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라 선생님을 위한 비밀 선물>을 리뷰해주세요
클라라 선생님을 위한 비밀 선물 문원아이 11
라헐 판 코에이 지음, 강혜경 옮김, 정경희 그림 / 도서출판 문원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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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초등 4학년. 오스트리아에서는 졸업반에 해당하는 18명의 아이들은 4년간 함께 지냈던 클라라 선생님이 퇴원해 돌아오시는 것을 기다린다. 아이들과 기대와 정반대로 선생님은 머리가 다 빠지고 지친 모습이다. 심지어 서있기도 힘들다.
  선생님은 아이들과 서서히 작별하기 위한 방법으로 바닷가이벤트를 고안한다. 교실 뒤편에 바다를 만드는 것이다. 마치 해변에서 휴가를 즐기는 것처럼 누워서 아이들을 지켜보겠다고 하신다. 아이들은 이 창의적인 이벤트를 즐긴다. 야자수 화분을 가져오고 긴 바다색 긴 천을 가져오고 조개껍질을 가져와 해변을 꾸민다. 긴 비치의자가 놓이고 선생님은 아이들이 수업하는 것을 지켜본다. 마지막 수업은 항상 선생님이 책을 읽어주는 시간이다. 선생님이 책 읽어주는 것도 점점 힘들어져 가고, 여름 방학을 맞는다. 그리고 아이들은 선생님이 다시는 학교에 올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아이들은 선생님을 위한 졸업선물로 마련했던 유럽여행 책이 이젠 더 이상 선생님에게 필요없어졌음을 깨닫는다. 아이들은 선생님에게 꼭 필요한 선물을 생각하기 위해 머리를 짜낸다. 아이들은 선생님이 마지막 여행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그리고 그 여행을 즐겁게 만들어 줄 선물을 마련하기로 한다. 그것은 바로 자신들이 손수 만든 관을 선물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선생님을 위해 관을 직접 디자인하고 의미있는 물건들로 장식하며 선생님을 추억하는 장면은 참 감동적이다. 아이들이 겪게될 최초의 죽음일 수도 있는 선생님의 죽음을 앞두고 학부모들은 조마조마해하며 아이들을 죽음에서 격리시키려 애쓰지만, 아이들은 오히려 선생님들 추억하는 이러한 의식과도 같은 선물준비 과정을 통해서 죽음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선생님이 자신들의 마음 속에 영원히 존재할 것이라는 아름다운 교훈을 스스로 찾아낸다. 

  삶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삶의 이면인 누구나 맞이해야하는 죽음을 긍정적인 가치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따뜻하고 감동적인 책이다. 이 책을 읽은 어린이들은 삶 만큼이나 소중하며, 삶이 꼭 거쳐야하는 마지막 과정인 죽음을 삶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이는 성숙한  마음을 갖게 될 것이다.  

  클라라 선생님은 남편이 설명하는 생애 마지막 받은 선물, 아이들이 만든 세상에서 가장 예쁜 차를 타고 가는 여행을 꿈꾸며 행복한 미소로 눈을 감는다.  책을 덮으며 독자도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그리고 또 한편 눈물이 나온다. 모두가 불편하게 생각하는 여행을 행복하게 마무리짓는데 성공한 클라라 선생님에게도, 아이들에게도 장하다며 박수를 보내고 싶다.  

  "당신이 곧 하게 될 여행을 위한 거야.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차를 타고…….“
  마인데르트 씨는 아이들이 마련한 선물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관이 어떻게 생겼는지, 그 위에 새겨져 있는 사과나무, 바다와 물고기들, 하늘 높이 떠있는 열기구, 천사들의 노래…….
  남편이 조용히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으며, 선생님은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스르륵 눈을 감았다. 영원히…….(p.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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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형, 빈센트>를 리뷰해주세요
나의 형, 빈센트 쪽빛그림책 7
이세 히데코 글.그림, 고향옥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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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전에 자신의 그림이 팔린 적이 거의 없었던 슬픈 화가 고흐의 일생을 재현한 그림책이다. 이제는 너무나 유명해진 고흐를 그림으로 그려서 표현하는 어려운 작업에 이세 히데코가 도전했다. 
  해바라기로 뒤덮힌 관을 든 행렬이 밀밭 가운데를 가로지르며 지나가는 장면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평생 동안 고흐의 후원자이자 상담자였던 동생 테오의 슬픈 어조의 회상이 이 책의 내용이다.

       하늘이 형의 모습을 감추고 있습니다.
       아니, 형은 황금빛 밀밭의 물결 속에 있는 건가요.
       바람도 자는데, 밀 이삭이 수런거리고 있습니다.
       파란 하늘과 쨍쨍 내리쬐는 햇살에 눈이 부셔
       관을 든 친구들의 얼굴이 웃는 듯 보입니다.
       하늘 높은 곳에서 새가 울고 있습니다.
       종다리입니다.
       잘 여문 밀알, 베어진 밀 냄새, 형의 냄새.

       그런데 형은 어디에 있나요? (p.2-3)

  형의 장례식장에서 테오의 기억은 형과 함께 보낸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차분하고도 슬픈 그러나 정감어린 목소리로 하나씩 하나씩 형 고흐에 관한 기억을 독자들에게 들려준다. 형이 좋아했던 책, 어린 테오에게 든든한 형이었던 어린 시절의 고흐, 전도사가 되고자했던 청년 고흐, 그리고 우리가 익히 알고있는 화가가 되어 동생에게 붓과 캔버스를 보내달라고 편지하는 고흐, 조카를 위해 편도꽃을 그려주는 자상한 큰어버지 고흐. 그리고  형의 그림을 한 장도 팔 수 없어서 슬펐던 그림 파는 사람이었던 자신. 간결하지만 압축된 문장으로 39쪽에 걸친 회상으로 고흐의 일생을 모두 재현해낸다.  

  이 놀라운 압축된 문장보다도 더 놀라운 것은 이 문장들 위해 펼쳐지는 이세 히데코의 그림들이다. ‘1990년 이래 줄곧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를 여행하며 고흐의 발자취를 더듬어왔다.’(p.40 후기)는 화가의 말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화가가 오랫동안 고흐를 마음에 담고 살아온 것이 느껴진다. 그러한 세월이 고흐를 닮은 색채로 고흐의 느낌이 묻어나는 터치로 고흐의 이야기를 그릴 내공을 길러주었을 것이다.

  [나의 를리외르 아저씨]에서 투명하고 맑은 수채화로 투명한 동심을 표현했던 이세 히데코가 이번에는 고흐의 정신을 재현하고자 유화붓을 들었다. 고흐가 그렸던 해바라기를 닮은 이세 히데코의 해바라기들, 즐겨 그리던 풍경 속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고흐의 뒷모습까지 담아낸 이세 히데코의 그림들 또한 명작이 틀림없다. 

  좋은 그림책으로 인정받아 오랫 동안 사랑받을 책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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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노트>를 리뷰해주세요
회색 노트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25
로제 마르탱 뒤 가르 지음, 이충훈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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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22년 발표된 이 소설이 놀랍게도 사춘기를 보내는 청소년의 감성을 아직도 대변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어느 시대든지 청춘의 반항과 번민은 그렇듯 본인들에게 무게가 큰 모양이며, 부모들을 한숨짓게 하는 모양이다.

  자크와 다니엘 열 네 살 두 소년, 우등생과 열등생, 구교도 집안과 신교도집안, 기숙학교와 일반학교, 서로 대비되는 여러 가지 상황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향한 우정을 키우며 비밀스럽게 하나의 노트를 주고받는다. 요새 아이들말로 하면 교환일기다.
  두 사람이 읽는 자유분방한 사상이 깃든 책과 시이야기, 둘 사이의 우정을 재확인하는 내용들, 사람들에게 비밀로 하고 있는 자신의 꿈 등으로 채워진 이 노트는 당시의 젊은이들에게는 어떤 것이 고민거리였는지를 잘 보여준다.
  21세기를 사는 우리가 볼 때는 그 모든 내용이 너무나도 건전한 것들 뿐이지만 기숙학교 신부님에게는 이 노트는 이단적이고 위험한 것이 되고 만다.
  자신들의 비밀을 도둑맞았다는 절망감과 자신들이 징계를 받을 수도 있다는 압박감이 이 두 소년을 가출로 내몰게 된다.
 
  여기에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자식의 행방을 찾는 두 집안 부모들의 모습도 대조적이다. 자크의 아버지 티보씨는 집안의 위신과 사회적 위치를 계산하며 아이들을 은밀히 찾고자 한다. 행여나 프로테스탄트집안인 다니엘과 함께 가출했다는 것이 소문날까봐 두려워한다. 그리고 또 한명의 아버지, 다니엘의 아버지는 아들이 가출한 사실조차도 모른 체, 사업을 가장하여 정부들와 지내고 있는 상태이다. 

  이 책이 대하소설 [티보가 사람들]의 첫 번째 권이라는 사실과  7부인 <1914년 여름>으로 1937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점은 이 소설이 문학사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책 뒤편에 이러한 여러 가지를 자세히 서술한 <회색노트 제대로 읽기>가 있어 청소년독자들에게 시대상과 작가, 작품에 대한 이해를 쉽게하고 있어서 책읽기의 좋은 길잡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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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인형의 집>을 리뷰해주세요.
꿈꾸는 인형의 집 푸른숲 작은 나무 14
김향이 지음, 한호진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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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부신 흰 종이가 아닌 눈이 편안한 종이의 특별한 질감이 책장을 넘기는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사실적이면서도 환상적인 느낌을 자아내는 판화 느낌의 일러스트가 인형들의 세계를 표현하는데 그만이어서 눈길을 사로잡는다.
  자칭 인형할머니 김향이씨가 자신이 입양한 인형들의 바라보며 그들의 마음을 읽어내고 담아낸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멀리서 비행기를 타고 도착한 셜리템플 인형의 도착과 함께 인형의 집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상처입고 벌거벗은 셜리 템플인형이 한 가지씩 치료되는 과정을 통해서 인형에게 쏟아지는 조심스러운 관심과 배려가 책 속에 드러난다.
  인형할머니의 상처 치료는 곧 상처 입은 영혼의 치료를 겸하고 있다. 상처 입은 인형 셜리는 밤마다 비밀스럽게 열리는 인형들의 이야기극장에서 꼬마 존, 이쁜이 인형, 흑인인형 주릴리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의 아픈 상처를 이야기하고자 하는 용기를 얻게 된다.
  어린 시절을 떠올려보면 인형은 어린이들에게 비밀의 공유하는 친구가 되기도 하고 상처를 보듬어주는 존재가 되기도 하고 슬픔을 나누는 상대가 되기도 한다. 
  인형할머니는 인형들 각자의 상처를 보며 그 상처의 역사를 만들어내었다. 릴리인형에게는 흑인노예소녀의 아픈 역사를 짐작해내었고, 한국아이의 얼굴을 한 꼬마존인형에게서는 한국 입양아의 슬픔을 읽어냈다. 이쁜이 인형에게서는 60년대 공장에서 일하던 한국소녀의 사연을 찾아내었다.
  셜리템플 인형에게서는 화려한 탄생과 인형의 몸에 남겨진 상처들에게서 오랜 방황과 시련의 이야기들을 재현해내었다.

  어린이들에게 인형의 숨은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풍부한 상상력을 기를 수 있게 해주고 인형에게 사랑과 슬픔을 나누는 법도 알려줄 수 있는 책이다. 책 마지막에는 인형본이 있다. 어린 시절에 어눌하게나마 인형을 만들고 싶어했던 사람이라면 이 인형본을 보고 어떤 희열감을 맛볼 것이다.
  책 마지막에 나오는 인형이야기들의 실제 주인공들의 사진과 인형할머니가 들려주는 그들의 입양에 얽힌 사연들도 또하나의 멋진 이야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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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질이 버티 1 - 지렁이! 꼬질이 버티 1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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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은 꼬질꼬질한 이야기에 열광한다. 왜일까?

  깔끔하고, 단정하고, 예의바르게 행동하자면 아이들은 수많은 잔소리와 규칙들을 지켜야 한다. 기저귀에 실례를 하는 것도 다 용서되던 유아기를 지나서 이제 문명인의 삶^^ 속으로 입문해야 하는 아이들에게 이러한 일들은 갑갑한 속박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니, 지저분하고, 흐트러지고, 맘대로 행동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한없이 사랑받던 행복한 어린 시절로의 회귀인 동시에 새로 생긴 속박들을 훌훌 털어버리는 홀가분한 자유의 충만 그 자체 일 것이다.

  꼬질이 버티는 맘껏 꼬질꼬질해질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랑스런 개구쟁이다. 핑크색 옷을 입고 오라고 한 생일 파티에 지렁이도 핑크색이라는 기발한 착상을 해내는 아이, 그리고 그 기발한 아이디어를 파티에 온 아이들 모두에게 전염시킬 수 있는 매력을 지녔다. 버티가 하면 뭐든지 재미있어 보이는 게 문제다. 비록 부모님들은 싫어하시겠지만...^^

  버티가 하는 일이 꼭 다 나쁜 영향을 끼치는 것만은 아니다. 엄마는 버티 덕분에 꽃꽂이 대회에서 ‘생생한 자연’을 가장 잘 표현한 독창적 작품에 주는 상을 받는다. 엄마는 비록 쓰레기같다고 창피해했지만, 심사위원이 인정한 기발한^^ 작품이 아닌가!

  아이들은 꼬질이 버티를 읽으면서 대리만족을 한다. 감히 이렇게 용감하게 실컷 어지르고 말썽을 부릴만한 배짱이 있는 아이가 얼마나 있겠는가!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서 꼬질꼬질한 상상을 실컷 하며 웃다보면 어느새 마지막장이 된다. 버티의 재미난 말썽을 더 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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