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발음 괜찮은데요?
김영진 지음 / 예미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새로운 습관이 생겼다. 늘 들고다니기만 하던 휴대폰을 시간이 날때마다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난 후 폰의 활용법으로 구글링의 음성인식 서비스를 틈 날때마다 계속 해보고 있다. 물론 지금은 책에 있는 질문들을 읽어보는 수준이긴 하지만. 그리고 방금 킹 목사의 그 유명한 연설문을 읽어봤는데 제법 문장의 형태로 나와서 재미를 느끼게 한다.

이런 재미있는 놀이를 시작하게 만든 책이 바로 이 책 '당신, 발음 괜찮은데요?'이다.

사실 나는 어릴때 집에서 혼자 지내느라 대화를 나눌 상대가 없어서 말하는 것을 못배웠다. - 이건 나의 추정인 것이고 부모님의 말씀에 의하면 4살때까지 말을 못해 벙어리가 되려나 할 정도였다고 한다. 지금은 말이 많은데 어릴때 제대로 된 발음을 못배워서 그런지 혀가 짧은 것도 아닌데 혀짧은 소리가 날때가 있다. 그래서 우리말 발음에도 약간 컴플렉스가 있는데 하물며 영어발음이야...

 

그래서 발음을 좀 고쳐보겠다고 이 책을 읽기 시작하기는 했지만 별로 달라질 것이 없을꺼라는 생각에 가볍게 책을 펼쳐들었다. 그런데 처음 시작부터 발음에 대한 강박을 없애준다. 네이티브가 아닌 우리는 네이티브 스피커가 될 수 없다. 그러니 완벽한 발음이 아닌 쓸말한 발음을 익히자, 라는 말은 영어로 의사소통이 될 정도의 발음이면 된다고 알려준다.

실제로 구글의 언어설정에 들어가보면 우리가 흔히 쓰는 미국식 영어, 영국식 영어 혹은 인도식 영어뿐만 아니라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아프리카 등등 여러 나라의 영어가 뜬다. 영국인과 미국인이 만나서 대화가 되지 않을때도 있다는 것은 상상이 아니라 현실이기도 한 것이다. 그러니 네이티브를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소통을 지향하면 되는 것이다.

 

이런 기본적인 것을 알면 책없이 구글링 하면서 배우면 될까, 라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그래도 이 책이 필요한 건 기초부터 시작해서 우리가 흔히 어렵다, 라고 표현하는 우리말에 없는 발음들을 구별하여 발음연습을 할 수 있는 문장 제시가 되어 있어서 조금 더 계획적으로 발음 연습을 할 수 있다.

부록에 실려있는 글을 참고하기도 하고, 묵음아니 음절 과거형의 발음에 대해서도 설명해주고 있다. 영어가 모국어인 미국인들도 이름을 발음할 때 자주 틀린다 라는 글을 읽으면 더욱더 완벽해져야만 한다는 생각을 버릴 수 있게 된다. 헷갈리는 발음에 이어 영어로 질문하고 실전 문장 말하기 연습도 담겨있다.

 

처음 구글링을 영어로 켜놓고 발음할때마다 다른 결과가 나와서 좀 낙담할뻔 하기도 했지만 또 금세 완성되는 문장을 보면 영어말하기가 재미있어진다. 굳이 네이티브가 되려고 완벽한 발음을 연습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해소시켜주는 느낌도 좋았는데 편안한 마음으로 발음교정을 할 수 있어서 좋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아. 어디 얘기할데는 없고.
가까운 화장실을 두고 저 먼 부엌 싱크대에 가서 손을 씻을때부터 기분이 쎄 했는데.
설거지통이 있는데 거기서 코까지 풀어제낀다. 미친거아냐?
지네집도아니고. 그릇설거지하는데에 코를 풀 생각을 하는지. 이런거에 짜증내는 내가 이상한건가?

하긴. 사무실에서도 멀쩡한 화장실 두고 꼭 주방 식기 싱크대에와서 시커먼 걸레를 빠는 직원들도 있더라. 제발 좀 걸레는 다른데서 빨아달라고 부탁을 해도 요지부동. 시꺼먼 땟국물이 흐르는 걸레와 지들 입에 담는 컵을 같이 씼는거, 괜찮나? 하아. 미치것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세상은 달라지지 않아."
그런 세상을 살아야 하는 걸까. 어차피 달라지지 않는 세상을 참고, 참으며 살아야 하는 걸까. 세상은 왜 이렇게 된 걸까 언제부터 세상은 누군가가 참고, 참아야만 살 수 있는 곳이 된 걸까그런 세상은 살고 싶지 않다고, 주운은 창밖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세상이 어째 아득해 보였다. 매일매일 숨을 쉬고 살아가는 곳이 문득 낯설고 두렵게 보였다. 하지만 그곳이 앞으로 살아가야할 세상임을 주운은 알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주운은 말하며 23번의 손을 가만히 잡았다.
"이 세상이 사라지고 말아,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주운은 흐릿하고 싸늘한 친구의 손을, 마치 놓으면 영영 사라지기라도 할 것처럼 힘을 주어 꽉 잡았다. 사라지지 않고 싶다고,
너와 나는 사라질 수 없다고, 우리는 사라져서는 안 된다고, 주운은 손을 맞잡은 채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A는 돌아오지 않았지만 여전히 A들이 남아 있었다. B의 은적은 애써, 지워져 갔다. ...
세상의 반이 점점 희미해지거나 사라지고 있었다. 9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위크
강지영 외 지음 / CABINET(캐비넷) / 2019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티비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는 다양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는데 드럼 초보자의 단순한 비트에서 시작한 음악 이야기가 우리나라에서 음악을 하는 어벤져스들의 등장을 알리며 재미를 더해가고 있다. 그걸 보고 있으려니 문득 어 위크가 떠올랐다. 우리나라 장르문학을 하는 작가들의 엔솔로지 단편집인 어 위크는 또 다른 의미에서 어벤져스들의 단편집이 아니겠는가.

 

모두 여덟명의 작가가 7편의 글을 썼다. 아니, 일주일은 7일이고 작품도 7개인데 왜 작가는 8명인건가?

의아해서 봤더니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쓴 전건우 작가의 글은 작품에 포함을 하지 않고 일곱편의 이야기를 모아담을 수 있는 얼개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별다를 것 없어 보였다. 약간 얼간이 세친구 느낌이 나는 친구 셋이 모여 은행의 현금을 털어보자고 모였는데 허술한 계획에 구멍이 나기 시작하면서 경찰에 쫓기다가 동네 골목에 보이는 편의점으로 들어간다. 그곳에는 수상한 알바생이 있는데, 총을 들고 등장한 것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들을 손님처럼 접대한다. 경찰에 포위된 편의점에서 나가기 위한 차량을 기다리는 동안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을 제안한다. 이렇게해서 알바생 한주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세상에 불가능한 이야기는 없다, 는 것이 이 단편집에 흐르는 주제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사실 7편의 단편이 모두 내 취향저격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 편 한 편 읽다보면 미스터리와 SF, 역사적 사건의 이면을 보여주는 팩션도 담겨있고 현실적인 층간소음과 아파트의 부실공사를 고발하면서 동시에 비현실적인 킬러의 이야기도 있다. 박과장 죽이기는 가정폭력에 대한 이야기와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다 담겨있고 러닝패밀리와 아비 역시 폭력적인 현실을 호러로 표현하고 있어 더욱 괴기스럽다. 씨우세클럽은 코지미스터리같은 느낌이 들지만 찬찬히 읽어보면 많은 현실이 담겨있다. 물론 솔직히 말하자면 너무 많은 것을 담고있어서 조금 집중이 되지 않았다는 나의 현실도 느끼게 하고 있긴 하지만.

정말 다양한 물건이 있는 편의점처럼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있어서 조금씩 야금야금 읽다보면 편의점에서 사 온 간식이 순식간에 사라지듯 7가지 이야기가 끝나버리고 만다.

 

이야기의 끝은 예상보다 좀 싱겁게 비현실을 인식하며 한여름밤의 꿈같은 이야기의 향연에서 빠져나오게 된다. 하지만 왠지 어 위크 편의점의 이야기는 이것으로 끝이 아니라 또 누군가 편의점 문을 열고 들어가면서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지 않을까 기대하게 된다. 이 세상 어딘가에서 문을 열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을 어위크 편의점이 언제 어디에서 등장하게 될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큰 기대는 없었는데 의외로 재미있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