지 않도록 잘 다스려서 숨겨둘까.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그 순간의 내가 어떤 상황인지, 그게 정말 많이, 아주 많이 중요할 것이다.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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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21일의 문장


이 길에 끝에 뭐가 있을지 모른다.

한번도 만나지 못했지만 가장 가까웠던 친구와 만나게 될지

아니면 뜻밖의 위험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아무것도 알 수 없다.

확실한 건 단 하나.

포기하지 않으면 된다.


드라마 [시그널] 中


ㅁ 굉장히 재밌게 보았던 드라마였다. 기회가 생겨서 이번에 다시 정주행을 했는데,


저 대사가 나름 자꾸 귀에 멤돌았던 것 같다. 거기에 김윤아님의 음악 [길]을 더한다면,


크... 감정에 취한다.


진짜 아무것도 알 수 없는 게 길이든 시간이든 저 앞이다.


어떤 것이든 알 방법은 없는 것 같고, 그렇기 때문에 그걸 알고 싶은 게 사람의 욕망인 것 같다.


그 앞을 준비할 수도 있고, 어떻게 다가갈지 정하는 것만이


지금 내가 놓은 이 곳에서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니까. 저 마지막 문장이 결국은


그것을 말하는 걸테다.


새삼스럽지만, 잘 놓치는 것일지도 모른다. 알면서 자꾸 까먹고 인지하지 못하는 그런 것.


노래와 대사가 무척 절묘하게 좋았던 기억을 가진 채,


드라마 정주행을 마쳤다.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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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19일의 문장


기다리기만 하다가는 꼭 잃을 것만 같아서 다가갔고, 다가갔다가가는 꼭 상처를 입을 것만 같아서 기다렸다. 서성이느라 모든 날들이 피곤했다.


[마음사전](마음산책) - 김소연


ㅁ 마음사전이란 책을 좋아한다. 이 책을 읽어보면, 어떤 단어에 대한 간단한 이야기? 뜻풀이?를


담아두고 있는데, 가끔 뜬금없는 단어에 저런 라임이 섞인 말을 보면서,


마음 한 편이 따듯해지고, 고마웠다. 뭔가 위로받는 기분이 드는 것 같아서 말이다.


정말 저 문장처럼 서성이느라 모든 날들이 피곤했던 것 같다.


그냥 나처럼 나에게 어떤 것도 바라지 않은 채로 살고 싶더라.


그런데 그게 가능할까? 삶에서 나란 존재에 관대해질 수 있을까...


기다리고 다가가는 일이 몹시 피곤한 일이라지만,


서성이는 와중에 스스로에게 수만가지 질문도 던지고,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


언젠가 나에게 소중한 경험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었다.


서성이고 싶다. 모든 날들이 피곤하더라도, 나는 서성이면서


많은 걸 보고 다가가고 또 기다리며 그렇게 살고 싶다.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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