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피터팬
제랄딘 맥코린 지음, 조동섭 옮김 / 김영사 / 2006년 10월
절판


우리는 여기 탐험을 하러 왔다. 보물수색대라고. 안 그래? 그 일이 쉬울 거라 생각했어? 안전할 거라 생각했어? 저길 봐! 어서!
아이들은 피터 팬이 가리키는 곳을 보았다. 지금껏 지나온 곳의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먼 곳은 무성한 초록, 가까운 곳은 황량한 황무지였다. 그 누구의 발길도 닿은 적이 없는, 고난과 역경의 대자연. "길이 잘 닦여 있을 거라 생각했어? 아니야. 그래도 우린 해냈어! 누구나 아무 때든 여기 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우리가 아니면 어림도 없어! 쉬운 일을 하고 싶었어? 공원을 산책하고 싶었어?" 피터 팬은 주먹을 머리 위로 쳐들고 있었다. 꽉 다문 피터의이에 바람이 부딪쳤다. 피터의 쇄골은 심장 위로 뻗은 날개 같았다. 손목에는 흰 흉터가 길게 나 있었다. 제임스 후크와 죽기 살기로 싸울 때 두 사람이 휘두른 칼날에서 튕긴 작은 은빛 파편에 생긴 흉터였다. 피터는 당당했다.....
... "이런 일들을 모두 겪은 뒤에 찾아낸 보물이 별 값어치가 없으면 어쩌지?"
"누구나 다 부자가 되는 건 아냐. 누구나 다 강하거나 영리한 것도 아니지. 누구나 다 아름다울 수 있는 것도 아냐. 그렇지만 누구나 용감해질 수는 있어! 할 수 있다고 스스로에게 말하면, 우리 마음에 대고 '포기하지 마'라고 말하면, 스스로 영웅답게 행동하면.... 우리는 누구나 용감해질 수 있어! 위험을 똑바로 마주한 채 칼을 휘두르며 말하는 거야! '반갑다, 위험아! 난 네가 두렵지 않아!' 용기는 그냥 갖기만 하면 돼. 돈을 주고 살 필요도 없어. 학교에 가서 배우지 않아도 돼! 용기만 있으면 된다구!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내가 틀렸어? 용기만 있으면 돼! 용기만 있으면 모두 이겨낼 수 있어!"-187-1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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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프릴 풀스 데이 - 하 - 데이먼 코트니는 만우절에 떠났다
브라이스 코트니 지음, 안정희.이정혜 옮김 / 섬돌 / 2007년 3월
품절


나는 우리가 원하는 만큼 오래 지속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자신에게 이야기한다. 인간의 모든 우쭐거림과 자만심은 지진이나 홍수에 의해 한 순간에 씻겨 내려갈 수도 있고, 끊임없는 바람이나 극심한 가뭄에 의해 닳아 없어질 수도 있다.
아무것도 우리 계획대로 되지는 않는다. 우리의 오만함을 위해 지은 기념비들도 그렇고, 어떤 한 사람이 공들여 세운 건물까지도 그렇다. 위대한 문명들이 암말이 치는 꼬리에 쓸려 없어지고, 인생은 고양이가 눈 깜박거리는 사이에 사라져간다.-1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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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특이한 아이, 있습니다
모리 히로시 지음, 안소현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3월
절판


나는, 나 자신이 근본적으로 성실한 인간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과 견주어보아도 분명 착실한 부류에 속한다. 착실함이란 요컨대 온화함을 지향하는 성질인 것이다. 결과적으로 얻는 건 평온한 인생, 즉 평범함이다.
하지만 인간은 누구나 자기 멋대로 분에 넘치는 소망을 품는다. 자신에게 없는 걸 늘 원하는 경향이 있다.......
나만 변함없이 오로지 착실히 지내온 게 뒤처진 듯 느껴져 한없이 허무하고, 마치 손해를 본 듯한 야릇한 감각에 사로잡힐 때가 종종 있다. 여기까지 분석하고, 이치를 확실히 파악했는데도 수시로 느닷없이 새로운 일이 하고 싶어진다. '하다못해 죽기전까지 한번은 경험하고 싶다'는 말을 한숨 대신 홀로 중얼거리기도 한다.
요컨대 젊은 시절에는 '이것도 하고 싶다, 저것도 하고 싶다'고 바라던 일이 요즘에는 '이것도 못해봤고 저것도 못해봤다'는 소극적인 태도로 바뀐다는 말이다. 전철의 진행방향으로 얼굴을 향하고 풍경을 바라보던 게 젊은 시절이라면 지금은 스쳐 지나가는 뒤쪽 풍경을, 멀어져가는 풍경을, 뒤돌아서서 멍하니 바라보는 느낌이다. 이런 시점의 차이가 사람을 크게 둘로 나누는 듯한 기분이 든다.-74-75쪽

그리고 문득......
공기가 세계 속을 떠돌듯 인간의 의식 역시,
어쩌면,
사람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유동적인 존재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드문드문 떠오르는 기억처럼 사람에서 사람으로 의식이 잇닿아서 떠돌아다니는 건 아닐까? 그 사람, 그 사람이 되어서 차례로 새로운 마을을 방문하듯이. 융합과 격리를 되풀이하고 개고 섞이면서. 소용돌이, 침체와 서성거림.
한 사람의 인간이란 건 사회와 마을처럼 집합을 의미한다. 좀 더 세세한 의식이란 존재가 무수히 있고 그것들은 사람에서 사람으로 자유롭게 이동한다. 여행하는 사람이나 철새처럼.-191쪽

생각해보면 기쁜 일도 슬픈 일도 정말로 사소한 것이다. 같은 얼굴인데, 같은 눈물인데, 아주 조금씩 차이가 난다. 그래서 다르게 보이는 것이다. 그때그때 다르다고 할 수 있다.-219쪽

그녀에게 말하고 싶었던 것은 멈추는 걸 두려워하는 젊음과 결국은 멈추지 않는 인간의 성질에 대해서이다. 늘 전진하고 싶다고 그녀는 말했다. 그 전진이란 무엇을 기준으로 하는 걸까? 어디에서 바라보았을 때 전진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반대로 어떤 위치에 멈춰서면 사람은 정지하는 게 될까?
.. 자신이 전진하는 사람이라고 인식함으로써 그 순간에 전진은 멈추게 되는 걸까? 그것이야말로 그녀의 자기변명이고 자기모순임이 분명하다. 어쩌면 그 허무함을 그녀는 예감하고 있는건지도 모른다. 단지 알고 싶지 않다. 그런 자신을 보고 싶지 않다. 그저 떼를 쓰는 아이 같은 그 젊음이 아직 남아 있는 게 다행이다. 어째서 그런 행복한 모순을 지적할 수 있었던 걸까?-221쪽

나는 혼자 웃었다. 재미있다. 인생이란........, 적어도 살아있는 동안은 멈출 수가 없다. 돌아갈 수도, 되풀이할 수도 없다. 할 수 없었던 일을 언제나 되돌아보며 어쩔 수 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구조인 것이다. -2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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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리드 평전 - 사랑과 열정 그리고 혁명의 투혼
로버트 A. 로젠스톤 지음, 정병선 옮김 / 아고라 / 2007년 3월
품절


그의 친구들 대다수는 자유의 대의를 위해 봉사하는 비평가나 예술가가 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러나 말은 물론이고 행동의 매개자가 되고자 했던 리드는 스스로에게 묻기 시작했다. 해방을 위한 투쟁에서 작가가 문학적인 재능만을 사용하는 것으로 족한가? 분명한 언어로 이런 질문을 제기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이 질문에 답하기까지는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릴 터였다.-167쪽

시인이지 모험가였던 리드는 예술에서 정치로 서서히 활동 영역을 옮기고 있었다. 자신의 행동을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었던 리프먼에 비해, 리드의 변신은 결코 머리에서부터 시작된 것이 아니었다. 그의 신념은 결코 명쾌한 원리로부터 도출된 것이 아니었다. 리드의 앎은 감성에서 나왔다. 그것은 시인의 직관이었다. 가끔씩 정도에서 벗어나기도 했지만 결국에 가서는 '이것은 우리의 전쟁이 아니다'처럼 단순 명쾌한 진리로 회귀하는 감성적 통찰력이었던 것이다. 지성과 감성이 갈등할 때마다 리드는 항상 감성의 손을 들어주었다. 리프먼 같은 사람들과 달리 그는 '진실'이란 거기에 이르는 방법을 추론하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이라고 믿었다.-319쪽

너는 네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건 이 세상에서 누가 해도 하는 것으로, 우리가 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잘못하고 있는거야. 너 자신의 개인적 안위에 대한 걱정을 제외한다면 내가 보기에 나머지는 전부 괜찮다.
- 존 리드의 어머니 마거릿의 편지글 중에서.-6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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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풍경 1
하이타니 겐지로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양철북 / 2007년 3월
품절


내가 너한테 아무것도 묻지 않는 건 네가 단순히 네 멋대로 살고 있지는 않다고 판단해서야. 내가 그런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것은 지금까지 내가 살면서 겪은 여러 가지 경험 덕분일 거야. 하지만 나 같은 눈을 가진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아. 그건 확실해. 청춘기 하면 꽤나 멋있게 들리지만, 사실 청춘기란 남에게 이해받지 못한 채 어둡고 긴 굴을 헤쳐 나오는 시기야. 아집에 사로잡힌 채 그 굴을 지나오는 사람과 치열하게 고민하면 헤쳐 나오는 사람의 차이가 그대로 인간성의 차이를 만들지. 뜬금없는 얘기 같지만, 트럼펫 소리가 정말로 생기 있을 때는 아집을 버리고 또 버리고, 그래도 꾸역꾸역 치솟아 오른 아집을 버린 뒤에 생겨나는 눈물겨운 아집을 발견했을 때야. 그게 바로 개성이지. 인간도 그렇게 산다면 매력적인 인간이 될 거다. -39쪽

모름지기 세상은 이런 법'이라는 생각에서 한 발짝 비껴나 세상을 바라봤을 때 의외로 내 자신이 해방되는 경우도 있다는 사실과 좀 다른 눈으로 사물을 보거나 생각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나 할까? 뭐, 발견했다고 할 수도 있고.-24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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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 2007-03-28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것에 방황하던 시절이 청춘기였던것 같아요..지금은 그저 느긋하게 바라볼줄 아는 여유로움이 생겼다는게 중년기의..아름다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