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의 일본어 MUST CARRY
이선옥 지음 / 사람in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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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일본 여행을 갔을 때 패키지로 가서 말이 안통해도 그리 불편함이 없었다. 그런데 어디였는지 기억에는 없지만 신사를 구경하고 나오는 길에 자그마한 상가를 지나치다가 동네 할머니들이 물건을 파는 것을 보고 사려고 다가섰는데 도통 말이 통하지 않아 대충 둘러보다가 내가 아는 한자와 그림을 보면서 몇가지 선물을 사갖고 온 적이 있다. 열심히 웃으면서 설명을 하고있는데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은 하나도 없어 좀 난감했던 기억이 있다. 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건들이 아니어서 선물로 사고 싶었는데 뭐가뭔지 모르면서 사오는 것도 그렇고. 딱히 이런 이유때문만은 아니지만 그래도 일본어를 알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생각일뿐 여전히 일어는 하지 못한다.

기초부터 다지는 것도 좋지만 너무 공부(?)같은 느낌이 들어서 문법책이나 회화책은 조금씩 보다가 바로 덮어버리곤 해서 지금도 일어의 히라가나와 가타카나는 헷갈려한다. 그런데 굳이 처음의 시작을 그렇게 해야만 하는 것일까, 싶다.

'여행자의 일본어 Must carry'는 이런 생각을 확실히 버리고 온전히 여행자를 위한 회화로 구성되어 있다. 물론 일본어를 전혀 모르는 초보자를 위한 우리말 발음까지 적혀있는.

예전에는 이런 책은 그리 좋아하지 않았는데 어차피 발음이라는 것은 원어민의 발음을 흉내내는 것이라 어떻게 발음하는지 알고 원어민의 발음에 가까울 수 있도록 연습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그렇게 생각하며 보니 공부를 한다기보다는 힘을 빼고 슬쩍슬쩍 보면서 내가 여행을 갔을 때 일어날 것 같은 상황과 비슷한 부분을 펼치면서 책을 읽다보면 재미있게 일어를 배우게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더구나 중간중간에 담겨있는 일본의 풍경과 음식, 일본의 일상을 볼 수 있는 자그마한 사진들이 여행서를 보는 설레임을 느끼게 해 줘서 더욱 일본어 익히기에 열심이게 된다.

여행을 하면서 겪을 수 있는 여러 상황들에서 나눌 수 있는 대화가 실려있는 것은 기본이라 생각하지만 이 책은 그에 더하여 체크잇아웃을 통해 일본의 문화와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대화의 말미에 있는 팁을 통해 다른 곳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유용한 정보가 담겨있다. 이 책은 한번 단숨에 읽는 것이 아니라 일본어를 익히게 될 때까지 자주 들여다보면 좋은 책이지만 굳이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여행을 가게 될 때 이 책을 들고 간다면 어느 한 부분이라도 분명 도움이 되는 대화가 있을 것이어서 일본 여행을 하게 된다며 필수로 챙기게 될 책이 될 것 같다. 적어도 내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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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담한 하지만 뾰족한 - 자신을 이해하고 타인을 사랑하는 이들과의 그림 같은 대화
박재규 지음, 수명 그림 / 지콜론북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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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이해하고 타인을 사랑하는 이들과의 그림 같은 대화'라는 부제가 뾰족함을 뭉툭하게 해 주는 느낌이다. 담담한 하지만 뾰족한,이라는 책의 제목은 섬세하지만 예민함으로 인해 신경질적일 수도 있다는 첫느낌을 갖게 했다. 아니, 사실은 나 자신의 이야기이다. 그래서 더욱 더 이 책을 읽고 싶었다. 무던해 보이지만 뾰족한 나의 모습을 투영하며 나 자신을 긍정할 수 있게 될지.

"평범한 그림이나 사진도 액자 속에 놓이면 근사해 보이잖아요? ...... 반드시 있어요. 당신이라는 그림을 더 멋지게 만들어줄 액자 같은 사람은... 반드시"(60)

 

뭐라고 해야할까. 잔잔하게 조곤조곤 말하고 있는 많은 글들은 일상의 모습에서 기적을 발견하는 느낌을 보고 있는 것 같다. 평범한 일상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 안에 담겨있는 정수라고 할 수 있을까? 저자의 진심이 느껴지고 글을 단숨에 덥석 읽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한 문장씩 읽어가면서 문장보다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버리고 있어서 야금야금 책장 넘어가는 것이 너무 아쉽다. 그리고 그 아쉬움에 한몫을 하는 것은 바로 책에 실려있는 삽화들이다.

처음 책을 받았을 때 가제본같은 느낌과 뭔가 허술하게 편집된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한꼭지씩 책을 읽다보니 글과 어울리는 흑백의 삽화는 무덤덤하게 보이지만 실상은 글을 더욱 빛나게 해 주는 그림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짧은 문장으로 삶의 핵심을 뽑아 보여주고 있는 듯한 이 에세이는 어떠어떠한 글이 담겨있고 그 글의 의미가 무엇이다, 라는 설명이 아니라 그냥 이 책 한 권을 통째로 보여주고 추천하고 싶은 생각을 갖게 한다.

 

"점프를 하면 세상을 다른 각도로 바라볼 수 있어서 좋아요. 어릴 적엔 하루에도 몇 번씩 다른 각도로 세상을 바라보잖아요? ...... 하지만 어른이 되면서부터는 늘 일정한 각도로만 세상을 바라봤던 것 같아요. ... 시선이 고정되면 사고도 고정되죠. 싫었어요. 그렇게 하루하루 시간이 흐르는 것이..."(91-92)

그래서 저자는 스카이다이빙을 시작하게 된 것일까? 나이를 먹어가면서 경직된 사고를 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곤 했었는데 이 글을 읽는 순간 나는 다양하게 세상을 바라보지 못하고 있음이 서글퍼졌다. 하지만 이것이 끝은 아니지 않은가.

나도 그냥 아이처럼 하하하, 하고 웃고 점프를 하고 눕기도 하고 구르기도 하면서 세상의 모습을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노력해야지, 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지금의 나는 고정된 시선, 고정된 사고방식이 가장 싫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책을 다 읽고 다시 뒤적거려봐도 이 글이 눈에 띄는 걸 보면.

한번 읽고 다시 읽어도 자꾸만 글의 내용이 좋다면서도 그걸 자꾸 까먹어버려서 좋은건지 나쁜건지 잘 모르겠다. 책을 잡은 첫 날 단숨에 반 이상을 읽어버리고 다시 되돌아가 읽어봐도 그때마다 다 좋으니 일단은 좋은 것이라 생각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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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마미아 냉파요리 - 30만 회원 감동 실천!, 한 달 식비 70만원 절약, 나에게 선물하는 840만원 적금의 기적! 맘마미아 냉파요리
맘마미아 식비예산 감수.레몬밤키친 강지수 레시피 개발 / 진서원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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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휴가를 받아 - 뭐 장기휴가라고 해도 2주밖에 안되지만 평범한 일반 직장인에게 2주간의 휴가는 장기휴가라 할만하지 않은가. 어쨌거나 집을 2주나 비우게 되어 일주일전부터 냉장고 비우기 작업에 돌입하기 시작했다. 너무 일찍부터 냉장고를 비워두면 휴가 직전까지 먹을 것이 없을 것 같아 3,4일 정도의 찬거리를 사뒀는데 그나마도 꼬박꼬박 집에서 밥을 먹은 것이 아니어서 음식이 좀 쌓여있게 되어버렸다. 바쁘다고 먹지 못했던 과일들은 적당량 이상으로 날마다 먹어 치우고 있고, 하루에 하나씩 배당했던 소시지와 달걀은 빼먹은 날때문에 밥대신이라 생각하며 두개씩 먹어치우기도 했지만 그래도 남은 달걀은 삶아버리기로 했다. 집을 비우기 전날 음식 쓰레기를 남기지 않고 식사대용으로 삶은 달걀도 괜찮지 뭐.

그런데 냉장고 정리를 너무 늦게 시작한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대충 계획을 잡고 냉장고 안에 찬으로 먹을 음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주나 두주 전쯤에 실컷 장을 봐버린 것도 예상치않게 음식을 낭비하게 된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냉파요리책을 급히 뒤적거리며 해볼만한 요리가 있나, 살펴보고 있는 순간에 그런 생각이 들게 되는 것이다.

 

냉파요리는 '냉장고 파먹기'를 위한 요리라는 뜻이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딱 와 닿는 냉장고 파먹기는 쓸데없는 음식 낭비를 줄이고 냉장고를 깔끔히 정리하게 되니 저절로 신선한 재료로 요리를 하게 될꺼라는 예상을 하게 된다.

그런데 뜻밖에도 이건 환경을 위해서도 좋을뿐만 아니라 냉장고에서 보관하다 음식쓰레기로 만들어버리는 온갖 식재료들을 절약하며 낭비도 줄이게 되고 좋은 점이 너무 많은 것을 깨닫게 되어 너무 좋다. '돈은 안쓰는데 몸이 더 건강해져요!'라는 말을 실감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책을 펼치면서 냉파요리를 하면서 '황금 레시피는 버려라'라는 말에 당황하기도 하지만 말이다. 황금레시피는 없어도 요리를 자꾸 하다보면 손맛이 느는것처럼 나만의 황금 레시피를 만들면 되닌까 그것도 무난히 패스! 하며 지나가고는 있다.

 

매일 점심을 도시락으로 해결하는 나는 가끔 이삼일동안 같은 반찬으로만 끼니를 해결할 때가 있다. 그런 내게 냉파요리책은 비용을 줄이고 건강을 생각하는 요리책뿐만 아니라 같은 재료로 다양하게 조리를 하고 요리해 먹을 수 있는 요리책으로 도움이 된다. 대부분의 요리책은 요리를 중심으로 편집이 되어 있는데 냉파요리책은 식재료 하나를 갖고 일주일동안의 요리법을 보여주고 있어서 너무 좋다. 게다가 식재료는 우리가 거의 날마다 냉장고에 넣어둔다고 해도 좋을 두부, 양배추, 무, 달걀 등 친숙한 재료를 소개하여 다양한 요리법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냉동고는 오래 보관할 수 있다는 생각이 강해 더욱 더 정리를 잘 하지 않게 되는데 밥이나 떡으로 요리할 수 있는 방법이라거나 냉동에 보관하는 식재료의 적정기간도 알려주는 등 여러 팁이 있어 내게는 무척이나 유용하다. 우리집 냉장고에는 떡국떡보다는 다른 떡이 많아서 떡활용요리가 떡볶이라는 것이 좀 아쉽기는 하지만.

알려진 요리법이나 제대로 갖춘 식재료로 만드는 음식은 아니지만 냉장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재료로 만든 요리법은 조금씩 배워가면서 재료마다 잘 어울리는 궁합을 찾게 되면 더 맛있는 음식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도 생기고 있어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 지금은 휴가를 앞두고 냉장고를 한바탕 정리하여 해볼만한 요리가 없지만 휴가가 끝난 후 냉파요리를 제대로 잘 활용해야겠다는 결심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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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얼마나 만만해 보였으면
전대진 지음 / 더블유미디어(Wmedia)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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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마음을 툭 치더니 책의 첫장부터 폭풍공감을 하게 된다.

착한게 좋은 건 줄 알았는데 어른이 되면서 그게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되는 순간, 타인에게 호의를 베풀었는데 그런 마음을 이용당하고 감사하는 마음은커녕 오히려 이용할 일이 없으면 외면해버리는 사람들을 보면서 점점 더 타인을 위하기보다는 나 자신을 먼저 생각하게 되고 있음을 느끼는 순간들이 있다. 솔직히 한동안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이용당하기만 해서 어느 순간 더 이상 호의를 베풀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에게 매정하게 못한다,라는 말을 했었는데 어떤 한 사람은 지금까지와는 달리 상냥함과 친절함으로 여전히 잘 대해줘서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아무리 이기적인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고 하더라도 나만큼은 그러지 말아야지 라는 생각을 왜 못했을까.

저자의 말대로 항상 잘해주는 내가 아니라 감사할 줄 모르는 네가 잘못된것인데 말이다.

"초심, 중심, 진심 그중에 제일은 중심이다." "내가 변하면 세상이 변한다." 라는 메시지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내가 타인에게 이용당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가치관을 갖고 중심을 잡고 있으면 그저 만만해서 이용당하는 사람이 아니라 나의 좋은 심성을 키우고 간직하면서 세상살이를 잘 해나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나 자신의 마음과 나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이 책은 여러 장으로 나뉘어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하나하나의 메시지를 보면 사람사이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런 관계맺음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내가 나자신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를 깨닫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는 듯 하다. 여러메시지 중에서도 잠시 멈추고 다시 보게 되는 문장은 "나를 진정 사랑하는 사람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니 자신감을 갖고 이타심을 잃지 않으며 꿋꿋하게 나의 길을 가도록해야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하나 덧붙이자면 "시간이 없다고? 마음이 없겠지. 소중한 당신의 삶을 기대하라."는 말.

솔직히 아무리 가까운 가족이라 하더라도 서로 소통이 없고 연락이 없다면 이웃사촌만 못하다는 이야기를 나이 먹어갈수록 더 강하게 느끼고 있다. 거리상으로 먼 외국에 있다하더라도 어머니에게 자주 안부전화를 하는 아들과 바쁘다며 명절이 되어도 전화 한통 할까말까한 아들중 누가 더 가까이 느껴질까. 뭐 어머니 입장에서는 자식이 똑같을지 모르겠지만 형제인 내가 느끼기에는 자주 보지는 못해도 3,4분의 짧은 통화라도 자주 하는 형제가 더 가깝게 느껴진다.

"글쟁이나 말쟁이가 아닌 삶으로 살아내는 삶쟁이가 되길 바라는" 작가의 말이, 책을 읽기 전에는 그냥 그렇게 하는 말인가 싶었는데 글을 읽다보니 삶의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이 담겨있는 그 농축된 한마디가 나의 체험과 겹쳐지면서 그 삶쟁이라는 말이 실감있게 다가온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내가 만만해보이나, 가만히 있으니 가마니로 보이나.. 라는 느낌때문에 가끔 큰소리를 내거나 화를 내기도 했었는데 어쩌면 그 모든 것을 허용한 것은 나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씩 나만의 방식으로 나 자신을 곧게 세우고 당당하게 살아가고 있는 지금 이 책에 담겨있는 글들은 그러한 내게 자신감과 용기를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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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쓰여 있었다 - 어렸을 적이라는 말은 아직 쓰고 싶지 않아, 일기에는…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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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쓰여 있었다'는 오래전 일기장에 씌여있는 글을 말하는 것이다. '어렸을 적이라는 말은 아직 쓰고 싶지 않아'

 

어느새 나도 '어릴 적에...'라는 말을 하게 된 나이를 넘어 때로는 '젊은 시절'이라는 말이 떠오르면서 그때는 은근슬쩍 말을 바꿔 학창시절에는..이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마음이 따끔하다,라는 그녀의 말에 완전공감하게 되는 그런 기분.

마스다 미리의 일상 에세이를 중독처럼 계속 읽게 되는 건 바로 이런 것 때문이다. 나와 그리 다르지 않은 그녀의 이야기, 때로 나 자신의 일상이 한심해 보일 때 그녀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특별함이 없는 평범하고 소소한 여성의 일상의 삶이 그리 나쁘지는 않은, 아니 어쩌면 그것이 행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그런 편안함이 있어서이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하루하루의 일상, 일때문에 만나는 사람들, 친구들과의 만남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요즘 유행한다는 것을 해보고 싶어하는 마음, 디저트에 열광하면서 일부러 유명한 가게에 찾아가 먹어보기도 하고 나이를 먹으며 살쪄가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다이어트를 결심하지만 역시 먹는 것을 끊기는 힘들어하는 마스다 미리의 일상은 마음을 가볍게 해 주고 때로는 남들 보기에 부끄럽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과감히 버리고 나도 그녀처럼 행동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뿐이라면 나는 이미 마스다 미리의 이야기에 반복되는 듯한 이야기에 질려 더이상 그녀의 이야기는 읽지 않았을 것이다. - 아, 그러고보니 정말 그녀의 수많은 이야기를 읽었지만 똑같은 느낌은 없네. 이것도 어쩌면 신기한 일이지 않을까? 그녀의 많은 에세이를 읽으며 느끼는 유일한 공통점은 정말 '공감'이라는 것이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이 세상 어딘가에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많이 있으며 그 안에서 누구나 똑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비슷한 고민과 비슷한 일상의 삶을 살아가고 있으며 또한 비슷한 삶의 모습이라고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누구나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고 있으면서 서로의 모습에 공감한다는 것이 신기할뿐이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누구에게나 어린 시절이 추억이 있고 그 추억은 행복에 잠겨들게하기도 하고 때로 부끄러움을 동반하기도 하지만 '추억'이라는 것을 떠올리는 시간은 좋기만 하다. 그런 와중에 마스다 미리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아름다운 꿈'으로 연결하여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고타쓰의 덧댄 부분에 쌓인 먼지를 이쑤시개로 청소하는 것이 재밌어서 크면 고타쓰 먼지 제거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하거나 우동면을 자르는 사람이 되겠다고 하기도 하지만 그 어느꿈도 이루지 못했다고 말하는 마스다 미리는 "하지만 떠올릴때마다, 정말로 아름다운 꿈이었다고 생각한다"

그저 그런 그녀의 어린시절 이야기를 듣다가 멈칫,하게 되는 부분이다. '정말로 아름다운 꿈'을 꿨던 나의 어린 시절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나는 어떤 꿈을 간직하고 있었을까...

 

우아하고 품위있게 밥을 사는 일은 어렵다,라거나 아는 척 자신있게 포어 로제스를 주문했다가 여러종류의 포어 로제스가 있다는 것을 몰라 당황하거나 무한리필되는 홍차를 주문할 때 가게에서 가장 비싼 것을 주문하고, 버터조차 평소 잘 먹지 못하는 가장 비싼 것을 고르는 아줌마(!) 같은 모습을 보이며 살짝 부끄럽고 민망하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그것 또한 '어린적에는...'이라고 말하게 되는 우리의 모습과 다르지 않아 좋다.

더 많은 이야기를 풀어놓고 싶지만 마스다 미리만의 고유한 표현으로 글을 읽는 재미와는 다르기때문에 이쯤에서 멈춰야겠다. 슬금슬금 읽다보니 금세 한 권의 책을 다 읽어버렸지만 이 가벼운 책 한 권을 바라보는 내 얼굴에 슬그머니 미소가 떠오르는 것을 느끼고 있다. 내 안의 어른아이를 보는 것이 나쁘지만은 않은, 나이를 먹어가는 내 모습이 그리 나쁜것만은 아니라는 생각때문이기도 하고, 또 뭐 이쁜 파란 하늘색 표지와 꽃분홍의 색색이 맘에 들어서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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