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레루 (ゆれる) - O.S.T.
Various Artists 노래 / Kakao Entertainment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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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많은 사람이 외쳤다.
'유레루' 봤어?
어, 그걸 못봤단 말야?

오다기리 죠, 때문에 그런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닐것이다.
유레루 디비디가 나오면 질러주겠다는 사람도 있지만, 여전히 내가 그 영화를 보지 못했다는 것은 이상한 눈초리를 받는다.
- 하지만 어쩔건가, 내가 사는 곳에서 개봉하지도 않는 영화를 어찌 본단 말인가. 아무리 그동안 그런 영화를 야금야금 보긴 했었지만.


영화를 보지 않고 음악을 듣는 짓은 많이 했지만, 유레루 OST를 받고서는 잠시 망설였었다. 조금만 더 참아볼까?
음반의 겉표지를 보고 며칠이 흘렀고, 오늘은 드디어 속을 뒤졌다.
내 귀에 들려오는 건 유일하게 '다이조구'(아마 일본어로, 괜찮아, 라는 뜻이겠지?). 그렇게 천천히 아주 낮은 음성으로 '괜찮아' '괜찮아'....

하지만 난 괜찮지 않아. 영화가 보고 싶어 미치겠는걸!


음반이 한바퀴 도는 삼십분 오십일초,는 너무 짧다.
그리고 저 비닐에 담겨 소중하지 않은 듯 담긴 시디의 형태는 무지무지 맘에 안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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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춘 2006-12-05 0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유레루를 못봤어요... 엉엉...

chika 2006-12-05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엉엉~ ㅠ.ㅠ
(조만간 디비디가 나올거라는 소문도 있지만... 아직은 없네요. 엉엉~ )
 
GO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2월
구판절판


나는 소설의 힘을 믿지 않았다. 소설은 그저 재미있기만 할 뿐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다. 책을 펼치고 덮으면 그것으로 끝이다. 단순한 스트레스 해소용 도구다. 내가 그런 말을 하면 정일이는 늘 이렇게 말한다.
"혼자서 묵묵히 소설을 읽는 인간은 집회에 모인 백 명의 인간에 필적하는 힘을 갖고 있어"
내가 전혀 이해하지 못할 소리였다.
"그런 인간이 늘어나면 세상은 좀 더 좋아질 거야"
정일이는 그렇게 말을 이으며 다정하게 미소를 띤다. 그러면 나는 왠지 이해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84-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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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6-12-04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멋있는 책'이란 바로 가네시로 가즈키의 책을 말하는 것이다! 라고 해 주고 싶지만.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은 내가 아무리 이해한다고 해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디아스포라 기행을 읽을때와도 다르고 박치기라는 영화를 볼 때와도 다르다.

진/우맘 2007-03-02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밑줄긋기 하려고 들어왔더니, 뭐야~ 치카님에게 진작에 새치기 당했네요.^^
 
플라이, 대디, 플라이 더 좀비스 시리즈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2월
구판절판


자신의 힘을 과신하면 넘어지는 법이야. 그 앞에는 두 가지 패턴밖에 없어. 무서워서 어떤 선을 그어두고 그 안에 머물든지, 포기하지 않고 한계 이상을 추구하든지.-157쪽

폭력은 그냥 폭력일 뿐이야. 그리고 사람에게 휘두르는 폭력은 반드시 자신에게로 돌아오게 되어 있어.
되돌아온 폭력을 다시 되돌려주려고 폭력을 휘둘러. 그런 반복이야. 그러므로 폭력의 사슬에 휘말려 들고 싶지 않다면, 가능한 한 상대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이긴 다음, 폭력세계에서 산뜻하게 도망치는 거야. 그리고...
중요한 것을 지키고 싶은 거지?-159쪽

힘은 머리에서 태어나서 자란다는 걸 알아야지. 머리로 안된다고 생각하는 순간, 힘은 죽어버려.-167쪽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어. 혼자서 싸운다는 게.
어떤 사람이라도 싸울 때는 고독해. 그래서 고독마저도 상상을 해봐. 그리고 불안이나 고뇌가 없는 인간은 노력하지 않는 인간일뿐이야. 정말 강해지고 싶으면 고독이나 불안, 고뇌를 물리치는 방법을 상상하고, 배워보는 거야. 자기 힘으로. '높은 곳에는 타인의 히으로 올라가서는 안된다. 남의 등에 머리를 올려서는 안 된다'
누구?
니체.
(*************- ^^ 끝에 덧붙인 순신의 말이 귀엽다,라고 느껴지는.)-184쪽

변화도 없이 늘 정해져 있는 일상을 그렇게 지겨워한 주제에, 정작 그 일상에서 벗어난 일이 일어나자, 너무 귀찮아서 안 보이는 척 못 들은 척하며 일상에 달라붙어 있으려 하고 말이지. 아니,그것뿐만이 아니야. 왜 내가 이런 꼴을 당해야 하느냐고, 하루카를 원망하기도 했어.그런 나를 용서할 수 없었어.... 그애가 어떤 곤경에 처하더라도, 전세계가 그 애의 적이 된다 해도, 무조건 지켜줄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는데도... 나는 나의 약점에서 눈을 돌려버리고 말았어. 서글픈 일이야. 정말로....
이 나이가 될 때까지 강하거나 약하거나 아무래도 좋은 그런 생활을 해 왔지만, 자네들을 만나면서 나는 바뀌었어. 이제는 절대로 나의 나약한 점에서 눈을 떼지 않을 거야. -2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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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히데오 지음, 임희선 옮김 / 북스토리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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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저씨, 오쿠다 히데오, 이 아저씨 몇년생이예요?
어라? 59년에 태어나셨네. 그리고 이 책은 '여자들을 위한, 여자들에 의한, 여자들의 이야기'를 쓴 것이라고?

조금씩 힐끔거리며 봤던 일본 드라마의 한 편을 보는 듯한 느낌으로 책을 읽다가, 원래 처음엔 단편 하나만 읽고 다른 일을 하자는 마음이었는데 단숨에 끝까지 다 읽어버렸다. 아주 재미있게 읽었는데 너무 단숨에 읽어버려 그런가? 마음 한 구석이 아쉽다.
여자들을 위한 여자들에 의한 여자들의 이야기를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술술 읽히게 써내버린 오쿠다 히데오씨는 혹시 여자로 위장해서 대기업의 종합직 여직원으로 근무를 해 봤던거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해 봤다. 물론 그럴리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왜 이 아저씨는 이렇게 잘 알고 있는거야?
처음 생각은 그랬다. 하지만 중간쯤 갑자기 의혹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여자들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처럼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여자들의 개인주의적이고, 겉치장에만 신경쓰며 '여자'인 것을 하나의 무기처럼 사용하고 있다고 여자들을 비꼬고 있는 건 아닐까? 라는 의혹말이다.
그런데 그런 의혹은 '히로'를 읽으며 사라져가기 시작했고, '걸'을 읽을즈음에는 '아, 그냥 인정할 건 인정해야지 안그래?'라는 전폭적인 지지가 느껴져버린다.
"여자는 즐거워야지"

한 권의 책에 다섯개의 단편이 담겨있고, 그 다섯편의 단편으로 작가는 직장여성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정말 여자들에게 바치는 헌사처럼 반짝거리며 재미를 주고 있다.  무겁고 심각하게 칼을 들이밀 곳이 있었던가? 그래, 어쩌면 있을지도. 하지만 지금 내 마음은 그저 그리 무겁지 않고 가볍게 '즐거워야 한다'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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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귀야행 14
이마 이치코 지음 / 시공사(만화)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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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요괴가 깊이 관여해선 안 된다고.
인간은 요괴의 마음을 해치고 요괴는 인간의 마음을 해친다.(138)

이번 14권의 주제는 저것일까? 글쎄, 확신이 안가지만 내게 가장 강하게 남는 것이다. 과거와 현재가 마구 뒤섞이고, 등장인물들의 얼굴마저(!) 마구 뒤섞여버리는 열악한 상황이지만, 그래서 더 묘한 매력이 느껴지는 책이 백귀야행,이려니 하는 생각이 든다.

요괴와 사람의 마음이 서로를 해치며 운명처럼 달라붙어 지내게 되지만 그 모든 것은 집착과 미련에서 나온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욱 궁금해진다. 파수꾼의 휘파람편에서 사부로의 선택은 어찌 될 것인지. 

등장 인물의 이름을 보지 않으면 누가 누군지 단박에 알아맞히기 힘들었지만, 그래도 마지막 '조력자'편에서 리쓰의 할아버지 가규의 젊은 시절 이야기가 재미있기는 했다. 천상의 우두머리는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대략적으로만 읽은 느낌이다. 확실히 이해하지 못했단 뜻이다. 마루밑의 현자, 에서 인간과 요괴의 관계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 되고 있다. 아니, 그래서. 나는 '요괴'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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