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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의 우화는 극단적으로 사회적인 우매함을 표현함으로써 인간의 사고 회로가 빠지기 쉬운 위험성과 거기에서 탈출하는 기술, 즉 지혜의 존재를 그리는 데 중점을 두었다.
그에 비해서 라 퐁텐은 그 의미의 세계를 보다 심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우화에 등장하는 동물들에게 생생한 캐릭터를 주는 일에 성공했다. 따라서 우화라는 형식이 본래 가질 수 있는 불가사의한 다양성의 존재, 즉 우화 표현에 있어서의 또 하나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이솝의 우화는 이솝이 직접 손으로 기록한 것이 아니라 그의 사후 몇백년 후까지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온 이야기를 몇사람들이 집대성한 것이다. 이 점이 아마도라 퐁텐이 이솝의 우화를 다시 쓰게 된 동기가 아닐까 생각된다.


-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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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였을 때
민카 켄트 지음, 공보경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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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였을 때,라는 제목에서 이미 스포일러가 짐작되기는 했지만 실제 쫄깃거리는 긴장감은 2부처럼 시작되는 뒷부분에 몰려있다. 이 책은 내용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읽어보는 것이 가장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팁이라 생각하게 되는데, 그래도 다시 생각해보면 딱히 스포일러라고 생각될만한 이야기의 줄거리를 미리 읽어본 기억은 없다. 그러니까 이야기의 흐름 자체는 장르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어디선가 한번쯤은 접해봤을 그런 이야기인 것이라는 말이다. 그래도 조금은 긴장하며 책을 끝까지 읽게 되는 건 결말이 어떻게 흘러갈까 궁금해지게 되는 교차서술이 있어서이다. 결말이 짐작되지만 그 결말에 이르는 길이 내가 그려넣은 것과 같은지 확인하고 싶은 그런 마음이랄까...

조금은 섬뜩하게 그려지고 있지만 이 이야기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다시는 이 삶을 어느 누구에게도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

 

사무실 앞 골목길에서 강도에게 폭행을 당하고 겨우 살아난 브리엔은 그 이후 두려움에 사로잡혀 제대로된 생활을 이어가지 못한다. "악한 자들은 자신이 저지른 나쁜 짓에 대해 곱씹지 않는다"(13)라고 생각하는 브리엔은 남의 머리를 벽에 처박고 칼로 찌르고 귀중품을 강도질한 뒤 달아나 유유히 일상을 살아가는 강도가 두렵다. 커다란 집에 혼자 살고 있는 것이 무섭지만 익숙하고 안전한 집을 떠나는 것 역시 두렵다. 그런 그녀에게 우편으로 집 열쇠가 배송되어 온다. 그녀가 기억할 수 없는 자신의 이름으로 임대한 집의 열쇠가 배달된 것이다. 그녀의 기억속에 있는 것과 현실의 그녀 앞에 놓인 실제상황은 일치하지 않는다.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브리엔은 강도사건 이후 집에 세입자를 들였다. 믿을수 있는 전문의사인 나이얼은 그녀에게 큰 의지가 되는데...

브리엔의 이야기가 이어지고 그와 상반된 나이얼의 이야기가 사건의 전말을 폭로하고 있으며 마지막 장에서는 브리엔과 나이얼의 시각이 교차로 이야기를 끌어나가며 긴장감을 더해준다.

 
아무도 진실에는 관심이 없다. 다들 보고 싶은 것만 보니까.(179)

이 이야기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이 많을텐데 그 중 한가지가 이 문장안에 담겨있다는 생각을 한다.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사람들에 의해 모두가 진실에서 멀어지고 자신의 삶과 인생을 놓치게 되는 것이다.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흉내내며 살아가고 있는 또 다른 나의 모습을 보는 느낌은 어떨까. 범죄 스릴러라는 것을 빼고 그 부분만 생각해보면 과연 지금 나의 삶은 어떠한가... 생각해보게 되는 부분이다. 물론 가짜로 살아가던 사만다 역시 자신의 삶을 찾아 떠나게 되는 것 역시.

그래서 이 책은 장르소설로서의 매력으로는 별점을 하나 빼겠지만 진실에 관심을 갖기 위한 이야기로서는 별점 하나를 추가하고 싶어지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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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토피아 - 식물과 함께 살고 있나요?
카미유 술레롤 지음, 박다슬 옮김 / 스타일조선 / 2020년 6월
평점 :
절판


화려하든 화려하지 않든 꽃이 피는 화초를 좋아했었는데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초록의 식물이 한가지가 아니라 다양한 농도의 초록을 담은 푸릇함으로 매혹적이라는 느낌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다 비슷할 것 같았던 다육이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엄청 다양한 모양과 색상으로 자라나고 꽃도 피는 것을 알게 되어 다육이를 키우는 재미도 너무 좋았다. 그런데 처음엔 좋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하나둘씩 식물이 죽어나가고 정말 쉬우기 쉽다는 다육이조차 이쁜 꽃을 피우다가 어느 날 갑자기 한순간에 죽어버리는 일이 반복되자 식물을 키우지 말아야하나,라는 생각을 심각하게 하게 되었다.

다행히 옆으로 마구 퍼지고 있는 스투키나 6개월 넘게 계속 꽃을 피어올리는 바이올렛이 있어서 위안을 삼고 있기는 하지만 동네 꽃집을 지나칠때마다 햇살에 반짝이는 다육이들을 보고 있으면 자꾸만 다시 키워보고 싶은 욕망이 커져간다. 이런 마음이 생기고 있을 즈음 놀랍게도 플랜토피아 책을 받았다.

 

사실 처음엔 초보자를 위한 식물키우기 책인줄만 알았는데 책의 구성은 책제목 그대로 플랜토피아, 식물과 함께 살 수 있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화초기르기뿐만 아니라 드라이플라워 장식, 마크라메 배듭을 이용한 장식, 천연염색과 아로마, 허브티 이야기도 담겨있고 심지어 화초 기르기가 힘들면 종이오리기로 초록을 꾸며볼 수 있는 방법도 담겨있어서 정말 온통 초록의 세계가 펼쳐진다. 관심있는 부분들이 많아 당장 실현시켜 볼 수 있는 것들을해보고 싶어 손이 근질거리고 마음이 설레인다.

 

지난주 마침 아는 분이 키우고 있는 다육이들을 대량으로 분양해주셨다. 아니, 분양이라기보다는 같은 다육이들이 여러개라며 나눠줬는데 평범한 다육이들이지만 자그마한 화분의 다양함이 다육이들을 훨씬 고급스럽게 보여주고 있어서 화분의 중요성도 새삼 느꼈다. 책에도 다양한 재료와 모양의 화분활용이 나왔는데 이쁜 색감의 홍차 통도 이미 준비해있어 뿌듯했고 유리병을 매듭끈으로 묶어 장식한 아이디어는 지금 바로 해보고 싶을만큼 쉽고 색다른 인테리어로 활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중 가장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세밀화로 벽면을 활용하는 아이디어와 식물표본으로 벽면을 꾸미는 것이다.

다양한 질감의 종이는 잡지나 폐기해도 될 책의 책장을 찢어 그 위에 마스킹 테이프로 말린 식물을 장식처럼 붙이고 그 종이들을 벽면에 이쁘게 붙여놓으면 된다. 이쁜 꽃이나 잎들을 책 사이에 넣어 납작하게 말려놓기는 해 봤는데 그것을 이렇게 보이게 장식해볼 생각은 못해봤는데 책 속의 사진을 보니 너무 이뻐서 인테리어로 활용을 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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