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후 이 두 녀석이 어느만큼 자랐을지 궁금하다.
크게 자라지 못하더라도 살아만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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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5-31 12: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리집 식물들에게도 항상 살아만주기를 하고 있습니다. ^^

chika 2021-05-31 17:29   좋아요 1 | URL
포기하지않고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면 살아나기는 하더라고요.
우리들의 식물들이 잘 살아가기를! ^^

붕붕툐툐 2021-05-31 22: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넘 예뽀요~~ 크기가 뭐 중요한가요~ 살아있는게 중요하죠~ㅎㅎ

chika 2021-06-01 11:00   좋아요 0 | URL
헤,, 그렇죠? 죽은 줄 알았던 녀석이 저렇게 연초록빛을 띄며 싹이 올라오면 정말 이쁘더라고요. 잘 키워보겠습니다 ^^
 
여섯 개의 폭력 - 학교폭력 피해와 그 흔적의 나날들
이은혜 외 5명 지음 / 글항아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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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폭력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니, 폭력을 당한 이들이 말하는 그 폭력의 실체를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그랬을 것이다, 라는 소설이 아니라 실제했던 폭력을 끄집어 내어 글로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지독하다, 라는 느낌이 들어 견디기 힘든 책이다. 실제로 잠시 멈추려다가 길게 마주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 억지로 끝까지 갔다. 사실 이 책은 내게 현실적이지 않았다. 내 학창 시절을 떠올려볼 때 이런 폭력성은 없었다는 것이 다행이다, 싶은 마음이 위로가 될 수 있을까?


끈질기게 자신의 불행에 친구를 끌어들이며 폭력적 학대를 하다가 끝내는 자신의 목숨까지 내걸며 가해를 하는 마음은 어떤 것일까? 성인인 내게도 그건 힘든 일인데 십대의 나이에 그런 친구를 감당하는 것의 무게는 어느정도일지 가늠이 안된다.

이 책을 읽기 전, 정말 힘들다면 가족에게 도움을 청하면 됐을텐데 왜? 라는 의문을 가졌었다. 그런데 학폭에 의해 아이를 먼저 보낸 엄마의 글을 읽고, 아이가 남긴 글을 읽으며 십대 소년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큰 협박과 위협의 두려움과 공포는 당해보지 않으면 쉽게 말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섯개의 이야기중에 하나의 이야기만이 당사자의 이야기가 아니다. 절친이라 일컬어지는 친구의 구속과 폭력에 휘둘리거나 이유없이 왕따를 당하거나 가정폭력에 시달리면서 가난의 굴레는 또 학교에서의 폭력에 노출이 되어버리고.. 이런 모든 이야기들이 끔찍했지만 정말 가장 끔찍한 것은 아이를 죽음으로 몰아간 가해자 학생들을 용서 해 달라는 당시 담임교사의 행동이었다. 어쩌면 방관자였을지도 모르는 주변인물이 어떻게 용서를 말할 수 있을까. 용서는 강요할 수 없는 것 아닌가.


다시 생각해봐도 답답하기만 하다. 이 끔찍한 폭력들이 왜 생겨났을까? 더 커다란 폭력으로 진행되기 전에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었을까? 폭력에 노출 된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은 전혀 없었던 것일까?

그나마 이 책의 저자들은 그 모든 폭력을 견디어내고 무사히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이미 세상을 떠나버린 권승민군을 빼면 그렇게 보인다. 하지만 말 그대로 견디어 낸 것이지 그 모든 상황을 극복하고 잊은 것은 아니다. 그렇지않겠는가.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그 누가 쉽게 잊고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그나마 이 글을 통해 이 책의 저자들이, 학교폭력에 희생된 이들이, 지금도 고통받고 있는 이들이 조금이라도 그 어떤 형태로든 위안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래보게 된다. 

여섯 개의 폭력을 여섯 개의 자책, 여섯 개의 외면, 여섯 개의 용기로 읽었다는 은유작가의 이야기는 책을 읽는 내내 마음에 남아있었고 책을 다 읽고난 후에는 그 의미를 더 깊이 느낄 수 있었다. 

더 많은 말들이 남아있지만 어떤 형태로든 폭력은 있어서는 안되는 것임을 생각한다. 부디 가해자들은 어떤 사정과 상황이었든 자신들이 행한 일에 책임을 지고 진심어린 사과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완전히 극복할수는 없겠지만 '네 잘못이 아님'을 알고 '무사히' 잘 지낼 수 있으면 좋겠다,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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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맨드 - 제17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채기성 지음 / 나무옆의자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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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자면 소설 '언맨드'라고만 했다면 선뜻 이 책을 읽어볼 생각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한국소설에 대한 부담은 너무 현실적이거나 비현실적이거나 내포하고 있는 의미를 깨닫지 못한다면 소설은 내게 무슨 의미일까 싶기도 하지만 세계문학상 수상작,이라 되어 있는 소설은 익숙한 듯 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주제를 담고 있어서 읽어보고 싶었다. 


언맨드,는 현재가 아닌 미래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현재진행형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소설이지만 다큐인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뭐라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 사실 재미있게 읽힌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는데 한번 손에 잡으니 끊지 못하고 단숨에 읽어나갔다. 이야기의 줄거리를 따라가는 것은 내용이 궁금해 서둘러 책장을 넘기고 싶어지고 문장이 담고 있는 내용의 의미는 한번 더 새겨보며 읽어야겠다는 마음 사이에서 그냥 급히 읽어버린 느낌이다.


로봇배달이 점점 우위를 차지하면서 인간배달부의 일자리가 사라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배달원들의 시위가 있는 광장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배달일을 하고 있는 영기는 배달일 이전에도 대학에서 글쓰기와 첨삭을 가르치는 일을 로봇에게 빼앗기고 학교를 떠나 음식점을 차렸지만 결국은 그도 망해 배달일을 하게 되었다. 단순 업무만이 아니라 글쓰기와 첨삭 같은 일도 로봇이 대신할만큼 로봇의 대중화가 시작되는 시기이지만 아직까지 어시스턴트 로봇의 보급은 대중화되지 않았다. 

비서, 동료의 역할을 훌륭하게 해내는 어시스턴트 로봇 엘비을 구입한 하정과 노쇠한 자신을 대신해 그림 작업을 도와줄 어시스턴트 로봇 그리드를 구입한 승수, 영기의 형 영재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인간과 로봇의 공존이라거나 대립이라는 문제가 아니라 '존재'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의 기억을 갖고 가면 사람이 될 수 있다 믿는 로봇과 기억이 사라지면 존재의 의미가 있는지 묻는 로봇의 모습에서 인간의 존재에 대해 되짚어보게 되는데 나는 현실적으로 치매 환자의 경우를 먼저 떠올리게 되더라. 그들의 존재에 대해 기억을 상실하는 것의 병증이 아니라 오래전의 기억은 남아있으며 그에 대한 감정은 바로 어제의 일처럼 강렬하다는 것을 떠올리니 이 책은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이 생겨났을때의 윤리라거나 로봇과 인간의 공존이라는 문제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니라 느껴졌다. 


"존재의 기억은 그 대상들로부터 비롯되는 것이지 주체의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 기억은 기억의 대상이 있을 때만 의미가 있다는 것도, 기억의 대상이 없거나 감정을 가질 수 없다면 존재야말로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요"(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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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21-05-30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은 이런 미래를 다룬 소설이 주요 테마 중 하나인 거 같아요. 저도 제목 딱 보니 그닥 끌리진 않네요~ 언맨드가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어요~

chika 2021-05-31 00:05   좋아요 1 | URL
저도 잘모르겠는데, 무인시스템 할 때 그 무인,의 뜻 같슴다. 영어는...ㅡ.,ㅡ
 

미얀마에 봄은 오는가, 이영희 전 유엔특별보고관, 차이나는클라스.

몇년전 로힝야에 대해 처음 들었고.
미얀마가 아닌 버마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책을 통해서였다.
책속의 이야기는 정말 옛 이야기라 여겨지고 먼 일처럼 느꼈었는데.
21세기에 여전히.

아웅산 수치 여사에 대한 평가는 모르겠다. 근데 이영희님의 강의는 그녀의 한계와 로힝야에 대한 그녀의 태도에 대해 좀 더 많은 생각을 하게한다.

이제 조금씩 미얀마내에서도 로힝야에 대한 사과와 이해를 하고있다고하니.
부디 진정한 평화와 자유와 민주, 평등한 세상을 만나시기를.



현대사에 관심을 가져야겠는데 언젠가부터 나의 안위만 생각하게 된 듯. 어떻게 다시 시작해야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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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없는 로봇들의 세계. 인간은 없으나 인간세계의 경험과 역사와 재능을 가진 데이터들의 총합, 인간들이 살고 있는 도시 안에 그들만의 공간을 만든 로봇들. 이들이 지향하는 곳은 어디일까.
- P166

어쩌면 그들 모두 인생을 그렇게 헤매며 왔을 것이고 영기 자신도 다르지 않았다. 이 세상에 태어난 순간부터 죽을 때까지 삶을 항해하지 않는 생물은 없었고 그건 당연한 가치였다. 항해하기 때문에 의미가 필요한 것이다. 그 항해에 의미가 없다면 그건 하루를 명멸하고 사라지는 하루살이의 그것과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 P167

하정 씨의 의지는 슬픔의 감정과 세포를 활성화시키더군요. 심지어 고통스러운 기억들조차도, 망각보다 기억을 끊어내는 것을 더 두워하는 걸 봤어요. 그리고 기억은 마침내 내게로 왔죠. 그러나 나는 아무런 감정을 가질 수 없었어요, 당신처럼.
괜찮아, 기억을 가져가도.
하정은 그렇게 말했다. 그 말이 엘비에 대한 자기 안의 어떤 죄책감을 희석시키는 것 같았다.
아뇨
엘비는 대답했다.
존재의 기억은 그 대상들로부터 비롯되는 것이지 주체의 것이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 기억은 기억의 대상이 있을 때만 의미가 있다는 것도, 기억의 대상이 없거나 감정을 가질 수 없다면 존재야말로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요.
- P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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