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수 없는 강간 이야기 - 피해자 없는 범죄, 성폭력 수사 관행 고발 보고서
T. 크리스천 밀러.켄 암스트롱 지음, 노지양 옮김 / 반비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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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브레이스는 그 피해 학생이 사건을 쉬쉬하지 않고 알린 것이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많은 여성들은 성폭력 신고를 꺼린다. 전국적으로 실시된 조사에 따르면 강간당한 여성 다섯 명 중에 한 명만이 경찰에 신고한다.
성범죄에 대한 편견이 크나큰 벽이 되어 공개적으로 말하는 것을 꺼리게한다. 친구나 가족들이 알게 될까 봐 겁먹기도 한다. 피해자들은 자신들의 이야기가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봐 걱정한다. 이 일은 법이 관여할 만큼 충분히 심각하지는 않은 일이라 생각하기도 한다. 가해자이긴하나 그들의 남자 친구, 남편, 또는 아이들의 아버지를 교도소에 보내길 원치 않기도 한다. 131

여성 경찰들이 경찰서와 지역사회에 가져오는 구체적인 이익에 대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여성들은 남성 동료들보다 물리적인 압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적어 직무상 불법으로 인한 국가배상 소송에 휘말릴 확률이 적다. 시민들은 여성 경찰이 남성 경찰들보다 공감력과 소통 능력이 뛰어나다고 느낀다. 여성 경찰들은 지역사회 치안 활동의 목표, 즉 협력 및 시민과의 소통이라는 법 집행 철학을 더 적극적으로 수용한다.
 또 여성 경찰들은 여성 대상 폭력 사건에 좀 더 효과적으로 대응한다. 1985년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여성 경찰들은 가정폭력 피해자들에게 더 인내심을 발휘하고 더 잘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1998년 전국 147개경찰서에서 수집한 표본 조사에 따르면 여성 경찰들은 남성 경찰들보다.
가정폭력범 검거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60개 대도시 경찰서를 대상으로 한 2006년도 조사에서는 여성 경찰이 1퍼센트 증가할 때마다 그 관할 경찰서에 보고된 강간 사건 신고도 1퍼센트 증가한다는 결과가나타났다.
 이런 연구 결과들이 있다고 해서 매년 수천 명의 강간범들을 수사하고, 체포하는 남성 경찰들의 노력이나 성과가 폄하되지는 않는다. 여성 경찰이 자동적으로 남성 경찰보다 젠더와 관련된 폭력 범죄를 더 능숙하게 처리한다고 말하는 것도 아니다. 같은 성별의 경찰에게 진술하는 것을 선오하는 여성 피해자도 있지만 남자 경찰 앞에서 더 안전한 느낌이 들고 차분해진다고 하는 여성 피해자들도 적지 않다. 경찰 교육 단체인 국제여성폭력방지위원회에 따르면 피해자와의 대화에 영향을 미지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수사관의 관심도와 진정성이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성폭력피해자의 면담에서 수사관 개인의 역량과 공감 능력이 젠더보다 훨씬 더 중요하게 작용된다는 점이다. 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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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수 없는 강간 이야기 - 피해자 없는 범죄, 성폭력 수사 관행 고발 보고서
T. 크리스천 밀러.켄 암스트롱 지음, 노지양 옮김 / 반비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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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상담 정보가 담긴 봉투를 건네주었다.
마지막으로 콘하임이 마리를 본 건 그녀가 거짓말을 했다는 자백을 철회하려고 애쓰던 때였다. 그는 리트간 형사가 거짓말 탐지기 테스트에서 실패하면 감옥으로 보낼 수도 있다고 협박하는 장면도 보았다. 다시 마리를 보면서 콘하임은 그녀가 "이중 피해를 당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한 번은 강간범에게, 한 번은 경찰에게.
어떻게 다시 그녀를 전처럼, 이런 일이 없었던 것처럼 돌려놓을 수 있을지 생각해보았다.
그건 가능한 일 같지 않았다.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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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디 얀다르크 - 제5회 황산벌청년문학상 수상작
염기원 지음 / 은행나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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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그랑. 보도블록에 동전이 떨어졌다. 그 소리에 귀를 쫑긋 세우는 건 빈부격차와 상관없는 조건반사다. 하지만 또르르 굴러가는 그 돈의 행방을 찾기위해 고개를 숙이는 삶과 다시 앞을 보고 자기 길을 가는 삶은 다르다. 앞으로 보고 가는 사람은 길을 잃지 않는다"

 

첫 문장을 읽으며 '구디 얀다르크'가 무엇일까 더욱 궁금해졌다. 황산벌청년문학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에 조금 혹해서 관심을 갖게 되기도 했지만 왠지 잔다르크가 떠오르게 되는 제목의 의미심장함이 무엇인지도 궁금했다.

그런데 잔다르크는 용감히 나섰지만 결국은 마녀재판을 받고 처형당했다. 이 처첨한 결과까지 암시하는 것일까?

 

솔직히 내가 이 소설을 읽는 것은 쉽지 않았다. 구로디지털단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아이티업계 종사자들의 이야기, 라는 것만으로도 내가 주위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일상의 이야기가 아니다. 내가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해서 소설을 이해하지 못할 것은 아니지만 이 소설은 읽기 쉽지 않았다. 이야기의 전개는 소설인데, 주인공 이안의 일상과 관계에 대해서는 소설인데 그녀의 일에 대해서는 서술같은 느낌이다. 아니, 어쩌면 잔다르크를 떠올리며 영웅을 기대해버려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소설의 북트레일러는 동료들의 워라벨을 위해 구로디지털단지의 잔다르크가 되는 사이안,의 이야기라 되어 있지만 내가 읽은 이야기는 그저 대한민국에서 직장생활을 이어가는 40대 여성의 이야기,로 읽힌다. 아니, 물론 그녀가 잔다르크가 아니라는 말은 아니다. 그 거대 줄기를 풍성하게 해 주는 잔가지들과 잎들이 가족과 친구, 애인이며 거리에서, 버스에서 마주치는 풍경들인데 내게는 나무보다는 잎이 무성한 잔가지들만 보이는 것이다.

 

일상처럼 벌어지는 성추행의 현장들, 가족의 자살에 대한 위로를 찾아 간 교회의 실체와 위선, 직장내에서의 성추행은 물론 계급적관계와 갑을의 관계... 이런 이야기들을 읽다보니 작가가 이안을 통해 말하려고 하는 것이 뭐였지? 하게 되어버린다.

사실 그건 이안이 되내이던 말때문이라는 핑계를 대 본다.

"아직 벌어지지 않은 일을 걱정하지 말자. 나는 아직 죽지 않았다. 가족 같은 건 없지만, 다시 만들 수도 있잖아?"(238)

이 모든 것이 나 자신과 나의 가족을 위한 것이다,로 축소되는 느낌은 나 혼자만의 것이겠지? 결국은 그것이 곧 기반이 되어 모두가 꿈꾸는 세상을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것, 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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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 프라도 차오, 빌바오 - 유쾌한 스페인 미술관 여행
최상운 지음 / 생각을담는집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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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만으로는 이게 뭘까.. 싶었다. 안녕, 프라도, 안녕, 빌바오.

유쾌한 스페인 미술관 여행,이라고 하는데 빌바오에는 어떤 미술관이 있나 하고 봤더니 구겐하임 미술관이 있는 곳이다. 그곳보다 바르셀로나가 더 유명하고 또 개인적으로는 엘 그레코의 그림을 볼 수 있는 톨레토가 더 유명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보니 미술관 건축 자체를 감상할수도 있고 현대미술을 접해볼 수 있는 곳, 그 유명한 마망도 볼 수 있는 곳이어서 빌바오를 제목으로 언급한 것이 아닐까싶어진다.

 

이 책 한권에 스페인의 모든 미술관을 다 담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미술관 기행을 생각한다면 여행을 계획하며 이 책으로 미리 답사여행을 시작해도 될 것 같은 느낌이다.

스페인이라고 하면 역시 고야, 피카소, 달리, 가우디, 호안 미로, 엘 그레코... 등등이 떠오르는데 프라 안젤리코나 뒤러의 그림이 프라도 미술관에도 있으리라는 생각은 못해봤다. 아, 벨라스케스의 그림도. 안젤리코의 수태고지는 피렌체에 있는 산 마르코 미술관에만 있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의 또 다른 그림이 프라도에 있다는 것은 이번에야 인식하게 되었다. 직접 봐서 그런지 내게는 산 마르코에 있는 그림이 더 강렬하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낙원추방이 함께 그려져 있는 프라도 미술관의 수태고지도 직접 보고 싶은 소망이 생겨난다.

보티첼리, 티치아노, 홀바인 등등 미술서적 어딘가에서 본듯한 화가들의 작품과 익숙한 그림들이 있는 프라도 미술관은 당연히 스페인에 가게 된다면 첫번째로 꼽을 수 있는 필수여행지가 될 것이고 상대적으로 유명세가 덜하다고는 하지만 저자의 이야기처럼 다양한 시대의 그림을 볼 수 있는 티센 보르네미사 미술관도 가볼만한 가치가 있다.

 

카탈루냐 국립미술관에는 11세기- 13세기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데 카탈루냐의 오래된 벽화까지 뜯어와 전시를 했다는 것도 관심이 가지만 무엇보다도 호안 미로가 그곳을 자주 찾아 가 영감을 얻었다는 말에 혹하고 있다. 호안 미로를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특별전시회에서 그의 작품을 직접 보고 그림에서 느껴지는 축제의 분위기가 너무 흥겨고 기분이 좋아져서 호안 미로를 좋아하게 되었는데 그가 영감을 받았다고 하니 기회가 된다면 카탈루냐 국립미술관에도 꼭 가보고 싶다.

 

익히 들어본 가우디 건축이나 피카소와 달리 미술관, 고야의 작품들을 볼 수 있어서 좋았는데 그에 더하여 낯익은 화가들의 여러 그림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요즘 스페인 여행 가고 싶다는 말을 끊임없이 하고 있는데 소망을 갖고 있으면 머지 않은 시간에 꼭 스페인에 가서 좋아하는 화가들의 그림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리라 믿는다. 그때가 된다면 여행준비 사항으로 다시 한번 이 책을 들춰봐야겠다. 미술관은 꼭 가봐야 하는 곳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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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였다
정해연 지음 / 연담L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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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심상치않다. 이건 살인자의 고백으로 시작되는 이야기인건가? 살인자의 고백으로 사건을 풀어나가는 이야기인가 싶었는데 그 또한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작업이 시작되기도 전에 죽어버린다. 뭔가 빠르게 진행되는 듯한 이야기는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며 빠져들듯이 순식간에 그 뒷 이야기를 다 읽어버리게 된다.

 

저작권기획소송전문 변호사,라고 하지만 실상은 소송을 유도하고 기왕이면 빠르고 원만한 해결을 원하는 고딩이 걸리기를 바라는, 돈을 쉽게 벌고 싶어하는 변호사 김무일에게 건물주인 권순향이 찾아온다. 7년전 자살 사건이 실려있는 신문기사를 보여주며, 그 사건은 자살이 아니고 자신이 그 사람을 죽였다고 고백하며 자수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것이다. 그의 고백 자체가 어이없었지만 그가 조물주보다 위라는 건물주이기에 권순향이 고백한 사건에 대해 알아보고 도움을 받아보려는 생각에 동창인 형사 신여주를 찾아간다. 그렇게 두 사람은 7년전의 사건에 대해 알아보려고 하는데,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자수를 하겠다던 권순향이 돌연 자살을 해 버린다. 도대체 왜?

 

며칠동안 여기서 글이 멈췄다. 더 이상 이야기를 진행하면 너무 스포일러인 것 같고, 그 뒷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또 더이상 할말이 없다. 그래도 스포일러보다는 할말이 없는 것이 낫지 않을까.

다만 이야기의 전체 흐름은 영화나 드라마를 보듯 강약을 조절하면서, 심각한 살인 사건의 틈틈이 동창인 변호사와 형사의 코믹 콤비를 보여주면서 - 또한 기묘한 연예 상황을 들이밀면서 살인사건의 이면에 담겨있는 더 커다란 조직적 은폐가 드러난다. 아마 이 소설을 끝까지 읽는다면 모두가 기억하는 그 사건들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이 소설이 드라마로 만들어졌다면 아마 당연히 시즌2를 연상할만큼 하나의 사건이 해결되고 또 다른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그리고 그것은 아마도 군 의문사, 군대 내 폭행이나 성소수자 차별... 뭐 그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이 소설을 좋아하는 이들이 많아진다면 당연히 그 죽음 이후의 이야기들이 나오리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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