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리는 디자인의 비밀 - 2020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
최경원 지음 / 성안당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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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적 감각이 별로 없는 사람이라서 끌리는 디자인,이라는 말에 혹했다. 아니, 사실 그렇게 단순하다기보다는 미적 감각은 없지만 미적인 감성에는 관심이 많고 건축이나 패션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용품도 요즘은 실용성에 디자인을 더해 우리의 눈길을 사로잡는 것이 많다. - 사실 볼펜도 잘 써지는 필기감이 좋은것이 최고라고만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 내 책상에는 새싹잎모양, 꽃모양, 선인장 모양의 몸체를 가진 볼펜이 꽂혀있다. 펜을 쓸때도 그렇지만 가만히 꽂아놓고 보기에도 기분이 좋아진다. 일상 소품이 이렇다보니 끌리는 디자인은 인문학적으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처음에는 신나서 재미있게 읽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이야기가 점점 나와 멀어지는 느낌이고 단번에 와 닿는 느낌은 적었다. 내가 알고 있던 분야와 그렇지 않은 분야에 따른 나의 이해력의 문제일수도.

 

이 책은 21세기가 되면서 건축과 패션에서의 실용적인 기능주의가 확산되어나가면서 기능주의와 디자인의 접목이 어떻게 이루어져나가고 있는지 설명을 이어가고 있다. 순수미술이 예술을 점령하던 시대가 지나고 디자인이 주를 이루게 되면서 예술의 정의가 변화되고 디자인 역시 추상과 기능 사이의 어딘가에서 살아남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첨단 금형 제작 기술로 만들어진 로스러브그로브의 생수병을 예로들어 이런 생수병은 디자인에서 자연성에 대한 사회적인 요청이나 미적 취향이 없으면 만들어질 수 없는 디자인이라는 의미를 전하며 디자인이 홀로 위대하고 뛰어나다고 되는게 아니라 디자인을 뒷받침하는 사회적 인식, 경제적 여유, 문화적 수준 등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351)는 저자의 글을 읽으면 미적 감각이라는 것은 또 무엇인지 곰곰 생각해보게 된다.

 

조금 더 기억에 남는 것은 조선시대의 달항아리이다. 비대칭형으로 만들어진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는 것인지, 불량품인지...명확한 결론은 없지만 저자는 논리적인 근거로 비대칭형의 극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도자기라 말하고 있다. 정형화되지 않은 아름다움...이 현대의 디자인과 예술에 어울리는 것일까?

어쩌면 디자인 역시 예술과 떼어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틀에 박힌 정형화된 모습을 벗어나는 것에서 끌리는 디자인은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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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는 클라스 : 과학.문화.미래 편 - 불통不通의 시대, 교양을 넘어 생존을 위한 질문을 던져라 차이나는 클라스 3
JTBC <차이나는 클라스> 제작진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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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는 클라스를 처음 봤을 때, 티비에서 이러 프로그램도 볼 수 있게 됐구나, 라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난다. 광고를 보는 것이 무료해 무심코 채널을 돌리다가 원래 보려던 것도 잊어버리고 재미있어서 계속 보게 되는 매력을 가진 프로그램인데 역시 사람들은 다 비슷한가보다. 손석희 사장님의 추천사를 읽어보면 등장했다가 명멸해가는 교양강의 프로그램이 많지만 차이나는 클라스는 지금까지 계속 이어져오고 있고 그 결과물이 이번에 출판된 이 책, 그것도 세번째 책이다.

 

이 세번째 책은 과학, 문화, 미래 편이 담겨있는데 솔직히 책을 다 읽기 전까지는 그 주제에 대해 그리 크게 생각하지는 않았는데 책을 읽다보니 관심이 있는 분야에 대해 너무 짧은 것이 가장 아쉬웠다. 특히 문화 분야에는 미술과 음악, 옛 이야기를 새롭게 볼 수 있게 하는 주제 강의가 있는데 어떤 분야든 세분화하면 엄청 많아지겠지만 좀 아쉽다는 느낌이다. 기왕에 우리가 어렵게 생각하는 미술이나 클래식 음악에 대한 강의를 주제로 잡았으면 현대미술이나 우리나라의 고미술, 판소리 같은 강의도 이어서 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다.

 

아무래도 문화분야는 평소 관심이 있던 부분이라 그런지 입문정도의 강의 하나로 끝나버린 것이 아쉬웠지만 과학과 미래분야는 새롭게 알게 되었거나 대충(!) 알고 있었던 부분을 잘 정리해줘서 새로움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었다. 학창시절 수업시간 이후에 인류의 기원에 대해서 별다른 생각이 없었는데 그 사이에도 진화와 유전자에 대한 연구가 계속 발전해가고 있으며 과학의 발전은 제대로만 사용한다면 인류의 미래를 더욱 풍요롭게 해 주는 것임을 다시 확신하게 된다.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은 아무래도 면역에 대한 강의내용이었고 과학분야는 아무래도 윤리적인 문제와 직결되는 부분이 많아서 이 내용의 교양강의가 전공자들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필수적인 교양이 되어야 한다는 확신도 갖게 된다.

내게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우리 옛 이야기이고 티비강의에서는 실제 음악을 들으며 강의를 들을 수 있어서 집중하게 되는데 아무래도 책으로는 음악소리가 나지 않아 아쉬움이 있었다. 오케스트라 이야기에서 좋아하는 쇼스타코비치 이야기가 나와 좋았는데 연주자들이 연주할 때 타악기 - 사실 음악 문외한인 내게는 기타악기로만 보이기는 했지만 기다렸다가 정확한 타이밍에 쿵!하거나 땡! 띠링 하는 소리를 내는 것을 즐겁게 눈여겨 봤는데 실제 연주자들은 그 정확한 박자를 맞추기 위해 긴장하고 스트레스가 심하기도 하다는 것은 좀 놀라웠다.

 

어쨌든 티비 강의로 들을 때와 또 다르게 정리된 글로 읽으니 티비 강의는 조금 더 재미가 강한 느낌이라고 한다면 책의 내용은 우리가 알면 좋을 - 아니, 선택이 아니라 필수교양과목처럼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광범위하게 사색을 할 수 있고 가치있게 같이 살아가는 틀이 되어주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아, 그래서 차이나는 클라스의 강의가 학생들의 논술교재로 인기라는 것일까.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해 주고 가치의 기준을 잡아주는 길잡이가 될 이 책의 강의는 충분히 좋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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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 타다오의 건축에서는 형태의 존재감을 못 느낀다. 그런데도 그의 건축을 대하면 아무리 건축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강한 감동에 빠지는데, 이것은 전적으로 건축이 가진 공간 때문이다. 오로지 공간성만을 추구하는 건축이 그의 건축에 와서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45

빛의 교회를 제대로 감상하려면 교회안으로 들어가는 과정부터 챙겨야한다. 이 교회는 주택가 길거리에 접해있지만,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면 옆으로 둘러서 들어가야한다. 상식과는 다르게 교회 입구가 건물 정면이 아니라 건물 뒤쪽에 있기 때문이다.
교회 입구가 건물 뒤쪽에 있는 것은 건물 안의 공간을 활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안도 타다오는 건물의 공간 변화를 통해 커다란 감동을 만드는 데 발군의 실력을 갖춘 건축가이므로 그의 건축은 건물 안의 공간 변화가 중요한 볼거리이다. 이 교회는 조그마한 건물 한 채뿐이고, 건물이 너무 작아서 실내에서는 역동적인 공간 변화를 구현하기 어려웠다. 건물 안에 공간의 변화를 줄 수 없으니 건물 바깥을 둘러가게 만들어서 공간의 변화를 꾀하는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건축의 현실적인 한계 안에서 풀어내는 솜씨는 세계적인 건축가로서의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이러한 안도 타다오의 의도를 인식하고 건물의 각 면을 따라 돌아 들어가면, 체험되는 공간이 점차 좁아지고 어두워지는 것을 알 수 있다. 공간의 변화를거쳐 마지막으로 건물 안에 들어가면 좁고 어두운 공간에 들어서게 된다. 여기서 공간은 최대한으로 압축되고 캄캄해진다. 바로 이 공간을 지나 예배당 안쪽으로 들이가면 공간이 갑자기 넓어지면서 건물 가장 안쪽에 있는 벽면의 십자가 빛을 만나게 된다.

이 장면의 감동을 위해 건물을 돌아 들어가게 만들고, 공간을 점차 압축했다. 건물을 돌아서들어오는 동안 체험하는 기승전결의 구조를 가진 공간의 시퀀스는 디자인이라기보다는 영화에 가깝다. 건물은 시멘트 질감에 별다른 볼 것이 없지만 공간 구성이 우리의 오감을 매료시킨다. 47

르 코르뷔지에의 건축 공간은 일본의 인도 타다오로 계승되어 지금까지 현대 건축에서 새로운 가치로 자리매김해 왔다. 안도 타다오는 분명 위대한 건축가이고,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누구도 따라 할 수 없을 만큼 뛰어난 현대 건축들을 만들어 온 거장 중의 거장이다. 하지만 병산서원에서 볼 수 있었던 것치럼 건물과 주변의 자연을 능수능란하게 다루어 최고의 시너지 효과를 도모하는 경지에는 올라갔다고 할 수 없을 것 같다. 안도 타다오의 건축은 여전히 경계가 분명하고, 감동적인 공간을 자아내지만 긴장감을 동반한다. 그의 건축을 오래대하다 보면 감각이 피로해진다. 병산서원은 아무리 오래 있어도 질리지 않으며, 건물에 오래 있으면 있을수록 몸과 마음이 건강해진다.

이런 사실을 생각하면 아직 현대 건축은 안도 다다오에서 마무리되었다고 할 수 없고, 갈 길이 더 남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병산서원을 비롯한 우리 건축 전통은 오래전의 것이 아니라 앞으로 세상의 변화를 추진해 나갈 수 있는 미래 자원으로서 더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르 코르뷔지에나 안도 타다오의 여정의 마지막에는 우리 전통 건축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건축의 앞길은 우리에게 달려있다고 하면 과장일까?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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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쉬운 독학 독일어 첫걸음 가장 쉬운 독학 시리즈
김미선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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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고 싶을 때 그나마 가장 빨리 접해볼 수 있는 것이 외국어배우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미 뭔가를 새롭게 시도해보기에는 몸도 정신상태도 별로라 어떨까 좀 고민이 되었는데, 이미 알고 있는 외국어를 새롭게 공부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다는 한번도 배워본 적이 없는 언어를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작년엔가 이탈리아어를 배워보고 싶어 패기있게 책을 펼쳐들었던 적이 있다. 알파벳은 같지만 발음이 달라서 그것을 익히는 것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프랑스를 프란체라고 발음한다는 것 등을 알고 있어서 설명에 대한 이해는 쉬웠지만 실전으로 공부를 할때는 끊임없이 헷갈렸다.그래서 며칠 되지 않아 포기했던 내가 이번에는 또 독일어 첫걸음이라니. 솔직히 나 스스로도 별 기대를 하지 않았다. 다만 이 책을 펼치면서 한달 과정이지만 1년이라는 기간을 잡더라도 날마다 빼먹지 않고 꾸준히 공부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독일어는 누군가에게 배워본적이 없는 언어이다. 그래서 '독학' 독일어 첫걸음이 진정 그 의미에 맞는 책인가를 확인해보기에는 안성마춤인 책이다. 모든 언어의 기본인 문자와 발음, 자음과 모음에 대해서는 암기를 하는 수밖에 없다. 몇가지 다르기는 하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영어와 비슷해서 금새 익힐 수 있기는 했다. 독특한 발음과 우리말에는 없는 발음이 있기는 하지만 책에 부록으로 함께 제공되는 시디를 통해 들으며 공부를 할 수 있다.

 

각 장의 구성은 문법과 회화, 패턴연습, 문제풀이로 되어 있는데 처음 시작은 그리 어렵지 않다. 한달 과정이지만 일주일넘게 문자와 발음을 익히고 이제 겨우 2과를 넘기고 있어서 정말 가볍게 1년을 기초 공부만 해야겠다고 농담처럼 말했던 것이 현실이 되어버릴 것 같다. 점점 늘어가는 단어와 복잡해지는 문법이 책을 펼쳐들기 무서워지게 하지만 그래도 독학으로 독일어를 공부하는데 이 책은 꽤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독일어를 전혀 배워본적이 없는 내가 일주일 넘게 이 책으로 공부를 하고 있으니 당연히 어렵지 않고 쉽게 쓰여졌다는 것은 말할것도 없고.

 

이미 언급한 것처럼 직접 들어볼 수 있는 시디가 부록으로 담겨있고 책속의 책처럼 워크북도 있다. 지금은 기초중의 기초를 겨우 익혀나가고 있는데 지금처럼 꾸준히 공부를 하면 1년 후 인사말을 넘어 간단한 대화를 할 수 있게 될지 나 자신도 궁금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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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출산,
노년층의 증가ㅡ 이빨이 하나도 없는 라사펠의 늙은이는 그 상태로 상당 기간 생존했으리라는 것.

이런것들이 공동체성을 떠올리게한다.


지식의 전달이 정말 큰 역할을 한 것이군요.

인류의 진화를 생각하면 그동안 굉장히 중요한 일들이 있었습니다. 모든 사건들이 인류의 진화 역사에 중요한 기여를 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변화들은 항상 대가가 따랐어요. 예를 들면 직립보행을 하게 되자 두 손이 자유로워지게 됐죠. 그 결과 도구를 사용하게 되어 문화와 문명을 만들게 된 반면, 요통과 심장질환이라는 대가를 치러야 했습니다. 또 큰 머리를 갖게 된 덕분에 지능이 좋아져서 문명과 문화를 향유하게 됐지만 출산의 고통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진화를 한다는 것은 그때그때 환경에 맞춰서 변화하는 것일 뿐, 우열의 문제가 아닙니다. 또 우리는 계속 진화하고 진화할 때마다 항상 대가와 이익이 같이따른다는 것을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수백만 년 동안 계속 되어 온 인류의 진화 역사는 직선이 아닌 꼬불꼬불한 발자취라는 말로 강의를 마치겠습니다.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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