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구단 목간의 발견2011년 부여 쌍북리 한 공사장에서 주목할 만한 목간 1점이수습되었다. 출토당시에는 관청의 문서나 물건 운송 꼬리표라고 여겼으나 2016년 한국목간학회의 발표에서 <구구단 목간>의 가능성을 제기하였다. 구구단에 관한 기록은 《삼국사기》에있지만, 유물로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길이 30.1cm, 너비 5.5㎝로 잘 다듬어진 소나무 판재에 먹으로 쓴 글씨(묵서)가 확인되었고 총 103자로 먼저 9단부터 2단까지 총 8단을 칸을 나누어 구획하고 동일한 숫자는 부호(:)로 표기했다. 형태에서도 손에 쉽게 쥐고 활용할 수 있는 직사각형이었다. 출토된 위치는 백제의관청과 관영 창고, 공방 관리시설이 집중된 곳이어서 관리들이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가 예산을 담당한 관리들이 구구단을 이용하여 검산할 때 이 목간을 이용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정확한 용도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지금까지 <광개토대왕릉비>, <삼국유사 등의 자료를통해 구구단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으나 실물로는 확인할 수없었다. 중국에서는 1930년대에 ‘거연한간‘에서 구구단 목간이 처음 발견되었고, 2002년 후난성 산 리에 유적>에서 기원전3세기경 진나라 때의 구구단 목간이 출토되었다. 일본은 <나라헤이조쿠 유적>, <나가노현 야시로 유적>, <니가타현 오자와야치 유적>에서 7세기 후반의 구구단 목간이 발견되었다. 일본은이를 근거로 구구단이 중국에서 한국을 거치지 않고 일본으로바로 전래했다고 주장해왔으나 6세기 백제 <부여 쌍북리 구구단 목간>의 발견으로 동아시아의 문물 전파 경로가 ‘중국 한국 일본‘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다시금 증명되었다. 특이한 점은 우리 목간은 중국과 일본과 달리 단별로 구분하는 등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구구단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14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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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목 좌식 테이블 - 책 읽는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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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접이식 탁자보다 조금 높기는 하지만 큰 불편함은 없음. 접이식다리도 힘안들이고 접고펼수있어서 좋은데 높이에 비례해 조금만 더 넓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 그래도 이런 탁자를 배송료도 없이 그 가격에 받을 수 이는 건 알라딘뿐이라 생각하면 나름 만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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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우스에게는 삶이 혹독하여졌다. 자기의 옷과 시계를 먹고 사는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는 흔히 사람들이 ‘미친 암소‘˝라고부르는 그 형언할 수 없는 것을 먹을 만큼 궁핍하였다. 그 끔찍한 궁핍이란, 빵 없이 지내는 날들, 잠잘 수 없는 밤들, 불 켜지 못하는 저넉들, 불기 없는 아궁이, 일거리 없이 지내는 여러 주간, 희망 없는미래, 팔꿈치 뚫어진 상의, 젊은 아가씨들의 웃음을 자아내는 낡은모자, 방세를 내지 못하여 저녁에 돌아와도 열리지 않는 문, 건물 수위와 싸구려 식당 주인의 무례함, 이웃 사람들의 낄낄거리는 소리,
온갖 모멸감, 짓눌린 존엄, 닥치는 대로 하는 일들, 역겨움, 씁쓸함,
낙담 등이었다. 마리우스는 그 모든 것들을 어떻게 삼키는지를 배웠고, 오직 그것들밖에 삼킬 것이 없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사랑의 욕구가 태동하는지라 오만도 필요했던 나이에,
그는 자신이 남루한 옷차림 때문에 비웃음당하고 가난 때문에 우스꽝스러운 사람 취급 당하는 것을 느꼈다. 황제와 같은 긍지가 심장을 한껏 부풀리는 나이에, 그가 자기의 구멍투성이 장화를 내려다보기 한두 번이 아니었으며, 그리하여 부당한 수치심과, 가난으로 인하여 얼굴을 붉히는 비통한 현상을 알게 되었다. 놀랍고 무시무시한시련인 바, 약한 이들은 그것을 통과하며 야비해지는 반면, 강한 이들은 숭고해진다. 그 시련은, 운명이 비열한 거지 녀석이나 신에 가까운 위인 하나가 필요할 때마다, 그를 주조하기 위하여 사람 하나를 던져 넣는 도가니이다.
왜냐하면, 작은 투쟁들 속에서 많은 위대한 행위들이 이루어지기때문이다. 결핍과 치사함의 숙명적인 침범에 맞서, 어둠 속에서 필사적으로 자신을 방어하는, 끈덕지고 아무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용맹들이 그 속에 있다. 어느 시선에도 보이지 않고, 어떤 명성도 보상해 주지 않으며, 어떤 취주악도 환대하지 않는, 고결하고 신비한 승리들이다.
삶, 불행, 고립, 내버려짐, 가난 등은 각자의 영웅들을 가지고 있는 전쟁터이다. 그 영웅들이 어둠에 가려 있으되, 때로는 이름 떨치는 영웅들보다 더 위대하다.
견고하고 희귀한 천성들은 그렇게 만들어진다. 가난이 거의 항상계모이되, 가끔은 생모이기도 하다. 결핍은 영혼과 지성의 힘을 잉태시킨다. 절망은 의연함의 유모이다. 고결한 이들에게는 불운이 좋은 젖이다.

157-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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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인 - 온전한 나를 만나는 자유
서지현 지음 / 미다스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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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각자, 또 함께 삶을 짓는다. 당신만의 근사한 아날로그를 힘껏 응원한다"(246)


이 책은 영어를 가르치다 은퇴를 하고 전업주부가 된 서지현 작가의 소신있는 아날로그적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을 읽기 전에는 아날로그를 대표할 수 있는 사물들에 대한 이야기인 줄 알았다. 자판을 두들겨 글을 작성하는 것보다 연필을 깎으며 글짓기를 하고 차를 타고 쉽게 이동하는 것보다 두 다리로 뚜벅뚜벅 걸으며 미처 발견하지 못한 풍경을 바라보는 그런 이야기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단지 사물에 대한 이야기만이 아니라 삶의 이야기도 담겨있었다.


아이의 망가진 인형을 쉽게 버렸다가 울음을 터뜨린 아이를 보며 쓰레기통을 뒤져 떨어져나간 인형 다리까지 찾아내 끝내 수리를 하고 아이의 품에 맡길 때, 어머니가 한달 월급을 열달로 쪼개며 구입한 한국문학전집이 미니멀라이프를 추구하기 위해 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닌 어머니에 대한 마음과 추억을 담고 있는 것임을 깨닫게 될 때, 중고운동화의 구매가보다 수선비가 더 든다해도 세상의 계산이 아니라 물건을 어루만져주는 수고에 더 큰값을 치르는 것이 당연한 것임을 이야기할 때...

아날로그적인 삶이 무엇인지를 새삼 떠올려보게 된다. 


"아날로그적 삶은 단순한 추억팔이가 아니다. '과거의 나'와 '오늘의 나'가 아름답게 연결되는, 연속성 있는 삶의 이야기다. 사고와 감정이 과거에 매여 오늘의 삶의 기준을 잃어서야 될까. 오히려 풋풋했던 지난날의 이야기가 농익어가고, 그것이 오늘의 나를 더욱 크게 하길 진심으로 바라게 된다"(63)


어린 시절의 이야기, '오빠'를 연호하며 연예인에 열광해보지 못한 이야기, 빨강머리앤에 심취하고 오래오래 곁에 두고싶은 애착에 대한 이야기... 분명 다른 삶을 살아왔지만 비슷한 감성의 느낌이 있어서 그런지 때로는 내 이야기같다는 생각을 하며 읽고 때로는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한 통찰을 느끼며 책장을 넘기다보니 작가의 말이 다시 와 닿는다. "우리는 각자, 또 함께 삶을 짓는다"

우리 모두 각자의 근사한 아날로그를 힘껏 응원하며 오늘도 소신껏 내 삶을 지어나가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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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고 싶은 수학
사토 마사히코.오시마 료.히로세 준야 지음, 조미량 옮김 / 이아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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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고 싶은 수학'이라니 제목부터가 심상치 않았다. 내게는 여전히 수학이라는 개념보다는 단순계산식을 하는 산수가 더 수학이라는 개념을 떠올리게 하고 있는데 조금씩 깨져가고 있는 그 생각을 확실히 바꿔줄 수 있는 책이 아닐까,라는 기대로 이 책을 펼쳐보게 되었다. 수식보다 일상의 사진과 그림이 더 많이 실려있는 수학책이라니 색다른 책이라는 느낌보다 오히려 내가 쉽게 이해하기 힘든 공간 도형문제들이 많으려나 라는 생각이 들며 동시에 내가 풀 수 있는 문제가 하나도 없다면 그것 또한 책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려 책 읽기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이 책은 계산식으로 풀이를 하는 것이 아니라 사진을 통해 문제풀이를 제시하고 있다. 가장 현실적인 것은 크기가 다른 초콜릿이나 치즈를 더 많이 먹을 수 있는 방법 혹은 똑같이 분배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었는데 이 모든 것들을 사진을 보며 직관적으로 풀이해낼 수도 있지만 풀이 해설은 수학적인 계산과 논리적 증명으로 하고 있다. 


한가지 부끄러운 고백을 하자면, 난이도가 높지 않은 불변량의 문제 '6명의 아이들과 6개의 테두리'에서 왜 한 테두리 안에 세명의 아이가 들어갈 수 없는지, 번역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이 책을 끝까지 다 읽은 후에도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지금 가만히 책을 보고 있으려니 내가 바보같이 양 끝 테두리에 있는 아이들 역시 한칸 이동을 해야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수학의 수리력은 이해를 했지만 내가 논리적으로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문제를 다시 읽어보며 눈으로 확인을 하니 이렇게 간단하고 쉬은 것을 이해못했나 싶어진다. 


수학을 잘 하거나 중학생 이상의 학생에게는 좀 쉬운 내용이 많아서 수학에 흥미를 느끼게 해주기 위한 방법으로 이 책을 권해주는 것은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씩 난이도가 높아져가는 단계가 있지만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배운 학생이라면 이 책은 그리 어렵지 않게 쓰윽 읽을 수 있는 수준이고 수식 계산이 아니라 모양만을 보고 정답을 알아챌 수 있다 하더라도 잠시 생각을 해 보고 그 정답이 나오게 되는 수치변환 해설을 보면 수학이 이런 것이구나,라는 흥미와 관심이 생기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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