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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자일스의 나환자 ㅣ 캐드펠 수사 시리즈 5
엘리스 피터스 지음, 이창남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8월
평점 :
성 베드로 성 바오로 수도원에 결혼을 앞둔 상속녀 이베타가 보호자인 삼촌 부부와 함게 찾아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녀는 예비 신랑인 돔빌이 아닌 조슬린을 사랑하고 있으며 조슬린은 수도원에서의 신성한 결혼식에서 이베타가 혼인을 거부하고 자신에게 오게 될 것이라고 믿고 있으며 그녀와 함께 도주할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결혼식에 나타나지 않은 돔빌은 시신으로 발견되고 이베타의 숙부에 의해 조슬린이 가장 유력한 범인으로 지목된다. 감옥에 잡혀 들어가기 전에 도망 친 조슬린은 나환자들을 수용하고 있는 세인트자일스의 병원에서 숨어 지내게 되는데......
세인트자일스 병원으로 찾아 들어오게 된 라자루스의 정체, 결혼식 전날 숙소로 돌아 온 흔적 없이 숲길에서 살해당한 시신으로 발견된 돔빌의 마지막 행적과 그를 살해한 범인의 정체 그리고 이베타의 삼촌 피카르 역시 죽임을 당하는데 그를 죽인 범인의 정체 등 여러 의문의 사건이 발생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캐드펠 수사 역시 자신의 지식을 총동원해 시신을 살펴보는데.....
범인이 밝혀지는 과정이 흥미롭게 읽히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구체적이고 논리적인 추론으로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보다 더 많은 서사를 갖고 있는 등장 인물들의 모습이 더 흥미로웠다. 가장 놀라웠던 것은 라자루스 - 부활한 성인의 이름으로 등장하는 것도 의미심장하지만 그가 행한 합법적인 정의로움은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역시나 성 베드로 성 바오로 수도원의 수사 마크의 성실함과 책임감은 살인자 누명을 쓴 조슬린의 무죄를 입증하는 증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그의 존재감을 더 잘 드러내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세인트자일스의 나환자'편에서 가장 큰 조재감을 드러낸 것은 오스윈 수사가 아닐까 싶다.
캐드펠 수사가 애지중지 만들어 낸 약병을 엎어버려서 캐드펠이 사건에 개입하게 되는 우연을 만들어내지만 그 자신이 어떤 의미로 말을 하고 있는지 전혀 깨닫지 못하지만 캐드펠 수사에게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중요한 말을 하게 된다. 셜록 홈즈가 논리적 추론에 생각이 막혔을 때 왓슨이 별 의미없이 툭 내뱉은 말이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나가게 하는 상황처럼 보이는 그 장면이 이 소설의 또 다른 정점이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사실 이제 시리즈의 다섯권쯤 읽고 있으려니 논리적인 사고, 이해력, 주론 다 상관없이 어떤 인물이 배신자이며 범인인지 눈에 빤히 보이고 있어서 범인 찾기는 그리 크게 중요하지 않게 된다
끝이 좋으면 다 좋다,라는 말을 입중하고 싶은 것인지 캐드펠 수사의 사건 해결은 모두 해피엔딩으로 기분이 좋아지는데 이 책의 편집에 있어서는 조금 아쉽다. 일정이 촉박한 탓이었는지 오타가 좀 많이 보였고 이전 책에서는 주석번호만 보이고 실제 주는 달리지 않은 것도 확인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다 이해하고 너그러이 넘겨버릴 수 있다. 그 이상으로 캐드펠 수도사 시리즈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벌써부터 다음 권이 기다려질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