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곰은 북극 가장자리의 동물이다. 북극곰은 해빙 테두리와 해수면, 대륙 해안에서 사냥한다. 말 그대로 얼음곰이다. 북극곰이 지배하는 세계는 햇빛이 점점 짧아지는 시기에 형성되었다가 봄이 되면 사라진다. 북극곰은 홍합과 켈프를 찾아 바다밑바닥까지 잠수한 다음, 돌아올 때는 거울처럼 잔잔한 수면 위로 소리 없이 고개를 내밀고 잠자는 물범이 없나 살핀다. 해안에서 32킬로미터나 떨어진 바다에서도 북극곰은 물고기 떼와함께 물을 젓는다. 바다곰이다. 겨울이 되면 회색곰은 동면하는반면 북극곰은 해빙 위로 나와 사냥한다. 여름이면 북극곰은 수백 킬로미터나 떨어진 내륙 쪽으로 방향을 틀어 시로미와 블루베리로 성찬을 벌인다. - P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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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에서 올라오면서 받은 전반적인 인상은 매우 복잡한 세계에서 아주 단순한 세계로 이동한다는 느낌이다. 어느 한 종의나무가 두드러지지 않는 남쪽의 혼합림을 지나다가 어느 순간산등성이에 보이는 유일한 녹색이 한두 종의 나무로 구성된 침엽수림으로 바뀌는 때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단순하다는느낌은 뭔가 환상 같은 것이다. 야생의 우아함을 간직한 북극의 생태계도 열대 생태계만큼이나 세련되고 복잡하다. 그저 움직이는 부분이 적을 뿐이다. 편평하고 탁 트인 툰드라에서는 그움직이는 부분을 훨씬 잘 포착하고 관찰하고 설명할 수 있다.
북극 생태계의 복잡성은, 말하자면 열대의 한 구역에 서식하는100종류의 딱정벌레 사이에 형성되는 난해한 먹이 선호관계 같은 것이 아니라 극단적인 빛과 온도 구간에 대한 주기적인 적응의 복잡성 같은 것이다. 계절에 따른 이주 동물들의 대규모 이동 같은 것이고, 계절에 따라 변동하는 개체 수처럼 급격하지만자연스러운 적응 같은 것이다.
그러나 적도에서 북방으로 온 우리 눈에 가장 분명하게 보이는 큰 변화는, 이 땅이 개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비전문가의눈에도 이 땅은 생명의 요소들, 즉 흐르는 물이나 빛, 온기 같은것들이 결여된 절대적인 한계 지역으로 보인다. 인간이라는 동물의 관점에서 보면 이곳은 절대 자식을 낳아 기를 수 있는 곳이 아니다.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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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윌리엄 포크너의 명구가 생각났다. "과거는 죽지 않았다. 과거는 심지어 지나가지도 않았다."
누구나 아픈 기억과 상처가 있으면 이를 덮어 버리거나 묻어 버리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과거는 그림자 같고, 지나간 일들은 다시 반복된다. 과거가 있는 한 귀신은 존재한다. 인간 세계 곳곳에 귀신들이 도사리고 있다. 어쩌면 우리 모두 귀신인지도 모른다. - P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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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하라 죽이기 - #퍼뜨려주세요_이것이_진실입니다
도미나가 미도 지음, 김진환 옮김 / 라곰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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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뜨려주세요_이것이_진실_입니다


언제부터인가 가짜 뉴스의 폐해가 심각해지고 있고, 이슈가 되는 이야기라면 쉽게 떠들어대며 자세한 내막을 모르는 이야기라도 '했다더라' 식으로 여기저기 떠벌리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누군가의 표현처럼 '아님 말고'식 이야기가 너무 많이 떠돌고 있어서 '아이하라 죽이기'라는 소설을 접했을 때 대충 어떤 이야기인지 짐작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일본 인터넷소설상을 받았다고 하니 읽기에도 큰 부담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실제로 흡입력있게 빨려들어가게 되는데,, 이야기의 구성은 생각이상으로 탄탄하다. 


'아이하라 죽이가'에서 이야기하는 아이하라 히카루는 하르모니아 호텔의 예식부에서 근무하는 웨딩 플래너이다. 히카루는 본연의 성실함과 책임감으로 열심히 일을 하며 에이스로 부상하기 시작한다. 히카루는 찾아오는 커플들과 상담을 하며 계약을 성사시키면 준비부터 피로연까지 모든 것을 다 맡아서 하고 싶지만 계약자들 모두를 감당할 수 없어서 계약이 성사된 커플의 플래너는 다른 직원에게 담당하게 할 수밖에 없다. 슈헤이와 시에리 커플 역시 그런 이유로 히카루의 선배인 미노가 담당자로 정해졌다. 키하루는 본인이 계약을 성사시켰기에 그 커플의 진행상황에 자꾸만 제동이 걸리고 담당인 미노가 상담 약속시간까지 지키지 않는 것을 보며 걱정스러워한다. 어떻게든 결혼식과 피로연까지 진행이 되기는 했지만 근본적으로는 미노의 무능력과 무책임으로 인해 생겨난 문제가 연관부서의 실수를 유발하고 많은 것들이 엉망이 되고만다. 결국 결혼식 이후 슈헤이와 시에리 노마구치 부부는 정식으로 하르모니아 호텔측에 항의를 하고 담당자의 사과를 요구하는데......


소설은 무책임한 관리자가 문제가 발생하면 회사대신 직원 한 개인의 책임으로 돌려버린다거나 무능력한 상급자로 인해 얼마나 많은 문제가 발생하며... 라는 조직생활에서의 비리 문제라고 할수도 있지만 주된 주제는 문제를 일시적으로 무마하려는 시도로인해 아무런 잘못이 없는 한 유능하고 책임감있는 사람을 어떻게 말 한마디로 매장시켜버릴 수 있는지, sns의 부정적인 위력을 보여주고 있다. 현실감 넘치는 묘사가 실제있었던 사건을 다루었다고해도 믿을 수 있을정도인데 사건의 발생과 진행, 그리고 결국 변호사의 개입으로 소송전까지 가야만 한다는 것을 보며 결국 세상은 '진실'이 무엇인지에 대한 관심은 없는 것일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이하라 죽이기의 이야기에 빠져들게 하는 매력은, 내 개인적으로는 사건 발단의 원인 제공자인 무능력하고 무책임한 마노에 대한 묘사가 내 직장생활에서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인물이어서 더 이입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시노미야는 문장을 눈으로 좇으며 ''핸런의 면도날'을 떠올렸다. '어리석음으로 충분히 설명되는 일을 악의 탓으로 돌리지 말라'는 뜻이었다. 결국 미노의 무능함이 소란을 만들고, 악의를 찾아내려던 사람들이 일을 키운 셈이다. 단지 작은 실수들이 겹쳤을 뿐인데"(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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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병원 다녀온 후 바로 마셔볼랍니다. 지금까지의 커피중 가장 기대됨. 향에 약해 그런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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