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진정한 반성과 사죄를 이끌어 내고 할머니들의 명예와 인권을 되찾는 그 날까지 우리는 함께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가 당신을 기억합니다.
기억되는 것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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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 데일리의 1분 세계여행
누세이르 야신 지음, 이기동 옮김 / 프리뷰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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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마음이 사람들의 가슴에 가닿으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나스 데일리의 1분 세계여행,이라는 것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이미 나스 데일리는 천일이 넘게 세계 각국을 다니며 영상을 찍고 딱 1분동안의 내용으로 편집해 날마다 페이스북에 동영상을 올리며 천만이 넘는 팔로어가 열광한 여행동영상인데 말이다. 

아무튼 그래서 나스 데일리가 무엇인지 몰랐던 내가 처음 이 책을 펼치며 기대했던 것은 세계 각국의 풍경이 담겨있는 사진이었다. 1분 세계여행이라니 그곳을 알 수 있는 최고의 풍경들이 담겨있지 않겠는가, 라는 생각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 책에는 그곳의 풍경만이 아니라 그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었다. 그래서 술렁거리며 책을 넘기려다가 멈추고 시간 여유가 있을 때 차분히 읽기 시작했다. 나스가 저자인 줄 알았는데 나스는 아랍어로 '사람'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이것만 알았어도 이 책에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지 더 많은 기대를 했을지도 모르는데.


나스 데일리의 여행을 제작한 누세이르 야신은 이스라엘의 한 작은 도시에서 태어난 팔레스타인이다. 아랍인이라 입국이 금지된 국가도 많고 그에 대한 편견과 차별도 많을 것이라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그가 가장 싫어하는 것이 판에 박힌 틀과 선입견이다. 그래서 그의 여행기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지만 특히 차별과 편견, 선입견 등에 맞서는 특별한 이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렇다고 그들이 특별하다는 생각은 갖지 않게 된다.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것들인데 그렇지 못한 현실을 바꾸지 못하는 우리의 모습을 부끄러워해야하는지도.


르완다 지역의 인종청소 피해자의 용서, 열다섯살 이스라엘 소녀의 이유없는 증오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사실 몰랐던 이야기가 아니지만 구체적인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있으니 그 내용이 더 강하게 와 닿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오랫동안 자본의 힘으로 팔레스타인을 억압했던 이스라엘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어쩌면 이것 역시 하나의 단편적인 선입견이 될수도 있으니 더 깊이 나가지는 말자.

어쨌거나 나스 데일리의 여행이 인종차별뿐 아니라 종교와 문화에 대해서도 선입견을 없애기 위한 그의 노력이 더 많은 이들의 마음을 열게 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으면 좋겠다. 

또한 지구 환경을 위한 재활용 이야기, 노숙자들의 희망을 담은 이야기, 멕시코 문화의 훌륭함과 지진피해가 있었을 때 모두가 한마음으로 도움의 손길을 전한 이야기... 나스 데일리의 세계여행을 되새기고 있으려니 정말 많은 나라와 사람들과 이야기들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그만큼 정말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여행기이다. 그러니 좀 더 많은 이들이 이 여행기를 통해 열린 마음과 열린 생각을 갖게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좀 더 나은 세상으로 바꿀 수 있는 힘을 모을 수 있게 된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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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의 여행법 - 10년 차 기획자가 지켜온 태도와 시선들
조정희 지음 / SISO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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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의 여행법,이라고 해서 별 생각없이 여행계획에 대한 기획자의 계획제안서 정도로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더 구체적이고 꼼꼼하게 설명되어 있다. 아니, 어쩌면 누군가는 두리뭉실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여행'이라는 것에 대해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개념과 그 여행의 목적을 생각해보게 하고 그 목적에 따라 여행지와 일정 등 많은 것들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글을 읽다보면 그저 막연하게 여행이 좋아, 라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내가 왜 여행을 좋아하는지, 여행을 떠나고 싶어하는 마음과 어떤 곳을 어떻게 준비하고 찾아가야할지 구체적인 생각을 하며 여행계획을 세워보게 된다.


책을 읽다보니 오랜 세월 여행을 하면서 생긴 노하우가 저자가 말하는 여행준비와 맞물리는 것들이 있는 것을 보면서 내심 나름대로 잘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도 하게 되고 또 여러 팁을 얻기도 했다. 

여행을 준비하며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그 지역에 대한 여행서를 읽고 정보를 얻는 것이다. 그리고 그곳과 관련된 인문서가 있으면 찾아보고 더 여유가 있으면 문학책을 찾아보는데 저자가 바로 3권이상의 책으로 정보를 얻는다는 말에 다들 비슷한 마음이구나 싶어지기도 하고, 의미있는 여행을 위한 열린 마음과 목적의식을 갖는 것의 중요성도 생각하게 된다.

사실 나는 여행을 가기 전에 그 지역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라도 얻고 가는 것이 기본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언젠가 너무 바빠서 여행 짐도 떠나는 날 새벽에 싸들고 떠나게 된 때가 있었다. 사실 그 때 이번 여행은 얻는 것이 많지 않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그저 쉬면서 좋은 경관을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면 되지 않겠나, 하는 마음이기도 했었다. 미리 준비하고 공부를 좀 하고 떠났다면 더 많은 것을 얻었을지 모르겠지만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그 때는 오히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그저 먹고 구경하고 자고의 반복이 더 좋았던 기억이 있다. 한가지 방식만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데 이런 부분을 이 책의 저자는 조곤조곤 잘 설명하며 이야기해주고 있는 것이다.


기획자의 여행법,으로 많은 것을 배울수도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의 생각과 마음이 아닐까 싶다. 굳이 먼 곳으로 떠나지 않더라도 내가 살고 있는 동네의 골목길을 탐방해보면서 동네의 역사와 나와 부모님의 삶의 여정을 떠올려본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여행의 기분을 내며 내게 추억할 수 있는 하루를 남길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3장에서는 저자가 직접 떠났던 여행지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기획자의 시선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데 굳이 저자의 시선을 따라가지 않더라도 내가 선호하는 나만의 멋진 여행지를 찾아 떠날 수 있다면 좋지않을까, 싶어진다. 물론 지금은 그 어느곳으로도 떠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어느 곳이든 더 간절해지는 여행이 되었는지도 모르겠지만. 


한가지 덧붙이자면, 나는 휴양여행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언어의 장벽이 너무 커서 힘들다 하더라도 그 지역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 알게 되고 직접 체험할 수 있다면 최상의 여행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몇년 전 직원들과 여행을 가면서 어머니를 모시고 갔었는데 어머니가 여행지에서 많은 것을 체험하지 못하시지만 함께 갔다는 것만으로도 좋아하시고 내 마음도 더 즐거운 것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었다. 여행이라는 측면에서 효율을 따진다면 비용대비 많은 것을 보지는 못했지만 어머니와의 추억이라는 측면에서는 엄청나게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으니까. 

기획자의 여행법,을 이야기하는 기획자의 '기획'과는 조금 엇나간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지만 내 입장에서는 이것이 바로 그 '기획'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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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세상은 언제나 곁에 있어 - 외톨이 고양이 부부치요의 영수증 그림일기
부부치요 지음, 이은혜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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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앞날이 행복으로 가득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책의 마지막 글을 읽고 있으려니 정말 앞날이 행복으로 가득할 것 같았어요. 책 제목처럼 '따뜻한 세상은 언제나 곁에' 있다는 것을 잊지 않고 있으면 무조건 행복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당연하다는 듯 떠오릅니다.


이 책은 '내 인생은 끝났다'며 체념속에 살아가다가 어느 날 까페에 들려 영수증을 받아들고 그 뒤에 자신의 일상을 글과 그림으로 남겨 트윗에 올리기 시작하면서 탄생하게 되었다네요. 별것 아니라 생각하며 글을 썼지만 진심은 통하는 법이니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좀 기운없어 보이는 고양이 그림에 자신감없는 글들인걸까, 싶었지만 한편한편 읽다보면 삶의 체험속에서 지혜로움이 느껴지게 되면서 왜 많은 사람들이 부부치요의 그림일기를 좋아하게 되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일이 없으면 없는대로 스트레스를 받고, 일이 많으면 또 일이 많아서 여유가 없이 스트레스를 받고 남의 눈치를 보면서 지내느라 스트레스를 받고 하고싶지 않은 것들에 대해 쉽게 거절하지 못해 스트레스를 받고... 이런 많은 스트레스들을 꾸역꾸역 참아내고 견디어내고 있는 것이 잘하는 일일까, 라는 마음은 누구나 다 갖고 있을 거예요. 그런데 언제 그런 고리를 끊어낼 수 있을까요?

부부치요는 오랫동안 차고 있던 시계이 줄이 끊어지니 새로운 시곗줄로 바꿔주면서 이제 그만 견뎌내도 좋다,라고 말을 하고 있어요. 참고 견디는 것만이 좋은 것, 착한 것, 훌륭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지요. 

행복해지기로 마음먹는다면 실상 많은 것들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아주 작은 것에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는 깨달음도 얻게 되었어요. 비가 내리는 태풍 날씨에 문을 연 까페가 있어 반가운데 또 까페 주인은 아무도 찾아오지 않을 것 같은 날에 찾아 와 준 손님이 반갑듯이 관점과 입장을 바꿔주면 서로가 서로에게 감사한 존재가 되는 것을 깨닫는 것도 좋았어요. 


"행복은 행동하는 사람의 몫"이라는 건 부부치요가 차를 타고 조금만 나가면 멋진 공간에서 식사를 할 수 있는데, 그렇듯 조금만 움직이면 다른 세상을 만나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말 행복이 별건가요, 라는 말이 절로 나오게 돼요.

자신의 소중함과 존재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외톨이가 아니라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또 다른 부부치요가 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뭔가 긍정적이고 풍요로움으로 가득차는 느낌이 들어요. 


"가끔, 어쩌면 항상 잊어버리는 사실 : 자전거 타다가 문득, 여기에서 멈출지, 앞으로 계속 나아갈지, 방향을 틀지를 전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108)


"당신의 앞날이 행복으로 가득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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