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EBS 자본주의 제작팀 지음 / 가나출판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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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쟁'이라는 것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시스템에는 없는 '이자'가 실제로는 존재하는 한, 우리는 다른 이의 돈을 뺏기 위해 끊임없이 경쟁해야만 한다. 저마다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으로 싸운다. 바로 이것이 우리가 매일 '돈,돈,돈'하며 살아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 전부라는 말이 여기에서 나온다. 화폐경제 역사 연구가 앤드류 가우스는 이것을 '의자 앉기 놀이'에 비유한다.
"현 은행 시스템은 아이들의 의자 앉기 놀이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노래하고 춤추는 동안은 낙오자가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음악이 멈추면 언제나 탈락자가 생깁니다. 의자는 언제나 사람보다 모자라기 때문이죠"(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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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청춘, 문득 떠남 - 홍대에서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고 모로코까지 한량 음악가 티어라이너의 무중력 방랑기
티어라이너 글.사진 / 더난출판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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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을 보면서 우스개소리로 늙은 청춘은 문득 떠나기도 힘들고... 라는 생각을 했다. 이 감성적인 책을 앞에두고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인가.

음악에는 좀 문외한이지만 티어라이너,라는 이름은 드라마 ost를 통해 조금은 익숙했기 때문에 그가 쓴 여행에세이는 어떤 느낌일까 무척 궁금했다. 그가 만든 음악이 좋았기 때문에 당연히 글에 대한 기대도 컸고. 아, 이렇게 쓰고 있으니 왠지 기대가 큰만큼 조금은 실망스러웠다,라는 이야기가 나올 분위기이다. 내가 글을 잘못 이어나가고 있는걸까?

이 여행에세이의 느낌을 한마디로 말해보라고 한다면 음악을 통해 느꼈던 티어라이너의 조금은 감성적인 이미지와 달리 재치가 넘쳐나는 글들이 술술 읽혀서 좋았다라고 말하겠다. 이 책의 느낌을 그냥 이렇게 끝낸다면 좋겠지만 내 느낌만이 아니라 어떠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기에 그런 느낌을 갖게 했는지도 조금은 풀어놔야 할 것 같다.

 

"여행을 하며 생각은 길었고, 웃음과 향기는 짧았다."

 

인디음악을 하는 음악가의 에세이라 감성만 넘치는 건 아닌가 싶었는데 그와는 달리 소탈하게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고 심지어 악보를 볼 줄 모른다는 이야기까지 툴툴 털어내면서 음악가 티어라이너라기보다는 배낭여행자 티어라이너의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 비용이 넉넉지않아 저렴한 숙소를 찾아 다니고, 하루 숙박비를 아껴보겠다며 추위에 떨며 공항 대기실에서 밤을 지새고 식비를 아끼겠다고 싸구려 비스킷으로 끼니를 떼우면서도 미술관을 그냥 지나치지는 않는다. 무료입장이 가능한 이른 시간의 입장을 우연히 알게 되어 좋아하고, 입장료가 비싸다고 투덜대면서도 가이드의 꼼꼼한 설명에 입장료만큼의 대우를 받았다고 위안받는 그의 모습들은 왠지 모르게 정겨움이 느껴진다. 괜한 멋부림이 아니라 진솔하게 그냥 그 모습 그대로 여행자의 얼굴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 모습이 그리 싫지만은 않게 느껴지는 것이다.

 

스페인, 포르투갈, 모로코... 다른 이들의 여행이야기와는 또 다른 느낌과 시각으로 바라 본 그곳의 모습은 왠지 나도 언젠가는 느껴보고 싶은 곳이기를 소망하게 된다. 여행뿐 아니라 예술에 대해, 음악에 대해 티어라이너 자신도 많은 생각을 하고 느낌을 담게 되었겠지만 그의 여행을 간접적으로 경험한 나 역시 그가 거닐었던 곳을 거닐며 골목골목의 정취를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늙은 청춘은 문득 언젠가 떠날 수 있는 호사로움을 누릴 수 없으리라는 낙담이 더 크지만 그래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늙고 느리지만 청춘, 문득 떠나게 되리라 희망을 가져본다.

 

"골치 아픈 현실일랑 모두 두고 떠나리라

하지만 비행기가 데려간 곳이 이상향은 아니었다

현실은 비행기 구석 어딘가에 숨어 있다가 여행지에 도착하면 함께 내려 다시 어깨에 달랑 매달린다

어쩌면 여행은 혈실로부터의 도피가 아니라 피할 수 없는 현실과 부대끼며 이해하고 화해하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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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비 미메시스 그래픽노블
크레이그 톰슨 지음, 박중서 옮김 / 미메시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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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동안 마음이 편치않았다. 그 이유를 콕 집어 말할수는 없지만, 그 이유중 하나가 이런 은유적인 그림때문만은 아니다. 그림을 보면 확실히 피에타가 떠오른다. 하지만 그 거룩함과 희생과 슬픔의 상징인 피에타와 달리, 이 그림의 내용은 죽어가는 창녀를 품에 안은 모습이다. 거세당한 남자가 생계수단으로 자신의 몸을 파는 행위,가 역겹다 라는 말 한마디이거나 신성모독, 혹은 또 다른 비유와 상징으로 쓸 수 있는 것이기나 할까? 나는 사실 내 현실에서 볼 수 없는 이 수많은 이야기들이 불편하고 이해할 수 없어서, 어쩌면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큰 위화감없이 지나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 알수없는 불편함은 뭐라 설명할수가 없다.



내가 성경이야기는 흘려들었던 것으로라도 알고 있지만 코란은 잘 알지 못해서 책을 읽는 동안 이슬람의 이야기인지 작가의 상징적인 비유인지 알수가 없었다. 그러한 것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무지함과 작가의 글을 혼동하며 읽을수밖에 없었고, 겨우 성경의 흐름과 비슷하면서도 딴판으로 흘러가는 이야기에 대해서나 알아챌뿐이었다.



주말동안 책을 읽으면서 눅눅하고 처지는 날씨와 비례해서 내 마음도 어딘지 모르게 자꾸만 가라앉았다. '하비비'라는 말뜻은 '나의 사랑'이라고 하는데, 성경의 아가서처럼 애틋하고 뜨거운 사랑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 세상을 온몸으로 사랑하는, 서로의 모든 것을 완전히 사랑하는 도돌라와 잠의 이야기이다. 가슴 설레며, 비극적이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이야기일 것이라 기대하며 읽는 사랑이야기가 아니어서 내 마음은 완전히 바닥으로 가라앉아버렸지만 그래도 그들의 이야기는 위대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자하드. 가장 위대한 자하드는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이라 했던가.


그리고 간혹 튀어나오는 이런 그림 한 장은 무더운 여름날, 땀을 삐질거리면서 책장을 넘기고 있는 내게 비수처럼 다가왔다.

"홍수만 아니라면 다른 재해는 여전히 올 수 있다는 뜻일까?"


필경사에게 팔려가고 다시 노예로 끌려가던 도돌라가 어린 잠을 데리고 도망간 사막, 그곳에서 둘의 이야기가 시작되었고 신화와 전설같은 이야기를 따라 그들의 여정이 펼쳐진다. 그리고 끝내 둘은 다시 사막으로 돌아가지만 그곳은 이미 그들이 지내던 사막이 아니다.
예전에 살던 사막도 낙원은 아니었지만, 오히려 도돌라와 짐에게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이 함께하는 사막이었지만 두 사람의 이야기가 시작된 사막을 잊고 살수는 없을 것이다.

하비비, 나의 사랑이 이 사막을 지나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나의 마음은 조금씩 바닥을 치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 사막을 거쳐 또다시 도시로 돌아간 도돌라와 잠의 이야기는 여전히 비극적이고 두 사람의 고통과 상처를 끄집어내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내 이야기는 이쯤에서 멈춰야겠다. 이 대서사를 다 이야기할 수 없다는 것은 진작 알고 있었지만 이 이야기의 끝을 이야기하는 것도 정말 어렵다는 것을 깨닫는다. 다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내 마음은 바닥을 치고 올라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나는 모두에게 하비비, 나의 사랑을 전하고 싶다. 내가 사랑을 모른다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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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 케이스북 셜록 시리즈
가이 애덤스 엮음, 하현길 옮김 / 비채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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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두 부류의 사람이 있다. 셜록을 아는 자와 셜록을 모르는 자.

그...그런데 셜록을 아는 자,라고 해도 또 나뉘어버린다.
이 두 사람을 보면서 셜록과 왓슨이라 생각하는 자와 이 둘은 뭐지? 라는 자.

셜록이 셜록 홈즈를 현대적으로 재해석 한 드라마라고 한다면 셜록:케이스북 역시 책을 재해석했다고 해야할까...

사건이 일어나고 명탐정이 등장하여 사건을 해결하여 주신다... 는 것이 탐정 드라마의 기본이거늘, 이 현장 사진에 대한 설명에 덧붙여진 포스트잇의 글들은 왠지 드라마를 보면서 덧붙이고 싶은 내 의견도 써서 한 장 툭, 붙여놓고 싶어지는 기분이 든다.

극적으로 존 왓슨과 첫 대면하는 셜록 "최대의 숙적"
- 이름을 말하지 않아도 '그'가 누구인지는 다 아시겠지.

셜록:케이스북은 단지 셜록을 보여주는 것 뿐만 아니라 이처럼 원작과 드라마와의 차이도 분석하고 설명해주고 있다. 그것은 사건에 대한 기록뿐만 아니라 제작자의 이야기를 통해 등장인물에 대한 설명도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차이점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시청자들은 등장인물들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그러므로 그들을 더욱 잘 알고 이해하고 싶지 않을까요? 우리는 1시간 30분 동안 등장인물들과 시청자들을 미스터리와 동떨어지지 않은 채 베이커 가에서 긴 대화를 나눌 수 있게끔 만들었어요"(21)라는 말처럼 주요 등장인물에 대한 설명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고 있다.

"만약 100년이 지나도 내가 셜록 홈즈를 창조해낸 사람으로만 기억된다면, 나 스스로 내 인생을 실패작이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 아서 코난 도일 경

이 책을 자꾸 들여다보게 되는 건 셜록이 잘 생겨서,인 것만은 아니다(하핫;;)

단순한 드라마 화보집과는 전혀 달리 원작과 드라마의 사건 비교 분석뿐 아니라 현대적인 재해석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등장인물들에 대한 분석은 어떻게 이뤄졌는지.
거기에다가 원작자인 코난 도일 경에 대한 이야기까지. 드라마를 보는 것만큼 책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다.
일단 오늘은 책의 구성을 휘리릭 넘겨봤으니 드라마를 보고나서 기억이 생생할 때 케이스북을 다시 펼쳐들어야겠다.
아니, 왜 이렇게 신나는 기분이 되는걸까?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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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 월드 - 가장 도발적이고 창의적인 예술가 피카소의 삶과 예술 이야기
존 핀레이 지음, 정무정 옮김 / 미술문화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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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 관심이 많다고는 하지만 전문적이랄것도 없고 그냥 눈에 띄는대로, 좋은 그림이 있으면 좋은대로 그렇게 그림과 화가 관련된 책을 많이 읽었었다. 그렇게 읽은 책들 가운데 피카소에 관한 작품과 그의 삶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지만 이 책은 조금 다르다. 책 제목마저 '피카소 월드'아닌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피카소의 모든 것을 다 이야기해주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읽었던 피카소와 관련된 책들은 그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았지만 이 책은 좀 더 세분하게 연도별로 나눠 그의 작품에 대해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린시절의 이야기는 짧다. 그에게 영향을 미친 아버지의 그림 세계와 피카소에게 강요된듯한 종교적인 주제에 대한 그림의 설명이 있는데, 나로서는 처음보는 피카소의 작품도 많았고 미술사적인 가치와 의미는 모르겠지만 무척 흥미롭기는 하다.

그런 것들 중에 가장 흥미로운 것은 역시 '비둘기'

[평화여 영원하라, Love Live Peace, 1954]

피카소의 회화 [평화여 영원하라]는 반전주의에 대한 신념을 잘 보여준다. 이러한 신념으로 그는 독일군이 스페인 도시를 폭격한 직후에 유명한 [게르티카]로 평화에 대한 외침을 나타냈다. (144)

사실 피카소의 초현실주의에 대해서는 많이 들어봤지만 그의 콜라주, 조각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 그의 작품 세계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모든 것이 다 총체화되어 있고 실험적이고 흥미롭지 않을수가 없다.

이 책은 '피카소 월드'답게 그의 개인적인 기록과 사진, 드로잉, 작품들이 시대별로 꼼꼼하게 설명되어있고, 작품의 도판도 잘 실려있다. 피카소의 삶과 작품뿐만 아니라 그에게 영향을 미친 사람들과 사건들, 그로인해 탄생한 작품들에 대한 설명도 잘 되어 있다.
이렇게 피카소의 세계에 대해 알게 되었다는 것이 이 책을 읽은 가장 좋은 점이겠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이책의 마지막장에 실려있는 도판에 가장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지금까지 책에서 본 것 중에 [한국에서의 학살] 도판을 가장 크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의 학살 Massacre in Korea, 1951
억압과 전쟁의 희생자와 무고한 사람들의 고통은 지속적으로 피카소를 매료시킨 주제였다. <게르니카>,<사비니 여인의 약탁>,<한국에서의 학살>과 같은 회화에서 어떠한 정치적 내용도 궁극적으로는 보편적 유형의 고통이라는 주제로 귀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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