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 않는 국경의 지도책 - 국제 정세의 흐름을 읽는 데이터 지리학
델핀 파팽.브뤼노 테르트레.세마르탱 라보르드 지음, 이수진 옮김 / 윌북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국경'은 당연한 것이라 생각했다. 나라와 나라 사이의 경계선을 명확히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닌가, 싶지만 그런 경계는 언제부터 생겨난 것일까.

눈에 보이지 않는 국경의 지도책은 그 어원을 찾아가는 것은 아니지만 오늘날 전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온갖 분쟁과 이슈들을 한눈에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는 자료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와 북한 사이에 그어져 있는 군사분계선은 휴전선이라고만 불렀었지 그것을 국경이라고 생각해본적은 없는 것 같다. 제일 먼저 이 책을 펼쳤을 때, 남북한의 경계선을 어떻게 표시했을지 궁금했는데 저자의 입장에서는 휴전선이 아닌 국경선이라고 생각을 하는 듯 했다. 사실 유럽연합이 유럽 내 국가간의 경계에 대해 심각하게 구분을 두지 않는 것 처럼 언젠가 우리도 - 두개의 국가 두개의 정부가 변함없이 유지된다 하더라도 여권없이 마음대로 지나가고 교류할 수 있다면 우리가 해상을 거치지 않고 유럽대륙으로 갈 수 있는 것도 꿈이 아닌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잠시 해 봤다. 


이 책은 지리적, 정치적인 국가 경계뿐만 아니라 시대의 흐름에 따른 문화적 경계와 자연환경의 변화에 따른 국경의 변화, 최근의 코로나팬데믹으로 인한 바이러스의 경계에 대한 언급도 하고 있어서 세계 정세에 대한 여러가지 이슈들을 확인해볼 수도 있고, 특히 지도로 표현되어 있어서 국가간 분쟁의 원인이 되는 지리적인 요충지 역할을 조금 더 쉽게 파악할 수 있어서 이해하기가 더 쉬웠다. 


마약 밀수나 관세, 불법 이민 등의 문제로 국경에 장벽을 세우고 있는 국가도 있으며 영토분쟁이 있었던 지역은 끊임없이 분쟁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런 문제들을 단순화 시킬 수는 없지만, 지도를 펼쳐놓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분쟁지역에 대한 문제를 살펴보면 왜 그 지역에서 전쟁이 시작되는지 알 수 있다. 국제적인 승인이 없더라도 일단 전쟁을 시작해버리면 그것을 막을 수 있는 힘은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종교적인 갈등, 소수민족의 독립성, 정치적 신념... 이런 것들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것이다. 


튀르키예와 그리스를 여행할 때, 버스를 타고 다리를 건너며 두 나라의 국기가 걸려있는 그 지점이 국경이라는 이야기에 재미있다며 사진을 찍어댔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 인간이 그어놓은 경계선이 과연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인지 의문이 생긴다. 

"국경을 지우고, 관세를 없애고, 병사를 없애라. 다시 말해, 자유로워져라. 그러면 평화가 뒤따를 것이다."- 빅토르 위고(195)의 말은 실현 불가능한 꿈일뿐일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국경은 상황에 따라 평화의 원인이자 결과가 될 수도 있고 반대로 전쟁의 원인이자 결과가 될 수도 있다.

대개 국경은 전쟁의 원인이 되기보다는 구실이 된다.
12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이 집은 내 것이 아니다. 나는 이 집을 소유한다기보다는 보살피는 것에 가깝다. 이런 생각이 떠오른 것은 장미 덩굴에서 늙은 줄기를 잘라내는 작업을 하던 도중이다. 나는 장미를 좋아하지 않지만, 장미가 이 집에 딸려왔기 때문에 보살핀다. 장미를 가지치기하는 동안, 이모든 것 - 장미가 타고 오르는 벽돌담, 욋가지와 회반죽,
구리 배관, 참나무 마루, 석탄실, 이 모든 것을 떠받치는갈라진 바닥판이 선물이라는 느낌이 든다. 내가 받는선물이 아니라 미래가 받는 선물이다. 이 집은 내 손을 거쳐 갈 뿐이다. 이것은 구입이 아니라 살림이다.
나는 집에게 봉사한다. 이 진실은 또 다른 진실과 결합해 있으니, 집도 내게 봉사한다는 것이다. 나는 이 자산을 담보로 돈을 빌릴 수 있고, 만약 매사가 순조롭다면 이 자산의 가치는 계속 커질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이 집을 사기 전에 할아버지가 내게 경고했다. 집은 사는 곳이라고. 투자가 아니라고. 49-50 - P4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미안하지만 싫습니다 - 무례한 세상에 보내는 깍듯한 디스
정준화 지음 / 몽스북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의 가장 놀라운 점은 독설이 아니라 예의다"라는 추천사에 혹했다. 싫은 것에 대해, 개인의 취향이라고는 하지만 내가 싫어하는 것에 대해, 특히 예의없는 것들에 대해 자분자분 싫다고 표현한다는 것에 어쩌면 나 역시 쾌감을 느낄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희망을 갖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프롤로그부터 조목조목 공감 백만배를 하며 읽기 시작하게 된다. 어쩌면 이렇게 차분하게 예의 없는 세상을 향해 외쳐댈 수 있을까 라는 감탄을 하며.


그런데 솔직히 말하자면 프롤로그에서의 그 시원함이 정작 에세이 본문으로 들어가면 그 예의있음에 조금은 맥이 빠지는 느낌이었다. 언젠가 금연구역인 사무실 건물 안 화장실에서 습관적으로 담배를 피우는 직원이 있다는 하소연에, 다음번에 또 그 직원이 담배를 피면 양동이에 물을 받아서 담배 연기가 나는 곳에 뿌리며 불이야! 라는 소리를 지르라는, 현실적으로는 가능할까 싶지만 상상만으로도 유쾌해지는 그런 이야기가 담겨있지 않을까 라는 기대를 해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가만 생각해보면 이건 예의를 차리는 것은 아니지 싶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사람에 대해, 세상에 대해 그냥 까대는 뒷담화가 아니라 부조리한 세상에서 부조리한 인물들을 만나게 될 때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자세에 대하여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간혹 공감이 부족할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단순히 '싫어!'를 외치는 것이 아니라, 아니 가끔은 인간적으로 '난 그냥 싫어'라고 할수도 있음을 인정하며, 그 싫은 것들에 대해서도 정중하게 조목조목 설명을 하고 있다. 


속이 시원하게 풀리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래도 무례한 사람들과 무례한 세상에 대해, 큰소리로 떠드는 사람들이나 간접흡연을 하게 하는 사람들이나 하는 자기만 아는 안하무인들에게, 때로는 조롱거리가 되는 가족들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애써 화를 참거나 버럭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가볍게, 한없이 가볍게 '난 네가 싫은데'라는 마음 가짐으로 툭 던져넣을 수 있게 되기는 한다. 사실 뭐라 딱히 꼬집어 이야기할수는 없지만 이 책을 읽은 내 마음은 그렇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깁스 일기
사소한 지음 / 소동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읽기 전에는 단순히, 어느 일정 기간동안 깁스를 하게 되었으며 당연히 깁스를 풀게 되었으니 그림일기책을 펴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깁스를 하면 일상의 불편함이 예상되었기에 그에 따른 에피소드를 재미있게 표현한 그림책일까 싶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다리 신경의 이상으로 긴 시간동안 다리에 깁스를 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 단순 골절이라면 대부분 뼈가 붙으니 재활도 쉬울 것이고 그런 경우라면 다시 걸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한 희망의 확신으로 일상이 그리 힘들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신경이상으로 다리를 못쓰고 깁스를 하게 되었다면 어떤 마음이었을까...


처음 책을 펼쳐 읽었을 때는 소소하고 성실하게 그려낸 그림 일기라는 생각을 했다. 갑자기 다가온 불편함에 마음이 자라지 못하는 가시나무밭 속에서 지내는 것 같기만 하지만 이대로 지낼수는 없음에 조금씩 세상 밖으로 나가는 모습이라고 생각했는데, 저자의 이야기를 읽고 두번째 책을 펼쳤을 때는 또 다른 느낌이 들었다. 그저 담담하게 표현하고 그려내고 있지만 그 마음속에 담겨있는 깊은 좌절과 불안이 느껴졌고, 그 불안을 그대로 두고 볼수는 없어서 조금씩 세상밖으로 나오기 시작했을 때의 표현은 단순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쩌면 이 책은 깁스를 해서 불편함을 느끼다가 그걸 극복하고 마침내 해방감을 갖게 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예상이 되는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으로 가볍게 읽을수도 있지만, 깁스를 한 불편함이 한때의 짧은 불편함이 아니라 언제 끝날지 모르는 불안과 좌절을 담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을 극복하고 조금씩 일상에서 희망을 찾아가는 이야기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마음으로 천천히 그림과 글을 읽어본다면 더 좋은 그런 그림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